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이다 - 만나고 헤어지는 일, 그 안에 사람이 있다
곽정은 지음 / 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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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피쳐 에디터로 일과 사랑,사람과 일상들을 삼십대 중반에 유년기의 기억부터 사회초년병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아있는 경험과 단상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고 생동감 있는 감정을 독자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곽저자는 일에 투철하고 사랑에 차이고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해야 하는 커리어 우먼으로서 당당함 속에 외롭고 후회스러운 시간들을 담담하게 들려 준다.관념적이지 않고 지나온 일들을 반추하고 다가올 날들에 대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한 저자만의 단상록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남성으로서 여성이 직장 및 사회에서 남자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여성들만의 생각과 감정,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고 이성과의 관계의 지속을 위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특히 저자처럼 기사를 창출해야 하고 기사마감에 쫓기는 경우에는 시간이라는 흐름을 넋 놓고 느긋하게 바라볼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속칭 대어를 낚았을 경우엔 그에 대한 보람과 환희를 맛볼 수도 있겠지만 기삿거리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도 많아 속절없는 시간 속에 자신과의 싸움과 번민도 많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취재원은 참신하고 새로운 것이며 독자들이 마음을 빼앗길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되기에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의 컨택과 자신을 알리기로 일종의 영업활동을 해야 하고 때론 참석하기 싫은 술자리,만남도 불사해야 할 때도 있고 그러한 자리가 기사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그러한 취재원이 기사화되어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작용을 해주는게 기자의 본분이지만 자칫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명예 및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색다른 닉네임을 붙여 재미있고 흥미있게 편집한 부분도 특색있게 다가온다.(예:돈 후안 워너비,Mr Wrong,도파민 러버 등) 재치있고 치밀한 그녀만의 언어이고 배려섞인 용어들이다.독서를 좋아하고 캡슐 속에 자리잡고 컴과 친구가 될것 같은 그녀의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패션 기자가 되어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관계를 통해 때론 상심을 하기도 하고 지친 영혼을 치유해 가기도 한다.

 

인간에겐 절대 신도 없고 절대적인 사랑도 없다고 생각한다.보다 세상을 폭넓게 관조하고 타인과의 '차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지성과 교양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자기 삶에 애정을 갖고 미래가 불안할 경우에는 '포춘텔러'(점쟁이)라도 찾아가는 평범한 모습과 단단하게 굳은 살이 박힌 기자 정신은 현장 속에선 냉철하리만큼 직업 정신이 그녀를 패션 기자로 담금질했으리라 생각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할 사람과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다.곽저자만의 외로움과 슬픔,위로와 치유는 몸과 마음 속에 담아 두지 않고 환자가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고백하듯 그녀만의 삼십여년간의 과정이 일과 사랑,사람들,일상들이 그녀만의 실루엣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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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아프리카가 없다 - 우리가 알고 있던 만들어진 아프리카를 넘어서
윤상욱 지음 / 시공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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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은 누구 뭐래도 부족 및 종교간의 전쟁,가뭄과 기아로 저주 받은 땅으로 인식된다.또한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바나 초원 위의 동물들의 생태환경과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자본주의의 물결이 서서히 도입되는 탈바꿈의 대륙이 기대되기도 하는 등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교차한다.인류의 문명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고 화석인 '루시'가 최초의 인류였다는 고증을 통해서도 아프리카는 역사와 문명의 시원(始源)이고 연구해야 말 대상이 아직도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외교관이면서 역사학도인 저자는 아프리카의 과거와 현재,미래상을 5개 항목으로 나누어 현실감과 생동감을 균형과 조화있게 풀어내 주고 있다.가난하고 게으르며 굶어 죽어가며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을거라고 생각되는 마(魔)의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향해 달려 가고 싶은 충동감이 일었다.

 

19세기 중반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의 제국주의가 맹위를 떨치며 그들의 영토는 제국주의에 의해 30CM자로 금을 그어 놓은거 마냥 직선과 수직선 일색이다.게다가 적도를 중심으로 그 이북은 이슬람교도가 주가 되고 이남은 기독교가 주가 되는데,둘로 갈라진 종교 세력들의 다툼과 부족간의 학살 사건과 끝없는 피난민들이 줄을 잇고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만델라를 중심으로 '인종 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반기를 들면서 아프리카에도 민주화의 서광이 떠오르고 만델라는 오랜 세월 옥고를 거치고 보무도 당당하게 노벨평화상까지 받게 된다.

 

아프리카는 '우분투'라는 부족과 부족장을 중심으로 단합과 단결을 보여 준다.환경과 문화적인 요인으로 그들은 나태하고 지능 지수가 낮으며 절대 빈곤 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피부색,성기와 두뇌의 크기는 지능지수와 무관함을 알게 되며 문제는 부정부패와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무능하고도 독재적인 아프리카 정부의 썩은 수뇌부에 있고 매년 구호물자와 자금이 아프리카에 유입되고 있지만 정작 힘없는 백성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조족지혈'에 불과하고 그 혜택은 정치권과 관료들의 사복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게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정치,사회의 커다란 맹점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또한 능력보다는 인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수한 인재들을 해외로 유출시키기에 인적 부패 구조가 아프리카식 두뇌 유출을 조장(助長)하고 이렇게 무능하고 부패한 사회 인적 구조는 알게 모르게 유럽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의식 구조를 썩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이는 멀리 거슬러 15세기 이래 팽창하던 유럽 자본주의의 희생물이 되었고 1960년대 식민지로부터 해방이 되고 아프리카에 대한 특혜 무역 관세와 경제 개발 기금을 제공받고 있지만 유럽이 아프리카에 대한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과 독립 이후 빈곤과 불행의 원이 되고 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 지도자에겐 잘못이 없다는 점이다.

 

특이한 독재다도 눈에 띈다.90에 가까운 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은 국민들을 가혹하게 착취하는 독재자인 동시에,대외적으론 백인에 저항하는 흑인 투사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및 리비아 가다피 축출 등 서방의 개입이 있을 때마다 신랄한 비판과 동시에 짐바브웨의 야당으로부터 미국의 유럽의 앞잡이라고 선전된다.

 

그들이 토착신앙으로 믿는 영물들

 

종교적인 문제 역시 그들은 부족장을 중심으로 토착 신앙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그들의 현세관과 운명론적인 세계관을 보여 주고 있는데 그들이 믿는 모든 불행의 근원은 신 또는 죽은 자의 노여움,사악한 정령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겉으론 기독교와 이슬람이라는 양대 종교가 아프리카 종교를 대별하지만 죽은 조상을 위해 음식과 동물의 피를 땅에 뿌리고 비를 주관하는 정령을 위한(기우제) 의식을 거행하는데 한국의 조상을 숭배하는 유교 의식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들의 토착 신앙은 죽은 동물의 해골가 소뿔,맹수들의 가죽을 통해 사악한 기운을 내쫓고 병자를 치료하는 신비의 약재라고 믿는 것이다.

 

저개발과 빈곤의 대륙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에는 G8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대회정책인 NEPAD는 사회주의 붕괴 이후 서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는데 G8 정상들은 서구의 요구에 부응하고 서구는 원조를 약속했지만 현재 아프리카의 역학 구도는 서구 선진국이 아닌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Brics) 국가들로 채워지고 있다.아프리카에 대한 선두주자는 당연 중국이다.아프리카에 매장되어 있는 풍부한 석유와 가스,광물 자원을 선전하기 위한 쟁탈전은 지금도 후진타오를 위시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계약과 기간 산업에 대한 건설 붐이 중국 정부 및 민간 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지며 노동자들의 비즈니스 개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등 중국은 이제 21세기 경제 대국을 향해 '중화(中華)'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과 같은 서구식 가치가 아프리카엔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먹고살 수 있는 권리(right to subsistence)'라고 생각하며 1970년대 말 떵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 노선이 아프리카르 대하는 중국의 기본 자세라고 생각되며 아프리카의 정치,사회 문제 등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실익을 챙기려는 중국의 경제 개발 우선주의는 아프리카주의자들에게도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아프리카도 복수 저앙제와 선거 제도 도입 등 정치적 자유화도 이루었지만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그들의 걸림돌이고 기술 경험이 부족한 그들에겐 외세의 불간섭과 경제 성장과 인프라 구조 확보 등 실익이 브릭스 국가의 견해와 일맥 상통하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밀월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고용없는 성장과 외화 획득을 위해 한국도 이젠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그들에겐 불편한 관계가 아닌 진정한 경제 파트너쉽으로써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익을 챙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이를 두고 타산지석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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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주영아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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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를 읽는 재미는 사건의 진상과 범인을 추적해 가기 위한 주위 인물들의 탐문과 단서,용의자들을 압축해 놓고 그들을 추적하고 포위망을 좁혀 가는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 속에서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염두에 두고 예측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또한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뱉는 추리와 시공간적 배경,사건과 연계될 만한 소재와 전개력이 독자들로 하여금 읽는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은 처음이고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역할을 서두에 소개를 해놓아 사건과 등장인물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길잡이를 해주어 읽는 속도와 사건사고의 전개가 난삽하지는 않았다.다만 살해된 자들이 특이하게 T자형으로 의문사되고 사건사고를 끝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앨러리의 뚝심과 역할이 가히 인상적이다.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상습적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기만 한데 용의자를 설정해 놓고 그의 뒤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이 이색적이지만 결국 설정해 놓은 용의자는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스토리가 반전되어 버리는 것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격'이 되고 허를 찌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십여명의 등장인물과 함께 왜 'T'자로 죽여야만 했을지를 내내 생각해 보았다.교차로,도로 표지판,희생자의 집 현관문에 써놓은 T 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아니면 기독교의 십자가가 연관된 종교적인 문제로 살해를 했을까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종교적인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이 문제는 검시관,경감,검사,배심원,판사,증인간에 주고 받는 이야기에서도 판명이 되지 않은 채 용의자의 행방과 성향 등을 추적하면서 지리하게 전개되는 스토리에 약간은 인내력을 필요로 하기도 했다.

 

목은 잘려 나간채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린 채 살해 된 두 명의 남자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하고 일부러 T자형으로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앨러리는 설정된 용의자 외에 정신분열증을 보이는 이들의 뒷조사를 하기 위해 탐문과 현장 감시를 하기도 하고 또한 앨러리의 스승 야들리가 용의자를 추적하는데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나아가 산 속에서 오두막 생활을 하는 영감이 있는데 그의 얘기를 들으면 금방이라도 용의자를 찾아 체포할 것같기도 한데 정작 범인은 신출귀몰을 하게 되면서 손에 땀이 배일 정도의 묘한 긴장감이 살아나기도 했다.

 

이 살인사건은 결국 두 집안의 원한 관계에 의한 원한과 복수가 빚어낸 것으로 전보물이 검사에게 전해지고 용의자가 오두막에 온다는 속보를 전해 듣고 그를 치밀하게 체포할 준비를 하는데 역시 그는 미꾸라지마냥 유유히 빠져 나가게 되고 웨스트버지니아로 탈출하는 용의자를 주도면밀하게 호텔에서 덮치는데 앨러리퀸의 사건 당일의 정황을 따져 보면서 살해자는 처음 지목한 용의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이라고 논리적으로 설정한다.

 

고전 미스터리 소설답게 다양한 인물 설정과 관련 지식,작전 회의,주변 인물들,희생자의 부인의 알리바이의 여부,특이한 주제 설정 등이 이채롭고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과연 진범은 누구일지는 나 자신도 헷갈리지만 앨러리퀸의 집요하고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그의 의지와 열정을 높이 사고 싶다.이 미스터리를 접하면서 읽는 재미,인내력,유추,개연성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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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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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를 통해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세계를 음미하고 독특하고도 기발한 구성력과 흡인력을 알게 되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 자체만으로는 화려하지 않은 파리의 뒷골목의 음침한 공간을 배경으로 남녀간의 정사와 관련한 로맨스 스토리를 상상했는데 읽어 가노라니 그 상상은 잘못된 상상으로 끝났다.작가가 구상하고 펼치는 스토리가 신분이 뚜렷한 남자 주인공이 스캔들로 인해 직장과 가족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자유와 낭만,예술이 살아 숨쉬는 파리로 몸을 맡기면서 스토리는 어떻게 흘러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묘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든다.

 

어느 나라든 교수라면 명예와 부,지위의 상징이고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이름값도 크게 뛴다.그런데 주인공 해리는 제자와의 염문,스캔들로 인해 교수직에서 파직당하고 가족들의 외면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평소 아내인 수잔과의 파리 여행을 꿈꿔왔던 참에 그는 홀로 파리로 오게 되는데,그를 반겨 주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평소 동료였던 교수가 동정과 위로로 약간의 생활비를 보내줄 뿐이다.

 

그가 찾은 곳은 허름한 파리 10구에서 5구 사이의 허름한 호텔이다.변변치 않은 여비인지라 어떻게든 생활을 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고심하던 중 그는 글쓰기를 통해 생활비를 감당하고저 하는데 호텔에서 마음씨 좋은 아드낭 아주머니를 만나고 터키 이민자들이 주로 사는 파라디스 가(街)로 안내를 받아 밑바닥 생활을 감내하게 되는데 그를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 주던 아드낭이 불법 체류자로 몰려 터키로 추방 당하게 된다.또한 그가 쓰려고 하는 글은 피카레스크로 자신이 사회적 위선과 억압,모순을 바로 잡길 원하지만 따분하고 방황하는 마음은 쉽게 진정되질 않는다.

 

반구제기(反求諸己)라는 말이 있듯 주인공 해리는 자신이 저지른 일 혹은 자신이 이러한 일을 겪는 데에는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있고 다가올 일을 찾고 책임져 나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메건과 메일을 주고 받지만 마음의 위안은 커녕 방황은 계속 되고 거리를 방황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그가 살고 있던 월세방 근처에서 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그에게 탐문과 혐의가 이어지게 되는 꼬인 운명은 또 그를 옥죄게 만들면서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인들이 사교클럽으로 만나는 살롱에서 마티드라는 오십대 후반의 여인을 만나면서 글쓰기 작업보다는 해리의 삶을 옭아 맬거 같은 신비의 마티드는 해리의 앞길을 활짝 펴주기보다는 안좋은 일만 생긴다.딸 메건이 뇌진탕에 걸리고 부인 수잔도 정신치료를 받아야 하는 소식을 접하고 책을 출간하는 일에 있어서도 제대로 풀리지를 않는데 마티드는 해리의 마음을 신령적으로 조종하는거 같다.

 

그녀는 정령 해리의 전생과 현재,미래를 꽤 뚫어보는 신비스러운 힘을 갖고 해리를 좌지우지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해리가 도피처로 삼아 새 생활을 하려 했던 파리 생활은 마티드라는 여인을 만남으로 인해 꼬이고 답답하게 진행되는거 같다.아니면 모든 죄를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미국에서 재기를 모색할 수도 있었는데 궂이 파리로 날아와 저주스러운 삶과 풀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행불행이 달라진다는 것도 새삼 일깨워 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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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천사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박수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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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깜직하며 눈동자가 탱글탱글하게 밝은 소녀가 주인공인 만화 영화를 보는듯 했다.나이 어린 소녀들이 오토바이 위에 몸을 싣고 대로를 지그재그로 누비는 모습은 듣기만 했고 섬뜩함,스릴감,쾌감을 안겨 준다.자칫 안전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오토바이 폭주족은 '길 위에서 살고 길 위에서 죽는다'는 슬로건을 걸고 영역 다툼까지 벌어지는 등 12,3세의 당찬 소녀들이 누비는 폭주의 세계는 아찔하면서도 그들 나름의 쾌감과 승부욕,영역 다툼까지 넘보는 한 판 승부의 세계가 이색적이로 다가왔다.

 

"빠라바라바라밤,빠라바라......, 같이 가 ......"

 

제철 공장의 딸로 자칭 불량 소녀인 아즈키는 두목 히치의 코치와 격려를 받으며 그녀가 거주지인 돗토리현의 국도 4649(요로시쿠:잘 부탁합니다)호선을 누비며 그녀들은 빨간 오토바이와 새빨간 특공복을 갖추고 이웃 현 시마네현을 아우르며 폭주화도(暴走花道)로 일본 세토나이가이에 접한 오카야마,히로시마,야마구치까지를 제패하면서 폭주소녀로서 당당함과 비장감까지 보여준다.아즈키는삶의 의문이나 분노,슬픔 같은 온갖 감정을 형언할 수 없어 달리고 소리칠 수밖에 없는 백말띠 소녀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모여 사랑,우정,질주에 대한 열정,싸움에 대한 갈급 등을 완전연소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나 보다.

 

일본도를 등에 지고 선글라스를 쓰고 절체절명의 승부를 야마구치 폭주족을 이기고 아즈키는 아이언 엔젤로 등극하면서 달려라,베어라,외쳐라,타올라라,청춘을 가슴에 새기고 죽음도 불사하면서 전설의 어린 암컷으로 위업을 달성하고 아즈키는 어엿한 17세의 소녀가 되어 제법 어른의 체취를 날리며 공부와 진로라는 현실로 되돌아가고 일본 전국시대 무사의 카리스마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아즈키의 친구 하나비,하이웨이덴서 제왕 타케루,뚜벅이 선배 스미레 등이 사랑과 우정을 질풍노동와 같이 종횡무진한다.일본 산인지방과 중부지방을 제패하는 기염을 아즈키는 마치 드라마틱한 만화 영화를 현장감과 생동감이 두 배로 전해져 오는거 같고 작가 사쿠라바 카즈키(櫻庭一樹)는 가라테(空手) 초단답게 글 속에서 일본도와 관련된 부분에서 감초와 같이 폭주족의 감각을 균형과 조화로 잘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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