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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조정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태백산맥과 아리랑이 민족을 단위로 하는 역사의 흐름을 객관적 시각으로 재현하는 데 촛점을 마주었다면 "인간연습"은 분단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해온 한 개인의 시각을 통해 사회주의 몰락 이후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초첨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집의 가정사와 똑같은 지 마치 우리 가족의 이야기인 듯 하여 놀랍다.
백부님은 충북의 일류고등학교와 우리나라의 최고대학을 졸업하신후 청주에서 가축병원을 운영하시다가
소위 그들이 말하는 혁명을 하다가 6.25때 돌아가셨고 중부님도 동일 고등학교를 나오신 후 6.25때 인민군을 따라 월북한 후 그곳에서 최고대학과 소련유학까지 다녀오신후 이곳에 와서 27년간이나 옥살이를 하시다가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일을 겪은 후 현재는 대전에서 살고 계신다. 우연 이겠지만 아니 그러한 환경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다 들 그렇게 살아왔었기에 책에 나오는 주인공 윤혁과 너무도 똑같은 것 일 게다.
집안의 기둥들이 모두 이러한 사건에 연루되었으니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비롯한 우리가족의 고통이야 말로 다해 무엇하리오만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이데올로기는 이렇 듯 한 가정을 파멸로 이끌었으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사상범 윤혁이라는 전향장기수가 이 사회에 적응하면서 사회주의 몰락원인과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마지막 남은 삶을 행복이라는 말로 맺어가는 과정을 묘사했고, 사상범으로써 그들이 겪어야 했던 개인적인 고초와 그와 연관된 가족이 겪어야 했던 애환 등이 잘 녹아있는 책인 것 같다.
인간연습은 사회주의 몰락과 이념형 인간이 종말과 거듭나기, 그리고 새로운 사회운동과 혈연적 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인간관계의 가증성까지 매우 폭넓은 의미론적 지평을 거느리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