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침대 위에 떡하니 이런 책 한 권이 얹혀있다.

엥? 나무 2?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을 냈나보네.....거 참, 전혀 몰랐잖아? 하며 들여다보니....

허..... 베르베르 독자들이 쓴....나무...2...란다. 글의 질은, 읽어봐야 알겠지만....이렇게 까맣게, 잠시나마 속은 허망함이 과히 좋진 않다.
2003년 10월부터 두 달여동안, <나무>와 같은 '과학적 상상력이 가미된 기발한 발상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하는 <나무 2 문예공모>라는 것이 인터넷을 통해 진행된 바 있다나. 베르베르 식 상상력의 확산을 위한 이 행사에는 총 286편의 글이 응모되었고, 그 중 31편의 입상작을 엮었단다. 열린책들에서 그 행사를 주최했다는 건지, 아니면 그냥 어느 팬 카페였는지...도통 알 길이 없고.
그 발상은 나쁘지 않으나, 그 결과물이 이렇게 베르베르의 나무와 똑같은 옷을 입고 독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사실을....과연 베르베르는 알까?
내막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만은....나같이 잠시나마 속은 사람들이, 짬을 내 들린 서점에서 미처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구입한 후 황당해 할 독자들이 있을까봐 계속 화가 난다.
다 읽고 난 후 그 울화가 조금이나마 삭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