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눈물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TV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눈물을 흘리면 이유를 불문하고 바로 따라 웁니다. 어제의 대장금만 해도, 영로가 죽었다고 연생이가 울 때 덩당아 울었답니다. '뭐냐, 이 장면에선 울 이유가 없다구!'하고 이성은 불만을 토로하지만, 제게 있어 눈물은 땀과 같이 스스로 제어할수가 없는 분야입니다. -.-

그런데, 눈물보다 더 많은 것이 있으니...바로 겁. 그래서 저는, 돈 주고 공포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에게 사설감옥의 사장이 그러더군요. '공포는 상상력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구요. 상상력이 없으면 공포도 없다나요. 그러고보면, 저 상상력도 제법 풍부한 편입니다. 아...그래서 내가 겁이 많은 거구나.

여하간, 그렇게 겁 많은 제가 최근에 새로이 무서워 하는 놈이 하나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공기청정기'. "엥? 공기청정기가 뭐가 무서워!" 그러지 마세요. 저는 무섭답니다.TT 진/우가 하도 감기를 달고 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대 들인 청정기. 밤이면 진/우와 자는 방(아직도 우리 네 식구는 모두 모여 자요~)에 틀어놓고 잡니다. 보통 <자동> 모드로 설정해 놓으면 주변 공기의 오염도를 측정해서 풍량을 알아서 조절하거든요. 특별히 먼지를 털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 1단을 유지합니다. 그런데...이 놈이 가끔 한 밤중에 이유없이 몸부림을 칩니다. 1단을 가리키고 있던 오염도가 순식간에 2단...3단...4단...5단으로 높아지고는 덩달아서 풍량도 세져서 부앙~~~하면서 바람을 뿜어내요. 이불 속에 들어 있던 저는 괜히 머리가 쭈뼛 섭니다. 다 누워 자는데...누가 먼지를 턴 것도 아닌데...방귀냄새도 안 나는데(^^)...무슨 일이지? 개는 귀신을 알아보고 짖는다잖아요. 혹시, 공기청정기도 사람은 못 느끼는 무엇인가를 감지하는 게 아닌가...그런, 얼토당토 않은 상상을 펼치면서 오들오들 떱니다.

공기청정기를 무서워 하는 바보 진/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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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3-0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아유~~ 귀여우셔라....그래서 밤마다 공포를 떠시는 이유가 귀신이 아닌....공기청정기??....근데 말씀을 듣고보니....저도 겁이 나겠단 생각이 드네요....저도 겁이 무척 많거든요...애들 타는 놀이기구도 무서워서 못타는것이 타다가 기계가 고장이 나서 뒤집어진다거나...정전이 된다거나..뭐 그런다면 난 이세상사람이 아닐것이다!!...혹은 발전된 문명의 기계(?)...예를 들면 비행기나..고속전철 뭐 이런 속력이 빠른건 사고나면 그충격이 더 심할것이다싶어서 내릴때까지는 손에 땀이 다 나거든요...그리고 버스도 맨뒷좌석에 앉아있으면 갑자기 버스가 분리되어 앞부분은 달려나가고 뒷부분은 쿵!!하고 떨어질듯하여 내가 20대중반까지는 뒷좌석에 못앉았다는~~~~~~ㅠ.ㅠ....울신랑은 너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못타니깐 그냥 걸어댕겨라!! 합니다...학창시절엔 친구들이 내상상력 암도 못말린다고 혀를 내둘렀다는 설화가 있습니다요....^^....요즘엔 그것이 많이 무뎌졌다는 생각이 드는데......진우맘님은 아직도 간직하고 계시네요....부러버요.....^^

마태우스 2004-03-02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이 아니라 개빈 드 베커의 말인데요, 님께서 청정기가 섬뜩하다고 느끼면 청정기 안에 뭔가가 있는 겁니다. 말이 되나요?

연우주 2004-03-0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네요. 아, 공기청정기가 무섭다는 면에서 비슷한 게 아니라, 겁이 많고 눈물이 많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구요~ ^^ (썰렁했나?)
어쨌든 저도 드라마에서 울면 같이 웁니다. 시시한 프로라도 등장 인물이 울면 같이 울어서 울면서 에잇. 이 신파끼. 하면서도 또 웁니다. 겁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무서운 얘기도 못 듣고 무서운 영화도 못 보고 대공원 같은 곳에 가서 무서운 놀이기구도 못 탑니다.--;

진/우맘 2004-03-0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악~~~~ 마태우스님! 너무해요!!!! 앞으로 청정기를 어찌 보라고.TT
나무님, 저도 사실은...비슷한 이유로 고속버스에서 슬그머니 안전벨트를 찾는답니다. 혼자만이라도 살겠다는 일념하에.^^;;

진/우맘 2004-03-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 눈이 커다래서 겁 많을 것 같기도 해요. 나는...눈도 안 큰데. 뭐냐. -.-

마태우스 2004-03-0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거의 실시간으로 리플이 올라오는군요. 우리 경제가 어려운 이유를 저희 둘에게서 찾아도 될까요?^^
글구 진우맘님, 눈 작은 사람은 겁도 없어야 한답니까? 서럽습니다.

뎅구르르르~~ 2004-03-0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엊그제 그것이 알고싶다 보구 집에 혼자서 잠을 못 이뤘다는거 아녀.. ㅜ.ㅜ
너무너무너무 무서웠어. 특히 모자이크 처리를 했음에도 드러나는 그 빨간 매니큐어..
근데 마지막에 제보를 부탁하는 자막에서 얼마나 웃었던지..
"포천 근처에서 빨간 메니큐어를 소지하고 있는 남성.."의 제보를 부탁한다고?? 헛참.. ㅡㅡ;;

비로그인 2004-03-02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진우맘님은 무서워하시는데, 공기청정기를 두려워하시는 모습이 왠지 귀여운데요~ ^^

sooninara 2004-03-02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웅ㅈ 청정기인데 4단까지 있거든요...4단으로 미친듯이 돌면 정신은 없습니다..
윙윙...거리니까...취침기능이 있어서 캄캄한 밤에는 저혼자 쉬던데...
혹시 새벽에 일어나면 봐야겠네요..저혼자 돌아가는지..
그리고 님덕에 그전에는 돌같이 보던 청정기가 자꾸 의식이 됩니다..책임지세요...

진/우맘 2004-03-02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희집도 웅ㅈ 입니다. 5단은, 그냥, 이야기의 극적 효과를 위한 장치(?)이고...
ㅎㅎㅎ 청정기 공포증 동지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다연엉가 2004-03-0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대장금 보고 무진장 울었어요.
울엄마가 생각나서요

저도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공포영화는 절대로 안봐요.
항상 꿈에 나타나거든요.
지난번엔 아랑은 왜 라는 책을 밤에 보다가 겁이 나서 잠을 이룰수가 없어
새벽 4시까지 부엌 살림 뒤집어 놓고 애기 아빠가 출근 하고 나서 잠깐 잤네요.
낮에 보니까 하나도 안 무섭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