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비를 핑계로 칩거해 있으면서 오랜만에 48시간 이상 서재에 접속치 않았습니다. 몸에서 기력과 함께 흥이나 신명 같은 것들도 빠져나갔는지, 여느 때 같이 얼른 들어가서 글을 쓰거나 읽고 싶다는 조바심이 안 들더군요. 대신에 가슴을 메운 느낌은....마치, 자식 하나를 내버려두고 돌보지 않는 듯한....가벼운 자괴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블로그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쓰노라면 오래 가기가 힘들다지요? 서재를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의 끝에는....혹여, 휘젓고 다니던 내가 보이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릴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어설픈 공인 의식(무슨...스타도 아니고.-.-;;)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그 동안 나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서재를 주물럭 거리고 있던 걸까요? 완전히 아니라고는 못하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그렇다 할 수도 없습니다. 나를 향했느냐 남을 향했느냐를 떠나서, 이미 이 공간은....오랜 시간과 열정을 들인 <행복한 산고>를 치른 끝에 낳은, 내 새끼, 내 분신, 내 자아의 조각....이니까요. 그런 끈끈한 애정이, 시들시들했던 기분 속에서도 질기게 남아서 "가만히 두지 말고 좀 돌아봐!!!"하고 외치고 있었나 보지요.

그나저나, 그렇게 침잠해 있는 바람에 주간 베스트 30은 놓쳤습니다. 헤헤, 시원섭섭~하네요. 별 것도 아닌데....연속 기록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나봐요. 이젠 지켜야 할 기록 같은 거 없으니까, 더 개운해요! 더 오래오래 이 공간에 뿌리 내리기 위한 짧은 슬럼프, 계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불쾌지수 꽤나 높은 날이군요. 짜증 나는 일 있으면 냉수라도 한 잔 하시고...개운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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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6-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글이 없어 어쩐 일인가 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은 안했어요. ^^

stella.K 2004-06-2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요즘 제 서재에도 안 들어오셨군요. 어디 계셔도 평안하시길 빌어요.^^

마태우스 2004-06-2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신 걸 환영하는 뜻에서 도그수리 사진을 올립니다.


바람꽃 2004-06-2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도그수리
진/우맘님에게 환영인사는 독수리 말로? 아니면 도그의 목소리로?

메시지 2004-06-2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럼프 이후는 가파른 상승이겠죠. 짧지만 긴 휴식이었기를 바랍니다.
마태우스님, 코멘트에 사진올리시는 법을 어떻게... 전 할줄 모르는데... 서서히 컴맹탈출에 성공하시는군요.

책읽는나무 2004-06-2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나으세요!!
잠깐동안이지만....서재에 며칠 자리를 비웠을때의 그심정!!
저도 공감합니다.....ㅡ.ㅡ;;
어쩔수없는 상황인지라 들어오질 못하였으나...마음 한구석은 계속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쪼매 아프더군요......ㅠ.ㅠ

ceylontea 2004-06-2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글을 보니.. 전화위복 인 것 같아 안심입니다.
그러고보니...마태우스님... 알라딘 서재 덕에 컴맹 탈출하시는건가요?

다연엉가 2004-06-2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 서재를 나를 위한 공간일까. 남을 위한 공간일까의 고민은 허접한 서재를 꾸미는 나조차도 그런 갈등을 한 바 있으니 백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언제나 서재는 내 꼴리는 대로 ....그리고 가까운 사람에게 조차 털어 놓지 못하는 사실을 여기에 친구들은 공감하고 격려해 주니 고로 내 맴이 끌리는 대로 가꾸는 것이 서재이지요.
그러나 서재가 나의 사생활에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야기한다면 조금 쉬었다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의 생활은 직접적으로 접하는 내 가족, 내 친구, 그리고 내 주위가 더욱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지요.
맘 편하게 마음을 전합시다. 모든것이 매인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좋은 일을 할 지라도 그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예를 들면 내가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답시고 내 가족을 등한시한다면 그건 나중에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겠지요....
자꾸 중얼중얼 거리네요. 제 마음 알죠...
가상의 공간이지만 언제나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하며 그 것 또한 재산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서재질해요^^^^^^

sooninara 2004-06-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왔스...^^ 나도 서재질에 온몸이 아파서..자제 좀 하려고 하는데..진우맘도 힘들었구만..
그래도 우리들이 알라딘을 지켜야지...앞으론 주간 탑30말고 탑100을 목표로 하면 어떨까나?^^

sooninara 2004-06-21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아줌마 독수리 오자매란 듯이 아닐까요?^^
마친구님..맞죠?

밀키웨이 2004-06-21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가면서 남기게 되는 것들이 다 내 자식이고 내 분신아니겠습니까?

마태우스 2004-06-2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도그수리의 멋진 모습보다는, 제가 사진을 올렸다는 게 신기한 분들이 계시군요! 저런 건 원래 할 줄 알....았다기보다는, 5000명 이벤트 때 캡쳐를 하다보니 알게 되었지요. 그러니까 알라딘 덕분인 게 맞는 셈이네요. 수니나라님 말씀이 맞는 듯, 독수리 오자매, 진우맘님 화이팅.

아영엄마 2004-06-2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운차게 돌아오셔서 반기는 분들이 많죠? 그게 다 인복이 많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태우스님이 도그와 이글의 오묘한 조화를 담은 녀석을 선보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