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의 소재가 참으로 다양한 느낌을 받게 한 영화다.
삶과 죽음에 대한 반복이라는 동양의 윤회사상도 엿볼 수 있고, 사랑이 어느 일방만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에서 순환된다는 의미를 받게 한다. 그리고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어떤 운명적인 것에 의해 좌우된다는 강한 인식을 함께 나타내고 있다.

뉴올리언주에서 시계를 잘 만드는 케토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 영화는 시작한다. 장님인 그는 하나뿐인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게 되고 결국은 그 아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그는 새롭게 지어지는 기차역에 부착할 시계를 제작하면서 거꾸로 가게 만든다. 이유는 죽은 아들이 시간을 거슬러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강한 바램이 담겨 있다.   

세월이 흘러 1차대전이 끝나고 케토 또한 사라져 죽었다는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버튼가에 새 생명이 태어난다. 그러나 그 아기는 80대의 모습을 한 흉칙한 모습이며, 이 영화에서는 그가 케토가 환생한 것처럼 이끄는 느낌을 준다. 결국 생부에 의해 양로원에 버려진 아이는 양로원을 운영하는 퀴니의 손에 의해 자라게 되고 벤자민이라 불리게 된다. 

 

외형적으로 80대 노인인 벤자민은 일반인들과 다를 생체주기를 나타낸다. 아기에서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중년, 장년, 노인에 이르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젊어지다가 어린아이가 되면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케토가 의도한 대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동일하지만 유일하게 벤자민의 생체주기만 거꾸로 성장한다.  

 

성장하면서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인 데이지를 만난다. 그것 또한 운명이지만 그들의 운명은 벤자민이 독립하여 외항선을 타면서 어긋나지만 끊임없는 엽서를 주고 받으면서 사랑의 불씨를 살려나간다. 외항선의 선장은 벤자민과의 만남에서 사랑에 대한 비유를 벌새를 통해서 들려주고자 한다. 1초에 1,200번의 심장박동을 하고 80번의 날갯짓을 하는 데 잘 관찰해 보면 무한대의 형상을 한다는 것이다. 8자를 옆으로 뉘인 무한대는 쌍방향에서 같은 모습이다. 어느 일방에 의한 사랑이 아니라 쌍방향에서 균형을 이루는 사랑의 무한대를 이야기한다.

선원들과 함께 호텔에서 생활하던 벤자민은 이곳에서 운명적인 여인인 중년의 엘리자베스를 만나게 된다. 잠이 오지 않아 대화를 나누던 둘은 급격하게 뜨거운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매일밤 밀회를 즐기지만 결국은 엘리자베스가 떠나면서 헤어지게 된다. 결국 둘이 나눈 것은 사랑이 아니라 욕망에 대한 목마름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미에 다시 한번 회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서로 사랑을 이야기 하지만 어느 일방에 의한 사랑이 덧없음을 일깨워 주는 장면이다. 

 

잘 나가던 발레리나 데이지는 교통사고로 인해 다시 벤자민과의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이때가 둘이 육체적으로 일치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벤자민과 데이지가 만날 수 밖에 없음에 대한 운명을 교통사고의 발생상황을 설명하면서 강하게 어필하기도 한다. 나 또한 운명이란 것을 강하게 믿는 사람이기에 교감하는 부분이었다. 

 

두 사람이 시간과 장소 등의 제약을 받지 않고 오로지 둘만을 위해 나누는 뜨겁고 정열적인 사랑이 극에 달하면서 사랑에 대한 부러움이 고조되었다. 사랑을 하려면 저렇게 해야 하는 데 라는 강한 충동이 치밀어 올랐다. ㅋㅋ 그야말로 운명적인 사랑이었고, 결국 사랑의 잉태를 통해 딸아이를 낳게 되지만 점점 어려가는 아빠를 보여줄 수 없다는 벤자민의 생각대로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뒤로 하고 떠나는 운명을 겪는다. 

 

이제 어린 아이가 되어 과거의 기억를 모두 잊어버린 벤자민을 늙은 데이지가 다시 만나면서 그들의 끝나지 않는 사랑이 이어진다. 갓난아이가 된 사랑하는 남편 벤자민을 품에 안아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는 데이지를 보면서 살짝 서글픔과 슬픔도 느낀다.

결국 둘만이 아는 사랑을 영원한 비밀로 간직한 상태로 평생을 함께 한 둘은 벤자민이 갓난아이로서 영원한 반려자 데이지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고 데이지 또한 사랑의 비밀을 두 사람 사랑의 결정체였던 딸에게 알려 주면서 막을 내린다.  

 

둘만이 아는 운명적인 쌍방향식 무한대의 비밀 사랑이야기!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와 비교되는 부문이기도 했고, 운명이 조화된 뜨겁고 정열적인 사랑에 무한대의 부러움도 함께 받은 영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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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6-15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신세대풍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전호인 2009-06-22 14:51   좋아요 0 | URL
ㅎㅎ, 프레이야님의 영화리뷰를 많이 참조하곤 합니다. 워낙 내공이 깊으신 분이라 님의 칭찬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