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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작가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 수록 추리와 상황 판단,간결하면서도 기민하게 다가오는 작가의 문체에 있다고 보여진다.1026 벌써 31년전의 까마득한 한 세기전의 일이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하면서도 막혔던 가슴 한켠이 뻥 뚫리는 획기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못살고 못먹던 시절을 경제 근대화로 일약 수출 100억 달러의 위업을 이룩하고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박정희대통령의 뒤에는 군부 독재 18년간 민주화를 외치고 국민이 주권임을 실제로 표현하려는 민주인사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숙청하는 야누스적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가 아까고 총애하던 부하 김재규에 의해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는 고요하던 사위를 깨우고 '탕'하는 소리와 함께 박대통령,차지철 및 그외 인사들이 비자발적 동조에 의해 이슬의 형장으로 사라지고 1026의 주역인 김재규는 미국도 인정하는 한국의 권력 심장인 중정의 수장이었지만 1026 당시 국내에는 '야당에 대한 정보부의 공작 실패와 부마사태에 대한 유약한 대응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뒤 정보부장직에서 해임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던 중 차지철이 말끄마다 자신을 깔아뭉개도 대통령마저 동조하여 인격적 모멸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해 놓고 재판을 받을 때엔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사실과 픽션의 경계선에 있고 내가 학창시절 뉴스,신문,주변의 얘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경훈,수연,첩보원 제럴드현,무기중개상 제임스,퇴역 관리인 오재훈씨등이 엮어 가는 얘기는 스릴과 예측,궁금증등이 한데 어울려 날실과 씨실을 잘 엮어 간 점에서 지나간 한국 역사를 증언하는거 같았다.
김재규 그는 박정희를 제거함에 있어 그 배후에는 미국의 동조가 있었다는 점이다.케네디는 동서화합을 주창하다 암살의 과녁이 되었으며 박정희는 자주국방을 기치로 내걸다 미국에 밉보여 미국이 가장 이용하기 쉬운 한국 중정의 김재규에게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장하고 한미관계에 껄끄러웠던 박정희를 제거하는데 배후 조종했다고 하는데,김재규에 대한 수사결과는 '조국의 민주화를 위하여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고로 그치고 있어 확실한 것은 당시 미국 정부 수뇌와 자료,죽은 김재규만이 정확한 상황과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 로펌에 다니고 있는 경훈과 미국에서 알게 된 수연과의 만남 속에서 수연을 사랑했던 제럴드 현(전직 첩보원)의 마지막 육성 통화를 통해 박정희의 죽음에 대한 알듯 모를 듯한 말(하우스,노벰버등)을 남기고 이를 힌트로 삼아 제럴드 현의 전직과 그를 잘 아는 지인들,1026당시 한미관계,오재훈씨의 증언등의 인터뷰와 심증,물증등을 확보하면서 1026의 진상을 캐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김진명작가의 추리력과 생생한 현장 누비기가 머리 속에 잔상으로 남아 단순한 얘기가 아닌 실화로 각인됨을 강렬하게 다가왔다.
결국 김재규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제럴드 현의 노벰버라는 것은 전두환을 위시한 육사 11기의 대약진과 광주민주화 운동 탄압,군부정권의 재탄생으로 이어짐을 알게 되고 전두환은 합수부장직을 끝으로 군직을 물러나고 대의원에 의해 대통령에 앉게 되며,레이건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외국 사절 1호 손님으로 도미하게 된다.
미국은 김재규를 허수아비로 세워놓고 한미관계를 지속적인 구축과 미국만이 한반도에서 누릴 수 있는 동조세력을 껴안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군이 재집권하는 것만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리라.즉 미국은 이중 플레이를 한 셈이다.미국은 가시같은 박정희를 제거하고 그 뒤는 육사 11기가 정리하도록 한 것인데,미국의 정보.공작팀이 끊임없이 육사 11기를 스터디해온 것,12.12를 묵인한 것,그리고 5.18 때 한국군의 광주 투입을 허용한 것 등으로 미루어보아 미국은 장구의 구도를 짠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은 한반도에 주둔하며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외치고 한국을 위하는 척하지만 그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그들의 속셈을 다아는 그들만의 살아가는 술수일 뿐이다.또한 권력은 정해진 기간만큼 적당하게 하다가 국민이 오래도록 존경하는 대상으로 남아주길 바래본다.권력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그 뒤엔 늘 비극이 남았다.그게 한국의 현대사의 오욕이다.이제는 자주 국가가 되고 위정자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한국의 모습이 조속히 실현되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