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금융 - 최신 전면개정판
김현대 외 지음 / 사계절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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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금융>은 금융에 대한 손쉬운 안내서다. 금융 전반에 관한 얘기가 72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고교생도 읽을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저자는 김중근 씨와 이주명 씨로 되어 있는데 국제 금융 일부분만 제외하고는 거의 이주명씨가 썼다. 이주명씨는 한겨레 신문 경제부 기자로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쓴 듯하다. 복잡한 이론을 끌어다 썼다기보다는 현실적인 내용을 끌어들여 소상히 설명하고 있어 읽기에 무척 쉽다. 소주제로 나뉘어져 있는 것도 이런 이력과 무관하지는 않아 보인다. 다른 얘기지만 글투나 논조는 다분히 '한겨레적'이다.

생소하거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용어들로부터 금융, 통화, 증권, 국제금융 등에 관한 기초지식을 쭉 더듬을 수 있다. 간혹 고등학교 정치경제 시간에 배웠다는 기억이 아련하게 나는 부분도 있다. <손바닥 금융> 한 권으로 금융을 손바닥 안에 쥘 수는 없겠지만, 손바닥으로 금융의 어느 다리 하나는 어렴풋하게나마 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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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
로저 트리그 / 자작나무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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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은 인간 본성을 다룬 10명의 선인의 철학에 대한 해설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홉스, 흄, 다윈,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등이 그들이다. 칸트나 헤겔도 빠져 있다. 예전의 철학이 이성에 대한 과도한 관찰이었다면 이 책은 감성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한 무게중심을 두고 편집되었다 할 것이다.

각각의 철학이 일정한 궤를 가지고 열거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 다른 주제들, 각각 이견이 있는 주제들을 얘기하고 있다. 자유의지-결정론, 이성-감성, 종교-과학, 필연성-우연 등의 패러다임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이 저자는 이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덧붙이기는 하나 가타부타 한쪽 방향으로 결론은 내리지 않는다. 이에 대한 고민은 이제 독자의 몫으로 남는 것이다.

한 철학자의 사상이 20∼30페이지에 요약, 압축되어 있기에 많은 것을 읽을 수 없는 단점도 있지만, 반대로 짧은 시간에 여러 철학자의 사상을 조금씩이나마 다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는 책이다.

맨 뒤에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과학은 일반적인 합의를 향해 지식을 증대시켜 왔지만, 철학은 가장 최근의 사상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라고. 이 말에 수긍하는 순간, 철학 그리고 인간 본성이 더욱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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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상자 - 1998년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은희경 외 / 문학사상사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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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3년만에 파격적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여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의 수상작이라, 아무리 소설은 잘 안 읽는다지만 은희경 씨 책만은 보고 싶었습니다.

은희경 씨의 단편이 2개 실려 있습니다. 「아내의 상자」와 「세번째 남자」. 다른 작가들 글들도 실려 있었는데, 결과론적인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더러 뽑으라 해도 은희경씨를 수상작으로 뽑겠습니다. 한때 인기리에 읽혔던 공지영씨의 단편도 한 편 있었는데, 정말 초라해 보였습니다.

은희경 씨 소설은 참 맛깔스러운 듯합니다. 그 은유와 표현법이 새롭습니다. 작가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편으로서의 완성도도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평은 나만이 아니라 5명의 평론가도 비슷비슷하게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나는 사실 은희경 씨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은 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더라도 감독이나 영화의 구성보다는 그 영화가 표현해내고자 하는 내용에 더 관심이 많듯이, 나는 소설도 아직까지는 구성이나 작가의 표현법보다 내용의 전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아직 소설을 모르나 봅니다. 아직 다른 것에 가려 있나 봅니다.

「아내의 상자」는 자신만의 세계로 폐쇄해 들어가는 것을 '상자'로 은유해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었으며, 「세번째 남자」는 이전의 자신의 세계를 모두 버리려는 여인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서로 정반대를 향해 나가는 두 여인에 관한 소설이지만 소설의 이미지 등은 상당히 비슷하게 다가옵니다.

이 두 여인의 삶과 위치를 나의 삶과 위치로 동일시해내는데 저는 실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설이 잘 읽혀지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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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다, 철학을 - 김성환의 영화철학에세이 동녘선서 76
김성환 지음 / 동녘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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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대중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영화를 끌어들인 책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한다면 '영화 따로 철학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개의 글의 전반부는 영화의 줄거리를 나름대로 해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의 모티브를 잡아 후반부에서 '철학'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 부분으로 가면 전반부와 후반부의 봉합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영화는 철학의 어느 단초를 끌어내기 위한 모티브일 뿐이기에 이 봉합은 어설프고 끝내 실패로 끝나곤 한다. 이 봉합은 영화와 철학을 하나의 용광로에 모아 녹이지 못하고 있다. 영화에서 잡아내는 모티브가 그 영화의 핵심이 아닌 경우가 많고, 철학이 그 영화의 본질을 지적하지 못할 때가 많다. 결국 영화를 보는 것도, 철학을 읽는 것도 실패한 느낌이다.

영화와 철학을 결합시키려 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한 권을 추천하라면 이진경씨의 <필로시네마, 탈주의 철학에 대한 7편의 영화>를 들고 싶다. 이진경 씨 역시 사회학 강의를 하면서 사회학을 손쉽게 전달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영화와 철학을 결합시켰다.

이 책에서 영화는 낱낱이 해제되는 듯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늠름한 자태로 완성되어 독자에게 주어진다. 복잡한 듯 하지만 결국 독자는 그 영화를 비로소 온전히 읽게 된다. 그러면서 시야가 확 트이기도 한다. 미처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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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문 -상 신의 지문 1
그레이엄 핸콕 / 까치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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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문>의 부제는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이다. 이 사라진 문명의 첫 그림자를 고대의 신비한 남극 지도에서 찾고 있다. 그레이엄 핸콕은 2세기부터 여러 지도에 1만년 전의 남극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4대 문명 이전의 사라진 문명이 있었다는 화두를 꺼낸다.

이렇게 감질 나게 화두를 던져놓고 핸콕은 남미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런 후 페루의 잉카문명과 멕시코의 마야 문명에서 사라진 신의 지문의 여러 증거를 거론하기 시작한다. 잉카의 아스카 유적, 놀라운 거석문화, 그리고 멕시코의 피라미드들…. 세계의 여러 불가사의의 궤를 쫓기 시작한다. 고대 문명이 쌓은 문명은 자신의 문명이 아니라 그들이 유산으로 물려받았을 거라는 물증들을 들이댄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압권은 하권의 이집트문명 편이다. 핸콕이 피라미드의 과학을 하나 하나 거론할 때마다 당혹스럽고 어떤 의문이 간다. 이집트문명 이전에 어떤 다른 고도의 문명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점점 더해간다.

핸콕의 <신의 지문>은 마치 복잡한 추리소설 같다. 핸콕은 책 막바지로 가면서 앞에서 자신이 하나 하나 분해해 놓았던 것을 다시 상기시키며 이어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주 논리적으로 짜맞추어진다. 단편적이었던 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그림은 선명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사라진 문명이 있다면 이 문명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을 덮고 나면 지구상 어딘가에 고대문명이 (특히 핸콕이 말한 그곳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모를 일이다. 현재의 정설을 과단할 바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칸트의 불가지론.회의론도 재해석해볼 필요 있다. 본질적으로 칸트의 입장은 지혜로운 경고였다. 많은 것을 알고 할 수 있는 인간, 너는 그럼에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너는 지와 무지의 경계 속에서 살고 행동하도록 항상 운명 지워져 있다. 부디 조심하거라! 유식한 것 같은 기분의 위험성에 대한 칸트의 이 경고는 오늘날 대단히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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