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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사회의 생존 전략
라가벤드라 가닥카 지음, 전주호 외 옮김 / 푸른미디어(푸른산)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동물행동학에 대한 관심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구달의 책도 그렇고, 최재천 교수가 쓰는 과학에세이 책들도 그렇다. 흡혈박쥐는 왜 서로에게 피는 나누어주는가, 줄무늬다람쥐는 자신이 희생될 수도 있으면서 왜 동료들을 위하여 위험신호를 보내는 것인가, 하누만 랑구르 원숭이는 왜 같은 종족의 영아를 살해하는가 하는 등 동물행동학은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단편적 지식에 대한 호기심은 그 생명력이 짧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동물 사회의 생존 전략>은 호흡이 짧은 책이 결코 아니다. 이 책은 진화론의 입장에서 동물행동학을 관찰하고 있다. 어떻게 동물들이 진화해가는가를 풀어가면서 진화론을 얘기하고 있으나 이 책의 저자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다윈이 풀지 못한 동물들의 이타적인 행동이다.
이타적인 행동은 자신에게 이롭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부류는 진화 과정에서 도태되어야만 한다. 그러한데도 동물의 이타적 행동은 사라지지 않고 나타난다.
가장 간단한 이론으로는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서도 해석되지 못하는 현상은 많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저자 라가벤드라 가닥카는 해밀턴 규칙에 귀를 기울인다. 이 규칙은 포괄적 적응도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자신의 유전자를 25% 가진 친족 5명을 살리기 위해서는(25%*5=125%) 자기 자신(100%)을 희생할 수 있다는 규칙이다.
이 책의 장점은 진화론의 입장에서 다양한 동물행동을 흥미롭게 예로 들어가면서 수미일관 체계적으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과연 이기적인 존재인가, 이타적인 존재인가를 생각해보는 것도 큰 재미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언급했던 홉스도 동정심을 '타인의 불행을 보면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르는 미래의 불행에 대한 상상 또는 허구' 라고 말한 바 있는데 , 결국 인간의 이타적인 행동의 근원에도 이기적인 타산이 깔려있다고 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