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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민담 전집 07 - 터키 편 ㅣ 황금가지 세계민담전집 7
이난아 엮음 / 황금가지 / 2003년 9월
평점 :
민중들의 이야기. 민간에 전승되는 이야기를 뜻한다.
신화나 전설과 구분할 수 있는 민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화나 전설은 과거의 특정시대에 일어났던 일회적 사전을 그리는 반면, 민담은 과거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 사건을 그린다.
둘째 신화나 전설이 현존 증거물에 대하여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과 경험을 설명하려는 객관성을 띠는 데 반해, 민담은 경험하는 사람 즉 작중인물의 계기(繼起)하는 다양한 운명을 주관적으로 서술한다.
셋째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초자연적 존재는 피안(彼岸) 관념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존재하지만, 민담에서는 주인공을 돕거나 해를 가하기 위한 힘이 되고, 주인공을 예정하였던 목표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화·전설·민담 사이에 이와 같은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모티프로 본다면 이 셋 사이의 근본적 차이는 없다.
(엠파스 백과사전 중)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갑자기, 민담이라는 정의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렇구나. 신화나 전설과는 조금 차별화 된, 말 그대로 이야기.
우리의 옛 이야기에는 권선징악의 틀이 제법 뚜렷하다. 착한 사람은 잘 살게 되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사실, 터키의 민담들도 대략 그 틀에서 벗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역시, 문화적인 이질감 때문인가? 아내가 강아지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믿고 몇 년이고 허리까지 땅에 묻어 놓는 남편이나, 자신을 소금처럼 밖에 안 좋아한다고 막내 아들을 죽이라 명한 등장 인물들의 생뚱맞음은, ㅎㅎ, 따라잡기가 힘들다.
하긴, 민담이라는 것을 현재의 논리로 이해하려 들면 안 될것이다. 모티브 하나 하나를 고증하여 해석하려는 것도(능력도 안 되지만.^^) 안 될 일이고. 그렇다면 이 책, 어떻게 즐겨야 할까? 그냥 읽어내려 가야지. 귀담아 들으며 흥, 흥 웃는 기분으로.
그렇게 한 권을 설렁설렁 읽고 나니, 어라,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던 <터키>라는 나라의 끝자락을 언뜻, 잡아본 것 같기도 하다.
원체 어느 나라 민담이나 다 유형이 비슷비슷 하지만, 터키는 동양과 서양에 걸쳐 있는 지리적인 특성 때문인가, 유독 데자뷰가 잦았다. 라푼첼도 생각 나고, 푸른 수염도 생각 났다가, 혹부리 영감이랑 구렁덩덩 새선비도 떠올랐다가...그렇게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하다보니 책 한 권이 다 갔다.
아쉽다. 터키의 민속 복식이나 문화에 대해 약간만 더 알았더래도 책 읽는 재미는 배가 되었을텐데. 머리 속에 떠올린 궁전, 왕, 나그네, 요정 모두 국적 불명의 어리벙벙한 이미지였기에, 환상의 세계로 몰입하는 것이 쉽질 않았다. 그래서, 삽화가 많이 아쉬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