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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꼬발랄 코믹스 4 밍꼬발랄 4
김혜련 지음, 라임스튜디오 그림, 밍꼬 감수 / 겜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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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초등학교 4학년 꼬밍이에요
밍꼬발랄 정말 잘 보구있구요
책도 정말 재밌어요
캐릭터도 너무 귀엽구요
완전 짱짱입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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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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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라이프를 소망한 적이 있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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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랑이란 다른 게 아니라 다시 떠오른 추억일 때가 종종 있다.




written by 프란츠 올리비에 지스베르 “착각”중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견고한 벽을 쌓는 일과 같다.




자신의 주위에 하나씩 하나씩 벽돌을 쌓아올려

바늘 하나 들어갈 수조차 없는 단단하고 견고한 벽을 쌓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이가 든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

무언가를 새로이 아는 것도 귀찮아지고, 새로 배운다는 것도 성가신 일이 된다.

그저 예전에 알던 것, 예전에 좋아하던 것, 예전에 사랑했던 것만을

자꾸만 되새김질 하게 된다.




스탕달의 <적과흑>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사랑(amour)을 라틴어로 아모르(amor)라고 한다.

그러니 죽음은(mort)은 사랑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사람은 죽어가기 때문에 사랑의 본질에 한층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면

나이가 들면서 내가 예전에 사랑했던 것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리라.




새로이 무언가를 알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엔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에

예전에 사랑했었던 것을 다시금 되씹고, 주워 삼키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근래엔 지나간 옛 노래가 좋아졌다.

김광석, 유재하, 이문세, 윤상, 미스미스터 등등

노래가사와 가수 이름은 지나간 세월과 함께 이미 잊어버렸지만

불현듯 절로 입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들이 그리워졌다.




나에게 재즈는 그 지나간 옛 노래만큼은 체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엔 재즈를 거의 듣지 않는다.

모르지. 

찬바람이 불면

스쳐가는 바람 뒤로 그리움만 남는 계절이 되면

다시 재즈가 그리워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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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jazz가 있을까 없을까?


아직 천국에 가본 적이 없는 터라 확고하게 있다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추측해보건대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다. 철없는 아담과 이브가 사과 하나를 몰래 따먹었다는 이유하나만으로도 그들의 후손인 우리 인류를 수세기 동안 단죄해 오신 엄격하신 “주” 하나님께서 태생부터 ‘악마의 음악’이라 일컬어지던 블루스나 재즈를 즐겨 듣는다는 것을 아시고 결코 용서하실 리 없다는 것을 난 일찍부터 깨닫고 있었다. 즉 나는 지옥행 열차를 미리 예약해 둔 것이나 진배없는 것이다.


내 짧은 지식으로도 악마의 음악에 대한 유래는 꽤나 폭넓게 퍼져있다. 우선 기억나는 것을 되짚어 보면, 타르티니(Giuseppe Tartini:1692-1770)의 악마의 트릴을 들 수 있겠다. 타르티니가 1713년 어느 날 밤 꿈속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라는 무시무시한 요구를 거절치 못하고 받아들이자, 이에 흡족한 악마가 그 보답으로 타르티니에게 초절한 바이올린 기교로 아주 아름다운 곡을 연주해 주었는데, 그 곡이 바로 악마의 트릴이라는 기막힌 얘기다.


또한 19세기 후반 바이올린의 마신(魔神)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의 초절기교를 소유했었던 파가니니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무수한 소문에 시달려야 했었다.


악마 혹은 유령에게 영혼을 팔거나 접촉한 사람의 얘기는 문학적으로도 사람들에게 많은 흥미를 유발 시켜서, 괴테의 ‘파우스트’ 라던가 셰익스피어의 ‘햄릿’ 등을 통해 이미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주제가 되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초월적인 능력을 소유하게 된 음악가는 타르티니와 파가니니 뿐만은 아니었다.


델타 블루스의 전설적 가수 로버트 존슨(Robert Johnson:1911-1938)도 그 중 하나였다.

로버트 존슨은 교차로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 대가로 최고의 기타 테크닉을 가지게 되었지만, 자신의 추악한 죄로 말미암아 비참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는 얘기가 바로 그것으로 그의 사후 당시 흑인 사회에 널리 퍼진 얘기였다. 하지만 사실 그의 때 이른 죽음은 질투에 사로잡힌 여자 친구에 의한 독살에 의해서였다. 천재 재즈 트럼페터였던 리 모건이 여자 친구의 질투에 의한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을 되짚어 보면 그의 독살 또한 그리 낯설지도 기괴해 보이지도 않아 보인다. 최근 마틴 스콜세지가 제작/ 총 지휘를 담당한 the blues의 연작 중에서 warming by the Devil's fire편은 로버트 존슨의 이런 에피소드를 주제로 삼아 블루스의 근원을 심도 있게 추적해 보였다. 여하튼 악마에 사로잡혀 불운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는, 로버트 존슨의 일대기는 꾸준히 확대, 재생산되어 사회 전반에까지 멀리 퍼져나갔고, 최근엔 미국 인기드라마 ‘Supernatural' 의 소재로까지 채택되었으며, 우라사와 나오키의  인기 만화 “20세기 소년”에까지 전용되었다.

 

 

블루스와 그의 사촌격인 재즈가 악마의 음악으로 치부된 사실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니체의 문제적 저서인 ‘도덕의 계보학’을 들지 않을 수 없겠다. 니체는 이 저서에서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이라는 도덕 개념의 어원학적 발달사를 들쳐보면서, 우리의 도덕 개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자면 니체는 독일어 Gut(좋음:good)의 어원학적 발생을 고트인 이라는 민족의(본래는 귀족의) 이름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슬며시 제기하고 있는데 난 이 주장을 적극 지지하는 바임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블루스의 발생은 백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의 work song(노동요)과 Gospel(흑인영가)에서 유래되었는데, 블루스의 시작은 가스펠에서 “오 주여!”라는 가사를 “오 내 사랑”으로 살짝 개작하는데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지나친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고매하신 성직자분들께서는 그들의 숭고하고 고귀하신 찬송이 고작 남/녀간의 사랑 놀음이나 술타령, 악덕 농장주들에 대한 비난과 풍자에 쓰이는 것을 결코 앉아서 보고 계시지만은 않으셨다. 그들은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던 권력을 적극 활용해가며, 블루스와 재즈를 영혼을 해치는 위험한 악마의 노래라고 선전하며 신도들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기존 가치에 저항하며 반역의 기치를 올렸던 예전의 그리스도교 성직자들은 더 이상 비참한 자, 고통 받는 자, 가난한 자, 무력한 자, 궁핍한 자들의 편이 아니었다. 그들은 기존의 귀족적 가치(좋은=고귀한=강력한=아름다운=행복한=신의 사랑을 받는)등식을 뒤엎고 새로운 가치의 전환(마태복음의 산상수훈을 떠올려 보라)을 민중들과 함께 이루어 냈지만, 그 가치 전도의 과정에서 민중들로부터 새로운 권력을 획득한 자들로 변모했다. 자신들의 기득권에 새로이 저항하고 반역하고자 하는 역동성을 그 누구보다도 두려워하는 자들이 된 것이다.


블루스와 재즈는 가장 비참한 자, 무력한 자, 가난한 자, 고통 받는 자들의 노래이다. 궁핍하고 핍박받는 자들의 고통스런 영혼의 목소리가 바로 블루스와 재즈가 되었다. 1960년대 민권운동과 블랙파워 운동의 중심에선 어김없이 블루스와 재즈가 불려졌다.  마틴 루터 킹의 암살로 저항의 목소리가 힘없이 꺾여나갔을 때도 블루스와 재즈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며, 기꺼이 그들을 위해 노래해 주었다.


인간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는 어느새 전 세계에 울려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화답해 주었다. 이제 블루스와 재즈는 소울, 리듬 앤 블루스, 록앤롤, 힙합 등 다양한 목소리로 변조되어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비로소 악마의 음악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천상에선 바흐가 아니 모차르트가 혹은 브루크너와 바그너가 연주될 지도 모르겠다. 파르지팔의 성배의 테마가 내내 천상의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겠지.(아니 바그너는 그 인간 됨됨이로 보아 지옥에 있을 것이 분명할 터이다 ^^.)

 


 

그리고 천국에 있는 축복받은 자들은 저주 받은 자들이 벌 받는 것을 보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들의 축복을 더욱 기쁘게 여기며(신학대전의 교부 철학자. 토마스 폰 아퀴나스의 말이다.) 그들의 천박한 복수를 만끽할지도 모를 일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50분간의 설교에도 교회 의자에서 몸서리치는 자들이 영원한 설교와 찬송을 어찌 견뎌내려 하는지!


지옥엔 내가 사랑한 수많은 사람들이 미리 와 있을 터이다.


선 하우스, 머디 워터스, 재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 클리포드 브라운, 존 콜트레인, 마일즈 데이비스, 리 모건, 루이 암스트롱, 사라 본,,,, 등등

바로 그 사실이 내가 지옥행 열차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이다.

비록 지옥의 겁화에 몸을 불사를지언정 그들과 함께라면, 함께 블루스와 재즈를 부를 수 있다면 바로 그곳이 천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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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행복을 주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숭배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행복을 선사한다.


Written by Hermann Hesse


어제 봄비가 내렸다.


하지만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내리는 비는 보기에도 참 청승맞아 보였다. 빗소리 들으며 침대 속에 푹 파묻혀, 청승을 떨고 있노라 매,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의 나른하면서도 왠지 블루지(bluesy)한 목소리는 권태 2, 습관성/체질적 우울 1, 비로 인한 짜증 1을 믹싱 글라스에 넣고, 스터링(Stirring) 해 놓은 멋진 칵테일 같았다.


우리의 대화는 언제나 뜬금없이 시작해서 뜬금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어제도 그랬다.

비도 오고, 꿀꿀해 보여서 이문세의 “그녀의 웃음소리뿐”이란 노래를 불러주었다.

난 가사를 외우는데 영 젬병이라 언제나 그녀에게 첫 음을 물어보아야 한다.


“처음에 어떻게 시작해? 가사가 기억이 안 나네.”


“늙어서 그래. 푸후훗!”


잠시 후 그녀가 먼저 선창을 시작하면, 곧 내가 따라 부른다. 그래서 우리의 노래는 언제나 그녀의 선창으로 시작해 합창으로 끝을 맺는다. 갑자기 텐션이 오르고 기세가 붙어서 윤상의 ‘이별의 그늘’도 부르고, 이은미의 ‘기억 속으로’도 불렀다. 그리고 이것저것 찝쩍이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 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이 노래 이영훈이 작사, 작곡한 거 맞지? 가사가 심상치 않어.

이 노래 분명 자기 얘기일 거야. 그치 않냐?”


“당연하지. 이런 가사 상상만으론 절대 못쓰지. 이거 체험이야. 생생한…….”


“라일락 꽃향기 어쩌고 저쩌고로 시작되는 거 있잖아. 곡명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아! 맞다. 라일락도 봄에 피잖아. 한 오월 정도 되어서, 이 가사 보면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이 부분 있잖아. 분명히 사랑하는 연인이랑 5월에 헤어진 거야. 분명하다니까.”


“글치. 옛날 노랜 참 가사가 좋았어. 옛날 노래의 가사는 다 시였지. 한 편의 아름다운 시. 현진영이나 박남정의 댄스 가요도 가사 한 번 훑어봐. 한 편의 아름다운 서정시였다니까.”


어쩌구저쩌구... 


“우리의 사랑도 언젠가 퇴색되거나 싸늘하게 식어버릴지도 몰라.

그걸 생각하면 참 서글퍼. 그렇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오지.

내가 죽는 것이 가슴 아픈 유일한 까닭은 그것이 사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라고 말이야.”


잠시 침묵...

 



“갑자기 나스타샤 킨스키가 생각나네. 참 예뻤는데... 테스에서 정말 죽였지 않냐?

앞으로 테스가 다시 리메이크 되어서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나스타샤 킨스키만큼 해내지는 못할 꺼야. 완벽했어. 테스 그 자체였지.”

 


“응! 정말 예뻤어. 모니카 벨루치와 더불어 여자인 내가 감탄해 마지않는 황홀한 외모를 가졌지.

모니카도 말레나와 라빠르망에 나올 때엔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너무 아름다워서.”


“모니카도 최근에 보니까 많이 늙었더라. 서글퍼. 시간이라는 것만큼 냉혹한 것은 없지 않나 싶어. 나는 시간 속에 정착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은 살 수 없는 곳이었다. 라는 에밀 시오랑의 절규가 생각나는군.”


“시간은 모든 걸 앗아가 버리지만, 추억만은 앗아가지 못해!

름다움은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행복을 주지 못하지만,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숭배하는 사람에게는 행복을 주지. 모니카 벨루치도 나스타샤 킨스키도 지금은 그 미모가 퇴색되어 버렸는지도 모르지만, 그녀들이 출연했었던 오래된 영화에, 그리고 그 시간에 함께 했었던, 자네의 빛났던 청춘의 뒷그림자에 여전히 여신의 모습으로 살아있을꺼얌.”


“호! 그 말인즉슨...”


“덕수궁 돌담길에, 그리고 언덕 밑 정동길에 여전히 오월의 꽃향기가 남아 있다는 소리야.”


“그래서 결론은?”


“결론? 결론은 있을 때 잘해 라는 소리야. 나 있을 때 나한테 충실하란 말이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알아들었어?”


“응. 알겠어”


그녀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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