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장발장.
편의점에서 6500원어치의 먹거리를 훔치다 불구속입건된 여대생이다.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했는지 여기저기서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집안이 망하고 설날이라고 찾아간 집에서 아무도 반기는 이 없어 그냥 올라온, 29살의 나이에 배가 고파 음식을 훔친 여대생의 이야기에 한번쯤 이놈의 사회를 비판하고 정의의 편으로 돌아서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가슴 한 구석에 계속적으로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감정일까?물론 도움을 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진정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여대생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 천지에 공포하고 생색내기처럼 떠들어대는 것은 결국 그 여대생의 자존심을 6500원어치로 밟아버리는 것이다. 29살의 나이의 여대생으로서 굶을지언정 아직 타락하지 않고 살아온 그녀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한단 말이다. 지금처럼 유혹많은 시대에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오지 않았더냐...
편의점 주인이든, 경찰서 말단에서 서장까지든, 어느 한 사람이라도 6500원어치의 금전을 해결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그 여대생의 29년의 자존심을 지켜주었어야 했다. 사람에게는 최소한 건들지 말아야하는 자존심(자긍심)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