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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다녀온 지도 어언 6개월이 지났다.  

1년의 기간.........일장춘몽 같다.  

처음 6개월은 미국생활 적응하고 환율걱정하느라...또 마무리 못하고 가져간 번역원고 두 개 마감하느라 맘의 여유가 없어 책을 못읽었고,  

후반 6개월은 평생 또 언제 이렇게 놀아보리~ 하고 정신줄 놓고 여행다니고 노느라(남편의 주도하에) 책을 몇 권 못봤지만... 

그래도 그때 읽은 책들이 그때의 즐거운 추억과 함께 새록새록 떠오른다.  

미국에 처음 가서는......번역할만한 과학책을 열심히 찾아봐야지, 결심했는데....번역원고 넘기고 나니 한동안 그쪽으로 쳐다보기도 싫어졌고 과학과 관련 없는 책들을 주로 읽었다. 소설 등등... 

대략 순서대로 적자면... 

 

 

 

 

 

 

그렇다..........이 책을 읽고 말았다.  이 쓰레기같은 책을.

정말이지 반즈앤노블, 보더스, 하다못해 코스트코, 랠프니 반즈같은 슈퍼마켓 등등....이 시리즈가 안깔려있는 데가 없고, 안 걸려있는 데가 없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예전이나 지금이나....초대형 베스트셀러에는 천박함과 질낮음이 필요조건으로 따라붙는 듯.)

확실히 중독성은 있다. 한번 잡으면 새벽 2-3시는 기본이었다.  

어느 비평가가 이 책을 'brain porno'라고 표현했다는데....공감...공감... 

노골적인 신체접촉 묘사는 거의 없는데도....닿을 듯 말 듯, 간질간질한 성적 긴장감이 책 한 권을 가득 채우고 있다. Literally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책.  

4권쯤 되면 진짜 야해진다는데...1권도 충분히 야하다. 영어공부를 핑계로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이 책을 즐겨읽는다는데..........절대로 부모가 아이에게 권할 책은 못 된다.  

걍...더도 덜도 아닌 하이틴 로맨스.  

굳이 미워할 이유는 없건만 단지, 그렇게 히트치고 큰 돈을 벌고 서점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어서 짜증날 뿐.  

2권부터는 읽지 않았고 이 책은 미국서 짐 쌀때 동네 도서관에 주고 왔다.

그 다음....  이 책들은 가능하면 리뷰로 따로 다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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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기 위해 공부하듯 읽은 책...

 

 

 

 

짬짬이 재미로 읽은 책....




<You are surely joking Mr. Feynman>

-> 큰 애 낳을때 병원에 1주일 입원한 동안 읽고나서 7년만에 다시 읽은 책....재미있다. 주로 가방에 넣고다니면서 아이 기다리거나 짬이 날때마다 읽고 있다. 절반쯤 읽은 상태.........

갑자기 파인만에 꽂혀서 주문한 책...사실 예전부터 별렀던 책이다. 앞부분만 살짝 들춰본 상태...

 

 

 

 

4월 초에 번역원고를 넘기고 지금까지 쉬고 있다. 쉬면서 책을 실컷 읽어야지 했는데...애계...고작 두권 읽고 두 권 읽다 말았다니........실망이다. 4월 내내 몸이 아프기도 했고...번역을 내려놓더라도 주부의 일상은 여전히 바쁘다......책도 짬짬이 손에 들긴 했지만.........저 무지막지한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읽는데 거의 보름이 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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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7-05-07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핀커를 읽으셨군요. 재미도 무지막지한가요?^^

이네파벨 2007-05-0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재미에 대해 말하자면....^^a
저는 솔직히 핑커의 글쓰는 style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강약, 완급 없이 다다다다다다다 정보를 쏟아놓는 느낌이랄까요...꽤 빈번하게 재치와 유머를 버무려 넣었음에도...글이 매력이 별로 없습니다.

내용에 있어서는...재미있을 만한 부분(진화심리학)은 이미 꽤 알려진 이야기들이고 (이 책이 10년전에 나온 책이니) 새로운 부분(계산주의 마음이론..인공지능이라고 해얄까요? 그리고 인지과학과 실험심리학 연구내용)은...꽤...읽기 어렵고 쩜 지루합니다...(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야임에도 대중에게 많이 안알려진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죠^^)

하지만 그 지루함(?)을 보상하고 남을만큼 유익하고 보람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2007-05-1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14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재승의 책으로 읽는 과학

<에덴의 용> 칼 세이건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1978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인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에 대한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간 실제로 읽어볼 기회는 없었다. 1990년대 초에 한글로 출간된 적이 있었다고 하나 번역본을 구할 길이 없었고, 또 30년 전에 쓴 뇌과학 책이라고 하니 미덥지 못하게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몇 주 전 해외 출장을 위해 ‘지상 10킬로미터 상공에서 13시간을 버티게 만들어 줄 책’을 책장에서 찾다가, 몇 달 전 재출간된 <에덴의 용>을 짚게 됐다.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펼쳐든 책은 네 시간 만에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이 책은 시작이 매우 흥미롭다. 150억년에 이르는 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압축한다면, 9월14일에 지구가 탄생했고, 9월25일에 생명이 탄생했으며, 인간은 12월31일 오후 10시30분 즈음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늙었고 인류는 너무나도 어리다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우주력 계산은 지난 30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많이 인용되던 것인데, 처음으로 원전을 읽은 셈이다.

이 책이 나오던 무렵에는 뇌영상기법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해서 뇌를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했고, 아직 학습과 기억의 정보처리 과정이나, 감정과 욕구의 생물학적 원리, 의식의 기원 등에 대해서도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나 그가 이 책에서 하고 있는 주장, 그러니까 ‘인간의 뇌와 마음은 빅뱅 이래 시작된 장대한 물질 진화의 산물이며 뇌와 마음이 단일한 원리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진화적인 유래를 가진 다양한 충동과 논리들이 서로 충돌하여 만들어낸 복합적인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다.

그가 인용하는 폴 매클린의 뇌 삼위일체설은 논리적 비약이 심해 요즘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이론이다. 인간의 뇌를 포유류의 뇌, 파충류의 뇌 식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알고보니 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하나의 기능도 여러 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현대 신경과학자들은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뇌를 발달시켰다는 주장은 구체적인 사례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지금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특히 내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에서 위험할 수도 있는 수면은 칼 세이건이 어떻게 설명할까 하는 대목이었다. 포식자가 수면을 취하는 틈을 타서 인간도 수면시간을 늘리면서 지능을 발전시키고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잠을 활용했다는 그의 주장은 재미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그의 아름다운 문장과 책의 구조에 있다 (번역가가 매우 뛰어나서인가?). 이 책을 읽노라면 누구나 인류 최고의 지성이 들려주는 유려한 ‘인간 등정의 발자취’에 빠지게 될 것이다.

정재승/카이스트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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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10-2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주문했어요. 천천히 조금씩 읽어볼게요. 원문 보다 더 나을 님의 번역이 기대됩니다. ^^

이네파벨 2006-10-23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따뜻한 야클님의 배려 감사드립니다...

이 서평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책들의 저자이신 정재승님이 쓰신 것이고 (예전에 정재승님께서 제가 번역한 다른 책 <꿈>에 대해서도 어느 일간지에 서평을 쓰신 일이 있습니다...저로서는 그저 감격...감격..) 번역에 대해서도 언급을 해주셔서 (하지만 분명 과찬이십니다...번역자들 사이에 "원판 불변의 법치"이라는 말이 있지요. 번역자가 아무리 훌륭해도 영 아닌 원판을 뜯어고치거나 더 훌륭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말...그저 원본의 얼굴을 깎아먹지나 않도록-아니 되도록 적게 깎아먹도록- 옮기는게 번역가의 최대의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제 서재에 간직하고 있는 글이랍니다...

참, 혹시 정재승 교수님의 책들 안읽어보셨다면 추천 드립니다. 재미있고 정보가 가득하고..또 정재승님이야말로-칼 세이건 처럼- 책 하나를 건축물을 쌓듯, 아니면 교향곡을 작곡하듯 구조의 아름다움을 고려하며 쓰시는 듯 합니다...

딸기 2007-01-1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도 지금 갖고 있어요.

비로그인 2007-03-13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 번역하셨어요? 오호 이거 몇일 전에 읽었는데 번역이 참 잘되있다고 생각했었어요!(저 왠만해선 이런 소리 안합니다..) 막힘없이 술술 읽히던데..

이네파벨 2007-03-1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츠님..감사드립니다.
과찬이세요...더욱 열심히..노력하겠습니다.
 

 

 

 

 

 

알라딘 대문에서 어딘가 눈에 익은 그림(?)이 눈에 띄어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아아아! 이 책....

이 책은 거의 10년전(정확히는 9년 쯤 전) 미국에서 구입한 책이다. 원서는...Midnight at the Garden of Good and Evil이라는 제목일거다...아마...

이 책과 인연을 맺게 되었던 이유는 단지...내가 미국의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한동안 머무르고 있었고...적잖이 소외되고 폐쇄된 남부의 문화에 관심과 애착(인연을 맺게 된 사이에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애착)을 느끼고 있었고...그 당시 개봉했던...이 소설을 각색한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이다.

케빈 스페이시와 존 쿠잭이 나왔던 영화는 배우들도 좋았고 화면도 아름다웠다....(남부의 축축한 늪지에 많은...옆으로 퍼진 뚱뚱한 나무와 그 나뭇가지에 축축 늘어진 이끼...그 음산하고도 매혹적인 경치들...)

이 책을 산건...영화가 너무너무 좋아서 일부러 구입했다기보다....사실은...마트에서 꽤 큰 폭의 세일을 하고 있길래...ㅡ,.ㅡ 별 생각없이 덥석 집어든 것이었다...그리고나서 한국에 온 다음에도 한.....참....있다가 이 책을 읽었다.

별 기대없이 집어든 책인데 꽤 괜찮았다. 재미있고...문체도 아름답고 매력이 있어서...한번 손에잡고 단숨에 읽었던걸로 기억한다....

암튼 이 책은 나에게....지극히 개인적이고...정말이지 우연과 우연이 맞물려 인연을 맺게되었던 책이다.

이 책이 미국에서도 오랫동안 잘 팔렸으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거니와 한국에 번역 소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책이 나온지 10년쯤 되어 번역서가 나오고...게다가 알라딘 판매지수도 꽤 높은걸 보니......

반갑기도 하고...놀랍기도 하고...

이참에 책장 구석에서 조용히 늙어가고 있는 이 책을 꺼내서 한번 다시....들여다보아야겠다.

 

 

나온지 10년이나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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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8-0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님이 번역하신 책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주문했을텐데. ^^

이네파벨 2006-08-1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언제나 썰렁한 서재에 들러주셔서 감사~ 감사~해요.(복받으실검돠~^^)
아닌게 아니라 제가 번역한 책이 요번주에 한권 나올 예정이어서...
(어제 인쇄소에서 빠져나왔나봅니다.)
저도 뻔질나게 알라딘에 드나드며 책이 뜨지 않았나 살펴보고 있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이건 내가 1년쯤 전 어느 분의 블로그에 남긴 댓글이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전 두 아이를 키우는 34살 주부입니다.
저도 몇년 전부터 내내 이 책들 생각이 났었고..
요즘들어 부쩍 이 책들이 떠올라서
헌책방을 뒤져볼까..우리나라에는 헌책 도서관같은거 없나...
적극 알아보려고 하던 차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 곳으로 왔습니다.
노랗고 커다란 판형의 이 전집...
정말 주옥같은 동화들이었죠?
전 즐거운 무우민네(구글에서 이 제목으로 검색한 끝에 여기로 왔답니다.)와 사
자와 마녀(C. S. Lewis의 작품이죠? 시공주니어인가에서 요즘 번역본이 나왔을
거예요 "나니아 시리즈"로...전 이 7권을 원서로 가지고 있어요. 아직 다 안읽었지
만) 요술에 걸린 학교...그리고 얼마전에는 잠들기 전에 요술장이 아가씨인가요?
마녀 놀이를 하는 두 소녀 이야기...그 이야기가 떠오르구요..마치 오래 사랑하다
떠난 사람들의 혼령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이 저에게 들러붙어 자꾸만 자꾸만 저
를 부르는 느낌이랍니다......
하루키의 1971년의 핀볼인가...그런 소설 읽어보셨어요?
한때 죽어라고 들이파던 핀볼머신이 어디론가 팔려간 후 몇년이 흐르고나서..
그 핀볼머신을 찾아 마구 헤메던 주인공...
제 심정이 그래요...
이 책들은 너무나 너무나 오래되어서...
어디에선가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에 더욱 슬프지만요...
저도 돈을 아끼지 않고 사들일 용의도 있구요...
아니면 단 한번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요...
그런 곳이 없을까요?
서로 정보 나누도록 하죠...
제 메일은 jwl1205@yahoo.co.kr입니다.
행복하세요."

어느 분이 이 전집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원글에 올리셨고 마침 인터넷(구글)에서 이 책의 흔적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던 내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그 곳에 남긴 글이다. 나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찾아 헤매던 사람들이 여나믄명 있었다. 모두 댓글에 이 전집에 대한 구구절절한 사연과 그리움과 사랑을 토로했다. 몇몇은 눈에 눈물을 주렁주렁 달고.....

그 후 또 몇달이 지나서 어느 분에게 메일을 받았다. 그 분은 인터넷에서 찾은 이 책의 전집 목록을 전해주었다. 전집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사자와마녀 / 클라이브스테이블루이스 / 박화목

   2. 바닷가의축제 / 코넬스웰크스호이스 / 김요섭

   3. 요술장이아가씨 / 카니그즈버어그 / 이화진

   4. 귀염동이막내 / 에디드운네르스타드 / 석용원

   5. 유쾌한호우머 / 로버트맥클로스키 / 조풍연

   6. 외토리소녀 / 헤르타폰게프하르트 / 송원희

   7. 개와다섯아이 / 르네레쟈니 / 김영일

   8. 돼지임금님 / 로버어트데이비스 / 유경환

   9. 거인의바위굴 / 비에룬롱겐 / 장수철

  10. 앵무새와니콜라 / 클레어비숍 / 이주훈

  11. 라디스의모험 / 산체스실바 / 장선영

  12. 유리구두 / 엘리너파아존 / 신지식

  13. 요술에걸린학교 / 루드소오여 / 박목월

  14. 즐거운무우민네 / 토우베얀슨 / 이원수

  15. 강아지이달고 / 르네기요 / 권영자

  16. 소년탐정칼레 /아스트리린드그렌 / 최요안

  17. 두로테 / 에리히케스트너 / 이병찬

  18. 플로렌티네와비둘기/ 제임스크뤼스 / 윤석준

  19. 셋방살이요정 / 메어리노오튼 / 이영희

   20. 오렌지꽃피는나라 / 워얼터브룩스 / 이규직

이 중 상당수...특히 두드러지게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몇 권은 요즘 최신판으로 복간되어 번역서가 나왔지만....나는 그저...내가 어릴때 읽었던 그 대로의 모습으로 이 책들을 만나보고 싶다. A4 정도의 커다란 판형...좀 누렇고...반질반질하다기보다는 약간 거칠+부들한 종이의 촉감....부드러운 색조의 삽화......

1971년의 핀볼에서 주인공이 헤메고 헤매다가 우여곡절 끝에 그리워하던 핀볼머신을 만나 그토록 소원하던 게임을 하듯...

언젠가...어느 도서관 구석...혹은 너그러운 수집가나 소장가의 서재에서...이 책들을 그냥 한번 읽어보고 싶다. 어쩌면...다시 만날 그 책은 실망을 안겨줄 지 모른다. (초딩시절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남아있던 캔디 만화를 중딩인가 고딩때 다시 보면서 그림의 허접함에 충격을 느꼈던 것처럼...)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을 만나보고 싶다.  

그런데...그 누구도 이 책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지 않는걸 보면...마음이 불안하다. 오래 전에 마지막 한권까지 폐지공장에서 사라져버린걸까? 한줌 먼지로 흩어져버린걸까? 그걸 생각하면 먹먹한 슬픔이 밀려든다.

내가 이 책을 찾아낸다면 당연히 나처럼 찾아헤매는 분들에게 연락을 드릴 것이다. 다 같이 빙 둘러앉아 테이블 위에 이 책을 올려놓고 한권씩 돌려 읽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금자씨에서 복수를 마친 사람들이 둥그렇게 모여앉아 피빛 케잌을 나누어 먹듯...) 아마도 입술에는 미소를...눈가에는 눈물을 주렁주렁 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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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10-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네파벨님, 어쩌다 들렸는데.............너무나 그리운 책 제목들이...엉엉엉.
전 계몽사 50권 문고로 시작하여....저 20권 시리즈, 그리고 에이브 시리즈......정말 수십번씩 읽었을텐데....이젠 어디서 만날런지...휘유. 암튼, 초면에 반가워서...^^

이네파벨 2005-10-24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덥썩~ 손이라도 붙잡고 싶군요.

이 책을 알고 계시군요...
이 책을 기억하고 계시군요...
아...
이 책을 알던 분들은 하나같이 여...러번 읽고..오...래도록 기억하고..무....쟈게 그리워하는 듯 해요. 정말 신기한 매력을 가진 전집이죠?

저도 에이브 시리즈 여러번 읽었구요. 계몽사 세계문학전집...뭐 그런 것도 집에 있었어요. 에이브 시리즈에...요즘 완간된 "초원의 집"도 있었죠~?
에이브 시리즈도 물론 그리워요...

혹시라도 이 책들의 소재를 알게 되면...서로 알려주기로 해요~

딸기 2005-10-29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 저 책이예요.
마냐님 얘기대로 계몽사 50권짜리 책, 저는, 태어나서 읽어야할 것들의 90%는 거기서 읽었다고 생각한다니까요. 에이브도 그렇고...
사실 위에 써놓으신 문고판은 저는 없었더랬답니다. 친구네서 읽었어요.
에이브 시리즈의 초원의 집... 큰숲작은집, 초원의집, 우리읍내 순서였지요.
사자와 마녀, 즐거운 무우민네(이거 작년에 애니메이션 빌려다 봤었는데^^)...
느무느무 재밌었지요.
실은 나니나 시리즈를 살까말까 고민중인 이유도 이런 감정과 연관이 있어요.
너무 좋아했었지만 그게 또 하도 어릴적의 일인지라, 사놓고 실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이네파벨 2005-10-2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우유님,
나니아 사셔도 실망하진 않으실거예요.
전 무민 시리즈...소년한길에서 나온거...두 권 사서 잼있게 읽었답니다.
삽화가...(이게 아마 토베 얀슨의 오리지날 삽화인지...) 아주 조그맣고 그냥 흑백의..펜으로 스케치한 거라서..그림책같은 분위기가 안나지만...그.래.도. 여전히 훌륭해요. 나니아 시리즈는 처녀때 원서를 사놓고 여태 안읽었네요. 사는게 뭔지.....울 아이가 읽겠다고 나설 즈음에 같이 읽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ㅡ,.ㅡ

2005-10-31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네파벨 2005-11-0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마르다님...정말 차 대접 받으러 가도 되겠습니까?
뻔뻔스럽지만 초대 받아들일께요.
제가...조금...마음의 준비가 된 후에 실행에 옮길께요...

음...그러기 위해서.....먼저.......
우리...친.해.져.요. 네?

암튼...어딘가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안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05-11-01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네파벨 2005-11-02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만 보이는 글에 대한 답글....
님의 서재에 안보이게 가져다 놓았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changsk 2006-07-0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서야 제 서재에 글 남기신것 보았습니다. 저는 1972년에 국민학교에 입학했었지요. 한글깨치고 처음 보기 시작한 책이 저책입니다. 어머니께서 친구집에서 빌려다 보여주셨지요. 제기억으로는 오렌지꽃 피는 나라로 시작해서 사자와마녀로 20권이었습니다. 에리히 캐스트너의 에밀과 탐정, 하늘을 나는 교실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착각일지도 모르겠네요. 에리히 케스트너의 동물회의는 어느 책엔가 뒤쪽에 나와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동생들이 학교에 들어갈때즈음해서는 저 전집을 우리집에도 들여놓았었는데 잘 보다가 어느새 2권 없어지고, 결혼하고 제가 물려받았는데 책벌레도 나오고 맞춤법도 바귀었다고 아내가 버리려는걸 제가 만류에 만류를 했는데 어느틈에 퇴근하니 없어졌더군요. 리스트라도 좀 적어놓을걸 그랬어요.

오렌지꽃 피는 나라는 원저가 Freddy goes to Florida로 현재 플로리다로 간 프레디라고 번역본 나와있습니다.

추억을 함께 하는 분을 만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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