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키노 > 뮤지션들의 인생을 바꾸게 한 앨범들 3



Joe Elliott(Def Leppard)
Mott The Hoople, Wildlife (Atlantic, 71)
살아오면서 영향을 준 앨범들이 어디 한두장이겠는가? 따라서 나는 데프 레퍼드와 활동하던 초창기 시절로 시간에 제한을 두어 나에게 음악적 지침을 마련해준 앨범을 한장 들겠다. 두말할 나위없이 못 더 후플의 이 앨범을 언급하고 싶다. 밴드가 가야할 이상적인 하모니를 들려줌은 물론 합주의 참묘미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Johnny Rzeznik(Goo Goo Dolls)
Kiss, Alive!(Casablanca, 75)
키스의 이 앨범은 내가 어렸을 때 처음으로 접한 락 음반이다. 아마도 이것은 향후에도 내 일생의 중요한 것으로서 남아 있을 것이다.




Kirk Hammett(Metallica)
Jimi Hendrix, The Star-Spangled Banner (70)
이전까지 나는 일렉트릭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가 존재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곡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감성적이고 미묘한 영역에서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절규의 소리까지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가공할 그 모든 것들을 기타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곡에서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Lars Frederiksen(Rancid)
Social Distortion, Mommy's Little Monster (Triple X, 83)
내 인생을 바꾸게 한 앨범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마치 내가 어디서 누구에게 처음으로 순결을 잃었는지를 묻는 것과 같다. 이 앨범은 시끄럽고 지저분한 펑크 록이었다. 내가 그동안 들었던 그 어떤 앨범보다도 더 시끄럽고 대용량의 사운드를 뿜어 내었던 것이다.


Lenny Kravitz
Stevie Wonder, Innervisions (Talma, 73)
아마도 8살경에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접했는데, 한마디로 놀라운 음악세계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너무 아름답고 완벽하며 무언가 영적인 힘이 느껴지는 음반인 것 같다.



Lou Reed
Ornette Coleman, Change Of The Century (Atlantic, 59)
오넷 콜맨의 프리재즈를 들으며 나는 음악에 대한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프리재즈의 임프로비제이션은 정말로 내 가슴 속 깊은 곳을 뒤흔들었고 그 충격은 이전까지 내가 들었던 그 어떠한 음악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Marcus Miller
Weather Report, Heavy Weather (Columbia, 77)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때 마치 허공에 붕붕 떠있는 그런 아찔한 충격을 받았다. 베이스를 저렇게도 칠 수 있구나라는.... 시간이 지나 이 앨범을 카피하면서 자코 파스토리우스라는 존재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Marilyn Manson
David Bowie, Diamond Dogs (RCA, 74)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 중의 하나이다. 비록 컨셉트앨범은 아니지만 컨셉트적인 기분이 들 정도로 일관된 테마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듯한 작품이다.



Mark Farner(Grand Funk Railroad)
Howard Tate, Get It While You Can : The Legendary Sessions (Mercury, 67)
그는 블루스 싱어이고 내 영혼을 강하게 잡아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앨범을 들으며 내 보컬세계를 살찌울 수 있었다.



Mike Campbell(Tom Petty And The Heartbraekers)
Rolling Stones, Big Hits (High Tide And Green Grass) (Abkco, 66)
롤링 스톤즈의 이 앨범은 내게 강렬한 그 무엇을 전해준 작품이다. 전곡이 지닌 완성도도 뛰어나다.



Paul Stanley(Kiss)
Led Zeppelin, Led Zeppelin (Atlantic, 69)
레드 제플린의 를 처음 들었을 때 굉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동물적인 육감성에서 우주적인 입체감이 나는 음향적인 면, 또는 지적인 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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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키노 > 뮤지션들의 인생을 바꾸게 한 앨범들 2



Dave Matthews
Tom Waits, Blue Valentine (Elektra, 78)
그의 음악을 접했던 것은 아마도 12살때 쯔음이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제까지 그러한 음악을 결코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Dimebag Darrell(Pantera)
Kiss, Alive! (Casablanca, 75)
키스는 내가 락커로 갈 수 있도록 만든 우상이었고 지금도 내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이 앨범은 내가 하드락쪽으로 관심을 갖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Dweezil Zappa
Van Halen, Van Halen (Warner, 78)
밴 헤일런의 이 데뷔앨범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폭풍처럼 다가오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에드워드 밴 헤일런의 기타솔로는 나에게 일렉트릭 기타의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피킹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기타의 눈부신 솔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앨범이었다. 또다른 인식세계의 지평을 열어준 고마운 앨범이다.


Eric Carr ( Kiss)
Led Zeppelin, Presence (Atlantic, 76)
레드 제플린은 정말로 위대한 그룹이다.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모든 섹션의 조화는 그야말로 완벽한 것이다. 드럼을 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존 보남의 연주에 대해 한두번 감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인데 특히 이 앨범을 들은 나는 드럼비트에 대해 근본적으로 숙고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멋진 드러밍의 정수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Gary Lee Conner(Screaming Trees)
Love, Forever Changes (Elektra, 68)
이 앨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어릴때 접했지만 지금 들어도 여전히 뛰어난 음악이란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놀라운 음반인 것이다.




Harold Chichester(Afghan Whigs)
Sly & The Family Stone, There's A Riot Goin' On (Epic, 71)
연주적인 측면이나 접근방식 등 이 음반에서는 그야말로 전 분야에 걸쳐 고루고루 배울 것들이 많다.




Ian Hill( Judas Priest)
Pink Floyd, Wish You Were Here (Capitol, 75)
핑크 플로이드는 프로그레시브락의 금자탑이다. 이 앨범은 내가 음악에 대해 생각하던 사고방식을 크게 넓혀준 걸작이다.




James Hetfield(Metallica)
Stryper, To Hell With The Devil (Hollywood, 86)
좀 색다르게 여길수도 있겠으나 나는 이 앨범을 듣고 대단한 감동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느낌을 받았고 뮤지션으로서 나를 고무시켰다.




James Iha(Smashing Pumpkins)
The Beatles, White Album (Capitol, 68)
비틀즈에 대한 평가는 말해 무엇하랴만은 특히 이 앨범은 위대한 곡들과 위대한 보이스 등으로 꽉 찬 역작이다.




Jason Newstard(Metallica)
Kiss, Alive (Casablanca, 75)
키쓰는 어릴때의 내 우상이었다. 어렸을 때 키쓰의 이 앨범을 듣고는 뮤지션이 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키쓰는 나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이 앨범의 현장감이나 공연의 열기 등은 모든 락커들에게 영원히 ‘흥분’으로 자리할 것이다.


Jimmie Vaughan(블루스 기타리스트)
Freddie King Sings (Modern Blues, 61)
B. B. King, Greatest Hits
아마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블루스를 들은 걸로 알고 있다. 주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들을 들으며 감동을 받곤 했는데 그 가운데에 특히 인상적인 것이 비비 킹과 프레디 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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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키노 > 뮤지션들의 인생을 바꾸게 한 앨범들 1



태어날때부터 자신의 진로가 결정되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성장해가고 주변과의 관계 속에서 나름대로의 희망이나 포부가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음악계를 놓고 볼때 어떤 사람들은 단 한장의 앨범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바뀌어버리는 역사적인 경험을 하기도 한다. 락 뮤지션들 가운데에는 그 한장의 앨범 때문에 자신의 진로를 수정한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 그중 대표적인 몇몇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그들을 사로잡았던 앨범들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뮤지션들의 증언을 통해 알아본다.

정리 . 글 / 조성진 in changgo.com
디자인 / 정미선 in changgo.com

Adrian Smith
Deep Purple, Machine Head (EMI, 72)
리치 블랙모어는 내 기타영웅이었다. 딥 퍼플 시절의 그의 연주는 내가 기타를 공부하는데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주었고 락 기타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었다. In Rock과 Machine Head 이 두장의 앨범은 내가 기타리스트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침을 제공했다. 이 앨범으로 인해 오늘의 내가 있었던 것이다.


Alex Lifeson(Rush)
Led Zeppelin, Led Zeppelin (Atlantic, 69)
뛰어난 보컬과 거대한 톤의 드럼, 그리고 위대한 기타 연주가 함께 하는 명반이다. 레드 제플린은 언제 들어도 내게 많은 아이템을 준다.




Allan Holdsworth
John Coltrane, Giant Steps (Atlantic, 59)
존 콜트레인의 색소폰은 오늘날의 내 기타 스타일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일련의 앨범들을 들으며 모든 음들이 끊어지지 않고 부드럽게 연결되는 걸 너무 멋지다고 여겨 이후 그런 쪽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결국 지금의 내 레가토 방식은 모두 그의 앨범들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ndy Timmons
Joe Satriani, Surfing With The Alien (Relativity, 87)
아마도 최근에 맹활약을 펼치는 연주자들치고 조 새트리아니로 부터 전혀 영향을 안받았다고 자부할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조 새트리아니의 존재는, 그리고 그의 영향력은 매우 큰 것이다. 이 앨범은 리듬이나 솔로잉, 어프로치, 테마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인스트루멘틀 기타 사운드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앨범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정말로 해보고 싶은 그 무언가가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Bob Weir(Grateful Dead)
Junior Wells, Hoodoo Man Blues (Delmark, 65)
주니어 웰스, 버디 가이 등이 함께 하는 4인조 라인업의 연주(베이스 기타는 누구인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로 그 단순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Bonnie Raitt
Bob Dylan, The Times They Are A-Changin' (Columbia, 64)
밥 딜런은 나에게 포크락의 매력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음악인이다. 밥 딜런의 음악을 접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포크락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이 앨범을 들으며 포크락과 기타 모두에 깊이 매료될 수 있었다.



Carlos Santana
Jimi Hendrix, Electric Ladyland (MCA, 68)
나를 비롯한 다수의 뮤지션들에게 지미 헨드릭스의 출현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기타를 연주하는 근본적인 시각을 송두리째 바꾸게 했던 것이다. 이 앨범은 내게 연주를 통해 구하려던 일종의 ‘도’나 ‘명상’ 등에 큰 힌트를 주었다. 존 콜트레인의 A Love Supreme 만큼이나 내겐 각별한 존재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Carmine Appice
Gene Kruppa & Buddy Rich, Drum Battle (Verve, 52)
진 크루파와 버디 리치는 오늘날의 내가 있게 한 위대한 드러머들이다. 이들의 필인이나 드럼에 대한 다양한 앞서가는 생각들은 지금 들어도 새롭기만 하다. 어린시절 이들의 연주를 들으며 드럼이 단순히 리듬악기가 아닌 대화도 가능한 다채로운 표현의 악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Chris Squire(Yes)
The Beatles, Please Please Me (Capitol, 63)
비틀즈가 이 앨범 Please Please Me를 영국에서 처음으로 발매할 때는 내 나이 15살이 되던 해였다. 이 앨범은 비틀즈로서는 처음으로 영국에서 발표한 것이라는 데에서 그들로서도 그 의의는 큰 것이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락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비단 내 인생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aniel Johns(Silverchair)
Deep Purple, In Rock (Warner, 70)
딥 퍼플의 이 앨범을 접한 것은 12살때였다. 당시 나는 리치 블랙모어의 기타연주를 듣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탄사를 연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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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을 잤던 밤들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오로지 눈 한번 붙이지 못한 밤들 만이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다.

밤은 뜬 눈으로 지샌 밤만을 뜻한다.

written by Emile Cioran

 



<Giovanni Mirabassi: Avanti!>

“적과 흑”으로 대비되는 강렬한 색감의 앨범 재킷과 전 세계의 혁명, 투쟁, 반전가에 관련된 상세한 해설노트와 사진은 자칫 이 음반을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만 오해하게끔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피아노 솔로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그는 오히려 강한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상실해버린 열정에의 Nostalgia를 노래하고자 한 느낌이다. 이 음반의 성격을 가장 잘 말해주는 곡인 Hasta Siempre는 Carlos Puebla가 쿠바혁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제 2의 혁명을 위해 볼리비아로 떠나는 체 게바라에게 헌정한 노래이다. 미라바씨의 편곡은 원곡에 비해 비장미가 철철 넘치는데, 이는 당시엔 알지 못했던 체 게바라의 운명을 우린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바로 가야할 길로 가고자했던 수많은 혁명과 변화에의 요구가 동지들의 배신으로 서서히 침식되어 어느새 전몰해버린 오늘날의 현실과도 같이 말이다. 별빛 가득한 타국에서의 밤! 동지와의 뜨거웠던 맹세가 하나 둘씩 무너져 버릴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보다는 가슴 저리는 슬픔을 얘기하던(체 게바라의 시 “동지에게” 중에서) 체게바라의 눈물처럼 미라바씨는 우리의 잃어버린 열정에 관해 노래한다.

 



<Sarah Vaughan: Crazy and Mixed up>

지속적인 흡연으로 더욱 성숙해진(?) 사라 본의 강렬한 흡입력을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지옥의 업화처럼 저음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역시나 “지독한 골초군!”하며 탄성이 절로 나오게끔 만든다. 목소리의 장막 뒤로 간간히 이어지는 피아노의 영롱한 음색과 간결한 터치가 눈에 띄어 앨범 북클릿을 찾아보니 “헐! 역시 Sir Roland Hanna다!” 거기다 기타엔 virtuoso “Joe Pass" 이 정도였던가. Line-up이! 역시나 그녀의 목소리만큼이나 경이적인 음반이다.

 



<Night Light: Gerry Mulligan>

전혜린의 “회색빛 鋪道와 레몬빛 가스등”이란 에세이가 떠오르는 Westcoast Jazz의 진수이다.


“제복 입은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좁은 돌길 양족 사이에 서 있는 고풍 그대로의 가스등을 한등 긴 막대기를 사용하면서 켜 가고 있었다. 더욱 짙어진 안개와 어둑어둑한 모색 속에서 그 등이 하나씩 켜지던 광경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짙은 잿빛 베일을 뚫고 엷게 비치던 레몬색 불빛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전혜린의 회색빛 포도와 레몬빛 가스등 중에서


특히 Prelude in E minor는 쇼팽의 Prelude OP.28 No4. IN E Minor를 보사노바 풍으로 멋지게 편곡해 낸 곡으로 이 음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달리 고향이라고 말할 것이 없는 아스팔트 킨트(Asphalt-Kind: 아스팔트만 보고 자란 도회의 고향 없는 아이들)에게 고향이란 한없이 펼쳐진 회색빛 포도와 레몬빛 가스등 사이 저 너머에 있지 않을까?

 



<Nina Simone: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그녀만의 콘트랄토 보이스(Contralto Voice)는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남자로 착각하게 된다. 저음의 끈끈하면서도 토속적인 음색과 마치 잔뜩 취한 술주정뱅이의 읊조리는듯한 음성은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녀의 음성만큼이나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재즈사에서 그녀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또한 그럴 것이다. 재즈 보컬로서 그녀의 위치는 다소 어정쩡한 것도 사실인데, 그것은 그녀가 단지 Jazz에만 국한된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Jazz 뿐 아니라 블루스, 가스펠, 프렌치 포크에 이르기까지 아니 어떻게 보면 그녀는 Jazz 보컬이라기보다는 블루스 가수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 음반에 실린 첫 곡 “Don't Let Me Be Misunderstood”는 그런 의미에서 니나 시몬의 솔직한 고백인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니나 시몬 그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그녀의 당당한 선언이기도 한 것이다.

반드시 들어봐야 할 곡으로 Ne Me Quitte Pas(If you go away)를 들 수 있는데, 정말 처절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곡으로 “늙은 창녀의 간절한 고백”과 같은 느낌이라 하겠다.

 



<Heartbreak: Chet Baker>

My Funny Valentine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쳇 베이커의 수많은 “마약 구입 자금마련”으로 기획된 음반 중 하나이다. 여성의 모성을 자극하는듯한  가련한 보컬과 차갑고도 절제된 트럼펫 음색은 그를 가히 Cool Jazz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 주었지만, 평생에 걸친 마약에의 끊을 수 없는 유혹은 그의 불타는 예술혼마저 잠식시켜 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1968년 샌프란시코의 거리 불량배에게 당한 린치로 인해 치아를 상실함으로써 그의 연주일생에 크나큰 타격을 받고 말았는데, 트럼펫은 입술의 진동으로 인한 진동음이 관을 통해 벨로 흘러나오게 되는 악기로 진동수를 조절하는 치아의 상실은 연주자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mo 'better blues에서 쳇 베이커의 이런 불운이 잘 묘사되어 있다.

Heartbreak는 그가 한 번에 가장 많은 돈을 긁어모아 마약을 사는 데 크게 일조한 음반으로 말 그대로 심장을 한올 한올씩 깨부셔 버린다. 멜랑콜리의 극치라면 이해가 빠를까? 비록 그 목적은 좋지 못했지만, 예술이란 그런 진탕 속에서 피는 연꽃과도 같은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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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랴?

written by Nietzsche


정말 좋은 것은 혼자 가져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 할지라도 여럿이 헤집어 놓고 나뉘어 놓으면, 더럽혀지고 추해지는 법이다. 바타이유의 말을 빌리자면 아름다움은 오직 더럽혀지기 위해서 욕구되는 법인 것이다. 창녀가 비참한 까닭은 더 이상 더럽혀질 수 없기 때문이며, 그녀들에 대한 욕망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보들레르가 이 검은 비너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그러한 서글픔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처음 핀 네 장미꽃의 거룩한 제물을 꽃을 시들게 할 거센 바람에 바쳐서는 안 되는 법이다.


난 밤을 좋아한다. 밤의 침묵과 고요를 즐기며, 삶이 뻔뻔스레 드러나는 한 낮의 더러움이 싫다. 언제 들어도 좋은 것이 jazz라지만, 밤에 들어서 더욱 좋은 것이 바로 이 Jazz이다. 그리고 이 리스트는 보들레르의 <하루의 끝>이란 시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기에 여기 싣지 않는 바이다.


 

타인의 취향에 대해 뭐라 왈가불가할 생각은 없다. 다만 대중가요나 Pop, 혹은 Smooth Jazz를 즐긴다고 해서, 자신들만의 잣대로 나를 재단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부르디외는 <구별짓기>라는 책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속한 계급(계층)의 문화적, 사회적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아비투스(habitus: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한 취향을 갖거나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기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라고 꼬집었다. 클래식보다 대중가요나 뽕짝을, 골프보다 축구를 더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변화하는가? 그건 다만 취향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보티의 Mute Trumpet은 딱 내 취향이다. 레너드 코헨의 동명의 곡을 음울하면서도 멋진 도시적인 사운드로 편곡해 낸 보티에게 찬사를!

 




 

아마릴리스의 꽃말이 침묵이라는 것을 당신이 알고 있다면, 이 음반에 대한 당신의 이해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크리스펠의 침묵에 대한 애착은 몽크의 음악적 철학과도 크게 무관하지는 않은데,

몽크는 “음악에 있어 가장 절정의 순간은 음과 음사이의 짧은 정적에 있다.”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었다.

크리스펠은 최소한의 음들을 가급적 넓은 공간사이에 배치함으로써 각 음들이 침묵과 더불어 다중적인 의미를 띌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확장된 공간감으로 인한 여백을 Gary Peacock, Paul Motian과의 유기적이고 창조적인 인터플레이로 메워나가고 있다.

이 음반은 최소한의 악보와 즉흥연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Free Jazz에 대한 별로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 음반이 창조해내는 서정적이며 정적인 미학에 푹 빠지리라 믿는다.


 

한 밤! 침대에 가만히 누워 이 음반을 듣노라면 “정말 재즈는 이러해야 한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SlamDunk" 의 안 감독님 말씀을 빌려 말하자면,

 

“콜트레인은 우리 팀에 스피드와 감성을, 마일즈는 예전의 혼란을....홋홋홋...그러나 지금은 지성과 비장의 무기인 Mute Trumpet을, 체임버스는 폭발력과 리듬감을, 갈란드와 필리 조 존스가 지금껏 지탱해온 토대위에 이만큼의 재능이 더해졌네. 이것이 Miles Davis Quintet이야.”

 

우리들은 강하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 음반에 대한 소개는...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는 욥과 달리 나는 내 태어난 날을 저주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날들을 나는 온통 저주로 뒤덮었다.”라는 에밀 시오랑의 말이 절절히 가슴에 맺히는 밤이 있다면, 정말 사산아처럼 자유롭고 싶다라고 느끼는 밤이 있다면, 이 음반을 꺼내 들어라. 그런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게 낫다.

 


 

콜트레인의 손꼽히는 명반이라면 ,"Giant Step" "Love Supreme"을 빼놓을 수 없지만 사실 내가 자주 듣는 콜트레인의 음반은 "Ballards" "Blue Train" "Soultrane"이다.

콜트레인의 난해하고도 현란한 코드진행은 혼을 빼놓기에는 충분하지만, 듣기에는 쉬이 피곤한 법이다. 휴식을 열렬히 기원하는 내 육체를 콜트레인의 살벌한 연주 안에 집어던지기에는 너무 가련하지 않은가? I want to talk about you나 Theme for Ernie같은 발라드 곡에서 잘 드러나는 콜트레인 특유의 아련하면서도 선명한 음색은 퇴색되어가는 흑백사진의 명암처럼 서글픈 밤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인 보르헤스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Tete처럼 타고난 시각장애인은 아니었지만, 그는 세상을 보기 시작한 이후 서서히 시력을 잃어갔고, 그의 할머니, 아버지가 그러했던 것처럼 시각 장애인으로 죽었다. 난 보르헤스가 남긴 이 한마디가 잊혀지지 않았다.

“나는 어둠속에서 잠들고 싶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의 세계는 캄캄한 어둠속의 세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초록색과 파란색의 안개가 오랫동안 계속되는 희미한 빛의 세계가 바로 보르헤스의 세계였던 것이다. 어둠속에서 잠들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1997년 우리의 곁을 영원히 떠난 Tete Montoliu가 어둠 속에서 편히 잠들 수 있기를 바라며

 난 를 이 밤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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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i 2006-06-0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읽어서 더욱 좋은 페이퍼 군요. ^-^
전 재즈는 잘 모르는데, 추천하신 보티의 노래를 함 들어보고 싶어졌어요.

보르헤스 2006-06-0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한국에 내한 공연도 했다고 하더군요. 크리스 보티 꼭 한번 들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