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도 하면 되는 거야 늘푸른 생각주머니 19
김형곤.이혜용 지음, 이미영 그림 / 늘푸른아이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 시대를 이끌어 가는 인물 이야기로 과거의 위인전기와 다르게 현재의 인물에 초점을 맞춘
책. 공학박사 윤송이(가장 어린 나이에 SK 텔레콤 상무가 됨), 건축가 정기용(기적의 어린이 도
서관), 동화작가 조앤 캐슬린 롤링(해리 포터의 작가), 뮤지컬 배우 남경주, 미야자키 하야오, 앤
디 워홀 등 11명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어릴 때 읽는 책마다 나는 그 책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은 행복한 일
이며 꿈꾸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 또한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노력했던 것을 기억한다. 앉으려고, 기어가려, 걷고자 그 작은 몸으로 수도 없이 반복하던 일을 자연스럽게 끝내고는 본격적인 꿈을 꾸고 그러다 커서는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되돌아 본다. 지금의 힘들거나 피곤함처럼 아기 때도 안간힘을 썼던 것을 생각하니 재미있다. 그때는 그저 하다가 뜻대로 안 되면 울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다독여줄 엄마의 손대신 내가 책임져야 하니.


 갈수록 세분화되는 직업의 여러 종류에서 원하는 일을 찾아 일찍부터 꿈꾸고 계획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나눠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성장 중인 내게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에요. 우리 모두는 최고가 될 힘이 있어요. 
최고가 되는 것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봉사하느냐에 따라 결정
되지요. 저는 지금도 정상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이 자리에만 계속
머물고 싶지 않아요. 세상의 목소리에 길들여지지 않을 거예요. 내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어요.



(125쪽, 오프라 게일 윈프리-쇼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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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의 탄생
이영록 지음 / 서해문집(2006)

◆간단평
- 대한민국 건국사와 함께하는 헌법 이야기를 통해 진지하게 돌아보다.
 혼란의 시대에 탄생한 우리 헌법.

 

◆끼적끼적
- 우리 헌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비이(http://blog.naver.com/7714blue)님이 이달의 책으로 선
정했을 때 읽었는데 이제야 정리를 한다. 특히 제헌 국회 이전의 헌법안들인 유진오 안과 권승렬 안 등
그 기원과 역사인 3장이 흥미로웠다. 헌법 탄생의 비화라고나 할까. 원래는 내각책임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나 당시 이승만이 대통령제가 채택되지 않으면 정부 구성에 불참하겠다고 대놓고 협박하여 결
국 대통령제가 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물론, 과거 일본강점기의 법질서나 미군정시대의 제정법까지
존속하게 된 헌법이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그 혼란기에도 헌법을 기차게 만들어낸 사실은 놀랍다. 대한
민국이라는 국호가 국회 헌법안 심의 과정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었다는 재미있다.

공산주의 적대감을 반공의식으로 이용하던 시대. 대중심리를 이용했던 그때를 지금 세대는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학교-사실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다닐 때만 생각해도 생생하다. 때가 되면 의무적으로 강당
에 모여 잔인한 반공영화를 보고 학교에서도 무조건 나쁘다고만 말했던 이야기들. 그것이 바로 비정상
적인 반공의식의 고양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때 생각이 났다. 기억하지 않아도 될 영화의 장면도 함께...

이 책은 그간 알고 있던 내용을 돌아보게 만들었으며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웠다. 토막토막 알던 내용
을 상세하게 이어가며 나름의 정리가 되었다. 그러나 지루한 부분도 많았다. 관심분야가 아니라서 그랬
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루하다 싶으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와서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결함 많은 출발이기는 하나 확실히 출반은 출발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진정한 민주
주의를 향하여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 국가를 보면 주도세력에 의해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우리 헌법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며 재차 느낀
사실이다. 아직도 내게 헌법은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지만 조금씩 관심을 둬봐야겠다.



-4341.01.14.달의 날. 작년에 만난 책. (0714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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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정겨운 함민복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긍정적인 밥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제1부 선천성 그리움 / 제2부 달의 소리 

제3부 거대한 입     / 제4부

 

따뜻하고 절실한 마음. 그리고 지독한 짝사랑이 떠오르는 시집. 제3부에는 물론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풍자하기도 한다. 바네트 뉴먼의 「디오니소스」가 표지그림인데 제목과 잘 맞아떨어진다.

시인의 가을이란 시의 일부분처럼 시인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고 싶다.

(가을의 원문: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4341.01.12.흙의 날. 작년 9월에 만난 책. (0714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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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죽으면 내 영혼의 어느 부위가 제일 맛있을까? 
  

 (14쪽,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6.) 


 
    
··백번 그녀를 만나고 한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    

 (71~72쪽, 흐린날의 연서中)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함민복. 그가 쓰면 산문도 다 시적이이구나.
모든 글 하나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는 사실은 내게 벅찬 행복을 주고, 때로는 눈시울을 뜨겁게 달구
는 맹렬한 작은 화로였다. 어쩌면 이렇게 글마다 마음을 매이게 하는지. 이 깊은 성찰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뱉어내던지 말이다.
 강화도에서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이 시인의 마음이 맑아 그런 깊음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이리라. 그곳의 마니산은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오르다 잠시 쉬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강화의 바다와 갯벌에
취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갯벌을 직접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저 산을 오르기만도 솔
직히 어려웠었다. 남들보다 힘겹게 산을 오르기 때문이다. 
 시인이 푹푹 빠져가며 걸었던 그 갯벌이었을지도 모르는 갯벌이 시공을 초월해서 내 안에 들어온다. 그
가 갯벌서 걷다 가끔 뒤돌아 마니산을 볼 때의 시점과 내가 오르던 마니산에서 갯벌을 내려다보던 시점이 겹쳐진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작가와 마음으로 만난다. 그 뜨뜻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다. 아무래도 시인은 추억의 시간을 나눠주는 이들인가 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마음이 깊은 사람들이다.

 삽화도 정겹고 함민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정겹다.
날마다 책을 읽어도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는 책들이 따로 있다. 바로 이 책처럼.
이 책을 읽게 해주신 지인에게 마음을 전한다.


-4341.01.11.쇠의 날. 작년 10월에 만난 아름다운 책. (0714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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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천성 그리움/긍정적인 밥
    from 마음의 책장에 비는 내리고 2008-01-13 00:11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긍정적인 밥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누구나 한번은 잊지 못할 이별을 하지 - 나뭇잎 편지
버지니아 울프 외 지음, 성예경 엮음 / 씽크뱅크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젊은이들은 전 존재를 걸고 그들의 고독하고 불안하고, 위를 향해서 맥박치는 심장 주위에 집중된 모든 힘을 다하여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사랑의 수련기간은 언제나 길고 고립된 시기이다.  (54쪽)

 
  
 나는 당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에게서 받은 진실된 편지와 그편지와 
함께 온 모든 기쁨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다른 가장 숭고한 부분에서도 역시 그러합니다.  

 (155쪽, 엘리자베스 배러트가 로버트 브라우닝에게. 1845년.)


 구구절절한 사랑의 편지들로 채워진 책. 처음에 버지니아 울프가 이런 책도 썼나 했더니 알고 보니 저자
가 버지니아 울프 외였다. 그러게 인터넷서점에서 살 때 잘 살펴보고 고를 일이다. 그러나 우연하게 사들
였어도 읽어볼 만 했다. 오래전 추억 속의 일기장을 꺼내 읽거나, 그때 사러 다니던 편지지의 그림과 닮
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책 안의 삽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향수가 느껴져서 괜찮았다.
 마담 뒤바리가 므슈 뒤벨에게 쓴 편지는 낭만이 없어서 기억에 남는다. 푸풋- 필요한 건 단지 자신을 치
장하는데 드는 비용이니 그것만 해결된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테면, 내게는 나를 치장할
화장품, 옷, 장신구를 살 돈만 있으면 되니 그것만 내게 다오~ 너보단, 나를 위한 돈이 필요해~~ 이런 노
래를 부르는 마담 뒤바리를 떠올려보니 우스웠던 것이다. 가여운 사람. 그런 걸로 채워질 사람의 마음이
란 없다는 것을 몰랐단 말인가.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니체가 살로메에게, 카프카가 밀레나에게,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로 이루어진 책에서 어쩌면 이별이란 생(生)의 필수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잊지 못할 이별이라... 내게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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