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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절판의 운명을 거부하라



<비밀의 계절> <새벽의 약속> 등 재출간 책 쏟아져나와… 기획의 중요한 테크닉 “옛날 책을 다시 보라”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 한 독자가 헌책방의 책을 뒤적이고 있다. 절판된 책 중에는 ‘정가’를 호가하는 책들도 적지 않다. 재출간 소식이 전해지면 ‘절판’ 책은 가격이 떨어진다. (사진/ 한겨레 김진수 기자)




“우리는 어떤 책이 타고난 절판의 운명에 순응하기만 해야 하는가? 그 운명에 대한 심판을 다시 한 번 붙일 수는 없는가?” 이윤기는 <비밀의 계절> ‘개정판에 붙이는 말’에서 이렇게 썼다. <비밀의 계절>은 이렇게 ‘엄숙한 물음’과 함께 재탄생했다. 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은 오랫동안 헌책방 탐사자들의 ‘쇼핑 리스트’에 올라 있던 ‘절판의 전설’이다. 1992년 까치에서 나왔던 이 책은 지난해 12월 문학동네 장르문학 시리즈 ‘블랙펜 클럽’의 1권으로 재출간됐다. “책은 그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책의 운명은 절판이다, 라고만 하면 왠지 아쉽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이 로마의 작가 테렌티아누스 마우루스의 말을 따 붙인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이, ‘절판본’에서는 ‘절박’하게 느껴진다. 표정훈은 ‘절판 도서 살리기’(kungree.com)의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비록 ‘그 나름’의 운명이라고는 해도, 절판이라는 운명은 책의 물리적 소멸보다 훨씬 더 가혹하다. 가치의 윤리학보다는 효율의 경제학이, 생각의 깊이보다는 생각의 속도가, 역사의 무게보다는 순간의 가벼움을 중시하는 풍토라면, 가혹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 되살아날 수 있는 책의 숫자도 그만큼 적을 것이다.”
최근 이 ‘운명’을 거역한 책들의 거대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의 약속> <하늘의 뿌리> <대성당> <황금나침반> <황금노트북> <암스테르담>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핀란드 역으로> <연을 쫓는 아이>….

‘다시’ 플러스 새로운 의미

‘새 생명’을 부여받는 데는 명확한 ‘계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 <황금노트북> <황금나침반>처럼 ‘황금’ 붙은 세 권짜리 책들이 그렇다. <황금나침반>(김영사 펴냄)은 동명의 영화 개봉을 계기로, <황금노트북>(뿔 펴냄)은 저자 도리스 레싱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다시 나왔다. 길찾기에서 나온 권교정의 만화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1>은 월간 장르문화 매거진 <판타스틱>의 연재 재개와 함께 재출간됐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열림원 펴냄)는 같은 저자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현대문학 펴냄)의 반응이 좋자, 2005년 책을 표지갈이해서 ‘개정판’으로 나왔다.
그러나 ‘재출간’은 나왔던 작품을 ‘다시’ 펴낸다라는 뜻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진다. 올 초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로맹 가리의 <새벽의 약속> <하늘의 뿌리>는 각각 고려원에서 1985년, 신구문화사에서 1968년 출간된 책의 재출간본이지만, 번역도 다시 했고 흩어져 있던 작품을 모았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부커상 수상작인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역시 미디어2.O에서 새로 나왔는데 1999년 현대문학에서 나왔던 작품을 새로 번역한 것이다. 최근 김연수 번역으로 나온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하고 있는 ‘레이먼드 카버’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이전에 나온 집사재의 ‘레이먼드 카버’ 시리즈(1996)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한 일본판으로 추정되는) 원본이 불분명한 ‘편집본’이었다면 문학동네에서는 미국에서 출간된 원본대로 펴내고 있다. 집사재 시리즈는 3권으로 끝났는데, 문학동네 시리즈는 여기에 더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김연수의 번역으로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가제)가 나올 예정이다.





“다시 내려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장단점을 살피고 의미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2005년 여름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새로 출간하고 ‘예상외’의 반응을 얻었던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의 말이다. ‘스테디셀러 복병’으로 자리잡기까지 ‘출간 결정’은 ‘재고·삼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1996년 까치에서 나온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재출간본은 제목이 살짝 바뀌었다)은 추리소설 동호회에서 “이런 책이 절판이라니 말이 안 된다”라는 말을 들었던 작품이다. “그래도 좀 망설여졌다. 그런데 김연수씨가 적극적으로 추천을 했다. 그렇게 되고 안 낼 이유가 없었다.” 마음산책은 <스밀라…>에 대한 좋은 반응이 있고 나서 4권의 ‘리메이크작’을 펴냈다. 로맹 가리의 <가면의 생>, 에프라임 키숀의 <개를 위한 스테이크>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 그리고 박찬욱의 <오마주>다. 이런 리메이크 작품이 반응이 좋자 마음산책에서는 회의를 할 때 구간본 출간에 대한 논의를 병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50~100권의 재출간 목록을 뽑아 에이전시에 문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70% 이상이 다시 저작권 계약이 이루어져 있었다.”

재출간 붐, 1996년부터 5년마다 주기로?

기획자들에게 “구간을 살펴라”는 자주 이야기되는 ‘기획 원칙’이다. 궁리 출판의 김현숙 편집장도 “최근 옛날 출판 잡지를 뒤지며 잊혀진 책들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인문서 시장에서 또한 마찬가지다. 산책자의 김수한 편집주간은 “지난해 인문 쪽 기획의 키워드가 ‘옛날 책을 찾아라’였다. 1980년대 정당한 계약 없이 봇물처럼 쏟아졌던 책들이 인문학의 보고다”라고 말한다. 산책자에서는 보드리야르의 <아메리카>(문예마당·1994),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민음사·1997) 계약을 맺고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나온 에드워드 윌슨의 <핀란드 역으로>는 그 이전에 두 번 나왔던 책이다. 1962년 을유문화사에서 <근대혁명사상사>, 1990년 실천문학사에서 <인물로 본 혁명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정치학자 해나 아렌트의 책 역시 ‘민주주의’ 담론에 대한 연구 붐을 타고 거의 다 복간됐다.
이러한 ‘재출간’ 붐에 대해 김현숙 편집장은 “저작권법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시기를 기점으로 재출간 사이클이 형성되는 것 아닌가 한다. 요즘 2001년, 2002년에 나왔으나 책의 가치에 비해 호응이 적었던 작품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한다. 외국 저작물과의 계약은 보통 5년을 단위로 갱신된다. 우리나라에서 저작권법이 발효된 것은 1996년. 1987년 10월 가입한 세계저작권협약(UCC)이 먼저이긴 하지만, 1996년부터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8월 가입한 베른협약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외국과 계약 후 출간’이라는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관행’이 정착했다. 김 편집장의 말대로라면 2006~2008년, 1996년을 기점으로 하는 5년 단위의 새로운 ‘계약철’이 도래하는 것이다.





리메이크작의 성공은 기획자들을 자극해왔다. 그중 ‘고려원 리스트’는 복간의 주요한 대상이다. 파울루 코엘류의 ‘초베스트셀러’ <연금술사>(문학동네 펴냄·2001)는 고려원의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1993)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최종 부도처리된 고려원은 연평균 270여 종의 책을 펴내던 당시 ‘단독’ 매출 1위의 출판사였다. 당시 200억원 규모의 연매출을 기록했는데, 2위는 100억원 미만이었다. 고려원의 부도로 총 2만여 권의 문학, 인문, 실용, 여러 전집이 한꺼번에 ‘절판’됐다. 2004년 고려원북스가 고려원 재고와 판권에 대한 권리를 법원으로부터 인정받고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재출간이 순조롭지는 않다. <연금술사>처럼 재출간 형태로 다시 발간된 책도 적지 않다. 고려원북스의 편집자는 “소설 <캠든에서의 그 여름>과 아동책 몇 권을 재출간했다. 몇 권의 판권을 알아보고 있으나 신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출판 환경도 재출간 붐을 이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팔린 책의 반 정도가 한 인터넷 서점 사이트를 통해서 판매됐다. 알파 블로그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기술문명이 바뀌면서 소비구조가 바뀌고 있다. 소비에서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이런 블로거들의 활약은 장르문학에서 두드러진다. ‘일본 미스터리문학 즐기기’ 카페의 운영자이자 번역가인 권일영씨는 ‘장르 마니아’들과 ‘절판’의 상관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장르소설은 ‘품절’되는 사태를 겪는 일이 많다. 그래서 정보 교환을 위해 카페 활동이 활발하다. 품절이 자주 되니 소장 욕구도 강하다. 당장 읽지 않더라도 사다 쟁여놓는 경우가 많다.” 이런 소비자들의 ‘계속되는 애절한’ 요구는 재출간 결정으로 이어진다. 절판됐던 다카무라 가오루의 <마크스의 산> <석양에 빛나는 감>은 손안의책이, <영원의 아이>는 북스피어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 ‘조직적’으로 재출간 운동이 벌어지는 일본의 ‘복각닷컴’(위)과 키노쿠니야의 ‘서물복권’ 프로젝트 사이트 화면. 출판사에 의견을 전달하거나 방문자의 신청을 받아서 출간과 부수를 결정한다.






일본의 9개 출판사 ‘공동 복간 프로젝트’

외국에서는 더 ‘조직적인’ 절판책 복간 움직임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의 복각닷컴(www.kinokuniya.co.jp)은 독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복간작 리스트를 모으고 의견이 많이 모이면 출판사에 의견을 전달한다. ‘서물복권(書物復권) 프로젝트’는 출판사 쪽에서 진행한다. 도쿄대학출판회, 호세이대학 출판국, 미스즈출판사, 기노쿠니야, 미라이샤, 게이소 출판사, 하쿠수이샤, 이와나미 등 8개 출판사에 2006년부터는 신요사(新曜社)가 참여하고 있다. 사이트를 통해 복간작을 예고하고 독자들이 신청한 도서를 종합해 최종 복간을 결정한다. 영어권에서는 에이어 컴퍼니(Ayer Company Publishers)가 ‘책의 형태로 남아 있어야 할 목록’을 정하고 재출간을 단행한다. 어떤 형식이든 언제라도 한국에서 가능한 형태로 보인다.
김현숙 편집장은 이런 재출간 붐에 대해 “쉽게 기획을 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자기 반성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한 문학 출판사의 편집자는 “판권을 보유한 출판사가 오랫동안 출판을 하지 않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독자들의 기다림을 헤아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기호 소장은 이러한 재출간 기획이 한 걸음 더 나갈 것을 요구한다. “한때 서점에 나가 있는 책 중 95%는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 적도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책이 정보의 제왕으로서 경쟁자가 없었다. 지금은 무료 정보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새로운 물성을 탐구하고 책의 신체성을 새롭게 하는 재출간 기획이 필요하다.”





 



열렬복간 리스트

2007년 신간 출간 종수 5만3226종(대한출판문화협회 자료). 벌써 사라진 책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열렬한 복간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알라딘 서재 리뷰어 로쟈와 문학평론가 신형철씨에게 재출간을 바라는 책 3권을 부탁했다. 장르문화 매거진 월간 <판타스틱>은 ‘올해는 이 번역소설을 읽고 싶다’라는 주제로 다음카페 ‘일본 미스터리 문학 즐기기’, 행복한책읽기 출판사 사이트 ‘해피SF’, 네이버 ‘SF카페안드로메다’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를 ‘절판’본만으로 한정해 정리해보았다. 설문조사 결과와 추천작들은 <판타스틱> 2월호 특집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쟈의 선택 3: 첫 번째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종로서적). 이전에 2권짜리의 절반 분량이 나왔는데, 다시 나온다면 당연 완역·완간돼야 한다. 레비스트로스가 워낙에 연로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로 그의 주저를 서점에서 구경할 수 없다는 건 좀 ‘쪽팔린’ 일이다. 레비스트로스와 절친했던 로만 야콥슨의 <문학 속의 언어학>(문학과지성사)도 다시 나와야 할 책이다. 나온 책은 발췌역이었는데 다시 나온다면 완역돼 나와야 한다. 야콥슨 전집은커녕 이 정도 책도 시중에서 못 구한다면 역시나 ‘쪽 팔린’ 일이다. 두 번째 책은 일본의 A급 학자 이마무라 히토시의 <역사와 인식>(한실·1992). 그의 <근대성의 구조>도 품절인데, 절판됐다면 다시 나와야 할 책이다. 얇고 재밌는데,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세 번째 책은 제이 레이다의 <소련영화사1>(공동체·1983). 1권이 나오고 그걸로 절판됐다. 80년대 초반에도 이런 책들이 나왔는데, 요즘은 왜 그럴까. 이왕이면 최근의 러시아 영화사들도 소개되면 좋겠다.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같은 책도 ‘품절’ 혹은 ‘절판’으로 뜨는데, 이것도 창피한 일이다.

신형철의 선택 3: 시바타 쇼의 <그래도 우리 젊은 날>.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동시대 코즈모폴리턴들의 소설을 읽느라 우리가 놓친 일본 소설들 중 하나. 전공투 세대의 ‘후일담’소설이다.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후일담 소설.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 적이 있으나 반드시 원래 제목으로 다시 나와야 한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비트제너레이션의 성서. 그러나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전후미국문제소설집>(신구문화사·1962)에 수록돼 출간된 적 있으나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는 물건. 실물을 보여달라. 이세룡의 시집들 <빵> <채플린의 마을> <종이로 만든 세상> 등. 김종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시가 애틋할 것이다. 평균 열 줄을 넘지 않는 짧은 시들이 주는 맑고 슬픈 여운들. 이 시인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일본 미스터리 문학 즐기기’의 선택: 오사와 아리마사의 <신주쿠 상어> 시리즈. 우리나라에선 3부까지 나오고 절판됐는데, 일본에선 계속 나오는 것 같더군요. 흔한 형사물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일단 속도감 있는 재미가 일품이죠.(몬스터) 일본 최고의 문학가 다카무라 가오루 <마크스의 산> <석양에 빛나는 감>. 두 작품은 소개가 되었으나, 절판된 뒤 컬렉터들의 제1표적이 됐습니다. 생생한 상황묘사와 사실적인 캐릭터, 결말의 큰 감동. 이렇듯 최고의 요건들을 두루 갖춘, 고다 시리즈 전작이 출간됐으면 합니다.(이웃 변태) 재닛 에바노비치의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코미디와 추리의 즐거운 만남, 제 취향에 딱 맞는 소설입니다. 시공사에서 펴낸 2편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시리즈가 10편이 넘는 걸로 아는데 모두 나오길 희망합니다.(다크 워크) 아야쓰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재출간됐으면 합니다. 시계관, 십각관, 암흑관 제외하고는 너무 구하기가 힘드네요. 발품을 팔아도 보이지 않는 그 소설들! 정말 저를 너무 애태우더군요.(가을이/ 사요코/ whitebong7)

‘해피SF’의 선택: 올래프 스태플튼의 작품들. <이상한 존>은 70년대쯤에 어린이용으로 한번 나오긴 했지만, 어린이용이고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린이용이 아닌 완전 번역본으로 보고 싶습니다. <스타메이커>나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구요^^(HAMANE) <지저 세계 펠루시다>를 추천합니다. 아동용 축약본 외에는 제대로 출간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인간은 누구나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요. 그것이 종종 외부로 나아가는 것만 떠올리게 하는데,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우리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지구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답니다.(펠루시다) 국내에서 출간 중이지만 자꾸 지연되는 어슐러 K. 르귄의 책들을 어서 보고 싶습니다. 절판된 책도 그렇지만 아직 출간되지 못한 책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철학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르귄만의 공상과학(SF), 판타지에 맛을 들이면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whitfume) 존 윈덤의 <트리피드의 날>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어릴 적에 아동용 축약본으로 감명 깊게 읽었던 SF소설인데 아직까지 국내에 완역본이 소개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dopeLgangER)

‘SF카페 안드로메다’의 선택: 존 윈덤의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아동용으로 나온 걷는 식물 트리피드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 <저주받은 마을>도 침략을 테마로 한 SF 스릴러라고 하네요. (엽기부족)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재간을 바랍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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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세계고전 1200선 … 작품해설로 정평” [중앙일보]


한국어판 내는 펭귄 클래식 프로이덴하임 대표



 
  아담 프로이덴하임 펭귄 클래식 대표는 “책이 쏟아져 나올 수록 독자들은 ‘믿고 읽을 만한’ 책을 더 찾는다”며 “펭귄 클래식을 통해 한국 독자들이 ‘좋은 문학’에 대한 갈증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문고본의 대명사’로 통하는 펭귄 클래식이 한국에 진출한다. 국내 출판사 웅진 씽크빅(대표 최봉수·이하 웅진)과 50대 50으로 자본을 투자한 합작출판사를 통해서다. 웅진은 “펭귄 클래식과 웅진의 단행본 그룹 임프린트인 ‘문학에디션 뿔’ (대표 박상순)이 펭귄 클래식 코리아를 설립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웅진은 이어 “오는 5월 첫 책을 발간하며 연내 최대 50권의 클래식 시리즈를 한국어로 번역·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펭귄 클래식이 영어 이외의 언어로 출간되는 것은 올 2월 선보이는 중국어판에 이어 한국어판이 두 번째다.

중앙일보는 이날 합작사 설립을 기념해 내한한 아담 프로이덴하임(33) 펭귄 클래식 대표를 서울 동숭동 웅진 사옥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프로이덴하임 대표는 “6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전세계 독자들로부터 쌓아온 두터운 신뢰가 펭귄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한국 독자들이 ‘최고의’ 시리즈를 한국어로 읽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60년 역사가 펭귄 클래식의 자랑이듯이 프로이덴하임 대표도 나이가 지긋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인터뷰 자리에 ‘백발의 신사’는 없었다. 대신 “전날 오후에 도착해 아침에 일어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에너지 넘쳐보이는 젊은 ‘청년’이 등장했다. 이번 합작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주인공이었다.

-한국 출판사와 합작을 추진한 이유는.

“18개월 전 처음으로 중국과 합작회사를 세웠다. 펭귄 클래식은 15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지만 합작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한국이 두 번째다. 한국 출판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수준높은 독서 문화가 있고, 한국인의 교육열이 남다르다는 것도 확신을 줬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지명도가 높아진 것도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합작 관계를 설명한다면.

“한국어로 번역해 출판한다.웅진이 펭귄의 디자인과 브랜드를 모두 사용한다. 작품 해설도 포함된다. 한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웅진의 마케팅과 펭귄의 콘텐트·노하우가 결합되는 것이다.”

-펭귄이 다른 문고판과 다른 점은.

“보통 독자들은 출판사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펭귄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오랜 역사가 일궈놓은 결과다. 방대한 리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클래식 시리즈만 1200여 권이다. 영미문학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엄선된 작품이 망라돼 있다. 우수한 번역자를 발굴해 번역에 공을 들였고, 시대 배경 등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한 해설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고전만 출간하는가.

“그렇지 않다. 최근 영국에서 출판된 에일린 창의 ‘색,계’(Lust,Caution)도 펭귄 클래식에서 나왔다. 클래식 시리즈에는 ‘클래식’ ‘모던 클래식’ ‘포퓰러 클래식’ ‘레드 클래식’ 등 여러 브랜드가 있다. 모던 클래식이 2차 대전 이후에 나온 작품들이라면, 포퓰러 클래식은 고전 중에서 베스트셀러 120권을 다시 추려 텍스트만 수록한 것이다. 기차에서도 읽고, 배낭에 넣고 다니며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레드는 현대작이 많고, 또 온라인이나 수퍼마켓에서도 독자들이 위협(웃음)을 느끼지 않고 구매할 수 있도록 표지를 다른 버전으로 바꿨다.”

-한 제목의 책이 다른 표지로도 출판된다는 뜻인가.

“그렇다. 펭귄이 문고판의 대명사가 되는 데에는 독특한 ‘책 디자인’도 한 몫했다. 고전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더 새롭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표지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것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오는 3월에는 셜록 홈즈의 책들을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시리즈 중 대표작을 꼽는다면.

“‘오딧세이’는 300만권 이상이 팔렸고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과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등은 수 십년 동안 변치 않은 최고 베스트셀러다. 제인 오스틴도 독자들이 끊임없이 찾는 작가다.”

-디지털 시대다. 시장이 줄고 있지 않나.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최근 5~10%의 성장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클래식 시리즈는 최근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편이다. 갈수록 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의 독자들은 그 양에 짓눌릴 정도다. 그럴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책의 질이다. 믿고 권할 만한 책이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젊은 독자들도 클래식 시리즈를 계속 찾을 것이라 믿는다. ‘좋은 문학’(good literature)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덴하임은 미국에서 자라 하버드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유럽문학 예비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런던의 예일대 출판사 에디터를 거쳐 2004년부터 펭귄 클래식을 이끌고 있다.


글=이은주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대중 문고판으로 폭넓은 독자층 자랑

펭귄북스는 …



 
 
1935년 출범한 세계 메이저 출판사 중 하나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를 소유한 피어슨 그룹에 속해 있으며 미국,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중국 등 15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돌링 킨더슬리’, ‘퍼핀’, ‘레이디버드’, ‘러프 가이즈’ 등 여러 브랜드를 통해 매년 4000여권에 달하는 책을 출판하고 있다.

클래식 시리즈는 46년 클래식 최초의 편집자인 E.V 리우가 호머의 ‘오딧세이’를 처음 내놓으면서 대중 문고판으로 자리잡았다. 값비싼 양장본이 많던 당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표지에 고전을 담아 호응을 얻었다.

‘오딧세이’ 번역판은 출간되자마자 300만권이 넘게 팔리는 성공을 거뒀으며 이후 ‘채털리 부인의 사랑’ ‘동물 농장’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15년간 펭귄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2006년 펭귄 클래식은 출범 60주년을 맞아 구두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 포토그래퍼 인 샘 타일러 우드 등 5인의 명사에게 책 표지 디자인을 의뢰해 제작한 ‘디자이너 클래식’ 한정판을 출판해 화제를 모았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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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1-3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문 기사를 보며 좋은 일인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웅진의 덩치는 더 커지겠네요.
반면 소규모 출판사들의 몫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요.

달빛푸른고개 2008-01-3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웅진이나 랜덤하우스, 그리고 베텔스만과 결합한 대교 등 기업형 출판사들의 행보에 의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출판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은 출판사에서 인재를 키우면 데려가는 식도 있고, 시장에서의 경쟁도 차츰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행인 2011-07-13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명품 외국 브랜드를 비싼값에 들여와서, 각종 자본공세로 홍보하는 일이 출판계에도 들이닥친 거란 생각에 심히 걱정됩니다. 번역은 원전에서 한국어로 옮기는 건데, 결국 펭귄클래식이라는 '브랜드'만, 작품 리스트만, 그 명성만을 빌려온 꼴이지 않나요? 그 외국 브랜드 없이도, 충분히 자력으로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할만한 능력이 있었을텐데요. 중국에 이어 두번째라니, 중국에 이은 두번째로 민망한 출판국이 되겠죠....
 

“난 귀로 독서한다”…오디오북 인기 짱



  • 최근 신개념 독서법으로 오디오북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디오북이란 쉽게 말해 음성화된 전자책(e북)이다. 기존에 e북은 텍스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읽는 책’으로 볼 수 있지만 오디오북은 소리로 독서를 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듣는 책’이다.
    초기 오디오북은 사람이 직접 텍스트를 읽은 뒤 녹음하는 과정을 거쳐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요즘엔 ‘텍스트·음성 변화 솔루션’ 같은 새로운 기술로 책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사용법도 간편하다.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스트리밍으로 바로 듣거나 MP3, PC, PMP 같은 다양한 IT 기기로 내용을 다운받아서 이동 중에도 간편하게 책을 들을 수 있다.
    오디오북은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 이용하는 전철이나 버스, 자동차 등 시간과 장소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그래서 오디오북은 독서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시간에 쫓겨 서점을 방문하기 쉽지 않거나 구입한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기다.
    특히 오디오북은 1편당 가격이 약 600∼1000원으로 종이책은 물론이고 전자책보다 훨씬 저렴해 경제적이다.
    소비자 반응도 좋은 편이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재연(18)군은 “수능 시험을 보기 위해 그동안 못 봤던 TV사극의 원작을 담은 시대극이나 로맨스 소설 등을 오디오북으로 들고 있다”며 “특히 집에서 듣다가 약속이 생기면 콘텐츠를 MP3로 옮겨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중 간편하게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고군은 “책 한 권 살 돈으로 10여편 정도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어 돈 버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미국의 경우 전체 출판시장 약 12%를 오디오북 시장이 차지할 만큼 대중화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오디오북 전문 포털사이트인 ‘오디언(www.audien.com)’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디언은 기존 오디오북 사이트와 달리 단순 낭독형 오디오북과 오디오드라마 두 가지로 내용을 제작한 점이 특징이다.
    ◇오디오북 포털사이트인 ‘오디언’이미지.(왼쪽)◇교보문고 전자책서점 ‘제노마드’이미지.

    오디언의 오디오드라마는 전문 성우·작가·PD들이 참여해 1∼2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재미 요소를 강화했다. 현재 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오디언은 문학, 자기계발, 경제·경영 등의 오디오북과 로맨스, 무협, 판타지, 공포, 코미디, 시대극 등의 오디오드라마를 매달 새롭게 100여편씩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 오디언은 모바일족을 위해 이동통신사의 음악포털 사이트인 SK텔레콤의 ‘JUNE’과 ‘멜론’, KTF의 ‘도시락’에 오디오북 코너를 만들어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언 외에 교보문고의 전자책서점 ‘제노마드(www.genomad.co.kr)’도 지난 3월부터 어린이와 유아용 콘텐츠를 갖춘 오디오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콘텐츠를 2000여종으로 확대한다는 게 제노마드의 계획이다. 아울러 KT 전자책 서비스 ‘북티(www.bookt.co.kr)’에서도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언 김장한 팀장은 “수도권 신도시 거주자가 늘면서 출퇴근 이동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고 걷거나 조깅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오디오북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대상으로 질 높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어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독서 트렌드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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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컬처]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
딱딱한 책, 음악처럼 부드럽게
성우들의 생동감있는 목소리에 배경음악까지…

이동 쉽고 전자책보다 저렴
대본ㆍ편집… '한편의 드라마'
출판업계 새 시장으로 부상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독서에 갈증을 느끼지만 책을 구입하기 위해 시간에 쫓겨 서점을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구입한 책조차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렇듯 마음은 있지만 따로 시간을 내 독서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출퇴근시 전철, 버스 등에서 MP3로 음악을 듣듯이 편리하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 주목받고 있다.

오디오북은 언제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디오북 한 편당 가격이 약 600∼1000원으로 종이책은 물론이고 전자책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책 읽을 시간조차 없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손쉽고 편하게 책의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귀로 듣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오디오북은 그동안 어떻게 변모해 왔을까.

과거의 오디오북은 한 명의 북텔러나 성우가 단순히 글자 그대로 읽어주는 낭독형태였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지 못했고, 지루하다는 단점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오디오북 포털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재미있는 드라마 형식으로 오디오북이 진화하고 있다. MP3, PC, 휴대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이용해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어디서나 다양한 정보에 접속해 즐기는 `코드리스(Cordless)―이동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오북 제작은 우선 제작 PD가 다양한 장르의 도서 중 재미와 실용성을 갖춘 책들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대본 작업은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딱딱했던 문어체를 듣기 편한 구어체로 바꾸는 각색 작업이 이뤄진다. 완성된 대본이 나오면 사운드 디자이너와 PD의 제작회의를 통해 음향효과와 배경음악에 대해 의논한다.

다음 단계는 녹음. 보통 한 작품 당 10명 정도의 성우가 투입 돼 녹음과 편집에 들어간다. 모든 소리를 함께 녹음했던 기존 라디오 드라마 제작 방식과는 다르게, 첨단 디지털 편집 시스템을 구축해 각자 따로 녹음한 음원을 믹스해 편집하므로 원하는 효과를 마음대로 줄 수 있다. 이용자들은 보다 생동감 있는 오디오북에 빠져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편집시 제일 중점을 두는 부분은 300페이지 단행본을 1∼2시간 내에 모두 전달하는 데 있다. 최종 편집이 완료된 후에는 불법 복제 및 공유 방지를 위해 DRM 방식을 적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출판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체 출판시장의 약 12%가 오디오북 시장이다. 미국 오디오북 시장은 디지털 오디오 포털인 `오더블닷컴'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 오디오북 포털 서비스 `오디언(대표 김용수)'이 오디오북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디언은 기존 오디오북 사이트와 달리 단순 낭독형 오디오북과 오디오 드라마 형태로 제작돼 재미를 더 했다.

오디언 이외에 전자책 전문서점인 `북토피아'에도 오디오북 코너가 마련돼 있다. 교보문고 전자책서점 `제노마드'는 지난 3월부터 오디오북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연내 2000여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오디오북의 콘텐츠는 문학, 경제경영, 자기계발, 고전명작, 한국문학, 강연, 영어 등 다양하다. 이밖에 로맨스, 멜로, 감동, 동화, 추리, 공포, 무협, 판타지, SF, 느와르, 코미디, 시대극, 성인으로 나뉘는 다양한 오디오 드라마도 제작되고 있다.

"당신과 같이 살아 있는 인간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따스함과는 바꿀 수 없죠." 이 말은 프랑스작가 레몽 장의 저서 `책 읽어주는 여자'에 등장하는 인물이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다.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여러 가지 삶의 모습과 여러 유형의 인간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면, 현대인들은 오디오북을 통해 책 읽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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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판시장 매출 13.8% 줄어
‘문예연감 2007’ 발행
 
 
한겨레 한승동 기자
 






지난해 한국 출판시장 규모(금액환산 추정치)는 2조3657억원으로 전년도의 2조6939억원보다 13.8%나 줄었다고 문학평론가 유임하 한국체대 교수가 밝혔다. 유 교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전 문예진흥원)(위원장 직무대행 한명희)가 펴낸 〈문예연감 2007〉에 실은 자신의 글 ‘2006년 한국문학의 좌표’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통계치들을 근거로, 신간 발행 부수에다 평균 정가를 곱하고 여기에 재판 이상의 부수를 고려하여 2배수하는 관례에 따라 계산한 결과 이런 추정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연감에 따르면 2006년 신간 발행종수(만화 제외. 이하 같음)는 3만8035종으로 전년보다 5.2% 늘어난 반면, 신간 발행 부수는 9240만부로 4.2% 줄었다. 발행 종수가 늘었는데도 발행 부수가 준 것은 그만큼 매출이 부진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유 교수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문학분야는 지난해 신간 발행 종수나 발행 부수에서 2005년도에 비해 각각 17.2%, 9.4%씩 늘었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추산한 작가 1인당 연간 인세 수입은 여전히 바닥 수준으로 전년도보다 오히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2006년 총인세수입액을 문학시장 총액의 10%인 380여억원으로 잡고 한국펜클럽에 등록된 회원을 1만명 안팎으로 추산할 경우 작가 1인당 연간 인세 수입은 380여만원이며, 이는 전년에 비해 8.2%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도서의 세몰이와 몇몇 인기작가에 국한된 구매경향을 감안하면 문인 대부분의 연간 인세 수입은 이보다 훨씬 더 낮아서 생계문제로 인한 상상력의 고갈은 물론 창작의 의욕마저 추스르기 어려운 극빈 상태에 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7일 “교보문고에 입고되는 연간 신간 발행 종수와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되는 신간 발행 종수는 큰 차이가 난다”며 통계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지난 한 해와 전년도의 출판시장 규모에 그렇게 큰 변화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학, 시각예술, 국악, 양악, 연극, 무용, 문화일반 등 7개 분야별로 2006년 한 해 동안의 문화예술계 주요 현황 분석과 전망, 관련 통계자료들을 수록한 〈문예연감 2007〉에는 56명의 전문 필진이 참여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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