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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중의 불황 ‘책이 움직이질 않는다’
 
 
 






 
“출판사 종사 15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여러 출판사를 거친 한 출판사 주간이 털어놓은 불황의 늪은 외환위기(IMF) 시절과는 비교가 안 된다. 올해 초 종이 값이 오르고 이어 물가가 계속 올라도 출판계 사람들이 늘 푸념하듯 ‘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말을 가볍게 던지곤 했지만 이젠 다르다.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조마조마하다.

책이 아예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틈새시장 공략이니, 이벤트, 마케팅 등 어느 것 하나 통하지 않는다.
출판시장은 일반적으로 6월 초부터 여름 시즌을 맞아 활기를 띠게 마련인데 오히려 모든 출판사의 매출이 30~60% 감소, 곤두박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200억원대부터 수십억원대 출판사그룹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 제작비 축소 등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월매출 20억원대인 김영사가 최근 30% 이상의 매출 감소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을 비롯해 해냄출판사 더난출판사 들녘 등에서 많게는 10명까지 인력을 줄였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나가던 책들까지 눈물을 머금고 절판시키는 일도 다반사다. 현재 종이 값은 올 초 대비 15% 오른 상태로, 가장 큰 경영 압박요인이다. 서점들도 경상비를 건지기 위해 반품 주기를 평소 3~6개월 정도로 잡던 것을 1~2개월로 줄였다. 아예 반품으로 출판사에 줘야 할 판매대금을 대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출판사들은 새 책을 내놓기 무섭게 헌 책 아닌 헌 책을 받게 됐다고 하소연이다. 아예 대금 지급을 못 하는 서점도 생겼다.

24시간 돌아가던 인쇄소들도 사정이 달라졌다. 3교대는 옛말이고 하루 8시간만 돌리는 곳들이 많다.
한 출판사 직원은 “보통 책 편집이 완료된 후 필름을 출력해 제작까지 일주일, 양장일 경우엔 10일 정도를 잡는데 요즘엔 양장도 필름을 넘긴 지 2박3일이면 입고된다”면서 “제작물량이 현격하게 줄어 ‘급’제작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판계 불황에 촛불시위가 불을 댕겼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책을 찾는 주요 독자층들이 거리로 나서고, 인터넷 서점들을 방문하기보다는 다음 아고라 사이트에 몰려가 책과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거리시위로 대형 서점이 몰려 있는 도심의 접근성이 차단되면서 방문객들이 준 것도 요인이라는 것이다.

출판계 불황의 지표는 여기저기서 수치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신간이 나가지 않는다. 현재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대부분의 책이 2007년에 출간된 구간 도서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출할 수 있는 돈이 일정할 경우 소비자들은 책 한 권을 사더라도 모험을 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책, 신뢰할 만한 책을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어린이책이 베스트셀러의 목록에 올라오는 것도 한 지표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 외에 출판계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웅진 등 대기업 자본이 출판계에 유입되면서 출판시장이 자본독식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판권, 마케팅, 광고 등 전 분야에서 자본의 싹쓸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최고가 판권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마시멜로 이야기’의 판권이 2억원 수준인 데 비해 최근 출간된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6억3000만원으로 단박에 3배 가까이 올랐다. 웬만한 출판사로선 엄두를 못 내거나 도박을 하는 수밖에 없다. 온라인 서점 광고도 메이저 출판사가 두세 달분을 싹쓸이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장은수 민음사 사장은 “지금 출판계는 제작이나 판권,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거품이 낀 게 사실”이라며 출판사들이 장기간 견딜 수 있는 고유의 킬러 콘텐츠를 갖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출판시장은 경제 불황의 촉수와도 같다. 주머니 사정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 불황의 파장은 이제부터 시작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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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팔려야지" 日출판사 도미노 도산

지난해 이후 중견업체 포함 72곳 문닫아
인터넷·게임기 영향… '출판왕국' 옛일로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출판 왕국 일본에서 출판사 도산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신용조사회사인 도쿄상공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00만엔 이상의 부채를 안고 도산한 출판사는 66개사로, 거품경제가 붕괴됐던 1992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폴 케네디의 <제국의 흥망>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중견 출판사 소시샤(草思社)와, 자비 출판 등을 앞세워 출판부수 일본 제일을 기록했던 신푸샤(新風舍) 등 6개사가 경영난으로 쓰러지는 등 도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출판뉴스사가 발행한 <일본의 출판사 2008~2009>에는 4,143개의 출판사가 수록돼 있는데, 이들 중 다수가 장기적인 출판 불황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판계는 도산 사태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성기였던 96년 이후 계속돼온 독자 감소에 의한 ‘근본적인 불황’인데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기 때문이다.
독서 강국이었던 일본의 독서 인구 감소는 인터넷, 휴대전화, 전자사전에서부터 왜곡된 유통구조, 저출산에 의한 인구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휴대전화, 게임기 등의 보급에 따른 젊은이들의 ‘활자 이탈’확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닌텐도 게임기가 천문학적으로 팔리고,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소설이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활자 이탈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매출액이 400억엔에 이르는 다양한 기능의 전자사전 때문에 약 250억엔의 출판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이 같은 활자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2005년 문자ㆍ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독서를 국가 과제로 설정해 대처하고 있다. 최근 일선 학교들도 ‘아침 독서’ 시간을 만드는 등 학생들의 독서력 향상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과 게임기에 빠져 있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독서로 되돌아 올 지는 미지수다.
매년 일본의 독서 경향을 조사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은 90년대 후반부터 출판부수와 판매액, 젊은이들의 독서시간 등이 급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85년 10%를 밑돌았던 ‘책을 읽지않는 학생’이 2005년 40%를 넘어섰고, 반대로 매월 4권 이상 책을 읽는 학생은 같은 기간 40%에서 20%대로 떨어졌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판매액은 절정기였던 96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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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번역가 진환 씨가 사는 법 피라니아 이야기 번역 비판

 

이덕하

2008-02-10

 

 

번역서: 피라니아 이야기, 호아킴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 시공사, 2007 10(초판, 50).

원서: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 Joachim De Posada, Planeta, 2004.

 

 

안진환 의 2007.. 1

피라니아 이야기』와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의 차례 비교.. 3

싸구려 처세서에 호들갑이냐고?. 5

 

 

 

 

 

안진환 씨의 2007


 

번역회사 인트랜스(http://www.intrans.co.kr)의 대표인 안진환 씨는 2007년에 무려 30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 22권을 출간한 공경희 씨를 뛰어넘는 숫자다(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한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의 기술 -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 (2007 1)

직장인 마인드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2007 2)

글로벌 리믹스 - 비즈니스맨을 위한 글로벌 경제 특강 (2007 2)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 - 개인과 기업의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25가지 기술 (2007 2)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 - 마케팅을 강력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2007 3)

알파 신드롬 - 세상을 움직이는 1% 리더의 열정과 기질 (2007 3)

글로벌 시대의 부동산 투자전략 - 트럼프와 부동산 고수 90명에게 배운다 (2007 4)

괴짜경제학 플러스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2007 4)

핫버튼 마케팅 -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16가지 감정 버튼 (2007 5)

플립, 삶을 뒤집어라 - 세계적인 플립스터 66인이 제시하는 인생혁명 프로젝트 (2007 5)

골든 티켓 (2007 5)

호되게 꾸짖고 넘치게 사랑하라 -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의 힘! (2007 6)

CEO도 반하는 평사원 리더 (2007 6)

Stick 스틱! -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2007 6)

멘토 - 스펜서 존슨 (2007 6)

부의 제국 - 미국은 어떻게 세계 최강대국이 되었나 (2007 6)

The One Page Project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보고서 (2007 7)

미래 리더십 코드 (2007 8)

선택의 힘 (2007 8)

월스트리트의 포커페이스 - 월가 최고 승부사들에게 배우는 리스크 경제학 (2007 9)

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2007 9)

전략을 재점검하라 - 팀장에서 CEO까지 (2007 9)

애덤 스미스 구하기 - 개정판 (2007 9)

칭찬 - 열정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지혜 (2007 9)

입 다물고 들어라! -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2007 9)

성공명언 1001 - 영한대역 (2007 10)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 - 1 년간의 중국산 보이콧을 통한 한 가족의 세계화 체험기 (2007 10)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전략을 재점검하라 -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얻는 기업 전략의 기술 (2007 11)

사랑과 돈의 경제학 - 진정한 경제적 행복에 이르는 길 (2007 12)

세계주식회사 - 미래를 예측하고 트렌드를 앞서가는 이상적 기업 모델 (2007 12)

 

물론 번역서를 많이 낸 것은 죄가 아니다. 그 모든 번역서가 훌륭하게 번역되어 있다면 감탄과 찬사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피라니아 이야기』와 How to Survive Among Piranhas』의 차례 비교


 

원서와 번역서의 차례를 비교해 보면 도대체 같은 책인지가 의심스럽다. 원서는 214쪽까지 있는데 번역서는 180쪽까지 밖에 없다. 글자 크기로 추정해 볼 때 원서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이 삭제된 것 같다.

 

게다가 글의 위치도 제멋대로 바꾸었다. 원서의 CONCLUSION의 내용이 번역서의 프롤로그에 있으며, 원서의 CHAPTER THREE의 내용은 번역서의 첫 번째 피라니아 있으며, 원서의 CHAPTER FIVE Story #3의 내용은 번역서의 두 번째 피라니아 있다.

 

지은이의 글

프롤로그 내 인생의 피라니아는 무엇인가?

첫 번째 피라니아 고정관념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자

두 번째 피라니아 모험 없는 삶 성공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것이다

세 번째 피라니아 목표 없는 삶 목표는 불굴의 의지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네 번째 피라니아 부정적 감수성 긍정적으로 말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다섯 번째 피라니아 질문과 요구 없는 삶 설득과 협상의 비밀은 질문하고 요구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피라니아 열정 얻는 삶 열정은 모든 것을 사로잡는다

일곱 번째 피라니아 실행하지 않는 삶 출발하지 않으면 도착도 없다

에필로그 피라니아는 없다

옮긴이의 글

 

Dedication

Introduction

CHAPTER ONE I Can Assure You, You Can Be Successful

CHAPTER TWO You Must Set Goals

CHAPTER THREE Changing Your Paradigms

CHAPTER FOUR The Smart Test

CHAPTER FIVE Stories to Motivate

Story #1: The Story of Jimmy

Story #2: The Clia Story

Story #3: The Saudi Arabia Story: To Go or not to Go That Is the Question

Story #4: What Is Really Needed to Succeed

Story #5: The Gandhi Story

Story #6: Mission on the March

Story #7: The Story of Will, Determination and Spirit

Story #8: Panamas Only Hope of a Medal in the 2000 Olympics

Story #9: How Much Is a Secret Inside an Envelope Worth?

Story #10: The Agony of Being Followed by Death

Story #11: On Death and Dying, the Ethics of Lying to Your Patient

Story #12: Learning from Your Failures

CHAPTER SIX Wisdom of the Motivator

CHAPTER SEVEN Sales

CHAPTER EIGHT Spin Selling

CHAPTER NINE Negotiation Why Do We Need It?

CHAPTER TEN The Big Five Locator

CHAPTER ELEVEN Expanded Definitions of the Five Domains

CHAPTER TWELVE Negotiating Concepts

CHAPTER THIRTEEN An Entrepreneurs World: Ten Keys to Success

CHAPTER FOURTEEN Different Needs Motivate Different People

CHAPTER FIFTEEN Questions to Get You out of Your Comfort Zone (And Test Your Limits)

CHAPTER SIXTEEN Customer Service

CHAPTER SEVENTEEN Marketing

CHAPTER EIGHTEEN Innovation and Creativity

CHAPTER NINETEEN Food for Thought

CONCLUSION

 

 

 

 

 

싸구려 처세서에 호들갑이냐고?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의 번역을 비판했을 때 뭐 그런 싸구려 처세서의 번역에 시비를 겁니까?라는 반응이 있었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번역을 기획할 때부터 대충 짜깁기 번역을 하기로 계획하는 책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원문의 내용을 대폭 가감하는 것이 소위 처세서 번역의 관례인 것 같다. 하지만 피라니아 이야기』의 어디에도 원서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이 삭제되었으며 글의 위치도 마음대로 바꾸었습니다. 원문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은 원서를 사서 보세요라는 식의 안내 문구가 없다. 이 책의 표지에는 분명히 호아킴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이라고 쓰여 있다. 따라서 독자는 당연히 원서의 내용이 고스란히 번역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므로 이런 무단 삭제는 사실상 사기다.

 

번역자 안진환 씨와 출판사 시공사에게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무단 삭제를 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싸구려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도대체 왜 번역해서 출간했는가? 안진환 씨는 옮긴이의 글에서 이 책을 인생의 성공과 행복의 길을 가르쳐주는 금과옥조(176)”라고 표현했는데 왜 그 금과옥조의 절반 이상을 무단으로 삭제했을까?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의 번역 비판에 대해 옮긴이가 아무리 제대로 옮겨도 편집자가 첨삭하기 때문에 옮긴이를 비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책 표지에는 옮긴이의 이름이 나온다. 옮긴이는 번역서의 명예만 얻고 책임은 회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공경희 씨와 안진환 씨는 편집자에게 말 한 마디 하기 어려운 힘 없는 번역가가 아니다. 그들은 수 많은 출판사에서 수 많은 책을 출판했다. 그리고 공경희 씨는 교수이며, 안진환 씨는 번역회사 대표다.

 

독자에게 알리지도 않고 원문의 내용을 무단으로 삭제하는 행위, 원문에는 있지도 않은 내용을 마음대로 첨가하는 행위 등이 관례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성행 중이다. 이런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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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어덜트’ 청소년문학이 진화한다…청소년 고민·일상 주로 담아
입력: 2008년 02월 04일 17:34:06
 
ㆍ통속 로맨스 소설 티 벗고 주인공도 착하기보다 참신

청소년 문학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입시 대비용 세계명작이나 고전, 판타지소설이나 통속적 로맨스소설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시대 청소년들의 고민과 일상을 담은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권 작품이 번역되는가 하면 국내작가들이 쓴 청소년 문학작품도 속속 출간되고 있다. 10대 후반 독자들을 겨냥해 ‘영 어덜트(young adult)’라는 마케팅 용어까지 등장했다.


출판사 비룡소는 새 출판브랜드 ‘까멜레옹’을 내놓았다. 어른의 취향에 가까워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색다르면서도 장르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것이다. 첫 작품은 SF작가 스티븐 굴드의 소설 ‘점퍼’이다. 순간이동능력을 가진 18세 소년이 점차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워나간다는 내용으로 영화로도 제작된 상태다.

겉으로는 청소년문학을 표방하고 있지 않지만 10대를 주인공과 독자로 설정한 소설도 점차 늘고 있다. 소설가 이명랑의 신작 ‘날라리 on the pink’(세계사)는 17세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소년소설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해답을 모른 채 실수를 되풀이하는 아이들, 억눌린 감정을 표현할 수단을 갖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썼다”고 고백했다. 입시지옥에 갇힌 고교생들이 세상을 거부하고 자신들끼리 소통하는 과정을 그린 20대 소설가 김사과의 최신작 ‘미나’(창비)도 청소년문학에 가깝다.

이같은 소설이 생겨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 형성된 청소년 문학시장이 세분화되는 형국이다. 국내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는 97년부터 선보인 사계절출판사의 ‘1318문고’를 시작으로 ‘반올림’(바람의아이들), ‘청소년문학선’(비룡소), ‘푸른도서관’(푸른책들), ‘청소년문학’(풀빛) 등이 대표적이다. 별도의 시리즈 이름은 없지만 양철북, 낭기열라 등의 출판사도 청소년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는 초등 고학년에서 고등학생을 독자층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 독자층은 중학생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고교생들이 입시로 인해 절대적인 독서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어린이보다는 어른에 가까운 이들이 단선적인 구성과 구태의연한 상상력, 교훈과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춘 ‘착한 청소년소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외 판타지소설이나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같은 참신함과 대중성을 겸비한 해외대중소설을 즐겨 읽는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3000여명의 청소년작가가 활동하는 것과 달리 국내 청소년문학의 작가층은 두텁지 못하다. 국내 출판사들이 고액의 상금을 내걸고 청소년 문학상을 공모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계절을 필두로 창비와 비룡소, 푸른책들도 청소년문학상을 공모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해 5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고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신설했다. 1회 당선작 정유정의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현재까지 1만8000부가량 팔렸다.

국내 작가들이 청소년 문학에 관심을 돌리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의 소설은 동화작가들의 청소년소설과 달리 엄숙한 시선에서 벗어나 생생한 취재, 신선한 상상력,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시장의 반응도 좋다. 공선옥, 성석제 등이 참여한 청소년문학단편선 ‘라일락 피면’(창비)은 현재 1만부 넘게 판매됐다.

그러나 이같은 청소년 문학의 세분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문학평론가 최윤정씨는 “청소년을 위한 작품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은 청소년문학의 발판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인데 현재의 청소년 문학은 시장에서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동화작가들의 청소년소설은 한계가 많기 때문에 소설가들의 청소년소설 집필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청소년소설 ‘내 마음의 태풍’에 이어 현재 청소년단편 연작을 집필 중인 소설가 이상운씨 역시 “청소년문학이 본격문학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재나 주제뿐 아니라 문학적 장치나 형식, 문체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동화작가들은 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소년문학평론가 김경연씨는 “작가 입장에서 보자면 현재 한국문학이 침체이다보니 단순히 독자를 확장하는 측면도 있다”며 “청소년독자와 무엇을 공유할지는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윤민용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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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15세 이상 독서인구 비율이 지난 2004년에 비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평균 독서 권수 역시 10.5권으로 2004년에 비해 3.4권이나 줄었다. 지난해 15세 이상 국민이 한 달에 책 한 권도 사지 않은 셈이다. 독서량이 줄어든 이유로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과중한 업무'와 '다양한 여가 수단'을 꼽는다. 하지만 독서인구 감소의 근본 이유는 개인보다 사회에 있다. 성공에 대한 압박과 경쟁적 사회분위기가 직장인을 비롯한 모든 독자들을 처세 및 자기계발서 등 일부 서적 코너로만 몰아갔다. 출판사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팔리는 책만 만들어내고, 소수의 독자들이 찾는 양서는 제작하지 않는 심각한 출판양극화를 가져왔다. 결국 취미로 책을 읽는 순수 독서인구는 점점 줄어 들고, '생계수단'으로 책을 읽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일반 상품이라면 시장경제논리에 맞는 자연스런 도태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식 생태계의 생산자 역할을 하는 책이 특정 분야만 출판된다면 이는 결국 국가 지식 기반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신간 발행종수는 세계 8위, 출판시장 규모 세계 9위(2006년)인 한국은 분명 출판대국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엔 '출판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년 비슷비슷한 독서 권장 캠페인 보다 이젠 이 양극화 해소 방안을 모색할 때가 온 것 같다. 

- 정진균(리브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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