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야, 그게 정말이야? - 우리를 다시 웃게 만드는 네 가지 질문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2
바이런 케이티 글, 한스 빌헬름 그림, 고정욱 옮김 / 불광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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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에게 생각을 던지는 동화책을 만났다. 동화책은 그림도 예쁘고 마음도 맑아져서 좋아하는데 불광출판사에서도 나오는지는 이번에 알았다. 저자 바이런 케이티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지만, 내용을 읽으니 궁금해졌다. 영적 스승으로 추앙받는다는 말에 어울리게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미『네 가지 질문(원제 Loving What is, 2002)』이라는 책에 저자의 생각이 드러난다고 한다. 그 책에서도 묻는 네 가지 질문이『호호야, 그게 정말이야?』에서도 반복된다.

 

 

네 가지 질문과 달리 보기

 

1. 그게 진짜일까?

2. 정말 그게 진짜라고 믿는가?

3. 그 생각을 믿고서 어떻게 행동했고 무슨 일이 벌어졌지?

4. 그 생각을 없앤다면 너는 어떤 사람이 될까?

 

(책에서. 글쓴이가 아이의 부모님꼐 보내는 편지 중 부분발췌.)

 

 

 동화책의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호호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며 짜증을 내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밥을 먹을 때는 부모님의 다툼 소리를 듣고, 유치원에서는 게임에 끼지 못해 기분이 나쁘고 친한 친구는 다른 친구와 놀고 있어서 내내 기분이 상해있다. 이때 거북이가 나타나고 둘 사이에는 이야기가 시작한다. 대화를 이끄는 거북이가 네 가지 질문을 던지고 호호는 스스로 대답하며 답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내 행복해진다.

 

 내용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첫째로는 보통 아이들이 겪는 흔한 경험으로 친근하게 느껴져 좋았고 또 스스로 대답하며 답을 찾게 유도한다는 것도 좋았다. 둘째는 예전에 읽은『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에서 접근하는 방법과 같음을 알았다. 

 

 즉,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공통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게 달렸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문제는 언제나 내 마음에 있으며 해결 또한 내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 때부터 이것을 알고 자신의 마음,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훨씬 밝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은 자명하다.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지침이었다.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면 수많은 시간을 마음의 지옥밭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니 모두를 위한 동화였다.

 

 글밥이 조금 있어서 5세 이후에 읽으면 좋을 거 같다. 그때면 아이 스스로 골똘히 생각하며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림도 참 예뻐서 아직 아기인 우리 꼬맹이에게 보여주었더니 신이 나서 책장을 넘기기 바쁘다. 아기가 커서 언젠가는 이 책장을 넘기며 무언가를 느끼고 성장하기를. 글자만을 좇으며 문맥을 이해하기보다 마음의 지혜를 하나 얻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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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의 오늘의 수학
이광연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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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부터 수학과 친해지고자 마음먹었기에『이광연의 오늘의 수학』은 새롭게 다가왔다. 역시 마음먹기에 달렸다.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과학' 수학산책 최대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관심을 받은 글들이라서인지 제법 흥미로웠다. 물론 수학 이야기라서 수식이 어느 정도 나온다. 그러나 차근하게 학창시절을 떠올려가며 따라가다 보니 재미있었다. 루트, 파이 등을 언제 다시 만나보겠는가.

 

 게다가 저자는 정말로 수학 예찬론자이다. 끊임없이 수학의 다방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수학이란 무엇일까. 우스갯말로 사는데 수학은 필요 없고 산수만 있으면 된다는 소리가 있다. 그만큼 고리타분하고 실생활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사실을 뒤집기라도 하듯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로 흥미롭게 이끌어 간다.

 

 어떠한 패턴을 찾아내서 공식을 유출해 내는 것은 지적 탐구심만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생활 속 뿌리내린 과학과 수학을 이렇게 하나씩 만날 때마다 놀랍다. 다만, 그것을 표면에 드러내 논리적으로 따지는 것이 다소 낯설어서 수학과의 벽이 큰 거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상술로 생긴 화이트데이라는 기념일을 수학자들은 파이(π)데이라고 부르며 기념한다. 이 이야기는 전에 어디서 들었던 거 같다. 원주율 파이가 3.1415926…임을 기념하는 날이라 한다. 미국의 π-Club은 3월 14일 오후 1시 59분 26초에 모여 파이 모양의 파이를 먹고 축하하며 관련 퀴즈 대회를 연다고 한다. 책에 파이 값의 소수점 아래 1,000개 숫자에서 500개의 개수를 적어두고 나만의 게임을 해보라고 쓰여 있다. 간단하게 내 생일을 찾아보니 바로 보인다. 숫자 500개로 하는 게임이라 이렇게 많은 숫자를 볼 일이 있었나 싶다.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수학은 과학이라고만 생각했던 틀을 저자가 깨준 것이다. 수학은 예술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 편에서 아폴로니안 개스킷, 기와의 모양, 창호의 격자, 매듭, 시어핀스키 삼각형, 드래곤 커브, 달리의 초입방체 그림, 에셔의 작품 등을 만나며 얻은 결론이다. 에셔의 작품은 뫼비우스의 띠를 응용한 것을 알았지만 그 밖의 달리, 격자 등을 보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이제 내게는 이것들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모든 것이 단 하나의 현상만으로 이루어진 게 없다는 걸 살면서 하나씩 알아간다. 그래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고 하나보다. 수학도 그러했다. 앞으로도 즐겁게 만나고 싶다. 정말로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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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 자연과 더불어 세계와 소통하다, 완역결정판
노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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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왕융하오가 해설한『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베이직북스)』를 읽었다. 작게 나와 휴대하기 편한 책이었다. 내용은 노자 입문서 정도로 보면 될 거 같다. 간단하지만 노자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노자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가는데 실제 소통하기란 왜 이다지도 어려운지 모르겠다. 아마도 원문을 직접 읽고 그의 철학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해설이 있는 노자를 만난다. 이번에는 연암서가에서 나온『노자(老子)』 이다. 기대가 컸다. 더욱 구체적일 거 같아서였다.
 

 사실 해설이 있는 책을 만나는 것은 임시방편이다. 시간은 없고 전체적으로 간략하게나마 맥을 짚어볼 요량이다. 결국은 돌아서 원문으로 갈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안내서이다. 어쨌거나 그들은 나보다 훨씬 많이 노자를 알고 있다는 사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해설이라는 것은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지만 결국, 주관적이라는 사실. 결국 완전한 해설이란 존재할 수조차 없다. 또한, 해설자에 따라 확실히 다른 느낌이란 것도 읽다 보니 느껴진다. 어떻게 노자의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겠는가. 철학이란 게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책의 구성은『노자』는 어떤 책인가? / 상·도경(道經) 제1장~제37장 / 하·덕경(德經) 제38장~제81장으로 되어 있다. 일단 처음 부분의 노자가 어떤 책인지에 대한 부분이 제법 길게 설명되어 있다. 노자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 도가의 형성(도가와 도교는 다르다), 노자의 특징 사상 그리고 영향을 두루 알려준다. 일단 대략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확인하게 된다. 새로운 내용은 없는듯하나 아는 것을 정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노자 혼자만의 철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실 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요한다. 누군가의 사상을 만나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부분도 발견하지만 새롭게 배우는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또한 소통하며 공감하거나 때로 의문을 가진다. 그래서 나만의 의식이 깨어난다. 무언가 따로 흩어져 있던 것이 연결되는 느낌도 받는다. 그런 점에서 초반부의 부연설명 부분이 좋았다. 다음으로, 도경과 덕경에 대한 부분을 되짚어 보았다. 사실 이 부분은 딱히 특징적인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중에『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베이직북스)』와 같이 비교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잠시 해보았는데 현묘함, 玄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 등의 미세한 차이가 느껴진다. 노자에 대한 책을 더 깊게 제대로 읽어야 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이해할 것이다.

 

 우주를 생성시키고 우주와 인간을 존재케 하는 영원하고 절대적 기본 원리인 '도'란 어떠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정의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참으로 맥빠질 거 같지만 사실 정의할 수 있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노자와의 소통이 이제 좀 시작되는 느낌이다. 아직 명쾌하지 못해서 탈이다.

 

 

 노자 사상의 다른 한 가지 특점은 일반적인 세상의 모든 상대적인 가치 판단의 기준을 절대적인 것이 못된다고 부정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긴 것이나 짧은 것, 또는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나 나쁜 것 등이 있을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상대적인 그러한 가치를 믿고 뒤쫓는 데서 불행이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것의 기본 원리인 '도'가 언제나 "근본으로 되돌아가고 있고[反]" "유약한 상태로 드러난다[弱]"는 성격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03쪽,『노자』는 어떤 책인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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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독자 보통의 독자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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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울프는 그 시대의 여자들처럼 여자작가가 글쓰기 혹은 교육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았다. 대학교 입학을 허가받지 못하는 사회였으니 어떠했겠는가. 그러나 운 좋게도 부친의 서재에서 책을 마음껏 읽으며 수준 높은 문학적 지식을 흡수했다. 어쩌면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그녀만의 자양분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교육에 대한 목마름, 사회에 대한 편견에 맞섬 등으로 작가는 더욱 투철한 글쓰기를 했을 거라고 판단된다. 그러니 성인 이후 거의 평생을 정신 질환에 시달렸어도 글을 꾸준하게 썼을 것이다. 그녀에게 글은 구원이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매일 10시간에서 12시간씩 글을 썼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이자 국내 최초 완역이라는 말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게다가 제목도 다가서기 쉬운『보통의 독자』아닌가. 그래서 난해한 그녀의 작품을 읽는 독자를 배려한 편안한 에세이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고는 단박에 알았다. 이것은 버니지아 울프 자신을 보통의 독자로 지칭하는 말임을.

 

 사실 추천의 글에서 보면 보통의 독자란 특별한 문학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독자를 전제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편하고 친근하게 썼다고 하지만 내보기에는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작가 자신을 보통의 독자로 생각했으니(문학 훈련을 받지 않았으니) 일반 독자에게도 자신의 편안한 에세이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려는 의도였다.

 

 의도는 이해하겠는데 객관적으로 보통의 독자가 읽기에는 어려운 편이다. 영국 문학의 유명 작가 책을 어느 정도 만나보았더라도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적 이야기와 서슴없는 이야기 진행, 다양한 작가와 문화 이야기 등은 통찰력 깊다. 그래서 영문학 전공자나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는 가볍지 않고 편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역시 단점이기도 하다. (일장일단 一長一短)

 

 샬럿 브란테, 에밀리 브란테, 제인 오스틴, 몽테뉴부터 간간이 만날 수 있는 셰익스피어 그리고 러시아 작가, 러시아인의 관점까지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말한다. 조지 엘리엇은 새롭게 만나고 싶은 작가였다. 솔직하고 격식 없지만, 어쩐지 그녀를 닮은 투철한 느낌이다. 관심 있는 분야가 나오면 흥미롭지만 그 밖의 분야는 지루해서 손에서 몇 번 책을 놓고 싶게 만든다. 실제로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내 문학적 소양을 가늠하게 했다.

 

 보통 책을 읽으며 마음으로 분류를 자연스럽게 한다. 두고두고 읽을 책, 더 읽어볼 책, 바로 책장으로 이런 식이다.『보통의 독자』는 여러 번 주저하게 했다. 그러나 결국 책장에 두고 나중에 다시 볼 책으로 분류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영문학을 더 캐고 든 후라면 작가의 말에 친근하게 반응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니까 시간을 두고 쉬어가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전력으로 질주하다가는 지쳐 나자빠질 것임을 살짝 귀띔하는 바이다. 

 

 

 "다른 사람들과 닮는 법을 배워라.

(……)

하지만 이 동정심이 머리에서 나오지 않도록 해라.

머리로 동정하기란 쉽기 때문이다.

동정이란 가슴으로, 그들에 대한 사랑으로 해야 한다."

 

(382쪽, <현대소설>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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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의 꽃을 피워라 - 법정스님의 무소유 순례길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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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스님께서 입적하신지 일 년이 지났지만, 말씀만은 생생하게 사람들 마음을 다잡아준다. 빈자리지만 가득함이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작가가 말하는 텅 빈 충만을 이해할 수 있다. 불심이 깊고 법정 스님과 인연이 깊은 이가 쓴 글이라 그럴까. 그리움과 존경의 마음 한올 한올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스님이 수행했던 암자와 절을 순례하는 동안 시나브로 독자도 법정 스님의 말씀(법문)에 깊이 빠져든다. 나만의 꽃을 피우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진중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어나는 봄꽃, 물결 이는 강가, 바람 소리, 누군가와의 대화 속에서도 가능성 있는 일이다. 좋은 말씀을 들으며 마음에 번지는 온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덮고 일상으로 돌아서면 금세 잊고 마는 무지렁이가 된다.

 

 스님이 송광사 불일암에서 수행한 부분을 만나며 몇 해 전 기억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남도여행 중에 송광사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예불 때였다. 해는 기울어가고 사람들은 산에서 물러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불일폭포까지만 가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오두막 휴게소에서 음료수를 살 때 해가 지니 어서 내려오라는 말을 들었다. 비가 온후라 산은 더없이 청량했다. 산길을 오르다 구름을 치마처럼 차려입은 모습을 보며 땀을 식혔다.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폭포까지 갔다가 바로 내려오는데 벌써 어둑어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휴대전화로 비춰가며 내려왔다. 절에 있던 하나의 가로등 불빛에 우리는 안도했다. 이때의 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는 생각지도 못했다. 법정 스님이 계셨던 곳이라고는. 내 마음을 밝혀주는 법정 스님은 고요한 남해를 닮았다. 

 

 작가가 언급했듯이 이렇게나 크신 분의 생가에 푯말 하나 없다는 게 조금은 씁쓸하다. 종교를 떠나서 정신적 스승으로 이렇게나 많은 이들의 가슴에 살아 있는 분인데 말이다. 물론 스님은 그런 걸 원하지는 않을셨을 것이다.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셨으니까. 그러나 스님께서도 아름다움에 관한 건 내려두기 어렵다고 하셨듯 사람들도 스님의 말씀을 내려두기 어려울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지만 당신의 말이나 그림자를 좇는 것보다 당신을 극복하라는 말씀을 새겨들어야 한다.

 

 

부처님 계신 곳 어디인가.

지금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

 

법정스님 계신 곳 어디인가.

지금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

 

(226쪽. 아래는 작가가 바꾼 말.)

 

 

 '자기만의 개성을 꽃피울 것과 누구도 닮지 않는 자주성(自主性)' (226쪽.) 이야말로 책 제목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꽃이기에 꽃 피우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로 나만의 꽃을 피우기란 얼마나 어렵던가. 작가가 차인과 다인을 구분해서 말하는 것처럼 나만의 꽃이 으레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피어나는 꽃이 되어야겠다. 소박하지만 충분히 가득 찬 상태를 이루려면 아직도 멀었다. 최근 읽은 책에서 마음을 깨워주는『그대만의 꽃을 피워라』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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