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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장자를 만날 때 - 사색과 실천의 역설적 풍경
파커 J.파머 지음, 한희지 옮김 / 다지리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교사이다. 파커J 파머를 좋아해서 이 책도 구입하였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다 읽는데도 한참 걸렸다. 매일매일 간식 먹듯이 조금씩 읽어 가며 밑줄을 그어 보았다. 누가 읽으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잘 안 읽히는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감각적으로 살아가는 내가 보기 싫었었다. 무언가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었다. 그 즈음의 나는 일을 처리해 나가는 사소한 방법과 기술을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도 중요했지만, 아이들과 생생한 만남을 가지고 싶었고, 한 시간 수업이 내 생각만큼 잘 안되는 이유를 근본적인 데서 찾아보고 싶어서였다.
내겐 1장과 2장이 그 중 가장 관심있었는데,철학적이면서도 장자의 시를 갖고 자근자근 이야기를 풀어 나가 재미있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그 대상이 저항한다면 그대로 밀어부치지 말고 잠시 멈출 것, 질긴 고기를 다루는 백정이 고기가 잘 안 썰어질 때 고기를 자세히 살피는 것처럼 대상의 본질을 더 살펴 보려고 할 것. 이런 말들은 참으로 설득력 있었다.
아이들 앞에서도 무의식적으로 학생들을 권위적으로 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자신이나 학생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충고한다. 나도 동의한다. 무언가 아이들과 소통이 안 된다고 여겨질 때 무조건 정신 차리라고 아이들을 몰아붙이며 다그치기 보다는 여유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보려고 애썼을 때가 더 아이들과 교감이 잘 된다. 왜냐하면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은 참과 거짓을 잘 구별하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들은 그들도 귀기울여 들어준다. 비록 고스란히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통한다면 우선 길이 열린 게 아닐까? 일상이 답답한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재미없게 말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해주는 선배의 모습으로 이 책이 다가올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