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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심리학 - 이성을 마비시키는 점술, 유령, 초능력의 진실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김영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은 불가사의와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참으로 많다.복잡다단한 현대인의 생활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보니 인간의 마음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일어날 때도 있다.물론 종교와 신의 힘을 빌려 그에 의지하고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들도 있지만 '혹시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몰라,나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하면서 점성술에 의지하여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들려주는 점술가의 말에 현혹되기도 하고 전적으로 믿으려는 사람들도 있다.자신의 힘과 노력,능력으로 세파를 해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테지만 인간의 힘은 한계가 있고 나약하기 이를데 없는 존재라는 것이 이럴때 나타나는 법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보고 들었던 불가사의하고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있는데 주로 점보기,염력,독심술과 최면이다.불교를 믿는 어머니는 주로 사월 초파일에 불공을 드리고 가끔은 점쟁이에게 식구들의 안위를 묻기도 한다.지금은 거의 가지 않지만 일이 안풀리고 액운이 끼고 대학교,결혼을 앞두고 점집에 다녀온 기억이 있다.물론 맞는 부분도 있고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이것에 전적으로 매달리면 안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다.또한 초2때 시골 초등학교에 최면술을 갖고 나타난 최면사가 학급동료들을 운동장에 모아 놓고 간단히 최면술의 취지를 설명한 다음 한 학생을 불러 내더니 눈을 지긋이 감고 최면을 걸었다.한 학생이 의자에 앉고 몇 분이 흐르자 그는 최면에 걸린듯 최면사가 말하는 데로 운동장 한 바퀴를 돌고 원위치로 돌아왔던 희미한 기억이 있다.그는 최면사가 말하는 것처럼 온몸에서 에너지가 넘치고 환상을 느꼈다고 말했던 기억도 새롭다.
색다른 얘기인데 오촌당숙벌되는 분이(지금은 작고 했지만) 어릴 적 몸이 아파 자리에 오랫동안 드러누웠던 적이 있다.그 분은 집 앞이 커다란 저수지가 있었는데 평소 면소재지의 주막에서 술을 자주 드시고 집까지는 거의 4키로를 걸어야 당도했는데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왼편에 저수지를 끼고 네모진 돌들로 만들어진 돌다리를 3.4백미터를 건너야 집이 나오는데 취기에 정신이 몽롱하고 심약체질이었기에 저수지 한 쪽에서 유령과도 같이 하얀 소복을 입고 희미하게 나타났다가는 다시 사라진다는 것이다.그 유령이 손짓을 하고 그 쪽으로 오라고 소리를 내는 바람에 무심코 발걸음을 옮기려다 보니 그 유령은 온데간데 없고 무성하게 자란 수초와 각진 돌틈 사이로 헛디뎌 그만 뒤로 넘어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변했다는 것이다.나 또한 나를 애지중지해 주시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던 해에 혼자서 자취를 하던 시절,한 여름이었는데 모기장을 치고 방문과 부엌문을 열고 스르르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부엌문을 통해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성큼성큼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순간 등골이 오싹하고 두려운 마음에 헛기침을 하고 냉수를 마신 다음 부엌문과 방문을 닫고 불을 켠 채 오지 않은 잠을 청해야만 했던 기억도 아직도 서늘하게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다.
이 글에 나오는 갖가지 신비하고도 비현실적인 불가사의한 세계는 때로는 흥미를 갖어다 주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만 점치기,염력,폴터가이스트(유령과의 대화),독심술과 최면 등은 청중과 대중의 부주의와 부집중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고도의 심리전술이라는 생각이 든다.흔히 매직이라고 하는 마술의 경우를 보더라도 청중의 눈에 보이지 않게 뒤에서 조작하는 기술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럴듯 하면서도 간담이 서늘해지도록 연출하는 놀라운 마력을 갖고 있다.순진하고 비판성이 결여된 사람들은 그대로 믿고 놀라워하며 탄성을 짓곤 한다.이렇게 점치기,염력,독심술,유체이탈,마술,예지몽 등이 심약한 인간의 본성과 존재를 교묘히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착하고 순진하며 남의 말을 잘 듣고 따라주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신기하고도 기묘한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세계가 순간적으론 재미와 흥미,미래의 예측,마음의 위로를 안겨줄 수도 있지만 온전히 쏠려서는 안될 것이다.그러기에 이러한 세계에 마음을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문간에 발 들여놓기'를 통해 책임과 헌신을 넘어서 요구의 수위가 높아지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물리칠줄 알아야 하고,자신을 반대 의견으로부터 격리시키려는 조직을 조심해야 하며,종교와 같은 조직의 지도자가 치유나 예언 등 불가사의한 기적을 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지를 냉철하게 살펴야 하며,조직이 고통스럽고 힘들거나 굴욕적인 입회식을 요구하는지도 따지고 물리칠 줄 아는 차가운 지성을 갖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종교의 세계는 나약한 인간의 심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하기에 때론 그 조직의 지도자(일부이겠지만)의 교리와 강론이 자기기만이나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여지기에 그 조직에 휘말려서는 안될 것이다.
인간은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유약한 존재이다.또한 삶의 기간도 그리 길지 않기에 살아감에 무수한 세계를 접하면서 몸과 마음이 현혹되어 이성과 논리를 혹세와 같은 세계에 갇히게 되면서 온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가 힘들 수도 있다.초현실적이고 초능력의 소유자도 겉으론 강건하고 완벽하게 보이지만 과연 강건하고 완벽한 존재인지를 꼼꼼히 살피고 분석하며 옥과 티를 가릴 줄 아는 현명한 자세와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인간은 마음이 가는데로 간다고 했듯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지각 체계를 무너뜨리는 세계는 스스로 냉정과 이성을 되찾아 물리치고 발을 떼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 할 것이다.인간의 나약하고 능력의 한계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기기만과 사기를 일삼는 일부 몰지각하고 개인주의에 치우친 자들은 밝은 사회에 어둠을 던지는 행위이므로 조심하고 경계하며 무관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