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보석 - 책으로 보는 KBS 싱싱일요일, 개정판
KBS '싱싱한 일요일' 제작팀 지음, 신동환 엮음 / 가치창조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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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거리가 풍부해진다는 것은 모자랐던 예전에 비한다면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몸에 해
로운 것도 늘었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은 더 잘 먹고 잘 사는데 있으며 그를
반영하듯 웰빙(참살이)이란 단어가 화두가 되었다. 그만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는 넘치지만 그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각종 건강정보와 상식이 있으므로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엇에 좋다라는 말만 들어도 체질에 맞는지,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가려보기도 전에 먹는것은
몸을 상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론만이 아닌 실험을 통한 검증내용이 사계절별로 정리
되어 있다. 즉, 그저 좋다라는 말로 일축하지 않으며 그 속에 든 어떤 성분 때문인지 실험결과는 어떠한
지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 TV에서 방송하고 있다니 직접 시청해도 좋을 거 같다.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은 자기에 대한 의무인 동시에 또한 사회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프랭클린 (49쪽)



 아프기 전에는 모른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몸에 작은 생채기 하나만 생겨도 얼마나 불편하
고 고통스러운지 겪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암 같은 불치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자신에
게 맞는 제철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또 아무리 좋다고 해도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가
려야 한다. 가끔 입에서 당기는 음식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다 내게 필요한 성분이 들어있었
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서 다시 한번 음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주말에 마트에 가는 생활방식이 언제부터 정착되었을까. 카트를 끌고 필요한 음식을 그 안에 넣기와
재래시장에 가서 이거저거 싸주는 데로 장바구니에 넣는 것의 차이는 외양의 차이뿐이 아니다. 계절의
구분이 사라지듯 이제는 밥상에 시도때도없이 채소며 과일이 올라온다. 그것은 단점이 아니지만 최상
의 상태란 제철 음식이 가진 최고의 장점일 것이다. 또한, 신토불이야말로 최고의 밥상이다.
가끔은 재
래시장을 산책하며 제철음식의 신선함을 만나는 것도 좋겠다. 물론 마트에 가더라도 제철 음식을 따져
서 사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 계절 속에 살라는 소로우의 말처럼 자연의 일부인 사람도 그것을 거스르
지 않아야 몸과 마음도 평화로울 것이다.

 몸에 좋다는 약을 챙겨 먹기에 앞서 계절의 보석인 제철 음식만 찾아 먹어도 충분할 것이라는 사실을
느끼며 올해는 모두의 식탁이 더 풍성해지기를 기원한다. 지금 같은 겨울이면 굴, 전복 등으로 입맛과
속을 다스리면 좋을 시기다. 오늘 굴죽을 해먹었으니 내일은 미역국을 먹어볼까 한다. 계절의 보석은
늘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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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의 마력
클로드 브리스톨 지음, 최염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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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오래된 아버지의 책으로 읽었던 <신념의 마력>은 낡고 교정된 흔적이 남은 책이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기대 없었던 내게 많은 의미를 주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책으로 읽어야겠다고 생
각했었는데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마침 읽을 기회가 왔다. 이것도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믿음의 힘일지
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지 않았거나 혹은 신념의 마력을 아직 인정하지 않는 이라면 그저 우연일 뿐이
라 말할 것이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일 중에서 예를 찾아도 많을 것이다.

오래전 친구 한 명이 내게 그랬다. '너무 네 위주로 생각하는 거 아냐?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그때는 내가 이 책을 만나기 전이라 친구의 말을 받아칠 만한 대답을 주진 못한 거 같다. 그저 웃어보였
던 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나 이후로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중요성을 깨달아 갔다. 다큐멘터리 <마음>
을 보면서도 많은 공감을 했으니 말이다.

책의 명성은 가끔은 책읽기 하는데 방해가 된다. 수식어들로 기대감이 커지기도 하고 한 겹의 얇지만
이름모를 거부감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묻는다면 내게 참 좋았던 책이라고 앞으로도 몇 번 읽
어볼 책이 <신념의 마력>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전반부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부분으로 남은 잠재의식을 이야기하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읽을수록 빠져든다. 뿌리 깊은 종교처럼 자신의 모
든 것을 다하는 마음, 주술, 마법 혹은 혼잣말로 되새기는 말(자기암시) 등으로 불리는 수많은 이름이
결국은 신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이미 경험했다는 사실이며 이를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꾸
준하게 실천하면 된다는 점이었다.

학창시절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마음만 단단하게 먹는다면 알람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왜냐하면
저절로 그 시간에 알아서 몸과 마음이 눈을 뜰 것이라고. 그때는 엄마 말씀이 야속했다. 잠이 부족했고
나를 깨워줄 알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살면서 중요한 약속을 앞둔 날 알람을 깜박하고 잠들어도
저절로 눈 뜬 아침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신념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투사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며 여러 사람의 성공적인 예
도 가득하다. 꼭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삶을 그려가며 현실로 진행시킬 수 있
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필요한 것은 오직 믿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행동 없는 믿음은 뜬구름 잡기라
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겠다.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읽은 책, 그리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책장은 덮었지만 내 마음의 신념은 내내
덮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빈 메모지를 들고 차분히 앉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생각해서 써보고 그
를 이루고자 노력해야겠다. 나는, 신념의 마력을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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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3 - 애버게일의 노래 밀리언셀러 클럽 74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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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의 대작 <스탠드>의 중간쯤 왔다. 전 6권의 반을 읽은 것이다. 1, 2권은 시작답게 바이러스의
진행사항과 몰아닥친 재앙으로 말미암은 모습이 주를 이루었다면 3권은 살아남은 이들의 모습이 본격화
되어 그려진다. 스티븐 킹의 특징 중 하나인 서사적인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그중에서도 세 부류의
집단 그리고 이들이 찾아가는 구심점이 되는 마더 애버게일의 등장이 현실화된다.

 애버게일은 꿈에서만 보는 환각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로써 다크맨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던 사람
들은 마더 애버게일을 찾아나서고 일부는 그녀를 만난다. 전편에서 다크맨을 만났던 교도소의 죄수처럼
극적인 만남이었다. 사람들이 동시에 꾸던 꿈은 두 가지였다. 다크맨과 애버게일의 꿈. 공포로 소름끼
치는 악몽을 주관하는 다크맨과 그와 반대인 평온함을 안겨주는 애버게일. 그녀는 백세가 넘은 검은
할머니였고 노아가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방주를 만들었듯 그녀는 사람들을 기다렸고 이끈다.

 카오스 상태는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어쨌든 살아남은 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따르고 있다.
한 사람씩 홀로 존재하던 이들은 어느새 무리를 짓게 되었고 명확하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공포와
가느다란 희망은 이들 최대의 목적이 된다. 물론 다크맨도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는 간접적인 암시가
있는데 역시나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처럼 언제나 함께 온다.

 본격적인 이들의 모험 이야기와 환상이 펼쳐지는 3권이었다. 아직 어느 것도 자세하게 풀어지진 않았
지만 조금씩 접근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로맨스도 있으며, 다양한 등장인물의 성격,
약간의 풍자도 양념이 잘 되어 있다.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사람만이 희망임을 느꼈으나 동시에 서로 파
괴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도 느꼈다. 사람이 모이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런 과정을 풀어가는 모
습에서 광기와 따뜻함 등을 찾을 수 있었다. 바닥 아래까지 떨어지면 그다음 할 일은 다시 위로 올라오
는 일뿐이라고 하더니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어도 결국 누군가와 관계가 다시 시작되고
위로받는 모습에서 강인한 인간의 또 다른 면모도 느꼈다. 과연, 나였으면 이런 상황에서 미쳐버리지
않고 극복해나갔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그 누군가는 이 이야기의 끝을 장식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탁월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이
어떻게 풀어냈을지 더 궁금해진다. 이쯤에서 다음 권인 4권의 소제목을 넌지시 쳐다보니 다크맨이다.
사악한 다크맨의 계획이 무엇인지 확인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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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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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작가가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섬세한 심리묘사를 하
는 프랑스인이라는 사실. 나머지 이유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인 조제의
이름이 바로 이 소설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강 자신의 이름도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선택한 이름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제법 많은 아홉 명의 등장인물 그리고 이들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와 심리묘사는 시종일관 두드러진다.
이들은 모두 미쳐버릴 만큼 가슴이 너절하게 찢어졌다. 사랑 때문에, 사랑받고 싶어서. 다양한 등장인
물들을 통해 또한 다양한 사랑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들 중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 자는 몇이
나 있었을까.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며, 충동적이며, 맹목적이며 허무하기까지 한 모습에서 사랑의 달콤
함보다 상처가 더 빨리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모두가 외롭다는 사실도 처연하게 와 닿
는다.

 제목처럼 언젠가는 식어버릴지 모르지만 그들의 열정은 너무도 쉽게 끓어올랐다. 그래서 그 대상에게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이 육체적인 욕망이건, 젊음의 한 단면이건 혹은 안락
한 삶의 한 부분이건 간에 그들은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다. 다만, 휘청거리며 흔들릴 뿐이다.


젊음이 맹목에 자리를 내줄 때, 행복감은 그 사랑을 뒤흔들고 그 사람의 삶을 정당화하며, 그 사랑은
나중에 그 사실을 틀림없이 시인한다. (84쪽. 에두아르.)



 지나간 열병 같던 사랑 하나가 떠올랐다. 이제는 그것을 젊을 때의 순수한 첫사랑 내지 짝사랑이라 부
를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그 무엇도 인정할 수 없었다.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고 젊음이란 무수한 상처
들의 훈장 같다. 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말도되지 않는 무의미한 것이 아닌 그 자체로 돌아보게 되었다.


열정이란 삶의 소금이며, 열정의 지배 아래에서 사람은 소금없이 살 수 없다는 것ㅡ열정이 존재하지 않
을 때는 너무나 잘할 수 있는 일이지만ㅡ을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113쪽. 알랭.)



 베르나르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권유하고자 찾아간 조제. 그녀가 그날 밤 혼자 깨어 벽지의 꽃무늬
를 비추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보는 장면이 있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장면
이 되살아나 공간을 채운다. 영화의 조제 또한 홀로 깨어 방에서 바라본 조명불빛과 영상이 생생하다.
이들 조제의 느낌이 하나로 만나는 접점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들 조제는 무척이나 담담
하다. 그래서 여운이 남는다.

 프랑스 파리의 연인들. 그리고 이들의 흘러가는 사랑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 달 후, 일 년 후에도...
사회의 통념으로 이들을 보자면 이해할 수 없고 결론 낼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랑의 정의 내지는
연애서가 아니다. 인간의 외로움과 사랑을 갈구하는 이들의 슬픈 몸짓으로 가득하니까. 그러면서도 포
기하지 않을 뿐이다. 이들의 끝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더는 들지 않는 이유이다. 사랑은 아름다운 동시
에 쓸쓸하다는 말의 의미를 사강은 알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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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도 1 - 천도가 무너진 땅
정찬주 지음 / 뿔(웅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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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

다음 주 대통령 선거로 후보들은 열띤 호흡을 몰아가며 막바지 역전을 위해 뛰는 시점이다. 그들이 그
토록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되려는 대통령은 국가의 핵심인물로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진다. 후보들의
정책은 비록 다르더라도 결국 다 같이 잘살기 위함이라고... 정녕 나는 믿고 싶다.

수많은 흥망성쇠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서. 과거 없는 오늘은 없고 오늘 없는 미래는 없기에 이 유기
적 관계를 통해 지금을 반추해 보는 것이리라. 정찬주의 <하늘의 도>를 읽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예
나 지금이나 진정한 도(道)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실감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 운명을 알고 싶으면 어제의 나를 돌아보면 보일 것이요, 내일의 내 운명을 알고 싶으면
오늘의 나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불가에서는 인과(因果)라고 합니다.

(1권 366쪽. 갖바치 대사가 조광조에게 들려주는 말. )



[ 책을 말하다 ]

이야기의 바탕은 조선 3대 사화인 무오, 갑자, 기묘사화를 차례대로 보여주며 그 중심에 선 조광조와
그를 지지한 청류 사림과 반대로 그를 저지하는 간신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조광조는 중종 때의 문
인이자 성리학자로 급진적인 개혁을 시도했다. 선척전으로 타협하지 않는 곧은 성품은 휘어지지 않고
차라리 부러지는 대쪽을 닮은 사람이었다. 시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그 시대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
운 파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의 정책 역시도 그랬다. 과거제 폐지, 여악의 폐지 등의 의견만 보아
도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그의 충심이 엿보이나 문제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반대세력과
중종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한울타리 안에서인 같은 유림파 속에서도 급진적인 그의 생각을 다 이해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충신과 간신의 구별도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금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러나 중종은
원해서 왕이 된 것이 아닌 단지 연산군이 폐위되는 과정에서 왕실의 정통성을 인정받고자 세운 왕이었
을 뿐이었다. 또한, 강하지 못했기에 간언에 휘둘렸다. 그리고 결국은 충신들을 잃게 된 것이다.


하늘의 도로 몸을 닦고 오직 그것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지극한 정치라네.

(3권 16쪽. 정광필이 양팽손에게 들려주는 말.)



충신 그리고 옛 선비들의 기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흐트러짐 없는 모습 그리고 꾸
준한 수양을 통해 말 속에 뼈가 든 명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정치권에서 조리 있게, 시원하게
말하는 이가 몇이나 있던가. 물론 옛것만을 숭상하자는 말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를 제대로 볼 안목을 길러야 하겠다. 국가의 중요한 대통령을 뽑을 때도 정책을 오롯하게 살
펴 보아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어서 보는
눈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학문, 정치 등의 이야기가 집약적이며 이미 TV 드라마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
이라 쉽게 다가설 수 있다. 이 책은 선비들의 절개가 중심인 책이라고 본다. 그래서 1권부터 3권까지 그
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아감과 물러섬을 식별하며 혜안을 가진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한때 당파싸움 등으로 권력을 잡으려 쌈질만 하는 세력과 그게 싫다고 은둔한 선비들의 모습을 접할 때
면 나는 늘 둘 다 부족하다 생각했다. 은둔만 하지 말고 그들과 맞서 싸울 사람들이 간절하다고 여겼기
때문인데 조광조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때를 기다려 물러나 학문에 힘쓰다 조정으로 가서 뜻을
펼쳤다. 물론 그도 간신과 우유부단한 임금에 의해 뜻을 다 세우지 못했지만 적어도 은둔만 하다 세상
을 뜬 선비들과는 다르다. 그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런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역사 속에는 내가 모
르는 무수한 충신이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역시 그런 아까운 인재들이 죽임을 당하고, 자연에 묻혀 살
다 갔을 것이다. 한마디 더 하자면 나만 바르다고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더러움으로
부터 나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경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광조가 만약 그
들을 경계했더라면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진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 그래서 가끔은 선비들의 절
개가 존경스럽지만 안타깝다. 에이! 이 꼿꼿하기만 한 사람들아! 유연함도 갖추었으면 좀 좋았겠는가!


일반적인 역사서의 장점인 객관적 시선이나 정보를 원했다면 그것은 이 책에서는 단점이 될 것이다.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장점 때문일 것이다. 또 많은 등장인물의 상황을 1권부터 처연히 보여주어 다소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2권으로 넘어갈수록 이들의 관계가 명확해지니 어쩔 수 없는 부
분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왕권과 조광조의 비중이 더 명확하고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마무리하며 ]

혹독한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봄에 피어나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꽃이 떠오른다.
모든 것은 시기가 있다는 말에 골백번 동감한다. 조광조와 선비들을 보며 너무도 일찍 져버린 봄산의
꽃 그리고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가 생각나 애처로웠다.

그리고 초조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마음에게 다독이며 한마디 한다.
꽃봉오리로만 남지 않으려면 어떤 뜻을 펼치건 때를 기다리자고. 그리고 때가 오면 놓치지 말고 활짝
피어나자고. 그래야 떨어질 때 기꺼이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4340.12.16.해의 날. 대통령 선거가 잘 치러지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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