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
로널드 애런슨 지음, 변광배.김용석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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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지성사에 프랑스의 사르트르와 카뮈는 그들이 갖고 있는 명성과 명예만큼 그들의 자존심과 사상,사고의 차이로 인해 라이벌을 형성하고 투쟁하며 다시 우정을 회복하는 과정을 삶의 한복판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은밀하게 암시하기도 하고 글이라는 작품을 통해 속내를 유감없이 보여주기도 했다.사르트르와 카뮈는 태생이 달랐기에 생각과 감정,사고의 유형이 판이하지만 2차 세계대전 속에서 프랑스에 대한 독일 점령기와 해방후 둘이 갈라서야만 했던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마치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또한 둘의 공통점은 문학작품으로 인해 찬사를 받고 노벨문학상이라는 명예를 안았지만 사르트르는 노벨문학상 수락을 거절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카뮈는 전락이라는 작품으로 사르트르는 말이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카뮈는 알제리 출생으로 그가 프랑스에서 작가 및 기자로서 활동하던 당시는 알제리는 프랑스령이었고 알제리는 독립을 위한 투쟁과 싸움의 일로를 걷고 있었고,사르트르는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부모를 일찍 여의고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던 것으로 보여진다.성격이 민감하고 자존심,낭만성이 강한 카뮈와 부르조아적이고 옐리트 기질이 강했던 사르트르는 서로가 잘 맞지 않을거 같으면서도 1943년 '악마와 선한 신'의 리허설에 첫만남을 시작으로 서로의 입장과 가치를 존중하면서 우정을 쌓아가고 둘은 독일 점령하에서 레지스탕스로 함께 투쟁하게 된다.카뮈는 콩바라는 잡지사를 설립하고 사르트르는 현대지를 통해 문학의 세계를 일궈 나간다.

1945년 프랑스가 독일로부터 해방이 되면서 카뮈는 공산당(PCF)으로부터 탈퇴하고 사르트르는 소련 공산당에 호의를 보이며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헐뜯으면서 그들이 쌓아 올린 우정은 금이 가고 만다.카뮈는 <반항적 인간>에서 자기만의 역사,부조리를 받아들이고,그것과 정면으로 맞서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거부를 담고 있는 더 치밀하고 더 비극적인 기도를 담으며 사르트르의 교조주의적이고 변절된 이념과 사상에 공격의 수위를 높힌다.즉,사르트르에 대해 역사와 윤리를 저버린 자라고 치부한다.사르트르는 자신이 심취하고 경도된 마르크스주의 및 소련 식 공산주의를 찬양하고 적극적으로 소련과 컨넥션을 갖게 되며 그가 바라는 혁명 투쟁의 목표는 <유물론과 혁명>,<문학이란 무엇인가>에 잘 나타나 있다.그러면서 사르트르는 사회적 책임,참여,자유를 부르짖곤 한다.사르트르가 관여하고 있는 현대지는 작가의 작품활동과 서평,공산주의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소련과 헝가리 침공과 함께 소련에 있는 지인들의 무관심과 헝가리 학살을 고발하지 않고 소련의 관료주의를 이끄는 파당에 대한 우정을 더 이상 간직할 수 없다는 것이 사르트르가 공산주의로부터 손을 씻는 원인이 된거 같다.반대로 카뮈는 그가 말하는 좌파 지식인이나 실존주의자들이라는 특징을 공유하는 자들과 반대되는 입장을 바탕으로 자신의 개인적,도덕적,정치적 '자아'를 형성하게 되며 냉전시대의 첫 희생국인 알제리에서 전쟁이 터지면서 카뮈는 모국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것에 침묵으로 일관한다.이 침묵이 한 민족을 돕는 길이라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둘의 관계가 악화되고 결별의 수순을 밟은 것은 사르트르와 가깝게 지내던 메를로퐁티가 쓴 <요가수행자와 프롤레타리아>를 보면서 메를로퐁티가 모스크바 정치재판을 정당화시켰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대립과 배신을 같은 것으로 여긴다며 분개했으며 역으로 카뮈는 메를로퐁티로부터 반격과 사르트르가 메를로퐁티의 주의 및 견해를 지지했던 점이 커다란 절교 원인으로 보여진다.(1952년)

카뮈는 자신이 살던 지방에서 파리로 향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고 우정과 투쟁의 긴 역사도 종언을 고하게 된다.사르트르는 추도사를 읽으면서 카뮈에 대한 좋았던 회상과 우정을 되새기게 되는데 사르트르는 사회적,사교적 지위도 어느덧 노쇠함과 더불어 퇴색되게 되고 사르트르의 곁을 지키던 부인 보부아르를 통해 간접적이나마 사르트르와 카뮈와의 관계,우정에 대한 기억과 회상을 들려주고 있다.20세기 지성계의 두 거장이었던 사르트르와 카뮈는 사상과 철학,문학작품으로 일세를 풍미하고 각자 독특한 개성과 신념에 의해 우정을 쌓기도 하고 기회에 따라선 변절의 과정을 거치며 서로를 비난하며 대립과 배신이 이어졌지만 진정 사회를 대표하는 공인(公人)으로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사회의 구조 및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책임과 참여,자유란 무엇인지를 새삼 일깨워 주는 시간이 되었다.또한 두 거장을 통해 그들이 남긴 우정을 비롯하여 상호간의 영향과 증오,수많은 주제들의 흔적을 살필 수가 있었으며 지난 역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음미하는 계기가 되어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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