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양수리의 팬션으로 출발. 동료 쌤이 운전 하는 차에 몸을 싣고 달린 2시간동안, 우리는 모텔의 효용을 한 가지 더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교/통/표/지/판.
팬션측에서 제공한 약도는 대략 이런 식이었다.
'신라 모텔을 끼고 직진하시다 보면 고동산 모텔이 보입니다. 더 내려오신 후 CF모텔 삼거리에서 좌회전 해서 로망스 모텔을 지나 올라오신 후, 럭셔리 모텔 바로 다음의 다리를 건너면 저희 팬션이 보입니다.'
처음에 그 문장을 보고는 좀 어이가 없었다. 헌데, 달리다 보니 이게 기가 막히게 딱 떨어지는 표현이었다!! 조금이라도 튀어보려 갖은 자태를 뽐내는 모텔들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게 눈에 쏙쏙 들어와서, 귀하고 희미한 교통표지판에 댈 것이 아니었다.
"앗, 신라 모텔이다! 어, CF 모텔이다, 좌회전!"
우리는 단 한 번도 버벅거리거나 헤매지 않고 제시간에 팬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텔 천국 대한민국....양수리. 그 수많은 모텔들은 범인들은 이해 못할 주요한 쓰임새를 포함한, 교통 표지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족 하나> 길을 달리다가 어이 없는 간판을 하나 발견했다. <아비숑 모텔>
아니....아비뇽도 아니고 아리송도 아니고 아비숑!!! 그 숑숑한 어감에 우리는 몇 번이고 '아비숑'을 되뇌이며 끅끅거리고 웃었다.
사족 둘> 우리가 묵은 팬션 마당 건너편. 낮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는데, 밤이 되니 휘황한 네온이 하나 빛났다. '굳모닝 모텔'. 어, 자세히 살펴보니 컨테이너 박스에 네온 간판을 달고 영업중인 것이었다!!! 헉....설마, 전화나 인터넷 예약을 받는 건 아니겠지. 예약하고 왔다가 그 컨테이너 박스를 발견하면 얼마나 황당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