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이야기(2007) -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기에 대한 최고의 안내서
원제 We are the Weather Makers : The Story of Global Warming (2006)

 
팀 플래너리, 지식의풍경

 

간단평
-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읽었다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모두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
은 책. 사실 고어의 책을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관심만 있다면 지루하지 않게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끼적끼적
- 석탄과 석유에 대한 글을 읽으며 놀라웠다. 그야말로 1부 8장의 제목 그대로 '죽어서 묻혀 있는 것을
 되살려 내다' 라는 말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가스까지도 화석 연료라는 것은 수천만 년
 이전에 대기 중에서 탄소를 흡수한 생물의 유해가 변한 것이다. 결국, 죽은 것을 파내서 이용하는 것.
 더구나 그것으로 이산화탄소의 양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새까만 무연탄을 1톤 태우면 이산화탄소는
 약 3.7톤이 나온다.
  지구 기온이 오를 때마다 죽어가는 생명체가 있다. 온난화가 되면 따뜻해서 좋을 거라고? 혹은 자연적
 으로 그에 맞게 적응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따뜻해지면 어느 한 종이 기후특성이
 맞지 않아 사라지고 먹이그물에 따라 윗단계 생물체도 영향을 받는다. 또 적응해갈 만큼 이 변화는 느
 리지 않다는 사실. 산호의 백화현상을 보며 바다의 나무가 죽어감을 느낀다. 지구 온난화의 첫 번째 희
 생동물로 기록된 황금두꺼비에게 애도를 표한다. 얼마나 많은 묘비명이 더 세워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
 가. 책에서 말하는 기후 창조자는 바로 사람이다. 기후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결국, 기후를 조정해서 원
 위치로 돌릴 수도 있다는 것! 5부에 소개되는 해결책은 어렵지 않다. 일단,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
 부터 생활화하도록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4340.12.22.흙의 날. (07138-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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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랍 속의 우주(2003) - 천문학에 관한 31가지 에피소드 
원제 Amor und der Abstand zur Sonne (2001)

루돌프 기펜한, 들녘

 

 

간단평
- 천문학에 관심은 있으나 머리아픈 책은 싫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골랐다.
  결론은 만족한다. 에피소드답게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기초적인 입문서가 아닌 에피소드임을 기억하자.

끼적끼적
- 1897년 독일어권에서 최초의 위대한 과학소설인 라스비츠의 <두 행성에서>가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됨. 1년 뒤 영국에서는 화성인과 지구인의 만남에 대한 또 하나의 위대한 소설인 H.G.웰스의 <세계들
 간의 전쟁>이 나옴. 두 작품의 차이점은 라스비츠 작품은 지구인들과 정신적으로 논쟁을 벌였던 화성
 인들이었으나 웰스의 작품은 반대로 화성인들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잔인한 킬러였다는 점이다.
 
 "오늘날 웰스의 소설이 라스비츠의 소설보다 더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은 화성인들의 정체가 어떻다
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지구인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알려주는 셈이다."

(47쪽. 저자의 말.)


 저자의 말에서 느껴지는 바가 크다. 대부분의 공상과학 영화를 보아도 화성인이 나오면 지구인과 대립
하는 관계이다. 이 밖에도 지문발견, 나무의 나이테 발견 이야기, 가우스와 아인슈타인의 뇌 보관의 행
방 등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개기일식에 관한 이야기가 2장에 여러 번 나오기도 한다. 우주 쓰레기
더미인 위성 안에 있는 지구 사진은 충격이었다. 쏘아 올린 위성 중 버려진 위성들을 보며 지구 안팎의
환경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인간이 있는 곳은 어디에나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실.

 며칠 전 새벽에 별을 보았다. 겨울이면 날도 춥고 해서 더 잘 관찰할 수 있는데 시린 듯 빛나는 그 별
들이 지금 존재하는 별이 아니라 과거 존재했던 별의 빛이라는 사실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그만큼 도
달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이지만 우주의 시간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드넓은 우주를 보면 내가
더 작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작은 인간들이 모여 사는 지구는 쓰레기를 만드는 종족과 함께라서 몸
살을 앓고 있다는 몹쓸 사실과 그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자괴해버리지않을까라
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4340.12.20.나무의 날. (07137-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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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작가가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섬세한 심리묘사를 하
는 프랑스인이라는 사실. 나머지 이유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인 조제의
이름이 바로 이 소설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강 자신의 이름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선택한 이름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제법 많은 아홉 명의 등장인물 그리고 이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와 심리묘사는 시종일관 두드러진다.
이들은 모두 미쳐버릴 만큼 가슴이 너절하게 찢어졌다. 사랑 때문에, 사랑받고 싶어서. 다양한 등장인
물들을 통해 또한 다양한 사랑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 중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 자는 몇이
나 있었을까.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며, 충동적이며, 맹목적이며 허무하기까지 한 모습에서 사랑의 달콤
함보다 상처가 더 빨리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모두가 외롭다는 사실도 처연하게 와 닿
는다.

 제목처럼 언젠가는 식어버릴지 모르지만 그들의 열정은 너무도 쉽게 끓어올랐다. 그래서 그 대상에게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육체적인 욕망이건, 젊음의 한 단면이건 혹은 안락
한 삶의 한 부분이건 간에 그들은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다. 다만, 휘청거리며 흔들릴 뿐이다.


젊음이 맹목에 자리를 내줄 때, 행복감은 그 사랑을 뒤흔들고 그 사람의 삶을 정당화하며, 그 사랑은
나중에 그 사실을 틀림없이 시인한다. (84쪽. 에두아르.)



 지나간 열병 같던 사랑 하나가 떠올랐다. 이제는 그것을 젊을 때의 순수한 첫사랑 내지 짝사랑이라 부
를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그 무엇도 인정할 수 없었다.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고 젊음이란 무수한 상처
들의 훈장 같다. 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말도되지 않는 무의미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돌아보게 되었다.


열정이란 삶의 소금이며, 열정의 지배 아래에서 사람은 소금없이 살 수 없다는 것ㅡ열정이 존재하지 않
을 때는 너무나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ㅡ을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113쪽. 알랭.)



 베르나르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하고자 찾아간 조제. 그녀가 그날 밤 혼자 깨어 벽지의 꽃무늬
를 비추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보는 장면이 있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장면
이 되살아나 공간을 채운다. 영화의 조제 또한 홀로 깨어 방에서 바라본 조명불빛과 영상이 생생하다.
이들 조제의 느낌이 하나로 만나는 접점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 조제는 무척이나 담담
하다. 그래서 여운이 남는다.

 프랑스 파리의 연인들. 그리고 이들의 흘러가는 사랑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 달 후, 일 년 후에도...
사회의 통념으로 이들을 보자면 이해할 수 없고 결론 낼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랑의 정의 내지는
연애서가 아니다. 인간의 외로움과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의 슬픈 몸짓으로 가득하니까. 그러면서도 포
기하지 않을 뿐이다. 이들의 끝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더는 들지 않는 이유이다. 사랑은 아름다운 동시
에 쓸쓸하다는 말의 의미를 사강은 알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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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에 싫증나 내 죽음의 안식을 희구하노라.
재덕(才德)이 걸인(乞人)으로 태어난 것을 보고,
공허가 화려하게 성장한 것을 보고,
순진한 신의(信義)는 불행히 기만당한 것을 보고,
찬란한 명예가 부끄럽게 잘못 주어진 것을 보고,
처녀의 정조가 무참히도 짓밟히는 것을 보고,
올바른 완성(完成)이 부당하게 욕을 당한 것을 보고,
강한 힘이 절름발이에 제어되어 무력화된 것을 보고,
예술이 권력 앞에 벙어리가 된 것을 보고,
바보가 박사인 양 기술자를 통제하는 것을 보고,
솔직한 진실이 잘못 불리는 것을 보고,
선한 포로가 악한 적장을 섬기는 것을 볼 때,
이 모든 것에 싫증이 나 나 죽고자 하노라.
죽는 것이 사랑을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면.

(소네트 시집中 66) 75쪽.

..............................................................................

어찌하여 나의 시에는 새로운 장식(裝飾)이 없고,
다양한 모습이나 발랄한 변화가 없는고?
어찌하여 나는 유행을 좇아
새로 발명된 방식이나 신기한 혼합법에 곁눈질 아니 하는고?
어찌하여 나는 한결같이 한 가지에 관해서만 쓰고
나의 창작에 이미 널리 알려진 의상만을 입혀서
글자 하나하나가 내 이름을 드러내게 하고,
그들의 집안, 그들의 내력을 훤히 말하게 하는고?
아! 나의 고운 님이여. 이는 내 항상 그대에 관해서만 쓰고,
그대와 사랑만이 언제나 나의 주제(主題)이기 때문이라.
이리하여 나의 최선의 작품은 옛글에 새옷 입히고,
이미 사용되었던 바를 다시 사용하게 되노라.
저 태양이 날마다 새롭고도 오래 된 거와 같이
나의 사랑도 이미 말한 것을 두고두고 이야기하노라.


(소네트 시집中 76) 85쪽.

  ■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4.26~1616.4.23)
  - 국적 : 영국
  - 작품 : 셰익스피어 4대비극, 5대 희극등 다수
 


소네트시집
셰익스피어 지음, 피천득 옮김 / 샘터사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유럽의 14행시) 154편이 수록되었으며 피천득 선생님이 옮겼다.
앞부분은 결혼을 장려하는 시로 드러내놓고 자식을 남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러니 결혼해야 한다고
그야말로 권유하는 시. 그밖에 열렬한 사랑의 고백과 밀어들이 가득하다. 때로 시에 관한 시도 있는
등 단순히 사랑시로만 채워진 시집으로 볼 수는 없다. 시집의 뒷부분에 소네트의 개념과 시집에 관한
내용이 잘 담겨있다. 번역에서 예스러운 ~느뇨라는 말투를 보며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보다
묘한 것은 셰익스피어가 그의 남자친구와 그 남자친구의 연인에 관해 썼다는 사실이다. 남자친구와
검은여인 이야기는 책 뒷부분에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그와 무관하게 시로써만 읽는 것도 좋다.
어차피 글이란 작가의 의도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자기만의 세계로 끌어당겨 느끼는 것이니까
말이다.

-4340.12.18.불의 날. (0713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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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도 1 - 천도가 무너진 땅
정찬주 지음 / 뿔(웅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 들어가며 ]

다음 주 대통령 선거로 후보들은 열띤 호흡을 몰아가며 막바지 역전을 위해 뛰는 시점이다. 그들이 그
토록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되려는 대통령은 국가의 핵심인물로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진다. 후보들의
정책은 비록 다르더라도 결국 다 같이 잘살기 위함이라고... 정녕 나는 믿고 싶다.

수많은 흥망성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서. 과거 없는 오늘은 없고 오늘 없는 미래는 없기에 이 유기
적 관계를 통해 지금을 반추해 보는 것이리라. 정찬주의 <하늘의 도>를 읽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예
나 지금이나 진정한 도(道)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실감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 운명을 알고 싶으면 어제의 나를 돌아보면 보일 것이요, 내일의 내 운명을 알고 싶으면
오늘의 나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불가에서는 인과(因果)라고 합니다.

(1권 366쪽. 갖바치 대사가 조광조에게 들려주는 말. )



[ 책을 말하다 ]

이야기의 바탕은 조선 3대 사화인 무오, 갑자, 기묘사화를 차례대로 보여주며 그 중심에 선 조광조와
그를 지지한 청류 사림과 반대로 그를 저지하는 간신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조광조는 중종 때의 문
인이자 성리학자로 급진적인 개혁을 시도했다. 선척전으로 타협하지 않는 곧은 성품은 휘어지지 않고
차라리 부러지는 대쪽을 닮은 사람이었다. 시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그 시대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
운 파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의 정책 역시도 그랬다. 과거제 폐지, 여악의 폐지 등의 의견만 보아
도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그의 충심이 엿보이나 문제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반대세력과
중종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한울타리 안에서인 같은 유림파 속에서도 급진적인 그의 생각을 다 이해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충신과 간신의 구별도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금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러나 중종은
원해서 왕이 된 것이 아닌 단지 연산군이 폐위되는 과정에서 왕실의 정통성을 인정받고자 세운 왕이었
을 뿐이었다. 또한, 강하지 못했기에 간언에 휘둘렸다. 그리고 결국은 충신들을 잃게 된 것이다.


하늘의 도로 몸을 닦고 오직 그것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지극한 정치라네.

(3권 16쪽. 정광필이 양팽손에게 들려주는 말.)



충신 그리고 옛 선비들의 기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흐트러짐 없는 모습 그리고 꾸
준한 수양을 통해 말 속에 뼈가 든 명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정치권에서 조리 있게, 시원하게
말하는 이가 몇이나 있던가. 물론 옛것만을 숭상하자는 말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를 제대로 볼 안목을 길러야 하겠다. 국가의 중요한 대통령을 뽑을 때도 정책을 오롯하게 살
펴 보아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서 보는
눈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학문, 정치 등의 이야기가 집약적이며 이미 TV 드라마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
이라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선비들의 절개가 중심인 책이라고 본다. 그래서 1권부터 3권까지 그
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아감과 물러섬을 식별하며 혜안을 가진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한때 당파싸움 등으로 권력을 잡으려 쌈질만 하는 세력과 그게 싫다고 은둔한 선비들의 모습을 접할 때
면 나는 늘 둘 다 부족하다 생각했다. 은둔만 하지 말고 그들과 맞서 싸울 사람들이 간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인데 조광조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때를 기다려 물러나 학문에 힘쓰다 조정으로 가서 뜻을
펼쳤다. 물론 그도 간신과 우유부단한 임금에 의해 뜻을 다 세우지 못했지만 적어도 은둔만 하다 세상
을 뜬 선비들과는 다르다. 그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런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역사 속에는 내가 모
르는 무수한 충신이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역시 그런 아까운 인재들이 죽임을 당하고, 자연에 묻혀 살
다 갔을 것이다. 한마디 더 하자면 나만 바르다고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더러움으로
부터 나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경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광조가 만약 그
들을 경계했더라면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진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그래서 가끔은 선비들의 절
개가 존경스럽지만 안타깝다. 에이! 이 꼿꼿하기만 한 사람들아! 유연함도 갖추었으면 좀 좋았겠는가!


일반적인 역사서의 장점인 객관적 시선이나 정보를 원했다면 그것은 이 책에서는 단점이 될 것이다.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장점 때문일 것이다. 또 많은 등장인물의 상황을 1권부터 처연히 보여주어 다소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2권으로 넘어갈수록 이들의 관계가 명확해지니 어쩔 수 없는 부
분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왕권과 조광조의 비중이 더 명확하고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마무리하며 ]

혹독한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봄에 피어나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이 떠오른다.
모든 것은 시기가 있다는 말에 골백번 동감한다. 조광조와 선비들을 보며 너무도 일찍 져버린 봄산의
꽃 그리고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가 생각나 애처로웠다.

그리고 초조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마음에게 다독이며 한마디 한다.
꽃봉오리로만 남지 않으려면 어떤 뜻을 펼치건 때를 기다리자고. 그리고 때가 오면 놓치지 말고 활짝
피어나자고. 그래야 떨어질 때 기꺼이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4340.12.16.해의 날. 대통령 선거가 잘 치러지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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