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두더지와 영국 두더지 - 친구와 함께 보는 그림동화 11
제라르 베일레스톺스키 지음, 니콜라 스펭가 그림, 유정림 옮김 / 사계절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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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에요. 장래희망이 소방관아저씨인 우리 큰아들의 눈빛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 같아 얼른 구입한 책인데 정말 인기 만점이랍니다. 눈빛이 반짝 하고 빛난 대목은 다름아닌 프랑스 두더지 두에르네 집 구조때문이었어요. 땅굴파기가 주임무인 두에르가 친구에게 전화걸려고 지상에서 지하 자기 집으로 내려오는 과정이 마치 소방관아저씨들이 출동할 때 주르르 미끄럼 타며 내려오는 기구랑 똑같았거든요.

하루에 한 번은 거의 읽구요,요새 큰아들은 두에르가 되고 작은 아들은 두미스가 되어 책 내용을 흉내내며 노는 데, 그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여행용가방을 챙겨 들고(사실은 온갖 장난감이 가득 든 종이가방) 영국두더지 집으로 주말을 보내러 가는 다섯 살 두에르가 동작이 굼뜬 네살 동생 두미스에게 외칩니다. 두미스, 빨리 집을 바꿔야지!(방을 바꿔야지!)

그림도 재미있고 발상도 재미있어서 저도 재미있답니다. 이 책이 재미있어서 자연그림책 '두더지'도 아주 열심히 보는 우리 아들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엄마는 참 바쁘답니다. 엄마, 두더지는 어떻게 응가를 해요? 꼬리를 들고 하지. 화장실이 있어요? 그럼, 우리처럼 변기는 없어도 일정한 장소에서 응가를 해요. 왜 자꾸 땅굴을 파요? 그 속에서 사는 게 좋대요. 왜요?(이 대목에서 엄마는 답이 궁해집니다) 왜 눈이 잘 안보여요? 응,원래 그렇게 생겼대. 그리고 땅굴은 어둡고 컴컴하니까 눈이 잘 안보여도 상관 없어.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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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우지
잔 오머로드 그림, 로비 H. 해리스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파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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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서점에서 아이가 고른 거랍니다. 동네에 어린이서점이 있어서 1주일에 한두 번은 가거든요. 도서관이 가까이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도서관은 멀어 2주에 한 번만 가요. 우리 아이는 비디오를 더 좋아하는 네 살 남자아이라 언어능력은 조금 뒤떨어집니다. 근데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또 읽겠다고 하였어요. 저는 사실 죽음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서 읽어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무엇이 우리 아이를 끌어당겼을까?

이 책에 나오는 마우지는 애완견 생쥐에요. 생쥐를 키운다고 생각하면 징그럽지만 책의 그림은 마우지가 아주 귀엽게 나왔고, 아침이 되어 마우지의 배를 간질거리는 소년의 모습은 참 귀엽습니다. 근데 마우지는 반응이 없어요. 이 때부터 아이는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받습니다.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먹을 것에도 관심이 없고, 종내는 슬퍼서 엉엉 울기도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인데도 보는 어른들을 안타깝게 하지요. 소년의 부모는 자상하고 끈기있게 소년에게 이해를 구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나이가 들어 병이 들면 죽게 되는 거라고. 그리고 죽었지만 소중한 친구 마우지를 위해 무덤을 만들어 주자고 제안합니다.

소년은 자기가 무언가 친구를 위해 아직 할일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는 것 같습니다. 마우지를 위해 마우지가 좋아하는 먹을 것을 상자에 놓아 주고 상자를 예쁘게 칠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죽음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죽은 마우지를 추모하는 일은 참 슬픈 일이지만 소년에겐 거쳐가야 할 삶의 과정이겠지요. 이 과정을 짜증내지 않고 함께 해 주는 부모의 모습도 좋아 보이고 상자를 다 꾸미자 다시 식욕이 돋는 아이다운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네 살짜리 우리 아들은 이해가 되는지 마는 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나서 자꾸 질문을 많이 합니다. 엄마, 생쥐가 왜 죽었지요? 왜 얘는 울지요? 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질문을 해대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장 쉬우면서 설득력 있는 대답을 준비해 본답니다.

글이 많은 것 같지만 감정변화가 많은 아이의 모습이 글을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네 살 이후 아이들은 다 읽을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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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또 만나자 과학은 내친구 13
히로노 다카코 그림, 사토우치 아이 글,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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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 관련 그림책이 별로 없어 산 책인데 그림이 참 사실적이고 아름답습니다. 비 오는 날 우비 입고 주변을 돌아보며 탄성에 젖는 농촌의 여자 아이를 따라 가다 보면 이 세상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빗방울이 땅이나 풀잎, 연못에 떨어지는 모습도 아주 근사하게 잘 그려 놓았답니다. 그리고 두꺼비,달팽이,배추흰나비 애벌레,부레옥잠,올챙이,개구리 등 마당이나 연못에 숨어 있는 작은 생물들을 보면 마치 우리도 실제로 보는 것만 같습니다.

청개구리와 산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풀잎 가지를 들어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지휘해 보는 아이의 동심이 너무 이쁘지요. 그 장면을 볼 때면 우리 아이들도 지휘자처럼 지휘 흉내를 낸답니다. 그런데 글이 좀 많아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두돌 이후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네 살 정도가 읽기에 적당할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개구리나 올챙이에 관심이 있거나 익숙해 있다면 이 책이 인기 있을 거구요.

아주 재미있는 그림책은 아니지만, 어른들에게는 옛날 추억에 젖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자연에 더 친숙하게 하는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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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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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는 우리 둘째가 첫째보다 더 좋아했던 책이다. 27개둴 된 지금은 좀 뜸하지만 15개월 이후 두돌 전후까지 많이도 읽어 겉표지는 많이 낡았다. 근데 이렇게 동화책이 낡으면 나는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사 준 책들 중에 성공한 경우니까 말이다.

고릴라를 좋아하는 한나와 아빠, 그리고 고릴라가 나오는 이 동화책은 환상적인 장면들이 많다. 작은 고릴라 인형이 갑자기 남자어른처럼 커져서 동물원에 가고 싶은 한나의 소원을 들어주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들이 그것. 그리고 고릴라나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동물들의 모습이 실제 사진처럼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고릴라와 한나가 데이트하는 장면들에는 세부적인 그림마저도 죄다 사람 대신 고릴라를 등장시켜 재미있다. 자유의 여신상마저도 자유의 고릴라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사실 이 그림책은 아빠와 소통하고 싶은 한나의 쓸쓸한 마음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야기 대부분은 고릴라가 나오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빠랑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한나의 절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그러지 못할 때 아주 위축되는 한나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진다. 물론 이것은 어른들이 느끼는 것이고, 아이들은 고릴라와 한때를 보내는 한나의 즐거운 모습이 더 인상적인 것 같았다. 집에 꼭 한 권씩은 있으면 좋을 듯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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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뚝딱뚝딱 수리공 하마 군
채인선 글, 김유대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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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요. '패트와 매트'비디오를 많이 본 영향인지 망치질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이어서 수리공 하마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아요.

처음엔 하마군이라고 해서 일본 그림책을 번역했나보다 생각했는데 우리 나라 작가가 쓴 책이더군요. 맥가이버처럼 뭐든지 잘 고치는 하마군은 도움을 청하면 언제나 친절하게 달려가 잘 고쳐주지요. 보일러부터 전자제품 그리고 의자까지 뭐든지 척척 고치는 하마군은 인사성도 밝아 인기가 많답니다.

어느 날 무서운 털북숭이 거인이 전화를 걸어오자 하마는 무서워하면서도 며칠동안 열심히 온 집안의 고장난 물건들을 고쳐 주어요. 그리고는 거인에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서 다른 동물들하고 친구가 되게 해 주지요.

근데 재밌으면서도 저는, 거인이 갑자기 인사를 잘해서 모든 동물들과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되었다는 결론 부분이 너무 교훈적이고 성급한 느낌이 들더군요. 거인의 대인관계까지 고치는 훌륭한 수리공 하마군? 거인과 하마가 친해지고 밝게 웃는 장면으로 끝나서 거인도 친구가 생기고 하마도 거인이 무섭다는 소문에서 벗어나는 정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하지만 아이들은 참 좋아해요. 남자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아요. 그림은 만화 같으면서도 색연필 느낌이 나서 더 섬세하게 느껴지고 전체적으로 파스텔톤이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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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