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양수리의 팬션으로 출발. 동료 쌤이 운전 하는 차에 몸을 싣고 달린 2시간동안, 우리는 모텔의 효용을 한 가지 더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교/통/표/지/판.

팬션측에서 제공한 약도는 대략 이런 식이었다.
'신라 모텔을 끼고 직진하시다 보면 고동산 모텔이 보입니다. 더 내려오신 후 CF모텔 삼거리에서 좌회전 해서 로망스 모텔을 지나 올라오신 후, 럭셔리 모텔 바로 다음의 다리를 건너면 저희 팬션이 보입니다.'
처음에 그 문장을 보고는 좀 어이가 없었다. 헌데, 달리다 보니 이게 기가 막히게 딱 떨어지는 표현이었다!! 조금이라도 튀어보려 갖은 자태를 뽐내는 모텔들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게 눈에 쏙쏙 들어와서, 귀하고 희미한 교통표지판에 댈 것이 아니었다.
"앗, 신라 모텔이다! 어, CF 모텔이다, 좌회전!"
우리는 단 한 번도 버벅거리거나 헤매지 않고 제시간에 팬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텔 천국 대한민국....양수리. 그 수많은 모텔들은 범인들은 이해 못할 주요한 쓰임새를 포함한, 교통 표지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족 하나> 길을 달리다가 어이 없는 간판을 하나 발견했다. <아비숑 모텔>
아니....아비뇽도 아니고 아리송도 아니고 아비숑!!! 그 숑숑한 어감에 우리는 몇 번이고 '아비숑'을 되뇌이며 끅끅거리고 웃었다.

사족 둘> 우리가 묵은 팬션 마당 건너편. 낮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는데, 밤이 되니 휘황한 네온이 하나 빛났다. '굳모닝 모텔'. 어, 자세히 살펴보니 컨테이너 박스에 네온 간판을 달고 영업중인 것이었다!!! 헉....설마, 전화나 인터넷 예약을 받는 건 아니겠지. 예약하고 왔다가 그 컨테이너 박스를 발견하면 얼마나 황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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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4-07-24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비숑...!! 으어어어~~~
덩말....찬란한 작명솜씨여요..!

sweetrain 2004-07-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비숑, 굳모닝...이라니...아아. 멋집니다...^^

superfrog 2004-07-24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비숑 모텔에 한 표!! 그러고 보니 하루키의 모텔 작명법에 대한 글이 생각나는군요..^^

비로그인 2004-07-2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진짜 웃깁니다.ㅋㅋ요거 폭소클럽의 유머소재로 써도 되겠습니다.ㅋㅋ

LAYLA 2004-07-25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정말 웃겼어요 진우맘님 - _ -乃
흠...제가 본 모텔이름중 웃긴건 아람마트 옆에 있던 아람모텔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웃기더라구요..;;;;

tarsta 2004-07-25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름과 똑같은 모텔만큼 황당합니다. 읗흫흫...(이 무슨 웃음이란 말인가)

책읽는나무 2004-07-2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럭셔리모텔...고동산..cf...아비숑..굳모닝~~~
거기선 암만해도 눈길을 끌기위하여
어디까지 상호를 더 잘 지을것인가??를 고심하는듯??
건물에나 더 신경들을 쓸일이지..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