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의학의 진실
데이비드 뉴먼 지음, 김성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원제 Hippocrates' Shadow (2008년)​

목차

1장 의사도 모르는 것
2장 효과 없는 치료
3장 의사마다 말이 다르다
4장 대화하지 않는 의사
5장 의사는 검사를 좋아한다
6장 의사가 버리지 못하는 것(거짓 공리)
7장 우리는 의미를 놓치고 있다(위약의 역설)
8장 아주 간단한 숫자(NNT)
9장 낡은 패러다임의 새로운 발견

 

 

 이 책을 읽으며 항생제 이야기가 나오니 자연스레 예전에 읽었던 「내 몸의 유익균」이 떠올랐다.

그때가 2011년이었으니 예나 지금이나 항생제 논란은 여전하다는 게 씁쓸하다.

환자가 항생제 처방을 원한다고? 정말 의사는 그렇게 생각하고 처방하는 것일까?

아니면 의례 그렇게 되었기 때문일까. 특히나 기관지염은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의사도 안다고 한다. 6장에서 거짓공리에 대한 이야기 때 나오는 부분인데 공감했다. ​

그나마 소아과에서 느낀 점은 항생제를 처방할 시 의사가 이러이러하여 처방합니다라고 말해주니 나아진 게 맞는 거 같다. 첫아이 때 하정훈 의사가 쓴 삐뽀삐뽀 시리즈를 열심히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항생제뿐 아니라 약물 오남용은 늘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사실 이 책에서 보다 폭넓게 이야기하는 바는 항생제가 아니다. ​그야말로 의사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다. 아플 때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담당의지만 반대로 우리는 그만큼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면 천차만별이다. 정말로 친절한 의사도 많고 반대도 많으니 말이다. 또한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적절하게 없애주는데 신속한 의사도 있고 기다려보자며 약을 줄이고 몸의 속도를 맞춰주는 의사도 있다. 이 부분은 아이들 소아과를 두 곳을 다니며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긴급하게 증상을 호전시켜야 할 때는 신속하게 조치해주는 병원으로 가고 반대로 기다릴 만큼 특별한 일이나 행사가 없다면 기다려주는 병원으로 선택해서 간다. 그러니 이쯤 되면 나에게 맞는 병원과 의사를 찾는 게 이득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 히포크라테스는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환자를 볼 때 말을 하기보다는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의 바람, 의도, 그리고 사회적 환경까지 샅샅이 흡수하고 기록하려 했다. 그가 살던 당시의 과학과 기술 노하우의 수준 때문에 소통은 그의 가장 값진 도구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우리의 시스템에서 소통은 의료 행위의 사소한 구성 요소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된다. 우리가 의학의 위대한 잠재력이자 권위라 생각하는 것들에 밀려 교육 과정에서도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취급받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소통의 결여가 분명히 보이는데도 의사들은 그에 대해 입을 다문다. 우리 의사들은 소통을 가치 있게 여기지도 않고, 소통이 가지는 치유 능력도 인정하지 않으며, 소통에 대해 진지하게 교육하지도, 소통을 장려하지도 않는다.

(145-146쪽. 4장 대화하지 않는 의사)​

​의사도 사람. 그러니 친절함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무뚝뚝하지만 그러면서도 환자를 잘 이해하는 의사도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친절은 하지만 약에 대한 부작용을 겪게 했다거나 하는 식의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것은 소통의 중요성이다. 환자가 많아서, 업무에 지쳐서라는 이유는 알지만 자신의 할 말만 하고 진찰을 끊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본다. 히포크라테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는 정말로 소통을 잘 했던 거 같다.

병원에 대한 불만. 특히 응급실에 대한 불만은 상당히 높다. 응급실에 오는 이유는 하나. 급하기 때문인데 그곳은 늘 복잡하며 기다려야 하고 불편하다. 그리고 밤이나 새벽이라는 시간의 특성까지 더해져 불안이 떠도는 장소이다.

치료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의사의 스트레스를 이해하지만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런 부분도 배워서 실제로 적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대 인간으로의 소통이 그래서 간절하게 느껴진다. 물론 잘하는 의료인들도 상당히 많다. 실제로 만족하는 소아과나 치과가 내게도 있다. 책의 원제만 보더라도 이 시대의 우리에게 절실한 게 무엇인지 다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대 의학에서 위약 효과의 존재와 중요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은 철학적인 논쟁에서 기원한 것이다. 의학을 몸과 마음이 하나로 완전하게 어우러진 유기체를 다루는 과학으로 바라보았던 히포크라테스의 철학과는 달리, 현대 의학은 몸과 마음을 분리된 것으로 보는 데카르트의 모델을 받아들였다. 이 모델에서는 육체가 기관과 혈관, 신경으로 구성된 복잡한 기계이고, 그 기능은 두뇌에 의해 조종되는 인과율 메커니즘을 따라 이루어진다고 본다. 또한 두뇌는 신체 부위들과 기능을 조절하는 복잡한 컴퓨터로서 마음, 그리고 고차원적 사고나 복잡한 추론 등의 심리적 기능과는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은 기관, 혈관, 신경 등의 기능과는 생리적으로 구분되는 다른 차원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약 효과는 이런 몸과 마음의 분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위약 효과를 인정하려면, 인지나 다른 심리적 과정이 내부의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또 역으로 그 신체 기능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230-231쪽, 7장 우리는 의미를 놓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메르스로 의료인들이 몸살을 앓는다. 그들의 피곤과 스트레스가 그들의 몸과 마음까지 상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를 둘러싼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시대로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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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새로운 일을 구상한다는 것
모험을 시작한다는 것
더는 물러날 수 없는 현실
다만 묵묵하게 해나가야 한다는 것

잠시의 휴식을 즐기자

책을 정리하는건 마음이 아프지만
소유욕이 없던만큼 곧 극복하리라
삶의 책장은 여전하니까

아, 정말 지랄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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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든가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곳은 내게 오로지 기억, 기억, 그렇게 속삭이는 장소가 되었다. 천천히 술을 마시다보면 홀연,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듯, 기억 속의 내가 뭣도 모르고 살아온 모양이 환등처럼 떠오른다.
(47쪽, 사랑을 믿다)
그녀는 오지 않고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위로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사랑이 보잘것없다면 위로도 보잘것없어야 마땅하다.
그 보잘것없음이 우리를 바꾼다.
그 시린 진리를 찬물처럼 받아들이면 됐다.
(80쪽, 사랑을 믿다)​

 권여선의 단편집과 만났다. 첫 단편을 읽고 나서 드는 일차적 느낌은 아~ 인간이란 이다지도...

계속 읽으며 느낀 점은 묘한 작가로구나. 흡입력이나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운이 길구나 싶었다.

기억과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 단편들이었다.

사랑을 믿고 믿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간에 포함된 기억과 관계의 끈을 그려보는 것이다.

삶에서 이 부분을 빼버리면 무엇이 남을까.

이 작가 기억해두고 싶다.

 

 

 

삶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 때가 많다.

지금도 그러한데 이 난관을 어찌 극복할까.

요즘 메르스 보다 더 직접적으로 신경 쓰이는 일이 있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고 그래서 이렇게 담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뭇없는 관계. 안녕을 고한다.

 

기억에 아무 흔적도 남지기 않은 그 많은 시간 속에서, 아둔하고 자존감만 높았던 나는,

나만 모르는 장소에서 나만 모르는 얼마나 많은 수치스런 행위와 제멋대로의 오해를

반복했던 것일까. (…중략…)

무언가가 완성되는 순간은 그것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마저 완전히 잊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우연히 그 언저리를 헛짚는 순간이다.



​(118쪽, 내 정원의 붉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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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15-06-10 11:52   좋아요 0 | URL
권여선의 이 소설집, 정말 좋아요.(좋아요란 말로는 부족해요)

은비뫼 2015-06-10 11:56   좋아요 0 | URL
네. :) 자목련 님의 글을 읽고 산 책이거든요. 궁금했어요. 인상적인 책입니다.
 
축제인류학 살림지식총서 14
류정아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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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날개에서 저자의 말.

 저자의 최근 책을 찾아보니 2013년 「축제 이론」이 있어다. 역시 꾸준하게 이쪽 책을 쓰는 열정 있는 저자로 축제와 문화 관광 쪽 책을 주로 내었다. 저자의 의도처럼 축제와 삶을 두고 생각해볼거리가 충분한 책이었다. ​

 그런데 일단 축제라는 말이 주는 어감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겠다. 축제하면 축하와 제사의 합친 말로 즐거운 느낌이 우선 앞선다. 그런데 오래전에 축제는 잔치나 축전으로 순화하라고 했던 거 같아서 찾아보니 역시 그랬다. 그러나 아직도 대중적으로 축제라는 말이 계속 쓰이고 있으며 저자 역시도 축제라는 말을 계속 쓴다. 이는 일종의 오류라고 보기는 뭐 하지만 어서 하나로 보편화된 말이 생기면 좋겠다. 입에 벌써 축제가 붙어버렸지만 축전이란 말도 괜찮은 거 같다. 그리고 잔치란 말은 좋기는 해도 어쩐지 ​축제를 포함하는 말이 아닌듯한 느낌이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 느껴지는 축제와 소규모로 느껴지는 잔치. 이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 건 Festival(페스티벌)은 영어 그대로 쓰지 않고 축전, 축제로 순화한다고 적혀있다는 사실이다.(네이버 국어사전에) 이렇게 정해진 바가 없어서야. 아마도 이대로 정착돼 가는듯하여 바꾸기 어려운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아무튼, 저자의 방식대로 그리고 통념적으로 축제라고 하니 축제로. 사실 딱 어울리는 말을 못 찾겠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실제로 축제에는 새로운 의미가 계속 부여되지만 그와 동시에 더욱더 민속적인 것이 되면서 항상 '전통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축제들은 참여하는 축제에서 관람하는 축제로 변해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중략…) 그것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난장적인 축제의 성격은 약화되고 상업적인 성격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 사회와 축제, 29쪽)

 가면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고정시키고 개인의 정체성을 감춤과 동시에 또 다른 정체성을 부여한다. 즉 개인은 지극히 가변적이고 다의성을 가질 수 있지만 가면은 이러한 가변성을 고정시켜서 개인을 단순화시키기도 한다. 즉 가면을 쓴 상황에서는 상이하거나 대조적인 것의 접점에 있어 모호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대단히 분명하고 확고한 정체성을 새롭게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가면을 통해서 신화와 전설은 구체화되고 역사성은 현실 속에 표현되며, 동물성과 인간성이 결합되며, 초자연적 존재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가면축제는 하나의 연행예술로 발전하기도 하고, 이 속에서 스스로가 연극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 자본주의적 사회의 상업화와도 자연스럽게 만난다.

(서구 사회에서의 축제, 42쪽)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살림지식총서는 참.. 별생각 없이 잡았다가 오호~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또한 그렇다.

축제에 대한 관심이 아주 커졌다. 다음부터는 어떠한 축제를 보게 될 경우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그 축제의 참 면모를 찾아 즐기도록 할 것이다. 게다가 이건 아닌 데라는 식의 비판까지 하고 나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면 좋으리라.

 지금까지 어떤 축제에 가보면 대부분 드는 생각은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라는 생각이 컸다. 그만큼 상업적인 축제만 다녔던 것일까? ​ 아니면 상업적으로 변질된 탓일까. 다른 축제는 몰라도 일단 강릉단오제는 관심이 크다. 그리고 얼마 전 춘천마임축제에 못 가서 많이 아쉬웠지만 해마다 축제는 이어지니 후일을 기약한다.

 가면 우리나라의 탈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 나이면서 내가 아닌 나를 자유롭게 표현한다는 점. 이상이 될 수도 있고 대리인이나 본심을 숨길 수도 있으면서 솔직해질 수 있는 매력. 책을 읽으며 즐거웠다. ​

 갑자기 왜 마당놀이가 떠오를까. 한바탕 신 나게 놀아보자고~~~

삶에 대한 고찰 없이는 그 무엇도 정신적으로 뿌리내릴 수 없다는 자명함.

그 앞에서 삶의 환희를 느낀다는 것.

산다는 건 참으로 재미있구나.

축제는 인간의 기본적 속성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을 파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기득권의 권력, 불평등적 모순, 억압과 갈등, 어두움과 희미함을 걷어내고자 하는 것이 축제이다. 그래서 축제 속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파괴하고자 하며 스스로 모든 세속적인 허울과 위선을 벗어던지거나 모든 세속적 허상을 감출 수 있는 가면을 쓰고 변장을 하고 온몸에 그림을 그린다.



(축제의 의미, 4쪽)

이 책에서 필자가 시종일관 밝히고자 했던 바는 축제에 대한 고찰은 곧 `삶`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과연 축제를 벌이고 즐길 수 있는 삶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깊이 해볼 수 있다. 아직도 대박과 한탕주의, 황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조급함 등이 우리의 일상을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축제가 안정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축제에 대한 고찰은 놀고 즐기는 그 자체에 대한 고찰이라기보다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삶, 그것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 축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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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03 16:40   좋아요 1 | URL
요즘 축제라고 하면 그저 즐겁게 노는 행사 정도로만 이해하는 데 그칩니다. 4쪽에서 인용한 ‘축제의 의미’ 문장은 공감합니다. 부정적인 대상이나 상황을 극복하자는 선결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난 축제야말로 진정한 축제라고 생각해요.

은비뫼 2015-06-03 16:46   좋아요 0 | URL
진정한 축제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지역명물을 내세운 상업적 축제가 아닌 진정한 축제에 참여해서 오롯하게 태울수 있다면 진정 좋을거 같습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자연을 품은 공간 디자이너 살림지식총서 128
서수경 지음 / 살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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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건축에 관심은 많지만 내가 모르는 건축가. 대표 건축물로 낙수장이 그리고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살림지식총서에 쓰인 저 사진이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이었다.
표지만 보고 사실 미술관이나 박물관 일 거 같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역시.

 부모님의 남다른 교육철학이 있었고 그 영향이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건축가로의 삶에 큰 영향을 준듯하다. 또한 유년시절을 보낸 삼촌네서의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에서 그가 느낀 것들이 그대로 건축에도 반영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국가, 지역사회, 선생님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부모가 함께여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부모란 상황에 따라 조부모나 한 부모 등 다를 수 있겠고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관심이다.
무엇인가를(지식 등) 주입하거나 기대하는 게(아이에게 부담)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하게 돕는 게 관심이다. 물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부모는 지금의 부모가 보아도 아주 바람직한 환경이지만 내 아이에게 맞는 편안한 환경은 그 부모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역시 부모는 뛰어난 관찰력이 있어야 하지만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배려한다면 이는 자연스레 부모가 터득할 것이다.

 지금도 나는 건축물 보는 걸 좋아한다. 특히 예전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외국 건축가들이 나무 한 그루를 위해서 자리를 내어주고 건물을 짓는 모습이었다. 가까이에서 찾아도 전통 가옥을 보면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나 가로수에서 진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베어지고 밑동만 남은 나무를 보며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생각해본다.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살림지식총서라 모든 사진이 흑백인 점은 아쉽지만 대신 자료를 더 찾아보며 감탄했다. 나중에 다른 책으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물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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