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15년 책읽기 계획 ■①책읽기 프로젝트50, 11기(~18주) ②성경 필사. ③사색, 글쓰기

8)2014년 책읽기 계획 ■아무튼 읽자 39권.(누적 581권) / ①책읽기 프로젝트50, 8기(~44주), ②성경 읽기  

7)2013년 책읽기 계획 ■한 권, 한 문장 필사 37권. (누적 542) / ①책읽기 프로젝트50, 8기, ②성경 읽기   

6)2012년 책읽기 계획 느리게 읽기 24권.(누적 505)    

5)2011년 책읽기 계획 꼬리에 꼬리물기 112권.(누적 481)
4)2010년 책읽기 계획 책장의 묵은 책과 만나기 42권.(누적 369)
3)2009년 책읽기 계획 마음 가는 대로 102권.(누적 327)
2)2008년 책읽기 계획 우리詩 읽기 65권.(누적 225)
1)2007년 책읽기 계획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 160권.(160)




 

월N/ 구분 / 제목 - 저자, 출판사 (초판 1쇄 年)

: 괜찮아, : 재밌어, ★: 마음에 남아, ☆: 여러 번 읽을 책.

: 책장에 오래 있었던 책. : 시집.

 

150101_1/ 종교 /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매일 묵상 - 프란치스코, 삼인(2014) ★☆

​150102_2/에세이/ 소리, 가락을 품다 - 송수권, 열음사(2007) ★☆ 

150103_3/​ 과학 /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2006)

150104_4/ 희곡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게트, 민음사(2000) ★☆재독

150105_5/ 환경 /​ 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엘렌 테인 더닝/존 라이언, 그물코(2002) 

150106_6/ 역사 /​ 콘스탄티노플 함락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107_7/ 소설 /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민음사(2002)

150108_8/ 예술 / 한국독립영화 - 김수남, 살림(2005)

150109_9/ 역사 /​ 로도스 섬 공방전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201_10/소설 / 칼의 노래 1 - 김훈, 생각의나무(2001) ★☆재독 

150202_11/소설 / 칼의 노래 2 - 김훈, 생각의나무(2001) ★☆재독

150203_12/ 시  / 겨울바다 - 우태훈, 월간문학(2012)

150204_13/역사 / 레판토 해전 -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2002)

150205_14/ 시  /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 지식여행(2010) ★

150206_15/역사 / 난중일기 - 이순신, 하서(2006)

150301_16/에세이/​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 임윤택, 해냄(2012)

150302_17/고전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더클래식(2012) ★☆ 

​150303_18/소설 / 소년이 온다 - 한강, 창비(2014)

​150304_19/역사 /​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민음사(2001)

150305_20/여행 / 지중해 in BLUE - 쥴리&져스틴, 좋은생각(2007)     

​150306_21/ 시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 문학과지성사(2013)

150307_22/고전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민음사(1998)

150401_23/인문 / 책과 세계 - 강유원, 살림(2004)

150402_24/소설 / 2005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 한강 외, 문학사상사(2005)

150403_25/ 시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 고은 외, 실천문학사(2014)

150404_26/소설 / 비 오는 날 - 손창섭, 문학과지성사(2005)

150405_27/인문 /​ 자크 라캉 - 김용수, 살림(2008)

150501_28/예술 / 나는 그림에서 예술을 배웠다 - 한젬마, 명진출판사(2001)

150502_29/소설 / ​냉정과 열정사이 Blu - 츠지 히토나리, 소담출판사(2000)

150503_30/소설 /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 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2000)

150504_31/인문 / ​책의 우주 - 움베르트 에코/장 클로드 카리에르, 열린책들(2011)

150505_32/에세이/무서록 - 이태준, 범우사(2003)

150506_33/소설 / ■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2000) ★ 재독

150507_34/소설 / 성스러운 세 도시 - 르 클레지오, 문학동네(2001) ★  

150508_35/역사 /​ 마이너리티 역사 : 혹은 자유의 여신상 - 손영호, 살림(2003)

150509_36/소설 / 어쩔 수 없는 물 - 이노우에 아레노, 시공사(2007)

150510_37/에세이/금요일엔 돌아오렴 -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창비(2015) 

​150511_38/소설 /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2002)  

150512_39/건축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 서수경, 살림(2004)

150513_40/인문 / 축제인류학 - 류정아, 살림(2003)

150514_41/소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황금가지(2003) 

150515_42/건강 /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 데이비드 뉴먼, RHK(2013)

 

 

 5월의 첫 주는 여행하느라 책을 조금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후반에 많이 읽어서 15권을 만났다.

날이 좋아서 놀이터에 매일 나가다 보니 그 시간에 읽는 책들이라 부담 없는 책이 많다.

이태준의 <무서록>이 사라져서 찾고 있는데 아직 못 찾았다. 집 어딘가에 있을 거 같은데 아이들이

어디에 둔 것인지가 문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이웃 ㄱㅆ님께 받은 <의사

들에게는 비밀이 있다>는 거의 다 읽어간다.

 

 4월에는 5권의 책과 만났었고 책좋사 프로젝트는 18주까지만 참여하고 이제는 그만한다. 이어가지

못해서 아쉽지만 서평이 아닌 기록식으로만 남기는 요즘이라 어쩌면 예정된 일인지도 모른다. 성경

필사는 매일 하다가 요즘은 며칠에 한 번 하고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려는 게 사색과 글쓰기.

사색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뭐라 할 수 없고 글쓰기는 웹에 쓰지 않아 또한. 그런데 노트에도 그다

쓰지 않는다는 게 문제. 독서노트는 언제나 글씨가 날아다닌다. 혼자 보는 거라 대충 휘갈겨 써

서이기도 하지만 중도에 아이가 부른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가 있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세월호 관련 책을 2권 만나니 다른 건 몰라도 이 사건에는 끝까지 관심을 두고 주목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소설을 많이 만났다. 소설 안 읽은 지 오래라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럼에도 소설을 더 찾아 읽고는 싶다. 그러나 다독은 언제나 경계한다. 살림의 책들도 계속 읽고

싶고... <냉정과 열정사이>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책과 세계>, <책의 우주> 등 책에 관한 책들(북 온 북스)은 언제나 흥미롭다.

 

 6월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좀 읽어볼까 싶다. 신간 중에도 관심 가는 책이 많으나 갖고 있는 책을

재독할 계획이다 우선은. 사두고 읽지 않은 책들을 역시 읽어야겠고 요즘 도서관을 몇 주 안 갔으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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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on 2015-06-01 18:16   좋아요 0 | URL
많이 읽으시네요!

은비뫼 2015-06-01 22:32   좋아요 0 | URL
5월은 어쩌다 그랬어요. :)

jjoon 2015-06-01 22:34   좋아요 0 | URL
그래도 열정이 있어야 읽는답니다..

은비뫼 2015-06-01 22:36   좋아요 0 | URL
^^*

jjoon 2015-06-01 22:39   좋아요 0 | URL
요즘 저는 아주 뇌가 소숫점 분해를 당하고 있다죵... ㅎㅎ
글 쓰고, 카페에 올릴글 발췌해서 옮기고, 책도 두 권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데 오늘 또 집어왔으니.. ㅋ
욕하고 있을거에요..

은비뫼 2015-06-01 22:45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새책 또 열었는데 재미있어요. ㅋ
심지어 책장에 오래 둔걸 후회했어요.
뇌가 즐거울지 지겨울지?? :)

jjoon 2015-06-01 22:46   좋아요 0 | URL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책은 거짓말을 안하잖아요!
재미난책! 마니마니 알려주세용!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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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돈 얘기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어요. 다 쉬쉬해요. 교감 선생님은 자살하셨고, 살아온 선생이라도 진실을 말해줘야 하는데 말하는 게 신뢰가 안 가요.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한 선장이나 선원도 그렇고, 한시간 넘게 구조요청을 했는데도 왜 해경이 안 구했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진도 관제센터가, 정부가, 청와대가 그 시간에 뭘 하고 있었는지 유족들은 알아야죠. 작은 회사에서도 사고가 나면 증언만 듣는 게 아니라 시간대별로 부서별로 자료, 문서 다 취합해갖고 사고과정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데, 이건 국가잖아요.


(82쪽, 2학년 3반 신승희 학생의 어머니 전민주 씨 이야기) 

* * *

인터뷰를 하는 도중 그는 여러번 크게 통곡했다. 온 집안에 그의 울음소리가 가득했다. 가슴이 쪼그라들 것 같이 아프다는 그의 슬픔이 전해져 한참을 함께 울었다. 그는 증오와 분노, 그리움과 결연함을 넘나들며 감정을 완전히 터뜨렸다가도 다시금 가다듬기를 반복했다. 그가 이 끔찍한 비극에 맞서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그 대단하고 고통스러운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능력이 없어서 그에게 또 한번 미안하다. 그는 요즘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간담회에 다니고 있다. 그것은 억울하게 떠나보낸 아들에 대한 의리이자 스스로 하는 치유이며, 너무 많은 진실을 알아버린 한 인간의 저항이다.

(112쪽, 2학년 6반 신호성 학생의 어머니 정부자 씨 이야기)​


나무(신호성 학생의 시)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곳

식물들이 모여 살 수 있는 곳

이 작은 나무에서 누군가는 울고 웃었을 나무

이 나무를 베어 넘기려는 나무꾼은 누구인가

그것을 말리지 않는 우리는 무엇인가

밑동만 남은 나무는

물을 주어도 햇빛을 주어도 소용이 없다

추억을 지키고 싶다면

나무를 끌어안고 봐보아라


(136쪽, 책을 좋아했던 아들 신호성 학생의 詩)

* * *


시간만 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진도군청에 있었던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는 계속 언론플레이를 했어요. 잠수부가 몇 백명이 투입됐다느니, 사상 최대 구조작전이라느니. 그런데 우린 팽목항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있잖아요. 여기는 구조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어요. 그나마 셋째 날부터 겨우 들어가는 시늉만 했고 그전에는 아무도 안 들어갔어요.

(292쪽, 2학년 10반 김다영 학생의 아버지 김현동 씨 이야기)

 

 

 

 ▲ 2학년 9반 임세희 학생의 아버지 임종호 씨 이야기. 275쪽. (그린이 : 조남준)

책과 마주하기 어려워서 손에 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읽어야 하는데 이들의 슬픔과 그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또 크게 관심 갖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예상처럼 책을 절반도 못 읽었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러 번 울었다.

밤에 자기 전에만 읽었다. 어느 밤은 무서웠고 어떤 밤은 분노했다.


언론과 나라에 기대고 살 수 없다는 사실.

살아남은 아이들의 슬픔,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과 절망, 분노, 상처.

그리고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

아들, 딸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들의 심정이 어떨지 전해졌다.

모든 남학생들은 내 아들 같았고,

모든 여학생들은 내 딸 같았다.
 내 아이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끝없는 싸움의 끝을 봐야 한다.

아니 확인해야 한다.

 

* * *​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 * * *

http://416act.net/notice/2548?ckattempt=2

416연대 :: 알립니다 -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시행령 개정안 수용 촉구 각계 ...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시행령 개정안 수용 촉구 각계 선언문.

선언문을 읽어보시고 내용에 동의하면 서명해 주세요~

저도 하고 왔습니다. 이름과 메일 등 간단합니다.

 

 

제가 한창 슬픔에 젖어 있던 무렵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딸과 아들을 잃은 부모를 만났어요.

그분이 고맙게도 위로를 해주고 가시더라고요. `아, 그 당시에 나는 뭐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남의 얘기였고 나와 먼 얘기였는데 이렇게 내가 위로를 받는구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껴안는다는 거 그전에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고 모른 체하고 살았던 게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도 잘못한 게 있어요.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주민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휴, 그 사람들이 부르짖을 때 저희는 뭐 하고 있었나요? 전혀 생각을 안 했어.

그런 거에 대해서. 나만 보람있게 잘살면 된다는 그런 거였지.

다른 사람의 고충이나 힘든 것들을 우리가 보려고 하지 안핬던 거예요.

의(義)를 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랬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여기서 터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329-330쪽, 2학년 8반 김제훈 학생의 어머니 이지연 씨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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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뫼 2015-05-30 16:52   좋아요 1 | URL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 * * *

http://416act.net/notice/2548?ckattempt=2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시행령 개정안 수용 촉구 각계 선언문.

선언문을 읽어보시고 내용에 동의하면 서명해 주세요~

저도 하고 왔습니다. 이름과 메일 등 간단합니다.

 
책의 우주 - 세기의 책벌레들이 펼치는 책과 책이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한 대화
움베르토 에코.장필리프 드 토낙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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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와 카리에르의 대담 형식의 책.

책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

대신 이들의 대담 형식은 문학, 철학 등을 넘나들어 재미있지만 잘 축약된 정리 형식은 아니다.

움베르토 에코야 워낙 유명하니 그렇다 쳐도 카리에르는 누구인가 했더니 프랑스 출생의 소설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 어떤 영화가 있나 찾아보았더니(책에는 밀란 쿤데라 원작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프라하의 봄)과 「양철북」만 나와있다.) 오오오~~~~ 「시라노」, 「지붕위의 기병」,「써머스비」등 내가 본 영화도 여러 개 있었다. 카리에르는 그래서 영화 이야기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말발은 물론 글발도 기본인 이들.

그만큼 책에 대한 이들의 여러 이야기와 만나다 보니 유명 작품서부터 전혀 새로운 작가(키르허)까지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난 이 책에서 카리에르의 사려 깊은 성찰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에코야 워낙 유명하니까. :) 그의 입담과 생각의 깊이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에코 우리가 앞에서 얘기했듯이, 현대의 매체들은 빠른 속도로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 버리죠.

이런 물건들은 금방 읽을 수 없는 것, 짐만 되는 잡동사니가 될 수 있는데,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죠?

현대의 문화 산업이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에 쏟아 낸 모든 물건들보다 책이 우월하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따라서 만일 내가 쉽게 운반할 수 있고, 시간의 파괴 작용에 대한 저항력을 증명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난 책을 선택하겠습니다. (36쪽)


* * *


카리에르 그런데 두 분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볼테르가 어떻게 번역했는지 아십니까? <Arrête, il faut choisir et passer à l'instant / De la wie à la mort ou de l'être au néant

(잠깐, 선택을 하고 당장에 넘어가야 한다. / 삶에서 죽음으로, 혹은 존재에서 무로.)>

이렇게 되어 있어요. 꽤 괜찮지 않습니까?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의 제목을 이 볼테르의 번역에서 따왔는지도 모릅니다. (58-59쪽)


* * *


카리에르 과거는 끊임없이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현재보다도, 그리고 어쩌면 미래보다도 더 많은 놀라움을 감추고 있지요. (78쪽)


* * *


키리에르 이렇게 여과의 개념에 대해 토론하다 보니, 우리가 여과하여 마시는 포도주들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군요. 그런데 요즘에 나온 어떤 포도주는 <여과되지 않은>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답니다.

이 포도주는 불순물들을 모두 간직하고 있고, 바로 그것들이 ㅡ 여과하면 걸러져 버리는 ㅡ

아주 특별한 풍미를 가져다주는 거지요. 어쩌면 우리는 학교에서 지나치게 여과되어 불순한 맛들을

상실해 버린 그런 밍밍한 문학을 맛보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121쪽)


* * *


에코 내가 가르치던 한 학생은 각 도시의 관광안내 책자만을 수집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아무 쓸모없는

것들이라서 정말 아무런 값어치도 없는 책들이었죠. 하지만 그는 그 책들을 바탕으로 해서,

<수십 년에 걸친 한 도시의 변천사>라는 주제의 박사 논문을 썼답니다.

그런 다음 이 논문을 출간했죠. 즉 그는 수집한 책들로 책 한 권을 만들어 낸 셈이죠. (162-163쪽)

 

* * *

 

카리에르 걸작은 걸작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걸작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위대한 작품들은 독자인 우리를 통하여 서로 간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덧붙여야겠지요. (…중략…) 우리가 거쳐 온 삶의 행로들, 우리의 개인적인 체험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얻는 정보들, 심지어는 우리 집안의 불행한 일들이나 아이들의 문제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옛날의 작품들에 대한 우리의 독서에 영향을 끼치는 겁니다.(…중략…) 우리가 책을 펼치면, 책은 우리에 대해서 얘기해 주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 왔기 때문이며, 그런 우리의 기억들이 책에 덧붙여지고 섞여 들었기 때문입니다. (179-181쪽)

* * *

에코 사실 『햄릿』은 걸작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 안에 얽혀 있는 다양한 원천들을 조화롭게 정돈해 내지 못한 산만한 비극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이것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햄릿』이 걸작인 까닭은 그것의 문학적 질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그것이 걸작이 된 것은 바로 우리의 해석에 저항하기 때문이죠. 말도 안되는 말을 내뱉어 놓으면 이름이 후에에 남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 법입니다. (181쪽)


* * *


에코 <내가 조금 편협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침대에 누워서도 잠이 들지 못하고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고 있는 누군가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 30페이지를 할애해야 하는지를.> 이것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 번째 편집자 리뷰의 일부입니다. 『모비 딕』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지요. 

<이런 작품이 젊은 독자층의 관심을 끌 가능성은 거의 없다.> 『보바리 부인』을 쓴 플로베르에게 보낸 답변은 이랬지요. <당신은, 잘 묘사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불필요한 세부들의 무더기 속에 당신의 소설을 파묻어 버렸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에게는 <당신의 각운은 모두가 잘못되었습니다>라고, 또 콜레트의 『학교에 간 클로딘』에

대해서는, <열 권도 팔지 못하게 될까 봐 겁납니다.>라고 말했지요. 조지 오웰에게는 그의 『동물농장』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어요. <동물들에 대해 쓴 이야기를 미국에서 파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안네의 일기』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말했고요. <이 아이는 자신의 책이 단순한 흥밋거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222-223쪽) + 에코가 말하는 멍청한 사람들 일부.

* * *

카리에르 플로베르는 바보짓bêtise이란 <결론지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보는 자기 혼자서 항변의 여지가 없는 결정적인 해답에 이르기를 원합니다. 그는 어떤 문제를 영원히 종결짓기를 원하는 것이죠. 그런데 종종 어떤 사회에 의해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이 미련함은 역사적으로 거리를 두고 보면 지극히 교훈적입니다. 즉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지요. 우리는 우리가 가르치는 내용을 미와 지성의 역사에 국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국한했다고 해야겠죠. 하지만 우리가 말했듯이 이 미와 지성의 역사는 인간 활동의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추(醜)의 역사 말고도 ㅡ 당신도 관심이 많으시겠지만 ㅡ 오류와 무지의 역사를 검토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232-233쪽)

* * *

키리에르 인간의 어리석음을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발간하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이 멍청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고말고요! 다른 사람들을 멍청이로 취급할 때, 우리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어리석음은 바로 그들이 우리에게 내미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지요. 항

구적이고 정확한, 그리고 충실한 거울입니다. (244쪽)


* * *


카리에르 정말이지 우리 정신은 넋 나간 소리를 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수집하는 모든 책들은 우리 상상력의 바로 이런 현기증 나는 차원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헛소리와 광기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리석음이 있는데, 이 양쪽을 구별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245쪽)

 

책은 죽지 않는다
영구적인 저장 매체? 그것만큼 일시적인 것도 없다
닭들이 도로를 건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데에는 한 세기가 필요했다
워털루 전투 참전자들의 이름을 모두 대기
여과된 것들의 복수
오늘날 출판되는 모든 책은 포스트-인큐내뷸러이다
기어코 우리에게까지 도달하려 하는 책들
과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천치들, 멍청이들, 혹은 우리의 적들이 준 것이다
그 무엇도 허영을 막을 수는 없다
바보짓에 대한 예찬
인터넷, 혹은 <담나티오 메모리아이>의 불가능성
불에 의한 검열
우리가 읽지 않은 모든 책들
제단 위의 책, <지옥>의 책
죽고 나서 자신의 서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위의 목차만 보아도 흥미가 생길 듯.

인용한 부분은 극히 일부이며 이나마도 적는데 시간이 걸리니 개인적인 각 발췌에 대한 이유나 느낌은 생략한다. 나중에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또 모르겠다.

책은 사라질 것인가? 과연 책을 대체할 수 있는 게 도대체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처럼의 책. 다만 보관성이 더 좋아진다면 어떨까.

종이 형태가 아닌 다른 형태로 변화할 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문제는 만약 책이 영구 보존된다면

수많은 이 책들은 또한 어찌해야 할 것인가. 과연 모든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가치는 또한 누가 정한단 말인가.

 

 

서평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좋지만 이제 서평을 쓰는 일은 아마도 없을 듯.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뿐.

 

카리에르 마치 우리가 통과하는 사건들이 우리를 변화시키듯, 독서가 행해질 때마다 책은 변화되는 법이죠. 위대한 책은 항상 살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와 함께 자라나고 늙어가되, 결코 죽지는 않습니다.

시간은 책을 비옥하게 만들고 변화시킵니다.

반면 흥미를 끌지 못하는 책들은 역사 옆으로 미끄러져 나가 사라져 버리죠. (179쪽)

에코 판매대 위에 보이는, 하지만 우리의 것은 아닌 책들의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 정신이 살찌워지지 않았던 사람이 우리 가운데 몇이나 될까요? 책을 그저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거기서 어떤 지식을 길어 낼 수 있었던 경험 말입니다. 우리가 읽지 않은 그 모든 책들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약속하고 있지요.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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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29 16:31   좋아요 0 | URL
저는 서평을 일차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쓰고, 그 다음으로 기억하기 위한 것입니다. 책에 대한 느낌이 정리되지 않은 채 산만하게 방치하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게 되더라고요.

은비뫼 2015-05-29 22:04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저도 그래왔어요. 정리하고 기억하려고. 그런데 요즘 다른쪽에 시간을 두느라 메모만이라도 남기려 합니다.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은 이게 최선이네요. ^^
 

 

 

 

 

 

 

 

 

 

 

 

 

 

 

깊이에의 강요 마지막 부분. 17쪽.


혼란스러운 정신상태로 어떤 책이 내 인생을 변화시켰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감히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런 책이 전혀 없었다고? 모든 책이 다 그렇다고? 어떤 한 권의 책이라고? 나는 모른다.

 그러나 혹시 ㅡ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 본다 ㅡ (인생에서처럼) 책을 읽을 때에도 인생항로의 변경이나 돌연한 변화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독서는 서서히 스며드는 활동일 수도 있다. 의식 깊이 빨려 들긴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용해되기 때문에 과정을 몸으로 느낄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문학의 건망증으로 고생하는 독자는 독서를 통해 변화하면서도, 독서하는 동안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줄 수 있는 두뇌의 비판 중추가 함께 변하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직접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이 병은 축복, 거의 필수적인 조건일 수 있다. 그것은 위대한 문학 작품이 꼼짝못하게 불어넣는 경외심 앞에서 그를 지켜주고, 표절의 문제도 복잡하지 않게 해준다. 그렇지 않다면 독창적인 것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궁지에 몰려 만들어 낸 나태하고 무가치한 위안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것에서 벗어나려 애써 본다. 너는 이 무서운 건망증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92-93쪽. ...그리고 하나의 관찰 부분 발췌.)

  ...그리고 하나의 관찰 마지막 부분.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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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던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는데 우리 아파트 놀이터, 산책로에는 2개의 숲속공유도서관이 있다.
사실 책이 너무도 없어서 여러 권을 기증했지만 내가 기증한 책은 다 어디로 갔는지 갈때마다 보아도 몇 개만 보인다. 낡아빠진 너덜한 책이 많고 아이들 책이 많다. 실망이지만 그래도 나아지리라 기대해본다. 그나마 다행인건 살림지식총서가 여러 권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몇 권을 읽었다. 놀이터에 나올때마다~ :)
저번에 읽은 「마이너리티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선봉장
자유의 여신상, 그 형상과 이미지
여신상, 이민의 상징
억압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던 흑인
이민 배척과 백인 우월주의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 유린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과 여권 운동
역설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

이 책의 목차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이들, 평등하지 못한 흑인들,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여성차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
자유와 평등으로 느껴지는 자유의 여신상은 과연 그들을 꿈꾸게 해주었던가.
과연 그들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며 뿌리 깊게 박힌 불평등은 뿌리뽑을 수 있을까.
어느 사회나 문제는 있다. 이 나라나 저 나라나 근절해야 할 악이 왜 이리도 많은 것인지.
어제는 잠들기 전「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다.
후지티브이에서 만든 다큐를 아직도 보지 않았다.
책부터 보고 나중에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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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26 22:44   좋아요 0 | URL
마을 내 작은도서관이 운영하기가 쉽지 않아요. 책 관리가 허술한데다가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의도로 도서관을 만들어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은비뫼 2015-05-26 23:07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의도로 만든 도서관이 이렇게 방치된듯해서 안타깝습니다. 이것도 자원봉사가 필요할거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