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Things In Life'
Jeong SooNyun HAEGUM
누구의 서재인지 기억엔 없지만, 노트북의 조악한 스피커를 통해 내 귓가를 맴돌던 선율에, 들어온 이유를 잊고, 두 손을 자판위에 올린 채,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자판을 사용하지 않고 줄 위에 손을 얹는 것만으로 음을 내는, 그 음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우선 눈에 띈다.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두 줄을 동시에 감싸안듯 잡아쥐거나 놓음으로서 음의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물론 상하로 손의 위치를 이동하며 음의 높낮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여는 유사한 악기와 다름이 없다.
하지만 그 음들이 보여주는 풍부한 감수성은 그들이 보여주는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보다 깊고 굵은 농현, 슬픈듯 하면서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다가서는 청아하지만
선 굵은 음색은 듣는 이로 하여금 쉬이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그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 booklet 발췌 -
만약 '생득적 슬픔'을 소리로 표현한다면 이런 음색이리라.
듣고 있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꺼워지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