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이 서서히 어둠을 빨아들이자
한낮에 나의 손길이 부산하게 닿았던
온갖 잡다한 생활용품들이 소리 없이 잠들어 간다.
거실 가득히 신비스런 분위기가 드리워진다.
나는 할 말을 잊어버린다.

- 김경남 '등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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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조명 대신 가끔 등불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한지를 통해 배어나오는 은은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포용성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도 순간 반짝, 다가와 금세 잊혀지는 사람보다는
은근히 오래도록 스며드는 사람이 좋습니다.
한지 등불처럼.

제가 국민학교 4학년에 전깃불이 들어왔습니다.
그전까지는 호롱불을 사용했었지요.
가끔 제사지낸 후 촛불을 켜면 왜그리 밝았던지.....

호롱불의 은은함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 은은함과 따뜻함으로 인해 그때의 추억이
오래도록 남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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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2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스며드는 좋은 글이네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