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서

                     - 안 도현 -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내리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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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3-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는 시네요. 그림도요. 저 이거 퍼갈께요.

잉크냄새 2004-03-1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를, 무엇을 바라볼지 몰라 세월만 소복히 쌓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