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알라딘에서 처음 구입한 책'에 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 글들은 제게도 '알라딘 서재'의 시작을 생각하게 합니다. 
제게 알라딘 서재는 '책읽고 간략하게 느낌을 적는 공간'이라는 다소 일차원적인 의미부여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일차원적인 의미조차로도 이용되고 있지 않지만 말이죠.
처음엔 리뷰를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하기를 반복했었습니다.
좋다 못해 너무 감동적인 리뷰를 읽으면서 제 자신에게 엄격한, 그래서 넘어설 수 없는 잣대를 들이댔던 겁니다.
고등학교 교지편집부 시절로 되돌아온 기분입니다. 빨간색 교정부호들이 둥둥 떠다니던 원고지 속 세계로 말이죠.
세월은 흘러 강산은 변했고, 과거의 我가 있었기에 현재의 我가 있겠지만, 지금의 제 모습 속에선 과거의 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변화가 필요합니다. 절.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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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5-11-2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박한 배는 아름답지 않다고 하더군요.자살한 작자가 하는 말이니 얼만큼 무게를 둬야할지.
아, 참. 페이퍼 읽고나니 얼떨결에 한 학기동안 교지 만드는데 부역을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세월이 흘러간 만큼 나는 뭐가 변했는지`, 좋은 것만 변질된 것 같아 씁쓸합니다.

파란여우 2005-11-2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님! 변화를 이 동네에서 저와 시작하시자니까요^^

털짱 2006-02-2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작업하고 계시네요.^^
 

한동안 정신 없었다.
먹고 살기 위해서도 아니고, 가슴 깊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려고 그랬던 것도 아니다. (사실 그게 뭔지도 모른다)
다만, 험준한 인생 속에서 안전 고리 하나 걸어두자는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발을 헛딛여 천길 낭떨어지로 한없이 추락하면서 이제는 끝이구나,하고 체념하다가 '덜컹~'  하고 몸이 정지되길 바랐다.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자, 맘 속으로 몇번을 다짐하지만, 막상 갈라진 바위 앞에 서면 그 너비가 어떻든간에 현기증으로 머리가  윙윙거리고, 두다리는 덜덜거리기 일쑤다. 그래도 여전히(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도전'이란 단어가 주는 가슴떨림을 즐긴다.

어제는 피아노 학원도 등록했고, 그동안 서평을 쓰겠다,하여 받은 책도 3권이나 된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활동도 열심히 해야하는데...

다시 바빠질 내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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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5-05-3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 깊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 저도 사실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poptrash 2005-05-3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걸 알기만 하면, 망하더라도, 뭐 어떻게 되더라도 한번 미친척 하고 뛰어볼 수도 있을텐데요 그걸 향해서. 그쵸?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이에요 ^^

hanicare 2005-05-3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님의 서재에서 결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반가와서 인사합니다. 이렇게 댓글로 마주치긴 오랫만이네요.저 메인이미지 예전에 키노가 한참 왕가위fever로 울긋불긋할 때 표지로도 썼었던 기억이 납니다. '타락천사'를 보고 혹 그가 아버지가 된 건 아닐까 짐작했다가 인터뷰 기사에서 그걸 확인하고는 그도 변하지 않나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화양연화로 오랫만에 만난 그는 변하지 않았더군요.
반가와서 말이 길어졌네요. 피아노님의 양해를 바라며.
 

그러니까 10년도 넘은 옛 이야기.

난 수업이 끝난 후,
혹은 공강 시간,
또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수업을 나와서
술을 마셨다.

약관의 나이로
세상을 보는 눈은 촛점을 잃었고
system은 곧 붕괴될 것만 같았고
그래서...
뭔가를 해야할 것만 같았던,

아니 어쩌면...
본 궤도에 진입함으로 인한
안정감이라기 보다는
자유의 박탈감으로
내일이 두려웠던,

그런 시기...

당시 처음 마셨던 양주...
Glenfiddich.


양주는 12년만 되도 label이 붙는데
이런... 30년이 되어도 변변치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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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센터의 휴일로 운동을 못 한 탓에 몸이 찌뿌드드하다, 라고 말했지만
센터에서 사우나만 한지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러니까 몸이 제 상태는 아니지만 그 이유가 운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

운동을 쉬면서 몸에 나타난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체중이다.
처음엔 눈에 띄지 않게 시나브로 느는 듯 싶더니, 어느날 갑자기 믿을 수 없는 체중계의 수치를 확인하게 되고, 다시 무감각해지고, 또 다시 조금씩 조금씩... 마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처럼 잠깐 눈감은 사이에 무수한 살들이 성큼성큼 내게로 다가온다.

앞으로 얼마동안(어쩌면 더 오랫동안) 땡하면 독서실로 갈 테고
학생들 틈에서 언발란스한 모습으로 꾸벅꾸벅 인사하다가
새벽 1시가 되서야 집에 돌아올꺼다.
계속해서 아침 운동은 못할 테고
앞으로 무궁화 꽃은 무수히 피어날 거다. 삼천리 방방곡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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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이 내릴 것만 같았던 비가 그쳤다.
다시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파랗고, 공기는 신선하다.
거리는 깨끗해졌고, 사람들의 옷차림엔 봄 내음이 느껴진다.

4월이 가져다 주는 상쾌함은, 비교적 집에서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도
방관하기 어렵다. 게다가 딱딱한 법 공부는
육체와 정신을 분리시키는 기묘한 상태까지 치닫게 했다.

8년 전 이맘 때, 군대를 갓 제대한 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 한 상태에서
복학을 감행했다.

그 당시 읽은 소설.
이 소설이 맘에 들어 밤 새도록 독수리 타법으로 컴퓨터에 옮겨 적었다.
아마 작가가 실제로 쓴 시간보다 내가 필사한 시간이 더 길었으리라.

그 날도 오늘처럼 해맑은 4월이었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 살에 가까울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의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 물론 그런 기호는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은 아니었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을 건다든가, 뒤를 밟는다든가 말야.”
 “하긴 뭘 해, 그저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쿠주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 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어딘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우디 알렌의 영화라도 보며, 호텔 바에 들러 칵테일이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와 자게 될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는 벌써 15미터 가량으로 좁혀졌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단 30분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습니까?”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보험 권유 같지 않은가.
 “미안합니다. 이 근처에 혹시 24시간 영업 세탁소가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내 손에 세탁물 주머니조차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대사를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이런 대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믿어  준다 해도, 그녀는 나와 애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 내가 100퍼센트의 여자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남자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 번 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두 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닐까.
 꽃가게 앞에서,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마한 공기 덩어리가 피부에 와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기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흰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아직 우표를 붙이지 않은 흰 사각 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것이다. 그녀의 눈이 졸린 듯한 것으로 봐서, 어쩌면 하루밤 동안 그것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각 봉투 속에는 그녀에 관한 비밀이 전부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몇 걸음인가 걷고 나서 뒤돌아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없었다.

          *                        *                       *      

 물론 지금은, 그때 그녀를 향해 어떻게 말을 걸었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대사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                        *                        *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 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딘가에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넌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야”하고 소년이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모든 것이 모두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되고 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에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의 연인이라고 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바로 결혼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서쪽과 동쪽으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100퍼센트 완벽한 연인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 해 겨울, 두 사람은 그해에 유행한 악성 인플루엔자에 걸려, 몇 주일간이나 사경을 헤맨 끝에, 옛날 기억들을 몽땅 잃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깨어났을 때 그들의 머리 속은 마치 D. H. 로렌스의 소년 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아 하느님, 그들은 진정 확고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우체국에서 속달을 부치거나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연애랑, 85퍼센트의 연애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소년은 서른두 살이 되었고, 소녀는 서른 살이 되었다. 시간은 놀라운 속도로 지나갔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쿠의 뒤안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똑같은 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지 않습니까.

              *                  *                   *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무라까미 하루끼의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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