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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책방과 열애에 빠진 사나이
  • 최종규씨, 전국 헌책방 얘기담은‘1인 잡지’창간
    충주 살땐 서울까지 자전거 왕복하며 헌책 사모아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입력 : 2007.05.22 23:57
    • 전국 헌책방을 찾아 다니며 청춘을 불사른 33세 인천 청년 최종규씨가 1인 잡지를 냈다. 22일 첫 호를 낸 격월간지의 제호는 ‘우리말과 헌책방’(그물코). 뭘 다루는 잡지일까. 긴 말이 필요 없다. 제목 그대로 절반은 그가 보물 찾듯 탐험한 헌책방 이야기들이고, 나머지는 ‘감사의 말씀’ 대신 ‘고맙다는 말씀’이라고 하자는 식의 우리말 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잡지는 180쪽. 혼자 다 썼다. 괴력이다.

      최씨는 서문에 “내는 호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한다”고 썼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 호’로 내심 염두에 둔 숫자는 무려 ‘100호’다. 한 해 6권씩 17년간 내야 100호가 된다.

      22일 저녁 7시, 어스름한 인천 금창동 헌책방 거리를 걸어가는 최씨를 전화로 불러내 “정말은 몇 호까지 낼 각오냐”고 물었다. 그는 “50호까지 쓸 이야기는 이미 제 속에 다 있다”고 했다. ‘경영’에 대해 물었건만, 그는 ‘내용’에 대해 대답했다. 참고로 이 잡지는 한 부에 6000원이다. 첫 호 600부를 찍는 데 200만원이 들었다. “몇 부씩 팔면서 몇 호까지 낼 요량이냐”고 다시 묻자, 그는 은근히 기분 나빠했다.

    • ▲낡은 종이 냄새 가득한 헌 책방이 그에게는 보물창고다. 어느 골목에 숨어있는 헌책방을 찾아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종규씨. /더 바이크 제공

    • “잡지는요, 올곧게 만들면 찾는 분이 꼭 나와요. 돈 많이 써서 만드는 잡지는 나중에 헌책방까지 안 와요. 간직하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죠. 돈 적게 들이고 1만부 밑으로 찍으면서 오래 나오는 잡지들을 보세요.”

      그는 잡지 첫 호에서 대를 이어 부자(父子)가 운영하는 서울 홍제동 대양서점을 다뤘다. 가게 묘사·주인 인터뷰·화보 등이 50쪽 넘게 이어지는 심층 르포다. 그는 오래된 골목이 뒤얽힌 동인천 주택가에서 “기찻길 따라 2시간씩 걷기도 하고, 배 타고 나가 영종도 한 바퀴 돌기도 하며” 자랐다. 헌책방은 그에게 ‘절판된 책을 보물처럼 찾아내는 곳’이었다. 헌책방에 대한 두툼한 단행본도 두 권 썼다.

      그는 여러모로 ‘괴력의 사나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일 때문에 서울과 인천을 오갈 때 “열 번에 아홉 번은 자전거를 타고, 너무 힘든 날은 전철을 탄다”고 했다. 직장 때문에 충주에 살던 시절, 헌 책 사러 서울 갈 때도 세 번에 두 번은 서울에서 충주까지 자전거로 달렸다.

      직장에 다닐 때 그는 한 달에 120만원쯤 벌었다. 먹고 마시고 옷 사 입고 술 마시는 데 딱 10만원 쓰고, 나머지는 책 사고 사진 찍고 저축했다. 그 저축으로 그는 지난달 금창동에 20평짜리 살림집과 40평짜리 가게터를 세 냈다. 그는 이달 말 이 가게터에 사진집 도서관 ‘함께 살기’를 열고, 그 동안 모은 사진집 3000권을 내보일 생각이다. 도서관을 지키면서 이제 막 1호를 낸 1인 잡지 ‘우리말과 헌책방’ 다음 호를 줄곧 써나간다는 인생계획이다. 잡지 정기구독과 도서관 이용 문의는 최씨의 홈페이지(hbooks.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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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방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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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믹커즐’을 아시나요?”

     학산문화사(대표 황경태)가 지난 3월 31일 개장한 만화 문화공간 ‘코믹커즐(코믹과 커피가 있어 즐거운 공간)’이 바로 그 장소. 코믹커즐은 국내 최초로 만화 판매 전문매장과 카페를 결합하는 시도를 한 곳이다.

     5월 들어서 만화 매출이 급증, 1일부터 22일까지 매출이 4월 전체 매출에 비해 130% 가량 올랐다. 주말에는 계산대에서만 한시간을 넘게 줄 서야 할만큼 정착 속도가 빠르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개막 기간인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엔 만화 왕국 일본의 만화 전문서점 운영자들이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 공간은 국제적 화젯거리가 될 전망. 만화 전문서점이 많은 일본에서조차 이같은 시도를 신선하게 여겨 “한국에 가면 코믹커즐을 둘러보라고 했다”고 할 정도인 것은 이 시도의 가능성과 희망을 시사한다.

     황경태 학산문화사 대표는 “IMF 이후 만화 대여점 급감에 따른 출판 만화 매출의 복구를 고민하다 복합 만화공간을 구상하게 됐다”며 코믹커즐의 설립 동기를 설명했다. 실제 출판 만화 시장은 2004년 2437억원, 2005년 2285억원, 2006년 1925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코믹커즐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황 대표는 “오프라인 만화 매장에서의 새로운 시도, 그리고 이것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일본을 드나들며 삼고초려 끝에 스카우트한 마사토 노다 점장이 도입한 구매시점(POP:Point of Purchase)관리 기법 등은 이미 총판과 타 만화 전문매장에서 배워가는 요소가 됐다. 책 배치도 단순히 출판사 순이나 장르 별이 아니라 소비자가 다양한 만화에 관심을 유도하도록 이뤄졌다. 소장 만화책이 2만권이 넘는 마사토 점장의 전문가적인 아이디어가 바탕이 됐다.

     일각에서는 출판사가 직접 서점을 운영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그는 “코믹커즐을 프랜차이즈화 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이런 공간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든 노하우를 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만화책 한권이더라도 소비자가 읽고 싶고, 갖고 싶게 하려는 황 대표의 작은 시도가 위기의 오프라인 만화 산업에 대안이 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珦抉熾齋袖?전자신문,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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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학교 도서관이 희망이다
    현직 교사가 본 <학교도서관, 희망을 꿈꾸다>
    텍스트만보기   김현(dasolsori) 기자   
    도서관, 그것도 학교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먼지 켜켜이 쌓인 채 꽂혀 있는 책들, 학교에서 가장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로 하여금 외면당하는 곳, 단순히 책을 대출하거나 반납받는 곳. 보통 학교도서관 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교육부와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교도서관을 활성화하자는 운동이 펼쳐지면서 지금 학교도서관의 모습은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외형적인 면에서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도서관은 퀴퀴하게 냄새 나는 공간에서 산뜻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히 대출 반납 업무만 하던 곳에서 점차 학습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지금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외형적인 투자로 겉모습은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내적으론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대부분 학교도서관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교사들이다. 이들은 다른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수업을 해야 한다.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학교도서관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열정이 없인 학교도서관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없다.

    논술 대비하는 책 읽기

    몇 년 전에 비해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점차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이 생겼다. 그런데 그 책읽기가 재미나서, 읽고 싶어서 읽기보단 어떤 목적 때문에 읽는다. 대입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읽는 책이란 게 다양성을 지니지 못한다. 한정된 책읽기를 한다.

    사실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유명 대학들의 '고전 ○○선, 중·고등학교 필독서, 고등학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란 이름의 목록들이 서점에 진열되어 손님들을 기다린다. 이런 현실에서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나 하며 망설이는 것도 사실이다. 좋아서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에서 책하면 교과서나 참고서 그리고 숱한 문제집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단 한 권의 문제집이라도 더 풀어야 하기 때문에 교과와 관련이 없는 책을 읽으라는 소릴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요즘 들어 대학에 입학하는 데 있어 논술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책읽기를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러한 책읽기도 궁여지책이지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책 이야길 하다 보니 10여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 아이가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 아이는 늘 책을 가지고 놀았다. 시험기간에도 그 아이는 책을 읽었다. 그러다 시험 망칠라, 하면 그냥 씨익 웃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주로 읽는 책은 철학 서적에서부터 자연과학, 인문과학 등 다양했다. 그 아이는 대학 입시와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찾아 즐겨 읽었다. 물론 공부도 아주 잘했다. 당시 그 아이를 가르치던 난 오히려 그 아이에게 많이 배웠다 할까, 그랬다. 겨우 문학서적과 철학 서적이나 가끔 뒤적이던 내가 자연과학 같은 종류의 책을 찾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그 아이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 아이는 내가 책의 폭을 넓히는 데 있어서 큰 도우미였다.

    그래도 도서관이 희망이다?

    근래 들어 학교도서관을 살리자 하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일선 학교에선 도서관의 시설을 확충하고 장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기도 한다. 도서관을 이용한 수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도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는 시들해진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책도 읽지 않는다. 아니 못 읽는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 <학교도서관, 희망을 꿈꾸다>
    ⓒ 우리교육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보충수업을 하고,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고, 학원으로 달려가고 학교 숙제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정이 가까워 온다. 한마디로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책을 읽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까지 한다. 초등학교 때 최소한 중학교 때 읽을 책까지 읽어주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학교도서관을 '희망의 책 읽기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선 학교에서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는 일반교사들과 사서교사들이다. 이들은 학교도서관이 '공교육의 희망'임을 인식하고 도서관을 죽은 공간이 아닌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결과로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소속 교사들이 그들의 경험을 모아 <학교도서관 희망을 꿈꾸다>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학교도서관의 운영에 관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학교도서관 만들기 ▲학교도서관 운영하기 ▲학교도서관 활용하기 ▲학교도서관에서 즐기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학교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과 도서관을 꾸미고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자료관리, 학부모 명예사서, 도서부 운영 그리고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독서교육 등을 세세하게 다양한 자료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일선 학교 도서관 담당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차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근본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활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아무리 도서관을 운영하는 훌륭한 방법들을 제시해 놓았어도 현재의 인력구조론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이 책의 공동저자의 한 사람인 류주형 교사는 전담 인력(사서교사)의 필요성 제시로 강조하고 있다. 또 학교의 배려가 없으면 도서관 운영을 알차게 하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 교과 교사에게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연수도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이 말은 일선 학교에서 도서관 업무를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로 대부분 학교에선 도서관 업무를 사서 교사가 아닌 일반 교사들이 맡고 있다. 수업이 없는 사서 교사들이 도서관 업무를 맡는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도서관 문화제나 문학 기행, 또는 저자와의 대화 같은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여 학생들이 도서관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사는 단순히 대출 업무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그 나라의 박물관을 보면 되고, 현재를 보고자 하면 그 나라의 시장에 가보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 나라의 미래를 알고자 하면 도서관에 가 보라는 말이 있다. 도서관은 그 나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꿈꾸는 공간이다. 아니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책 읽는 아이들, 책 읽는 어른들로 가득 찬 공간인 도서관의 모습, 생각만 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그러나 꼭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어디서건 책을 읽으면 어떠한가. 책을 읽는 곳이 바로 도서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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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 캐릭터로 책으로… 왜 우리는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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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보다 진실한 것 또 있나요?
    • 캐릭터로 책·상품으로… 왜 열광하는가
    • 똥에 대한 잘못된 상식
    • 모양·색깔·냄새로 몸 상태 알아보자
    •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똥을 예찬했다네요

    ‘똥’. 인쇄매체에 오르내릴 때는 반드시 ‘X’라는 용어로 치환되어야 했던 금기(禁忌)의 단어. 그러나 오랜 관습과는 달리 똥은 어린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주제이자 어른들에겐 건강과 지적 호기심의 대상으로 최근 각광 받고있다. 무엇이 우리를 똥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먼저 서점을 들여다보자. 똥을 소재로 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특히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두 책 건너 하나 씩’ 배설물을 등장인물로 앞세운다. 어른을 위한 책들도 ‘똥’의 신상명세를 역사적으로, 혹은 사회문화적으로 해석해 보여준다.

    캐릭터 업계에서도 돈벌이가 쏠쏠한 효자 품목의 소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배변과 관련된 건강정보를 손쉽게 풀어놓은 ‘똥 전시회’(2001년)가 열렸는가 하면 방귀를 형상화한 모델이 등장해 어린이를 이끄는 교육프로그램도 인기가 대단하다. 비데를 선전하는 TV광고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졌을 만큼 노골적이지만 요즘은 익살로 받아들여 진다.

    독특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엽기몰에서는 행운똥, 개똥 모형, 똥 캐릭터 볼펜꽂이, 똥침 지시봉 등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인 이정민씨는 “30대가 소비계층의 30%를 차지하는 등 똥 캐릭터 상품은 연령과 상관없이 널리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람들이 독특한 캐릭터에 몰입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다름 아닌 웃음이다. 똥을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지을 사람은 없지않나”고 덧붙였다.

    파주 헤이리에 있는 쌈지의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는 주말 이면 하루평균 3,500여명이 찾는 주말 나들이 명소다.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똥을 형상화한 캐릭터 ‘똥치미’의 공간. 똥을 부여 안고 황홀해하는 ‘완소똥’(완전 소중한 똥) 캐릭터를 들여다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터진다. 이윤아 쌈지 홍보실장은 “점잖은 대중 앞에 똥 이야기를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들려주는 상징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것 같다”고 인기비결을 말한다.

    도서시장에서 ‘똥’의 선전은 좀 더 구체적이다. 교보문고 홍보실 이우일씨는 “제목에 ‘똥’자가 들어가는 도서 83종의 판매량이 2005년 1만3,905권에서 2006년엔 2만2,062권에 달하는 등 독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며 “아동에게는 신체발달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 어른에겐 90년대 이후 꾸준히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몸 철학에 대한 지적욕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결과”고 분석했다.

    똥에 반응하는 대중의 태도가 이렇게 호의적인 이유는 의외로 분명하다. 어른은 똥을 형상화한 상품이나 서적을 접하면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고 아이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이서경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프로이트가 말한 ‘항문기’에 해당하는 1~3세 어린이들은 배변 후 똥을 보고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무엇인가를 창조했다는 기분을 갖게 된다”며 “이렇게 변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자율성이 형성되고 자신이 결국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똥과 관련된 캐릭터나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발달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른은? 이 교수는 “성인이 똥, 엽기코드, 화장실유머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것은 이런 어린 시절의 창조적 해방감을 무의식적으로 되살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기성사회의 일원인 개인이 ‘사회적으로 터부시 되는 소재에 더욱 끌리는 반동(反動)현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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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쇼핑몰의 황제, 음악 사냥 나서다
  • 아마존닷컴 CEO 제프 베이조스
    1만여 음반사 MP3 음악파일 제공할 계획
    복제 자유화로 음악시장 지각변동 할 듯… 음반업계엔 ‘악몽’ 시나리오
  •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입력 : 2007.05.24 23:40 / 수정 : 2007.05.24 23:43
    • “아마존닷컴도 디지털 음악 사업에 나선다. 우리가 판매하는 음악은 복제방지 장치가 없는 음악이다. 어떤 MP3 기기에서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미국 아마존닷컴(Amazon. com)의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사진) 회장 겸 CEO가 드디어 디지털 음악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세계 최대의 디지털 음악판매 사이트인 애플의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처럼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장치)이 없는 음악파일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은 올해 안으로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는 ‘디지털 뮤직 스토어’를 열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베이조스 회장은 “아마존닷컴이 보유하고 있는 1만2000여 음반사의 음악을 MP3 파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아마존닷컴에서 구입한 음악파일을 개인 컴퓨터나 애플의 아이팟(iPod), 마이크로소프트(MS)의 준(Zune) 등 본인이 보유한 디지털 음악 재생기기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판매목적이 아니라면 아마존닷컴에서 구입한 음악을 CD에 저장해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달 애플·EMI·마이크로소프트(MS)에 아마존까지 DRM 없는 음악판매에 나섬에 따라 전세계 음악시장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들은 DRM이 디지털 음악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며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음반업계는 DRM을 없애면 불법복제가 만연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디지털 음악사업에 나선 아마존닷컴

      음악CD는 원래 아마존닷컴의 주력 상품이었다. 지난 94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할 때부터 책과 음악 CD를 팔아왔다. 당시는 물건을 보지도 않고 주문하는 인터넷 쇼핑이 생소한 시대였다. 책과 CD는 제목과 작가·연주자 등 기본정보만 알면 누구나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는 최적의 품목이었다.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아마존닷컴은 전자제품·의류·음식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베이조스 회장이 디지털 음악시장에 진출키로 결심한 데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의 최근 행보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디지털 음악사이트 아이튠스를 결합한 사업으로 세계 디지털음악 유통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의 영향으로 기존 CD 중심의 음악시장은 디지털 파일 형태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닷컴의 음악 CD 판매량도 감소, 더 이상 디지털 음악시장 진출을 미룰 수가 없게 됐다.

      그 동안 베이조스 회장이 디지털 음악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세계 음반업계 1위인 소니BMG와 유니버설뮤직(세계 2위), 워너뮤직(세계 4위) 등 아마존닷컴에 음악CD를 공급하는 대형 음반회사의 묵시적인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음반회사는 지금까지 CD 판매에 주력하면서, 디지털 음악의 경우 반드시 DRM을 붙여서 판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음반사의 방침을 따라 온 베이조스 회장이 처음부터 DRM이 없는 음악파일을 제공키로 한 데에는 세계 3위 음반회사인 EMI그룹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EMI는 지난달 애플과 맺은 제휴와 마찬가지로 아마존닷컴에도 DRM을 삭제한 음악을 무제한 공급할 방침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공급할 예정이다.

      아마존닷컴이 판매하는 디지털 음악의 가격은 얼마일까. 세부적인 가격 조건은 디지털 음악매장을 개설할 때 발표될 예정니나, 업계에선 애플 아이튠스의 판매가격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EMI가 제공하는 DRM 없는 음악을 1곡당 가격을 1달러29센트에 판매한다. 이는 아이튠스에서 판매하는 DRM 있는 음악(99센트)보다 30센트 비싼 것이다.

      베이조스 회장이 뒤늦게 뛰어든 디지털 음악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인사이드 디지털 미디어의 필 레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닷컴이 애플이 독차지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시장을 상당 부분 빼앗아오고, 경쟁구도를 형성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 입장에선 아마존닷컴이 등장이 반갑지는 않지만, DRM 없는 음악이 디지털 음악시장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을 조금 나누는 대신 시장의 파이를 훨씬 키우겠다는 뜻이다.

      음악파일 자유롭게 복사·유통하는 시대 열리나

      EMI 입장에선 애플·아마존닷컴과의 잇단 제휴로, 디지털 음악 사업에 대단한 탄력을 얻게 됐다. EMI는 버진메가·텔레노어·뮤직브리게이드·아스피로 등 유럽의 디지털 음악업체와도 제휴, DRM 없는 디지털 음악의 공급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EMI그룹의 에릭 니콜리 CEO는 “소비자들이 디지털 음악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면 구입 비용보다 얻는 이익이 많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음악에서 DRM을 없애자는 주장은 올 2월 초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이 4대 메이저 음반사를 상대로 DRM 폐지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EMI를 제외한 다른 메이저 음반사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EMI와 애플이 DRM 없는 음악 서비스를 시작하고, MS도 동참키로 결정하면서 DRM 폐지론은 점차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주피터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음반산업 종사자의 62%가 DRM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후 음악사업 부문의 데이브 골드버그 대표는 “DRM 없는 음악의 매출이 DRM 있는 음악보다 훨씬 높다”면서 DRM 장치의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론도 만만찮다. DRM 없는 음악 판매를 허용하면, 불법복제가 만연한다는 고전적 논리다. 한 사람이 다운로드 받은 음악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복사해 들을 수 있다. 음반업계로서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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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43·사진) 아마존닷컴 회장

    • ▲/사진=블룸버그 제공

    • 94 년 아마존닷컴을 창업,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시켰다. 99년 타임지(誌)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2000년엔 우주선 개발회사 ‘블루 오리진’을 설립,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여행을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 재산은 36억달러(약 3조3480억원). 지난해 포브스 조사에서 미국 부자순위 70위에 올랐다.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디지털 저작권 관리장치. 디지털 콘텐트의 불법 복제와 변조를 방지해 저작권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해주는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MP3 음악파일에 암호화된 고유 사용권한을 부여해 불법복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인터넷 음악판매 사이트 ‘멜론’에서 내려받은 음악은 삼성전자 MP3 플레이어에서 듣지 못하고, 반드시 SK텔레콤에 가입된 휴대전화로만 들어야 한다. 최근엔 동영상의 저작권 보호에도 DRM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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