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소리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6
이든 필포츠 지음, 박기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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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정모도 끝나고 한가한 요즘입니다. 헹복한 맘으로 책을 쌓아 놓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권한권 꺼내 보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로스
맥도널드의 을 보고 있는 중이죠. 이 책에도 삽화가 있더군요. 다 보면 찍어서 올릴게여. 역시 잼있는 삽화 많습니다...^^;;;

오늘 들여다 볼 책은 이든 필포츠의 <어둠의 소리>입니다. <빨강머리 레드메인즈>가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쉬 읽히는 책은 아니어서 살짝 겁냈는데 무지 빨리 읽히는 박진감 넘치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분량도 훨씬 짧긴 합니다만...

이 책은 도입부가 아주 좋습니다. 은퇴한 탐정이 호텔로 쉬러 가는데 호텔 자기 방에서 아이의 울음 소리와 절규(?)소리가 들려 옵니다. 우리의 인도적인 탐정은 어디서 애를 잡나? 싶어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는 한을 품고 죽은 아이였죠... 으스스하죠. 탐정은 유령의 목소리를 들은 걸까요?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배경에 깔리면 독자의 흥미는 한층 유발되고 호기심이 커진다는 법칙(나혁진의 법칙 -_-;)에 따라 이야기는 처음부터 흥미진진해집니다.

아이는 아주 심약한 아이였죠. 그런데 많은 재산을 상속받고 있었죠...추리 소설의 법칙에 따르면 등장할 때부터 반은 죽음에 걸친 그런 아이라 할 수 있죠..ㅎㅎㅎ 아이의 숙부는 집사와 짜고 공포스런 괴물 탈바가지를 만들어 밤마다 아이에게 보여주는 고문을 해서 아이를 말려  죽인 겁니다. (스포일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0쪽만 읽으면 나오는 이야기예요.) 어때요? 정말 극악스런 범죄가 아닌가요? 극한의 공포에 한이 맺힌 아이가 유령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저질러지는 범죄는 그 어떤 것보다 혐오합니다. 우리의 탐정 링글로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억울하게 죽은 아이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숙부 일당과 대결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증거가 없는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몸 약한 아이에게 밤마다 괴물 탈바가지를 보여주어 쇼크사로 죽였는데 어디 증거가 남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심증은 100% 확실하지만 물증이 한 개도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 소설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나타납니다. 탐정은 범인들에게 서서히 접근합니다. 어차피 증거는 없기에 그 들 주변을 빙빙 맴돌면서 공격을 시작합니다. 특히 숙부는 악마의 화신이라 할 정도로 천재적인 범죄자라 링글로즈 탐정과 좋은 맞수가 됩니다. 이 책은 링글로즈가 발자국을 찾고 현미경을 보는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옵니다. 그저 지난하게 펼쳐지는 두 인물간의 설전(舌戰)과 지력 대결만 있을 뿐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상대가 비밀을 알고 있다는 걸 잘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의 빈틈을 잡기 위해 암중모색을 끝없이 계속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물적 증거를 다룰 수 없는 범죄다 보니 등장 인물들의 성격에 천착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범죄 심리 소설>의 선구격인 작품이 되버린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빨강 머리 레드메인즈>보다 훨씬 잼있었습니다.


물적 증거가 중시되지 않는 작풍이 독특하기도 했구요. 대사나 묘사에서 보여주는 문학적 향취도 돋보이구요. 무엇보다 지력과 매력이 비슷한 두 인물이 보여주는 불꽃튀는 대결의 결과를 확인하는 게 젤 즐겁지만요...^^;

마지막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대목을 인용해 볼까요? 키리에님처럼 말예요...

<링글로즈는 온화하고 경의에 가득 찬 태도를 보였으며 한편 브루크 남작은 뜻밖의 재회를 기뻐하는 태도를 취했다. 두 사람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서로에게 필요 이상의 거짓된 친절을 베풀었다. 그들은 각자 맡은 역할의 연기를 한 것이다. 서로가 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멋진 희극이 서로의 정중한 태도와 언어로 시작되었다....>

뭐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겁니다. 이제 대결의 막이 올랐군요. 지는 쪽은 아마 죽게 될 겁니다.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말아야겠죠...결과는 여러분이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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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29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드메인즈보다 이게 더 좋더라구요. 저는. ^^

jedai2000 2005-10-2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취향에도 <어둠의 소리>가 더 맞습니다. ^^;;
 
마지막 기회 1
할런 코벤 지음, 이창식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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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사람이 너무 산다. 그러다보니 좋은 사람도 많고, 나쁜 사람도 많고, 변태도 있고, 커플도 있고, 솔로도 존재한다..-_-;;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부대끼며 살다보니 세상에는 범죄도 참 많다. 범죄의 유형도 지구에사는 사람의 존재만큼 허다한데, 그중에서 가장 최악의 범죄는 무엇일까? 물론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 다르니 생각도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괴를 꼽고 싶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자식을 유괴당하는 심정은 어떨까? 특히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갓난아기를 유괴당한다면? 이 소설은 이러한 최악의 범죄인 유괴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마크 사이드먼은 성공한 의사로서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6개월 난 딸을 둔 그럭저럭 행복한 가장이다. 그러나 작품의 시작과 동시에, 그는 죽어가고 있다. 머리에 총을 맞은 것이다. 간신히 살아나서 병원에 입원한 마크. 그러나 역시 총에 맞은 아내는 사망하고 딸은 실종된다. 순식간에 모든 행복이 파괴된 것이다.

 

그러나 며칠 뒤, 편지가 한통 날아온다. '딸을 돌려받고 싶으면 2백만 달러를 가져와라. 단 경찰에 알리면 우리는 사라질 것이다.' 마크는 돈을 준비하지만 불안감에 경찰에 신고하고 만다. 그러나 유괴범은 돈만 가져가고 사라진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18개월 뒤, 자신이 경찰에 신고해 딸을 잃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고 있던 마크에게 또 한통의 편지가 온다.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나? 딸을 돌려받고 싶으면 2백만 달러를 가져와라. 단 경찰에 알리면 우리는 사라질 것이다'

 

마크는 지난 날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 그는 젊은 날에 너무도 사랑했던 과거의 연인 레이첼을 부른다. 그녀는 마크와 헤어지고 FBI요원으로 일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해고된 상태. 마크는 레이첼과 함께 딸을 찾기 위한 절망적인 모험에 나선다. 하지만 마크는 레이첼이 해고된 이유가 같은 FBI요원이었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까지가 초반의 플롯이다. 근래 들어 이렇게 독자를 몰입시키는 줄거리를 본 적이 없다. 딸을 찾으려는 절박한 부성애와 너무도 사랑했지만 오해로 헤어져야 했던 옛 연인 레이첼과의 화학 작용이 작품의 속도감을 200% 상승시킨다.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몰랐던 딸아이와 젊은 날의 헛된 자존심으로 외면했던 사랑, 두 가지를 다시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마크의 절실함이 눈물겹다. 절망에 빠져 인생을 허비했던 마크에게 이번의 위기는 다시 제대로 살기 위한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른 장면 전환, 엎치락뒤치락 반복되는 반전까지 상당히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완벽하게 의외의 인물이 진범으로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이 놀랍다. 그렇지만 반전을 위한 반전, 깜짝쇼만이 아닌 단서가 세심하게 배치된 공감가는 반전이다. 정서적으로도 공감가고, 재미도 뛰어난 일급 대중소설이다.

 

평범한 교외의 중산층이 음모에 휘말린다는 플롯은 우리의 감정 이입을 돋군다. 이러한 플롯은 윌리엄 아이리쉬와 알프레드 히치콕 같은 거장들에 의해 이미 그 파괴력이 입증된 바 있다. 추리소설 애호가들은 왕왕 코넌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고전적인 거장에 비해 현대 작가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데, 200년이 넘는 추리소설 역사에서 몇몇의 고전 거장들만 인정하는 건 섭섭한 일이다. 제임스 엘로이, 데니스 루헤인, 제프리 디버, 할란 코벤 등의 현대 작가들도 트릭이나 반전을 잘 다루고, 감동적인 작품을 써낸다.

 

작품들이 거의 다 소개되었고,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없는(뭐 숨겨진 작품이 유서에서 발견되었다면 모르지만) 고전 거장들의 작품외에도,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도 좋은 작품을 써 내는 작가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별점: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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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2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보다 밀약이 더 재미있었어요^^;;;

jedai2000 2005-10-2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말씀 믿고 주문합니다. ^^;; 재미없으면 저 울어요..^^;;;

물만두 2005-10-27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임은 못집니다. 전 폭스이블 재미있었어요. 미넷 월터스를 좋아해서^^;;; 우야꼬~

jedai2000 2005-10-27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임지실 필요 없어요. 그냥 저 혼자 울다 마는거죠. 그냥 좀 서러울 뿐 죽기야 하겠습니까..T.T

jedai2000 2005-10-2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일이 좋아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떤 과일을 가장 좋아하시는지요? 저는 식성이 유아틱해서 과일 및 견과류 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달디단 과자, 음료수, 빵 등 가공식품만 먹어요..^^;;)

그래서 주문했습니다. <밀약>하고 <샤바케> <이데아의 동굴> <기적의 사람>...이렇게 주문했죠. <마지막 기회>읽고 할런 코벤에게 반했거든요. ^^;;

jedai2000 2005-10-2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저도 수박은 여름에 가끔 먹습니다..^^; 과자가 우리 아이를 해친다, 뭐 이런 책들이 요즘 화제더군요. 저는 큰일났습니다..-_-;;

주문한 책 중 <기적의 사람>은 <기적의 인간>입니다. 제가 잘못 썼어요. 작가는 심포 유이치입니다.

panda78 2005-11-0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 버스에 밀약 있던데, 이번 주엔 그걸 빌려와야겠군요. ^^;

panda78 2005-11-0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적의 인간, 책 소개를 보니 분명 읽은 책인데 왜 결말이 생각이 안 날까요? ^^a
읽고 나서 살짝 귀띔 좀 해 주셔요-

jedai2000 2005-11-0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약>은 평이 아주 좋아요. 대표작이라던데 궁금하네요. 근데 책은 별로 마음에 안 들게 나왔더군요.
 
내 눈에 비친 악마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3
루스 렌들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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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추석 연휴들 보내셨는지요... 가족 친지들과 좋은 시간 많이 나누셨길 빕니다. 저는 현재 졸업하고도 직업이 없다 보니 친척들 눈치가 보이더군요. 작년 학교 재학할 때까지만 해도 친척분들이 용돈도 많이 주시곤 했는데 졸업을 하니 그것도 끊어지더군요..-_-;; 돈도 없고 할 일도 없어 방에서 누워만 있자 아버지가 불쌍해 보였던지 2만원을 주시면서 영화나 보라고 하더군요. 그 돈으로 냉큼 나와 <4의 규칙>과 <폭스 이블>사이에서 장고를 하다가 <폭스 이블>을 사 왔습니다. 170쪽 정도 봤는데 아직까진 매우 좋습니다. 국내에 출간된 미네트 월터스의 작품 중에선 제일 좋을듯한 느낌이네요... 다 읽으면 감상에 글을 올리도록 하지요...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한 다섯권쯤 읽은 거 같은데 <로즈메리의 아기>가 좋았어요. 비밀에 둘러쌓인 음산한 아파트에서 악마 숭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오컬트 스릴러인데 여자분들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계실 임신에 대한 공포증(임신 포비아? ^^;)을 이용한 뛰어난 스릴러입니다. 기회되시면 꼭 읽어 보시기 바라고 물론 임산부는 독서를 포기해 주세요...^^;;;

또 삼천포로 빠져 버리고 말았군요..-_-;;; 오늘 소개해 드릴 무시무시한 제목 <내 눈에 비친 악마>의 작가는 영국인 여류 작가 루스 렌델입니다.  생각해 보면 영국에서는 뛰어난 여류 추리 작가들이 줄기차게 배출되어 온 것 같습니다. 얼핏 떠오르는 이름만 생각해 봐도 애거서 크리스티, 도로시 세이어즈,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패트리시아 모이즈, PD 제임스, 조이스 포터, 최근의 미네트 월터스까지.... 좋은 작가들이 정말 많네요. 영국 여자랑 결혼하면 안되겠어요..-_-;  루스 렌델은 웩스포드 경감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 추리물(정통 본격물인가요? 그렇다면 보고 싶네용)을 썼으며
그것과는 별개로 매년 한 편 정도 스릴러물을 썼다고 하더군요...

한국에 출간된 그녀의 두 작품 <유니스의 비밀>과 <내 눈에 비친 악마>는 전부 그녀의 스릴러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사회 부적응자(?)- 간단히 말해 사이코들이 자신의 금지된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정상인들의 삶을 어지럽히고 완전히 망가뜨려 버린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유니스의 비밀>에서는 글을 모르는 유니스라는 가정부의 살인적인 문맹 컴플렉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어떻게든 숨기고 싶어하는 유니스의 비정상적인 행동 양식이 여러 가지 사건을 거쳐 마침내 파국을 맞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떤 파국이냐고요? 커버데일 일가에게 물어 보십시요..^^;;;

<내 눈에 비친 악마>의 주인공 아서 존슨은 50대의 직장인인데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알고 보면 교살에 대한 욕망으로 번민하는 이상 성격자입니다. 그래도 그는 자기가 거주하던 아파트 지하실에 놓여 있던 마네킹의 목을 조르며 대리 만족을 얻습니다. 만약 그 마네킹이 없었다면 실제 여자 수십명쯤은 목 졸려 죽였겠죠...그러던 어느 날(이 상투적인 문두..-_-;;;) 아서 존슨과 이름이 비슷한 앤터니 존슨이라는 사람이 이사를 오게 됩니다. 앤터니 존슨은 아서 존슨에게 딱히 피해를 주려는 의도없이 지하실의 마네킹을 축제날에  태워 버립니다.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아서 존슨은 앤터니 존슨의 편지를 뜯어 보며 복수하고요...이런 저런 두 사람의 오해는 더욱 깊어져 가고 사건은 정말 충격적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 작품은 역시 정신 이상자인 아서 존슨의 묘사가 핵심입니다.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이 남자의 행동은 그야말로 상상 초월입니다. 피해 의식에 빠져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보이죠. 일례로 자신의 세탁물을 술집에 놓고 온 아서는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세탁물을 가져다 주려고 들고 나간 것조차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나를 공격하는거야! 나를 놀리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참 피곤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시계처럼 극도로 정확하고 그날 그날 할당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하는 강박 관념이 그로 하여금 분출구를 필요하게 만들었고 그 분출의 통로가 바로 교살이었죠...

루스 렌델은 이상 성격자들을 정말 그럴듯하고 정교하게 묘사해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많은 연구와 인터뷰가 있었겠죠?? <내 눈에 비친 악마>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서 아서 존슨이 앤터니 존슨에게 복수하기 위해 편지를 뜯어 보고 버렸다고 했죠. 앤터니 존슨은 사실 유부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 편지는 유부녀가 앤터니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남편 곁에 남을 것인지 결정하는 내용이 담긴 중요한 편지였습니다. 그 편지가 사라지자 앤터니는 거의 편집광적으로 편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편지가 계속 사라지자 앤터니는 유부녀에게 전화를 하는데 직장 동료들이 유부녀가 자리에 없다며 바꿔주지 않습니다. 앤터니는 이 유부녀가 마음이 변해 직장 동료들에게 내가 전화하면 바꿔주지 말라고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실상 눈으로 본 건 아무 것도 없는 데 말입니다. 사라진 편지가 앤터니로 하여금 편집광적인 집착과 망상을 심어준 것입니다.

여기에 작가의 메세지가 살짝 녹아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거 같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정상인 누구도 한순간에 비정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사이코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1976년에 출판된 이 작품은 고전의 자리에 위치하겠죠. 스물스물 피어나는 이상 성격에서 기반된 공포와 흥미로운 사건 전개(이야기가 독자의 섯부른 예측을 우습게 비웃습니다. 주인공들의 평범한 행동들은 오해를 낳고 그 오해는 오해를 낳고...그야말로 흥미진진 전개! ^^;;)...기막힌 마무리가 주는 카타르시스까지 사이코 스릴러 장르의 고전이자 시대를 초월한 걸작입니다. 추리 소설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라도 루스 렌델이라는 뛰어난 작가의 실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무엇보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어하는 분들은 반드시 뽑아드셔야 할 걸작으로 감히 일독을 권합니다.

사족인데....아서 존슨이 왜 그런 이상 성격자가 되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언급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부모와 떨어져 이모와 단둘이 살았던 아서는 청교도적인 극단적 금욕주의자인 이모의 영향과 압박(?)으로 그렇게 되었다는 거 같은데 그럴 법 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한 평범한 인간이 교살마가 된다는 설정을 뒷받침하기에는 여전히 약하다는 생각입니다. 머 작가가 아서는 원래 싸이코였어요...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해요? 이렇게 나온다면 머 할말은 없습니다...ㅋㅋㅋ

별점: ***** (간만에 등장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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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27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 여자랑 결혼하면 안되겠어요..-_-; <- 우하하! >ㅂ<)b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에 실린 단편과, 최근에 나온 세계서스펜스 걸작선에 실린 단편도 좋더라구요. 유니스의 비밀도 얼른 사 읽어야겠군요. ^^

jedai2000 2005-10-2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써 논거라 좀 어색한 내용도 있네요. 추석이라니..ㅋㅋ
루스 렌델 같은 작가가 조명이 안 되는 게 신기해요. 웩스포드 경감이 나오는 첫 작품 <뮤즈의 홀>이라는 작품이 국내 번역되어 있답니다. 우연히 구하고 좋아서 비명을 질렀죠. 아직 읽지는 않았습니다.

panda78 2005-10-27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뮤즈의 홀이요? 첨 들어봐요!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아니겠죠... 우연히 구하셨다니... 으- 부럽습니다..

jedai2000 2005-10-27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즈의 홀>을 아마 실제로 본 분 별로 없으실걸요..^^V
제가 운이 좋아 착하신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구하기 어려운 책을 제보해 주시기도 하고, 파시기도 하고, 증정해 주시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 중 마음이 안 따뜻한 분이 안 계시더라구요..^^;;

panda78 2005-11-03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으셨겠어요. ^^ 확실히 추리 소설 좋아하시는 분 치고 나쁜 분 못봤어요. ^^ 진짜 부럽네요.웩스포드 경감이라.. 경찰 나오는 추리소설도 참 좋아하는데에- 더 궁금해요. 흐흐..

jedai2000 2005-11-0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은 다 좋은 사람들이죠. 살인, 절도, 유괴 등의 범죄를 다루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음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다 편견이라니까요..^^;;
 
폭스 이블 블랙 캣(Black Cat) 5
미네트 월터스 지음, 권성환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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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차게 추리 소설을 이틀에 한권 꼴로 읽는 남자 나혁진입니당...집에 책이 3,40권 쌓여 있어도 일주일에 4,5권씩 보니 늘 책이 달리는군요. 이번 달에는 7권의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이번 달 테마는 일본 추리 소설입니다. <백야행 1,2,3>과 <마크스의 산 1,2>, <인생을 훔친 여자-화차>, <연속 살인 사건> 이렇게 주문했어요. <연속 살인 사건>은 동서판의 존 딕슨 카 작품으로 본격물에 대한 간절한 목마름을 해갈하기 위해 샀지요. 이 달에 사는 작품은 아주 흡족한 목록인데 기대만큼 다들 잼있었음 좋겠네요.  

<폭스 이블>은 미네트 월터스의 신작입니다. 540페이지의 대작으로 지금 막 독서를 끝냈읍죠... 미네트 월터스는 영국, 미국 추리 작가 협회상을 휩쓴 상복이 대단한 영국의 여류 추리 작가입니다. 한국에는 <냉동 창고>와 <여류 조각가>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사건을 생각해 내는 스토리 텔러이고 문장력도 좋은 작가로 보여집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페미니즘이 녹아 있는 듯 보입니다. 데뷔작 <냉동 창고>의 주인공들은 여자 세 명이 레즈비언이라는 오해를 사며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의 온갖 테러와 비난에도 묵묵히 참고 견디며 여성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류 조각가>는 남편의 폭력을 견뎌내야 했던 여기자와 뚱뚱하고 못난 외모로 인해 가족들에게까지 버림받았던 '여류 조각가'라는 두 여성이 연대하고 깊이 공감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번 작품 <폭스 이블>에서의 여주인공 낸시 스미스는 군인으로 남자와도 육체적으로 겨룰만큼 강인하며 정신적으로도 터프합니다. 현대 여성 작가로서 페미니즘적 글쓰기가 작품에 배어 있는 듯 하군요....

<폭스 이블>은 사실 줄거리가 대단히 복잡하고 반전이 휘몰아치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영국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잔잔한 이야기에 가깝죠.
충격적인 범죄 이야기도 별로 나오지 않고요. 그러면서도 흡인력이 대단합니다. 70대의 늙은 아내가 집 앞에서 잠옷만 입은 채 동사하고 그녀의 남편 러키어-폭스 대령은 그녀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게 되지요. 러키어-폭스 대령의 아들,딸은 천하의 망나니로 재산을 받기 위해 대령이 죽기만을 바라고 있고요.

한편 러키어-폭스 대령의 딸 엘리자베스는 젊었을 때 실수로 사생아 딸을 낳게 되고 그 딸은 입양 처리됩니다. 입양된 딸 낸시 스미스는 세월이 흘러 자신의 할아버지 러키어- 폭스 대령과 운명적으로 재회하게 됩니다.  이 쪽 이야기가 한 축이고, 어둠 속에서 러키어- 폭스 대령과 낸시 스미스를 지켜 보는 정체 불명의 사악한 사나이 폭스-이블을 묘사하는 이야기가 다른 축입니다. 두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다가 나중에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론 신문기사, 편지, 휴대폰 문자 메세지 등의 삽입글들이 군데 군데 들어가면서 사실감과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이는 작가의 전작들에서도 어느 정도 보이는데 작가가 주로 이용하는 테크닉인가 봅니다. <폭스 이블>의 구성은 대단히 짜임새가 있어 한 순간도 늘어지지 않습니다. 기관총같은 글쓰기라고나 할까요... 러키어 폭스 대령의 가족사에 얽힌 비밀 이야기와 폭스-이블의 사악한 행동들이라는 두 이야기가 영화의 교차 편집처럼    
흥미롭게 병행되다 가끔 신문기사, 편지등이 작품에 임팩트를 더하는 거죠.

영국의 전원에서 벌어지는 지리멸렬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이처럼 흥미롭게 묘사할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익명성에 기댄 협박 전화가 러키어-폭스 대령의 정신을 서서히 파괴하는 장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에서 자주 쓰인 익명의 편지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듯해 주목을 끕니다. 그녀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처럼 긴 페이지 내내 독자의 관심을 끄는 재주를 알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출간된 그녀의 작품 중에서는 최고라는 생각으로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군요.

그러나 결점을 들자면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 진상을 알고 나면 충격이 덜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폭스-이블의 정체는 생각보다 너무 약해요. 강한 반전이 있는 영화나 소설에 익숙해진 저로서는 심심한 폭스-이블의 정체에 실망을 아니할수 없군요. 폭스-이블만으로는 약했다고 작가도 생각했는지 공범을 한명 추가했더군요. 그러나 그 공범이 지목되는 과정도 좀 느닷없구요. 여튼 결말이 좀 깔끔하지 못하거나 심심하다는 생각입니다. 치명적인가요? 그래도 결말에 이르는 동안의 과정은 너무 잼있답니다. 로맨스도 있고, 강렬한 서스펜스도 있지요. 등장하는 인물들 묘사도 좋구요...
저 개인적으로는 꽤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영국 추리 소설의 현주소를 알기 위해서라도 꼭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네여...



p/s 어디선가 번역이 굉장히 좋다는 글을 읽었는데 저도 동감입니다. 깔끔하고 유려하게 변역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요즘 추리 소설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가장 잘된 번역이라는데
저도 한표 던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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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5-10-27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아마 같은 분이 하셨을 겁니다. 아주 좋지 않죠 -_-;;

mong 2005-10-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재미나게 읽는 중입니다 ^^

jedai2000 2005-10-2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끝까지 재미나게 읽으시길..^^;;
 
자칼의 날 동서 미스터리 북스 93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석인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일전에 주문했던 <백야행>을 비롯한 책들이 도착했습니다. 딕슨 카의 <연속 살인 사건>을 먼저 읽고 있는데 의외로 가볍고 말랑말랑한 분위기라 조금 놀랐습니다. 새로 산 책들도 빨리 읽고 가열차게 평을 올리겠나이다.

개인적으로 첩보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추리 소설 애호가로서60년대 냉전 시대의 부산물로 추리 소설계에 지울 수 없는 획을 남긴 첩보물의 걸작 정도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4편을 지목했더랬죠. <바늘구멍>,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자칼의 날>, <독수리는 내리다>가 그것들인데 앞의 두 편은 벌써 읽었고 자칼은 이번에 읽었으니 <독수리는 내리다>만 남았네요. 제가 읽었던 3편 모두 공히 뛰어난 걸작이었으니 첩보물도 무시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칼의 날>은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프로 킬러 자칼과 그걸 저지하려는 프랑스, 영국 경찰의 대결을 박진감 넘치게 묘사합니다.
제가 프랑스 현대사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문외한이라 처음에 60년대 혼란한 프랑스 정국의 설명이 나오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당시 프랑스 영토였던 알제리를 반환하는 이유로 국론이 분열되어 드골파와 드골을 싫어하는 OAS라는 조직이 생기고 OAS에서는 눈에 가시같은 드골을 처치하려고 자칼을 고용한다는 이야기더군요.

여기서 잠깐 딴소린데 우리는 중,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배우잖아요. 그런데 너무 고대나 중세에 치중되어 있는 거 같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나 20세기의 근, 현대사는 거의 비중이 없져...세계사를 좋아하는 저는 중세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니 태양왕 루이 14세, 30년 전쟁 등을 아직도 기억하고 잘 알고 있져. 그러나 불과 40년전의 프랑스 역사에 대해서는 완전 까막눈이라니 부끄럽습니다.  세계사 교육이 개정돼야 해요. 얼마 전 노벨 문학상 수상 명단을 보니 영국의 처칠 수상도 있더군요. 정치가뿐 아니라 문인이기도 했나봐여. 이런 꼭 필요한 세계사를 가르쳐 주는  근, 현대사 교육이 필요한 듯....

갑자기 심하게 딴 소리를...요즘 제 평을 읽어 보면 추리 소설에 대한 본연의 내용 소개보다는 잡담 및 방담, 정담, 심지어 만담화되고 있습니다.-_-;
조심해야겠어요..^^;

여튼 자칼은 세계 제일의 킬러로 프로 중의 프로입니다. 그는 세심하게 기계처럼 정교하게 작전을 세우며 드골에게 다가갑니다. 그런데 도입부에
OAS 대장이 청부를 의뢰하기 위해 자칼을 만납니다. 자칼은 워낙에 큰 일이다보니  이번 기회에 은퇴해 평생 놀고 먹을 만한 거액을 받겠다고 말합니다. OAS대장은 얼마를 원하냐고 묻죠...자칼은 뜸을 들입니다. 워낙에 거액이라...평생 숨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에 상당한 거금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합니다. 저도 침을 꿀떡 삼켰습니다. 도대체 얼마길래???
한 나라를 움직일 정도의 엄청난 돈이겠지???
자칼은 말합니다. <50만 달러는 주셔야겠습니다>
순간 저 웃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 당시 화폐 단위로는 엄청났을테니 그렇게 요구했겠지만 현재의 단위로는 결코 엄청난 거액이라고는 할 수 없잖아요...^^;;; 이런 소박한 자칼같으니라구...그 돈으로는 평생 못 먹고 살아요. 지금 돈으로 7억쯤 될텐데 그걸로 어케 평생 도망다니면서 먹구 살라고..^^;;; (물론 그 당시 돈으로는 엄청 거액이였겠져...)

자칼은 변장의 명수이자 인간 심리에 능통하고  심지어 돌변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 응변도 뛰어난 그야말로 살인을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그런 킬러가 드골을 노리니 프랑스 정부가 아연 긴장하죠. 마침내 프랑스 당국은 자칼의 숙적이 될 단 한 사람 르벨 총경을 부릅니다. 자칼이 카리스마 넘치는 프로페셔널이라면 르벨은 겉으로 봐서는 비범함이 없는 평범한 형사입니다. 결코 천재라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끈기와 집중력을 겸비한 프랑스 최고의 민완 형사랍니다. 결국 살인을 위해 태어난 자와 살인을 막기 위해 태어난 두 개의 창과 방패가 격돌하는 부분에서 이 소설의 참 재미가 드러나죠...

처음에는 역사적 사실이 다큐멘터리처럼 제시되고 설명이 많아 몰입이 힘들지만 사건이 본 궤도에 접어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짬만 나면 읽었습니다. 술 먹고 들어와서 세상이 비틀비틀 돌때도 침대에 누워 읽기도 했구요. 결말이 궁금해 잠시도 독서를 쉬지 못했습니다. 놀랍도록 재미있는 책이었죠. 참고로 결말을 공개하자면 드골은 살아납니다. (스포일러 아닌 거 아시져? ^^;;)

두 사람의 프로페셔널의 전문가다운 행동들을 단지 제시하기만 하는 것으로써 우리는 이 사람들의 내면 깊숙한 자존심과 전문가 의식을 엿 볼 수 있습니다. 두 전문가의 전문가다운 솜씨를 솜씨좋게 제시한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비범함 역시 프로페셔널 작가답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자칼과 르벨 총경, 포사이스 세 명의 전문가를 세상에 알린 걸작이라는 말입니다.


P.S/ <자칼의 날>은 프로페셔널 킬러를 전면에 내세워 훗날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닉스>같은 작품은 중학교 때 읽었는데
지금 보니 <자칼의 날>에 완전 모방에 가깝더군요. 오리지널에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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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27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담화.. ^^ 만담화된 리뷰, 정말 좋아요. 읽는 재미가... ^^
전 중학교 때 이 책을 읽었는데요, 그 당시 제게 '억'단위의 돈은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우와- 하면서 읽었나 봐요. 허나 지금으로선.. ^^;;
물가를 반영해서 5천만 달러 정도로 고치면 실감이 날 거 같네요. ㅎㅎㅎ

jedai2000 2005-10-27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더욱 만담체를 갈고 닦어서 말예요..^^;;

중학교 때 읽으셨다니 대단하네요. 전 추리소설을 공백기가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반까지였어요. 초등학교 때, 크리스티, 홈즈, 뤼팽 등으로 시작하고 한동안 추리소설을 잊고 살다 작년에 백수가 되면서 시간이 남아돌아 한편 한편 읽기 시작한거죠. 작년부터 올해까지 밀린 책들 읽느라 시간 다 보냈네요. 거의 500권은 읽은 거 같습니다..^^;;

panda78 2005-10-2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ㅂ^ 즐거운 시간이셨겠군요. ^^ 저도 초등학교 때 홈즈와 해문의 빨간 아가사 크리스티로 시작하긴 했는데, 중고등학교 때는 대여점과 학교 도서관, 친척집 책들에 의존했던지라 좋아한 것에 비해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그 당시 나왔다가 절판된 책들 보면 가슴이 아프죠..... 절판 명작들 다 다시 나와주기를...

jedai2000 2005-10-2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추리소설만 보면 저도 피가 끓어서 어떻게든 구하려고 난리를 치죠..ㅋㅋ
확실히 느낀 건 추리소설은 나오면 무조건 사야한다는 것. 언제 절판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죠..-_-;;

panda78 2005-11-0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절판도 어찌나 빨리 되는지... 원..

jedai2000 2005-11-0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2쇄 찍는 책도 보기 힘들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