엄마 뽀뽀!
아동도서개발부 엮음, 김은실 인형 / 예림당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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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돌 전에 읽은 책입니다. 아기 토끼,아기 돼지,강아지,아기 곰, 아기 코끼리 가족이 등장하는데 주로 아기들이 요청하면 엄마가 일 하다가도 달려와 너무나 사랑스럽게 뽀뽀해 주는 이야기랍니다. (이 대목을 볼 때 저는 조금 반성이 되지요. 내 아이의 요청을 책의 엄마들처럼 아주 적극적으로 즉각 받아들여 행동해 주지 못하거든요.) 엄마가 뽀뽀해 주면 아기들은 너무 행복해하지요. 마지막에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가 서로 친구에게 뽀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반응은 조금 달라요. '쪽! 아이 부끄러워'로 끝난답니다. 내용이 너무 단순하지만 책이 두껍고 인형들의 표정이 살아있고 사진을 보는 듯이 입체적이어서 어린 아기들에게 아주 좋아요. 22개월 된 우리 둘째는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이 그리운 듯 갖고 와서 읽어달랍니다. 아기들이 책을 보면서 엄마에게 애정표현을 더 하는 것 같아요. 책 읽고 난 후, 정말 귀여운 우리 아기들 뽀뽀 많이 받아 보시길! 더 많이 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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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 계세요?
채인선 글, 신가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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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그리고 지금 폭죽처럼 말이 막 터져 나오는 듯 하루하루 말을 배워가는 둘째가 더 좋아했답니다. 놀이터에서 놀던 솔이가 집으로 와서 온 가족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인데 엄마를 보면 아빠가 생각나고 아빠를 보면 할머니가 연상된다는 식으로 연쇄적으로 가족을 찾는다는 것도 재미있고, 사탕단지를 깨뜨리는 바람에 온 가족이 자기 있던 자리에서 솔이가 있는 자리로 달려오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의 앞'이나 '의 뒤' 같은 공간 개념을 다시 일깨워 주는 그림책이에요.

사탕단지를 깨뜨리는 와중에도 가족들이 오기 전에 바지 주머니에 사탕을 집어 넣는 솔이의 표정과 입 안 가득 사탕을 넣은 솔이의 얼굴도 참 재미있게 묘사되었지요. 하야시 아키코나 쓰쓰이 요리코 등 일본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감탄하던 내 눈에 '신가영 그림/채인선 글'이란 작가의 이름이 강하게 빨려 들어왔지요. 순수한 아이들 마음으로 동화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면 모두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수채물감 느낌이 나서 더 아늑하게 그려진 이 책, 애기 키우시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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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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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와 초코는 사이좋게 지내요 소년한길 유년동화 6
도이 카야 글 그림, 김정화 옮김 / 한길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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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애들에게 읽히게 된 동화책인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어요. 우리 아이들은 네 살 세 살인데 오누이가 목도리 때문에 다투는게 재미있었는지 제법 글이 긴 그림책이었는데도 집중해서 잘 보더라구요. 목도리 하나로 할머니 댁에 갈 때까지 계속 다투는 치프와 초코. 사실 오빠인 치프보다 더 어린 여동생 초코가 계속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쓴 게 다툼의 원인이었지만 오빠는 많이 양보하지요. 오빠 모습도 이쁘고, 나이가 어린 까닭에 더 욕심이 많고 귀가 가벼운 초코의 모습도 귀여웠어요. 우리 아이들도 하루종일 사소한 것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지요. 그런데 싸움을 기억하는 건 엄마뿐이랍니다. 아이들은 금새 잊고 또 저희들끼리 즐겁고 신나게 논답니다. 그림은 색연필로 금방 그려 놓은 것처럼 앙징맞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용에 어울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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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장자를 만날 때 - 사색과 실천의 역설적 풍경
파커 J.파머 지음, 한희지 옮김 / 다지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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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사이다. 파커J 파머를 좋아해서 이 책도 구입하였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다 읽는데도 한참 걸렸다. 매일매일 간식 먹듯이 조금씩 읽어 가며 밑줄을 그어 보았다. 누가 읽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잘 안 읽히는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감각적으로 살아가는 내가 보기 싫었었다. 무언가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었다. 그 즈음의 나는 일을 처리해 나가는 사소한 방법과 기술을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도 중요했지만, 아이들과 생생한 만남을 가지고 싶었고, 한 시간 수업이 내 생각만큼 잘 안되는 이유를 근본적인 데서 찾아보고 싶어서였다.

내겐 1장과 2장이 그 중 가장 관심있었는데,철학적이면서도 장자의 시를 갖고 자근자근 이야기를 풀어 나가 재미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대상이 저항한다면 그대로 밀어부치지 말고 잠시 멈출 것, 질긴 고기를 다루는 백정이 고기가 잘 안 썰어질 때 고기를 자세히 살피는 것처럼 대상의 본질을 더 살펴 보려고 할 것. 이런 말들은 참으로 설득력 있었다.

아이들 앞에서도 무의식적으로 학생들을 권위적으로 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자신이나 학생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충고한다. 나도 동의한다. 무언가 아이들과 소통이 안 된다고 여겨질 때 무조건 정신 차리라고 아이들을 몰아붙이며 다그치기 보다는 여유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보려고 애썼을 때가 더 아이들과 교감이 잘 된다. 왜냐하면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은 참과 거짓을 잘 구별하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들은 그들도 귀기울여 들어준다. 비록 고스란히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통한다면 우선 길이 열린 게 아닐까? 일상이 답답한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재미없게 말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해주는 선배의 모습으로 이 책이 다가올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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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시그널
조엘 로스차일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한문화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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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환자인 조엘의 이야기. 그가 사랑하던 친구 앨버트가 자살하자 절망의 늪에 빠졌는데 죽기 전의 약속,신호를 보내기로 한 약속을 앨버트가 지키는 듯한 이상한 체험을 여러 번 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옥죄던 육체적 고통도 잘 참아내고, 생생히 이 세상을 살고 싶은 욕구까지 생기게 된다. 이후 다른 영혼의 메시지까지 타인들에게 전하며 그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내용은 간단하고 문장이 화려하거나 작가의 말재간이 능수능란하지도 않다.

'날 믿어. 우리의 사랑을 믿어. 넌 내 죽음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거야....내 자살 역시 더 큰 선한 것에 연결되어 있어. 너도 알게 될 거야. 내가 준 이 선물은 네 인생에서 펼쳐질 거야. 다시 올게.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 죽은 앨버트가 살아 있는 조엘에게 전하는 메세지이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에도 따스한 말을 건네고 그를 지켜 준다면 그 사람은 평생 외로움을 모를 것이다. 다른 영혼으로 인하여 늘 마음 한 구석 온기로 가득찰테니까.

나는 무신론자다. 이 세상 후의 세상을 믿지 않으며 신도 믿지 않는다. 다만 아기를 낳은 후 내 아들들이 건강하고 맑은 정신의 소유자로 인생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고, 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라도 내 건강을 허락해 달라고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평범한 아줌마일 뿐이다. 근데 이 책을 읽고 괜히 마음이 아늑해졌다. 죽은 후의 세상을 믿지 않지만 사랑하는 마음, 그 고귀한 마음은 육체가 소멸된 후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나는 동성애자도 아니다. 하지만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무너졌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이 책을 보면서는 에이즈 환자에 대해 더 큰 연민의 마음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심심풀이로 책을 읽을 거라면 읽을 필요가 없고,생각이나 취향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조용히 사색할 기회를 갖는다거나 사별의 고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사는 슬픈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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