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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7일부터 위장전입으로 공직자로서의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열리게 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인사청문위원으로 나서게 되는 국회 법사위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 김 후보자가 네 차례의 위장 전입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엄격히 추궁해줄 것과 함께 검찰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김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편지를 보냈습니다.
국회 법사위원으로 활동중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박민식(부산 북구 강서구갑), 손범규(경기 고양시 덕양구갑), 이주영(경남 마산시갑), 이한성 (경북 문경시 예천군), 장윤석(경북 영주시), 주광덕(경기 구리시), 주성영(대구 동구갑), 최병국(울산 남구갑), 홍일표(인천 남구갑) 등 모두 9명입니다. <작성자 주>
안녕하십니까? 국회 법제사법위원이신 귀 의원께서 8월 17일로 예정된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청문위원으로 활동하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불명예스러운 사퇴 이후,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또한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귀 의원께서 국민을 대신해 김 후보자의 검찰총장 자격을 철저히 검증하고 엄격한 잣대로 평가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사익을 위해 반복적으로 위장 전입
그런데 귀 의원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녀를 특정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몇 차례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미 후보자 본인도 시인한 것처럼, 후보자는 1992년 9월, 큰 딸을 세화여중에 입학시키기 위해 서울 반포동 소재 지인의 집으로 위장 전입한 바 있고, 1997년 2월, 실제 서울 대방동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큰 딸은 세화여고, 작은 딸은 세화여중에 등록시키기 위해 또 다시 위장전입을 한 바 있습니다. 이는 모두 주민등록법 위반행위입니다.
이렇게 자녀를 특정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위장전입 이외에도 김 후보자는 이미 두 차례 추가 위장전입을 한 전력이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김 후보자가 전남 장흥지청으로 발령이 난 직후인 1987년 4월 김 후보자는 장흥으로 주소를 옮기지 않고 장인 소유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하여 주민등록법을 위반하였습니다.
김 후보자는 1988년 3월에도 서울북부지청으로 발령을 받은 후 실제 과천에서 거주하였지만, 여전히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장인 아파트에 주민등록을 하여 주민등록법을 위반하였습니다.
공직자 높은 윤리의식 강조한 이 대통령 발언에 비추어도 자격 없어
결국 김 후보자는 총 네 차례에 걸친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하였고, 그 중 두 차례는 자녀의 특정학교 입학이라는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했음이 현재까지 확인된 바입니다.
비록 지금은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엄연한 실정법을 여러 차례에 걸쳐 어기고 특히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위반하였다는 것은, 준사법기관인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그 자격에 심각한 흠결이라 할 것입니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도 위장전입은 명백한 실정법위반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46주년 '법의 날'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성숙한 법치주의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전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신뢰와 권위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국회의원, 공무원, 법조인들이 먼저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추어 보아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없으며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김준규 후보자는 법을 다루는 사람 중에서도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검찰총장으로서 그 자격에 큰 흠결이 있다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귀 의원께서 소속된 한나라당과 동료 의원들께서는 과거 국민의 정부 때와 참여정부 때 부동산 매입이나 자녀의 특정학교 입학 등의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주민등록법을 위반하며 위장 전입했던 전력이 있던 공직후보자들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강력히 질타하고 공직후보자 또는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 바 있습니다.
심재철, 안경률, 안택수, 홍준표, 전여옥, 맹형규의 말말말
우선 1998년 장상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매입을 위해 위장 전입한 것에 대해서 귀 당의 심재철 의원(경기 안양시 동안구을)은 2002년 7월 28일에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질타하였습니다.
"살지는 않았는데 주민등록은 가 있었어요. 위장전입입니다. 그것을 보고 위장전입이라고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위장전입이라는 것은 뭐냐 하면요. 살지도 않는데 주소만 가 있는 것이 위장전입이에요. 그런데 그 위장전입이 주민등록법 10조를 위반하고 있습니다."
"본인께서도 이미 말씀하셨듯 주민등록법을 명백하게 위반을 했고 위장전입을 세 번이나 했는데 국가 최고지도자라는 분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입니다. 세 번의 위장전입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한 분이 국민들에게 '투기하지 마십시오. 위장전입하지 마십시오.' 어떻게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지 대단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 인사청문회 회의록에서 인용)
다음으로 2002년 장대환 국무총리 후보자가 이번 김준규 후보자와 유사하게 자녀의 특정학군·학교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한 것에 대해 귀 당의 안경률 의원, 안택수 전 의원, 홍준표 의원은 2002년 8월 2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부산 해운대구 기장군을) :
"(장대환 후보자가 자녀 위장전입을 "'맹모삼천지교'의 심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 인용자) 명백한 법 위반사항에 대해 맹모 운운하는 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
"아까 모두발언에서 장 후보자께서 자녀들을 주민등록 위장전입 시킨 것에 대해 사과와 죄송의 말씀을 했습니다. 수많은 서민들이 강남 8학군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습니까? 그랬는데도 그 분들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양심을 지키고 정직하게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총리후보자께서는 이것을 어겼다고 본인이 시인했습니다. '맹모삼천'이라는 말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정말로 얼토당토 않는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등록을 어기면 벌칙이 어떻게 되는 줄 아십니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장 총리 후보자께서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범법자가 됐던 것입니다."
-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서울 동대문구을) :
"장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위장전입 등으로 주민등록법 및 특가법, 상속세법, 증여세법, 건강보험법 등 각종 실정법을 위반했다"
"위반한 법의 형량을 합치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이상 인사청문회 회의록에서 인용)
다음으로, 2005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매입을 위해 위장 전입한 것이 밝혀진 뒤 2005년 3월 4일 당시 귀 당의 전여옥 대변인(서울 영등포구갑)이 "20여 년 전의 위장전입 '과거사'인가"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논평으로 경제부총리의 위장전입 행위를 강하게 질타하였습니다.
"'위장전입'을 했던 그때는 바야흐로, 무려 20여 년 전 부동산투기시점에서 보면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 개명한 21세기에 무려 20여 년 전의 과거사를 묻는 것은 너무도 억울하다고 호소한다...(중략)...
만일 20여 년 전이 '과거사'라고 한다면 이 땅의 청렴한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명예롭게 공직에 머무르기 위해 그들은 평생 주변을 정돈하고 적은 수입으로 평생을 지냈다. 남들 다 하는 아이들 과외도 시키지 못하면서 사교육 위주의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가장으로서 수많은 유혹도 견뎠다. 적어도 '영예로운 공직자'가 지켜야 될 지극히 기본적인 자세라는 공직자로서 상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위공직자로서 이헌재 부총리는 스스로 물러나야 옳다. 공직에 봉사하며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산 수많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온전한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옳기 때문이다."
끝으로 2005년 홍석현 주미대사가 부동산 매입을 위해 위장 전입한 것에 대해 당시 청와대가 결격 사유가 아니라고 두둔하자 4월 15일,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은 다음과 같이 질타했던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주미대사가 그런 문제에 휩쓸린 게 국제적 망신이라 청와대가 궁여지책으로 우물쭈물 넘기려는 것 같으나, 원칙적으론 옳지 않은 대응." "청와대 인사 정책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다."
가뜩이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불명예스러운 사퇴로 대한민국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기는커녕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입니다. 후보자도 시인했듯이 네 차례나 위장전입을 한 김준규 후보자가 검찰조직의 수장에 오른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또 다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가족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주민등록법을 수차례 위반한 김준규 후보자가 검찰총장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만큼 청문회를 통해 임명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혀줄 것을 요청합니다.
아울러 국민들은 지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의 문제점을 추궁하기는커녕 도리어 적극 두둔하려고 하던 일부 의원들의 모습에 매우 실망한 바 있습니다.
만일 위장전입에 대하여 과거 한나라당이나 동료의원들이 취했던 입장과는 달리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거나 침묵한다면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또한 커질 것입니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재현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국민들이 인사청문회의 과정과 결과를 모두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출처 : 위장전입 분노했던 한나라당의 '이중잣대'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