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시험기간에 집에 있어도 도움될 일이 없다. 주말은 오로지 개인일정을 소화하며 보냈다. 이틀간 라운딩을 했고, 친구 딸 결혼식에도 다녀왔다. 짧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큰 주말이었다.
1. 유쾌한 라운딩
토요일은 양주에서 제휴기관 관계자들과 라운딩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하게 모든 홀을 카트차 없이 걸어서 이동해야 했기에 5시간 동안의 라운딩은 운동량도 상당하거니와 체력적인 부담도 컸다. 11시 30분에 티오프 했기에 날씨가 맑았다면 더위로 인해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도 흐렸기 때문에 운동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 졌다. 긴 시간을 함께 거닐며 업계의 동향과 정보도 듣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유대도 더 강화되었다. 다른 일정보다 힘들었지만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유쾌한 시간이 되었다.
일요일은 원주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보냈다. 새벽 5시 15분에 예약되어 있었고, 낮에 체력소모가 상당했기에 평소보다 이른 10시쯤 잠을 청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복잡하고 갑갑한 심경으로 쉽게 잠을 청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2시 30분에 알람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4시 30분에 원주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함께 한 후 5시 15분에 라운딩을 시작했다. 가깝다고 했는 데 자그마치 1시간 30분이나 소요됐다. 밤을 꼬박 새웠기 때문에 머리는 몽롱, 눈은 침침, 몸은 찌뿌둥 그야말로 컨디션 난조였다. 첫홀부터 공의 제 멋대로 날아갔다. 3번홀을 시작할 때 안개가 걷히면서 파랗게 쭉 뻗은 필드가 눈에 들어왔다. 새벽의 맑은 공기와 주변경관과 어우러진 필드는 그야말로 판타스틱했다.
복잡했던 심경도 드넓은 자연의 공간 속으로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공에 얹어 모두 날려 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멋진 자연의 풍경과 어우러져 멋진 경기를 마무리 했다. 라운딩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타이밍을 어떻게 이렇게 잘 맞췄는 지 경탄이 절로 나왔다. 비 맞으며 라운딩 나가는 사람들의 잔뜩 찌푸린 얼굴이 오버랩되었지만 이문세의 "야생마"를 허밍을 섞어 부르며 그곳을 떠나 청주로 향했다.
야생마
-이문세노래-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린다 잊혀져 가는 맑은 꿈을 찾아서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싶어서 바람이 부는대로 달려간다
아무도 내 마음 모를 때 때로는 슬프고
혼자서 가는 길이 너무나 외로워져도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린다 꿈속에 보던 날개를 찾아서
멀리 저 멀리 타오르는 태양이 내 젊은 가슴을 부르네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아도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려간다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싶어서 오늘도 쉬지 않고 달려간다
때로는 거친 바람과 소나기 맞으며
혼자서 가는 길이 너무나 외로워져도
가다가 다가 쓰러진다해도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려간다
누구보다도 멀리가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려간다
누구보다도 멀리가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황야를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