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내 영혼의 어느 부위가 제일 맛있을까? 
  

 (14쪽,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6.) 


 
    
··백번 그녀를 만나고 한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    

 (71~72쪽, 흐린날의 연서中)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음 / 이레






 함민복. 그가 쓰면 산문도 다 시적이이구나.
모든 글 하나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는 사실은 내게 벅찬 행복을 주고, 때로는 눈시울을 뜨겁게 달구
는 맹렬한 작은 화로였다. 어쩌면 이렇게 글마다 마음을 매이게 하는지. 이 깊은 성찰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뱉어내던지 말이다.
 강화도에서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이 시인의 마음이 맑아 그런 깊음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이리라. 그곳의 마니산은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오르다 잠시 쉬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강화의 바다와 갯벌에
취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갯벌을 직접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저 산을 오르기만도 솔
직히 어려웠었다. 남들보다 힘겹게 산을 오르기 때문이다. 
 시인이 푹푹 빠져가며 걸었던 그 갯벌이었을지도 모르는 갯벌이 시공을 초월해서 내 안에 들어온다. 그
가 갯벌서 걷다 가끔 뒤돌아 마니산을 볼 때의 시점과 내가 오르던 마니산에서 갯벌을 내려다보던 시점이 겹쳐진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작가와 마음으로 만난다. 그 뜨뜻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다. 아무래도 시인은 추억의 시간을 나눠주는 이들인가 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마음이 깊은 사람들이다.

 삽화도 정겹고 함민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정겹다.
날마다 책을 읽어도 마음 한편이 뭉클해지는 책들이 따로 있다. 바로 이 책처럼.
이 책을 읽게 해주신 지인에게 마음을 전한다.


-4341.01.11.쇠의 날. 작년 10월에 만난 아름다운 책. (0714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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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천성 그리움/긍정적인 밥
    from 마음의 책장에 비는 내리고 2008-01-13 00:11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긍정적인 밥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