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좋아하는 삼월이. 보통은 낭만고양이를 틀어주는데, 오늘은 으으냥. 호감 가는 고양이가 있으면 좀더 집중해서 보고, 영상을 보다 불현듯 무슨 생각이 들면 고개를 돌려 나를 가만 쳐다본다. 기본적으로 유튜브 볼 때 삼월이 마음은 좀 말랑말랑해지는 듯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하는 표정. 내 주먹보다 작은 뇌를 가진 삼월이가 그렇게 열심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못견디게 귀엽고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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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4-10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와 고양이를 두려워하는데(전생에 쥐였나-_-a) 저 고고하고 우아한 모습은 제가 느끼는 Joule님과도 겹쳐보입니다^^

Joule 2022-04-10 10:58   좋아요 0 | URL
아마 여러 전생 동안 달밤 님은 인간이었나 봐요. 그래서 짐승의 느낌을 잊어버렸을지도. 저는 전생에 고양이였어요. 그래서 성격이나 하는 짓도 고양이와 거의 완전 똑같아요. 전생의 흔적이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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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4-10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참 예쁘네요@_@;;; 그림 같아요. 파란 하늘에 구름 한 덩이^^ 그러고보니 하늘도 쳐다보지 않고 살았나봐요@_@;;;

Joule 2022-04-10 10:54   좋아요 0 | URL
ㅋㅋㅋ 고마워요. 저 사진 찍어놓고 구름이 너무 뭐랄까 단독직입적이라고나 할까 나 구름! 그래서 웃기기도 하고 뿌듯했거든요. 구름 한 덩이 ㅋㅋㅋ
 


중성화 수술을 마친 패기. 이제 패기에게도 친구가 생길 것이다. 

"우리 패기 중성화수술 했으니까 이제 친구도 생기고 인기냥이 될 거야. 이쁜이도 도망 안 가고 같이 놀자고 할지도 몰라. 삼월이 언니도, 동구 형아도, 진식이 형아도 다 중성화 수술 했어. 멋있는 고양이들은 다 하는 거야."

나는 택도 없는 소리를 해가며 패기를 어르고 달래고 구슬렀다. 수술을 하고 나면 어쨌든 마음에도 상처를 입은 고양이들은 한동안--때로는 쭉--모습을 비추지 않는데 패기는 집에 돌아와서도 바로 도망가지 않고 내가 주는 밥을 다 먹고, 다음날에도 이웃집 계단 난간에서 내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야옹~" 하고 알은척을 해주었다. 그래서 한 번 더 맛있는 통조림을 따주고 개나리 나뭇가지로 잠깐 놀아도 줬다.


올해는 봄비가 미리 내려서 벚꽃이 마음놓고 흐드러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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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개 투표를 정책에 대한 내 평가와 가치를 반영하는 의도적 행위로 보고, 정책과 무관한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표소의 위치 따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00년에 애리조나 선거구에서 투표 유형을 분석한 결과, 학교 재정 지원 증가안에 찬성한 비율은 투표소가 학교 안에 설치된 경우가 근처 다른 곳에 설치된 경우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에게 교실과 사물함 사진만 보여줘도 학교 지원안에 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온 실험도 있다. 이 사진 효과로 나타난 차이는 학부모와 학부모가 아닌 사람 사이의 차이보다도 컸다. (...)


한 예로, 돈을 상기시키면 당혹스러운 일이 일어난다. 어느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다섯 개 단어 묶음을 여러 개 주고, 단어 네 개를 골라 돈을 주제로 문구를 만들라고 했다(high, a, salary, desk, paying으로 a high paying salary를 만드는 식이다). 이때 주변에 문구 만들기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은연중에 돈을 연상케 하는 장치가 있었는데, 이를테면 탁자 위에 모노폴리 보드게임에 쓰는 지폐가 놓여 있기도 하고, 컴퓨터 화면에 달러가 둥둥 떠다니는 그림이 화면보호기로 작동되기도 했다. 


돈을 연상케 하는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은 더 독립적으로 행동한다. 이들은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실험 진행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거의 두 배의 시간을 들여가며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애썼다. 자립심이 높아졌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이들은 더 이기적인 성향도 보여서, 실험 과제를 두고 쩔쩔매는(실제로는 쩔쩔매는 척하던) 학생을 돕는 데 인색했다. 실험 진행자가 바닥에 연필 한 묶음을 떨어뜨렸을 때도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돈을 생각한 참가자들은 더 적은 개수의 연필을 주워주었다. 비슷한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곧 어떤 사람과 안면을 트는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한 뒤, 그 사람을 데려올 동안 의자 두 개를 배치해 두라고 했다. 그러자 역시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돈을 생각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의자를 더 멀리 떨어뜨려 배치했다(118 cm 대 80 cm). 이들은 혼자 있는 것도 훨씬 더 좋아했다. 


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돈을 생각하면 개인주의가 촉발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엮이거나 남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기를 꺼리는 성향이다. 

철자가 빠진 두 단어 W _ _ H와 S _ _ P를 생각해보자. 창피했던 행동을 떠올려보라는 말을 최근에 들었던 사람이라면 두 단어를 WISH와 SOUP보다는 WASH와 SOAP으로 볼 공산이 크다. 그런가 하면 동료의 등에 칼을 꽂는 상상만으로도 건전지, 주스, 초코바보다는 비누, 살균제, 세제를 살 확률이 높아진다. 영혼이 더러워졌다는 느낌은 몸을 씻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흔히 '맥베스 부인 효과'라 부르는 현상이다. 


씻는 부위는 관련 죄와 연관성이 높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가상의 인물을 상대로 전화나 이메일로 거짓말을 하라고 했다. 그런 다음, 여러 물건을 놓고 어떤 것이 좋은지 물었다. 그러자 전화로 거짓말을 한 사람은 비누보다 구강청결제를 골랐고, 이메일로 거짓말을 한 사람은 구강청결제보다 비누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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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22-04-0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도움이 되는 문장들이네요. 이 책 갖고 있는데, 저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지지당의 대선후보로 나온 인물을 오래 전부터 너무너무 싫어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선거가 끝난 이후로 저는 모종의 착잡함을 시시각각 느끼는데 1) 내가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이 되는 게 싫어 반대쪽 후보에게 차라리 투표를 해 줄까 꽤 오랜 시간 고민했던 점과 2) 당선자가 바로 그날부터 능숙한 독불장군처럼 구는 작태가 너무나도 얼척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이런 저에게 필요한 건 어떤 물건일까요, Joule 님? ;)

Joule 2022-04-06 16:22   좋아요 0 | URL
<생각에 관한 생각>에 그런 내용이 나와요.

「미국인이 워런 하딩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 대통령으로서 그의 유일한 자질은 그 역할의 적임자처럼 생겼다는 것이었다. (...)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도 없이 강인하고 결단력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표를 던졌다.」

저에게도 여러 모로 심란한 선거였어요. 내 자신이 절대 용납 못할 인간에게 표를 던진 최초의 투표였거든요. 그러나 그렇게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이런 쓰레기가 뽑힐 수도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는 지켜지는 것이 좋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좋은 것을 보아도 좋은지 모르고 나쁜 것을 보아도 나쁜지 모른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 저는 그냥 이것이 어쩌면 감내해야 할 민주주의의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투표 결과가 나오면 저는 한동안 사람들이 너무너무 꼴뵈기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당선자를 뽑았을 사람들하고는 당분간 상종을 안 합니다. 그전까지 원만하게 자주 보던 사이라고 해도. 분이 풀릴 때까지. 그런데 대개는 분이 꽤 오래 안 풀리고, 그 인간관계를 끊어버리더라고요 제가 ㅋㅋㅋ)

한수철 님에게 필요한 물건은, 음... 모르겠어요. 나중에 혹시 생각나면 불현듯 알려줄게요.
 








루시 바턴(Lucy Barton)을 전 남편 윌리엄은 버튼(Button)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데, 바턴은 나에게도 버튼이다. 눈물 버튼. 

루시의 어린 시절 가난에 대한 이야기는 늘 내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데, 오늘도 또...


열일곱 살이 되어서 나는 시카고 바로 외곽에 있는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 중 대학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진로상담교사가 나를 대학까지 차로 태워다 주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미세스 내쉬였다. 8월말 어느 토요일 오전 10시에 그녀가 나를 태우러 왔다. 

전날 밤, 나는 엄마에게 짐을 뭘 싸야 하는지 물었다. 엄마는 말했다. "네가 뭘 싸든 관심 없어." 그래서 결국 나는 부엌 씽크대 밑에서 채소 담는 종이봉투 두 개를, 그리고 아빠 트럭에서 상자 하나를 가져와 내 옷가지를 담았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9시 30분에 차를 몰고 나갔다. 나는 뛰어나가 흙먼지 이는 진입로를 달려가며 "엄마! 엄마!" 하고 불렀다. 그러나 엄마는 차를 몰고 "재봉 및 수선"이라고 손으로 쓴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도로로 빠져나갔다. 오빠와 언니는 집에 없었는데,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10시 조금 안 돼서 나가려는데 문가에서 아빠가 말했다. "필요한 건 다 챙겼니, 루시?" 아빠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내가 말했다. "예, 아빠." 그러나 대학에서 뭐가 필요한지 나는 아는 게 없었다. 아빠가 나를 안아주며 말했다. "난 그냥 안에 있으마."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대답했다. "그럼요. 저는 나가서 기다릴게요." 그리고 나는 내 옷가지가 든 종이봉투와 상자를 들고 미세스 내쉬의 차가 올 때까지 진입로에 서 있었다.

미세스 내쉬의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나의 인생은 변했다. 정말, 변했다. 


*


얼마 전 아파트 창가에 앉아 도시의 풍경을, 도시의 불빛들과 저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고 있는데 대학 첫 날 나를 학교까지 태워다주었던 고등학교 때 진로상담교사 미세스 내쉬 생각이 났다--나는 그녀를 정말 사랑했다! 차를 몰고 가다가 그녀가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쇼핑몰로 들어가더니 내 팔을 두드리며 말했다." 내려, 내려." 차에서 내려 쇼핑몰에 들어가더니 그녀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내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루시, 10년 후에는 네가 갚을 능력이 될 거잖아, 그렇지?" 그러고는 나에게 옷가지를 사주었다. 다양한 색깔의 긴팔 티셔츠 여러 장, 치마 두 개, 블라우스 두 개, 블라우스 중 한 벌은 예쁜 전원풍의 블라우스였다. 그리고 그녀가 사준 것들 중에서 정말 최고로 가장 좋았던 건 속옷이었다. 예전에 본 적 있던 정말 예쁜 속옷 팩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딱 맞는 청바지도 한 벌 사주었다. 그리고 여행가방도 사주었다! 빨간 테두리가 있는 베이지 색 가방이었다. 차로 돌아와서 그녀가 말했다. "이렇게 하자. 이 가방에다 네 짐을 다 넣는 거야." 그러더니 그녀는 차 트렁크를 열고 여행가방을 트렁크에 싣고는 가방을 열어 내가 예전에 본 적 있는 아주 작은 가위로--나는 나중에 그게 손톱 소제용 가위라는 걸 알게 되었다--가격표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그렇게 우리는 내 짐을 그 여행가방에 모두 담았다. 그녀가, 미세스 내쉬가, 그 일을 했다. 10년 후 그녀는 죽었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는데, 그렇게 나는 그녀의 빚을 갚지 못하게 되었고, 그녀를 결코 잊지 못했다. (캐서린과 쇼핑을 갈 때마다 나는 미세스 내쉬와의 그날 일이 생각났다.) 우리가 대학에 도착했을 때, 나는 미세스 내쉬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선생님이 저희 엄마인 척해도 돼요?" 그러자 그녀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럼 그럼, 그래도 돼, 루시!" 비록 그녀를 엄마라고 부를 일은 없었지만 그녀가 나와 함께 기숙사에 들어갈 때 그녀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했고 사람들은 그녀가 우리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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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3-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Joule님.. 맞네요. 눈물 버튼ㅠㅠ; 저도 누군가에게 미세스 내쉬같은 어른이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Joule 2022-03-26 15:39   좋아요 1 | URL
<오, 윌리엄!>이 얼른 번역돼서 출간됐으면 좋겠어요.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2편인데, 아,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막 그래요.
사실 왜 엄마가 9시 30분에 미리 차를 몰고 나가버렸는지, 언니오빠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짐작은 가면서도,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너무 했네, 하면서 속상하고 마음 아픈 게... 전 남편 윌리엄의 이야기를 하면서 실은 루시의 이야기라 출간되면 달밤 님도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거예요. 마음 같아서는 출간이고 뭐고 내가 막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

달밤 님 MBTI 뭐예요? 한수철 님에게도 물어봤는데, 달밤 님도 궁금해요.

moonnight 2022-03-26 15:39   좋아요 0 | URL
앗 좋은 생각이십니다! Joule님 번역으로 읽고 싶어욧!@_@;

moonnight 2022-03-26 16:16   좋아요 0 | URL
죄송하게도 MBTI 검사 해 본 적이 없어서.. (긁적긁적-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