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맞아 아이들로부터 카네이션과 편지를 받았다. 마냥 어리게만 보았는 데 편지에 담긴 내용을 보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바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석의 편지에는 이제 엄마, 아빠가 아닌 어머니,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언젠가 중학생이 되면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고, 녀석 또한 엄마, 아빠라고 하려니 자신이 어린 티를 벗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이 들더란다. 해람이가 정성을 다해 직접 만든 카네이션이 녀석만큼이나 귀엽고 깜찍해서 좋았다.
옆지기와 같이 녀석들의 편지를 읽으면서 흐뭇함을 동시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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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석이 쓴 편지 
아버지께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덥고 일교차가 커서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하니 감기 조심하세요~~!
항상 저와 동생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과 더 나은 곳으로 항상 이끌어 주시고, 저희를 위해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조랑말을 잘 다루려면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당근만 얻을 수 있는 성실한 명품아들이 되겠습니다.
싸랑해요!~~~~~~
                                                      2009. 5. 8
                                                                          아들올림 

어머니께
제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도 3달이 다 되어 가네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입학후 보는 첫 시험도 보았고 저도 어느정도 학급내에서 입지도 굳혀가고 있습니다. 이번시험에서 결과가 많이 실망스러우셨죠?
이번 기말고사에는 더욱 열심히 해서 목표점수를 달성하겠습니다.
아직 외교관의 꿈 버리지 않았습니다.
엄마 화이팅~~~!
                                                      2009. 5. 8
                                                                          아들올림   


2. 해람이 쓴 편지
부모님께
엄마~~! 아빠~~! 저 근표에염~^*^
어버이날 이네요~ 이번엔 시간이 없어서....ㅠㅠ
옛날엔 이것저것 많이 준비했었는 데, 쩝~.~
죄송해요~~ 그래두!! 카네이션은 못생겼어도 정성을 담았으니깐~ 예쁘게 봐주세요
이제 내년이면 벌써 중학생이네요~
그때 가서도 공부 잘해야 할텐데!!ㅋㅋ
엄마, 아빠 힘드신데 더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피아노도 공부도 열심히 할거에요^*^
앞으로 키도 쭉쭉 커야 할텐데<아빠가 더 컸어야~~ 유전 ^*^;;>
사랑해요....감사해요...자주 하는 말이지만은.....
할때마다 새로운 기분!!
그럼 엄마 아빠 힘내시구요~~
사랑해요~~~!!
                                      2009. 5. 8(금) 어버이날  
                                                     사랑스런(?) 근표 ~.~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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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5-09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근표가 해람이에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에요. 잘 자라고 있네요^^

전호인 2009-05-20 14:20   좋아요 0 | URL
넵, 해같이 세상을 비추는 사람이 돼라는 뜻에서 제가 집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쌩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