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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문 -상 ㅣ 신의 지문 1
그레이엄 핸콕 / 까치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의 지문>의 부제는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이다. 이 사라진 문명의 첫 그림자를 고대의 신비한 남극 지도에서 찾고 있다. 그레이엄 핸콕은 2세기부터 여러 지도에 1만년 전의 남극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4대 문명 이전의 사라진 문명이 있었다는 화두를 꺼낸다.
이렇게 감질 나게 화두를 던져놓고 핸콕은 남미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런 후 페루의 잉카문명과 멕시코의 마야 문명에서 사라진 신의 지문의 여러 증거를 거론하기 시작한다. 잉카의 아스카 유적, 놀라운 거석문화, 그리고 멕시코의 피라미드들…. 세계의 여러 불가사의의 궤를 쫓기 시작한다. 고대 문명이 쌓은 문명은 자신의 문명이 아니라 그들이 유산으로 물려받았을 거라는 물증들을 들이댄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압권은 하권의 이집트문명 편이다. 핸콕이 피라미드의 과학을 하나 하나 거론할 때마다 당혹스럽고 어떤 의문이 간다. 이집트문명 이전에 어떤 다른 고도의 문명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점점 더해간다.
핸콕의 <신의 지문>은 마치 복잡한 추리소설 같다. 핸콕은 책 막바지로 가면서 앞에서 자신이 하나 하나 분해해 놓았던 것을 다시 상기시키며 이어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주 논리적으로 짜맞추어진다. 단편적이었던 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그림은 선명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사라진 문명이 있다면 이 문명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을 덮고 나면 지구상 어딘가에 고대문명이 (특히 핸콕이 말한 그곳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는 모를 일이다. 현재의 정설을 과단할 바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칸트의 불가지론.회의론도 재해석해볼 필요 있다. 본질적으로 칸트의 입장은 지혜로운 경고였다. 많은 것을 알고 할 수 있는 인간, 너는 그럼에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너는 지와 무지의 경계 속에서 살고 행동하도록 항상 운명 지워져 있다. 부디 조심하거라! 유식한 것 같은 기분의 위험성에 대한 칸트의 이 경고는 오늘날 대단히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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