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상자 - 1998년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은희경 외 / 문학사상사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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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3년만에 파격적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여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의 수상작이라, 아무리 소설은 잘 안 읽는다지만 은희경 씨 책만은 보고 싶었습니다.

은희경 씨의 단편이 2개 실려 있습니다. 「아내의 상자」와 「세번째 남자」. 다른 작가들 글들도 실려 있었는데, 결과론적인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더러 뽑으라 해도 은희경씨를 수상작으로 뽑겠습니다. 한때 인기리에 읽혔던 공지영씨의 단편도 한 편 있었는데, 정말 초라해 보였습니다.

은희경 씨 소설은 참 맛깔스러운 듯합니다. 그 은유와 표현법이 새롭습니다. 작가의 감수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편으로서의 완성도도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평은 나만이 아니라 5명의 평론가도 비슷비슷하게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나는 사실 은희경 씨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은 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더라도 감독이나 영화의 구성보다는 그 영화가 표현해내고자 하는 내용에 더 관심이 많듯이, 나는 소설도 아직까지는 구성이나 작가의 표현법보다 내용의 전개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아직 소설을 모르나 봅니다. 아직 다른 것에 가려 있나 봅니다.

「아내의 상자」는 자신만의 세계로 폐쇄해 들어가는 것을 '상자'로 은유해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었으며, 「세번째 남자」는 이전의 자신의 세계를 모두 버리려는 여인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서로 정반대를 향해 나가는 두 여인에 관한 소설이지만 소설의 이미지 등은 상당히 비슷하게 다가옵니다.

이 두 여인의 삶과 위치를 나의 삶과 위치로 동일시해내는데 저는 실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설이 잘 읽혀지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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