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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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발터 벤야민이 생전에 쓴 소설, 꿈 기록, 설화, 우화 등 미공개 글을 한 권에 담은 <고독의 이야기들>. 마치 한 세기의 문학적 미로를 탐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동안 철학자이지 비평가로서 학문적 저작으로만 알려졌던 발터 벤야민의 또 다른 얼굴, 바로 문학적 상상력이 빛나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사상가 벤야민의 사상과 상상력이 빚어낸 42편의 이야기들은 꿈, 여행, 놀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모더니티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만화경처럼 현실의 균열과 상상의 세계를 번갈아 비추며 독특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이야기 모음집에 가깝습니다.





파울 클레와의 협주는 문학과 예술의 융합을 오롯이 보여줍니다. <고독의 이야기들> 표지부터 본문 곳곳에는 그가 사랑했던 화가 파울 클레의 작품이 50여 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벤야민의 이야기를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1부 꿈과 몽상에서는 벤야민의 내밀한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 가까운」 글에서 그가 느끼는 그리움에 대해 "상상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 사이의 문턱을 이미 넘어서 있는 그리움."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유의 순간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감정의 그리움이 아니라, 가까이 있으면서도 닿을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갈망에 가까운 그리움. 벤야민은 우리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종종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라는 역설을 탐구합니다.


2부 여행에서는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을 선보입니다. 공간과 경험의 의미를 재구성합니다. 「북유럽 바다」에서 벤야민은 "시간 창고 안에 들어가 보면 사용되지 않은 하루하루가 쌓여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라며 시간의 은유적 풍경을 그려냅니다.


「마스코테호의 항해」에서는 여행을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과 현실이 탄생하는 공간으로 그려냅니다. "여행은 문턱을 가시화한다"라는 문장은 경계의 유동성을 완벽하게 포착합니다.


여행은 우리가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경계의 존재를 의식하게 만듭니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떠나고 있는지를 자각하게 됩니다. 벤야민은 이 순간을 단순한 경계 인식이 아니라, 존재와 경험의 전환점으로 봅니다. 여행 중에는 익숙했던 일상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규칙과 현실이 등장하며,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거나 재발견하게 됩니다.


벤야민의 여행은 물리적 이동을 넘어 인식의 변화, 타자와의 만남 그리고 내면의 풍경을 탐험하는 방식이 됩니다. 이동을 통해 익숙함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엽니다.


각 작품은 마치 시적 산문, 철학적 우화, 꿈의 단편처럼 읽히면서도 깊은 사유의 힘을 지니고 있어, 아주 쉬운 글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수월하게 읽은 글은 벤야민의 서평들이었습니다. <고독의 이야기들>에는 프란츠 헤셀의 『내밀한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동요 모음집 등 벤야민의 서평이 몇 편 있습니다. 제 취향상 벤야민 스타일의 서평 문체가 꽤 매력적이더라고요.


3부 놀이와 교육론에서는 벤야민의 급진적인 사유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는 놀이를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인식과 창조의 근본적인 방식으로 바라봅니다. "어른들은 말장난과 놀이의 즐거움을 아이에게서 배워야 한다"라며 기존의 교육과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전복을 이야기합니다.


「네 가지 이야기」에서는 구술 전통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벤야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단절된 경험의 전달 가능성을 고민하며, 이야기라는 형식이 단순한 오락이 아닌 인간 경험의 중요한 기록임을 보여줍니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픽션의 집합체가 아닌, 경험의 구슬입니다.


그의 저서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 『일방통행로』에서 논의된 아이디어들이 이 문학작품집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벤야민이 풀어내는 짧은 이야기들을 한 편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벤야민의 언어가 철학적이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왜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문학적 글쓰기와 비평적 글쓰기를 넘나드는 벤야민의 독특한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문학 모음집을 넘어, 생전에 출간한 그의 비평과 에세이의 사유와 아이디어의 공명판으로 기능하는 글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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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 관계의 분리수거 - 잘 지내려 애쓸수록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김경일 외 지음, 최설민 엮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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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국내 베테랑 심리학자 17인이 전하는 현대인의 관계 처방전 <관계의 분리수거>.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시리즈 첫 번째 책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 수많은 인간관계가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가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잘 지내려 노력할수록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관계의 분리수거>는 국내 최고 심리학자 17인이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24가지 실전 스킬을 알려줍니다. 국내 심리학 1위 채널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의 86만 구독자들이 공감하고 위로받았다는 인간관계의 심리학을 집대성했습니다.


요즘은 관계 과잉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관계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SNS 팔로워까지.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모르거나, 필요 이상의 감정 노동을 하다 보면 우리는 쉽게 지쳐버립니다. <관계의 분리수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리학적 대응법을 알려줍니다. 단호하고 건강한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말이죠.





이 책의 첫 번째 파트는 '타인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마라'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착한 사람들입니다.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에 지나치게 신경 쓰다 보니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경일 교수는 '좋은 사람 같지만 사실은 나에게 해가 되는 사람'을 구분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겉으로는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은근히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투사하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박재연 소장은 '나를 하찮게 여기는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는 방법'에서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짚어줍니다. 저녁에 세수하고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너 오늘 참 수고했어. 잘 살았어'라고 한마디 해주자고 합니다.


내 삶을 돌보는 작은 노력들이 상대방이 내게 뭔가 해줘야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며 건넸던 내 감정의 열쇠를 되찾아 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작은 습관이 타인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윤나 소장은 인상적인 비유를 들려줍니다. "만만하다는 것과 편안하다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에요. (중략) 인간관계에서 만만한 사람은 협력자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아요. 같이 시소를 타고 싶지 않은 거죠."라고 합니다. 건강한 관계란 서로 동등한 노력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관계에도 분리수거가 필요하다'는 주제를 다룹니다.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와 관계를 맺고 누구와 거리를 둘 것인지 현명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광성 대표는 '심리상담사가 알려주는 거리 두기 해야 할 3가지 인간 유형'에서 독성 있는 관계를 구분하는 기준을 알려줍니다. 끊임없이 당신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사람, 당신의 성장을 방해하는 사람, 당신의 자존감을 낮추는 사람이 그 대상입니다.


최명기 원장은 '평생 옆에 둬야 할 사람과 당장 멀어져야 할 사람의 차이'에서 "서로 마음이 잘 맞고 편안한 사이는 아니지만 어떤 이유로든 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면 적절한 대가를 치르는 게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세속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대가를 치른다고 해서 관계의 가치가 훼손되는 건 아니에요."라며 흥미로운 관점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신재현 원장은 '눈치 보며 남들과 잘 지내려 애쓰는 사람들의 특징'에서 과장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문제를 짚어줍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극단적인 상황을 많이 생각한다는 겁니다. 비현실적인 최악으로 생각이 이어지는 겁니다.


이때는 현실적인 최악을 한번 생각해 보자고 조언합니다. 비현실적인 최악은 시도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현실적인 최악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대처 방법이 많다는 걸 일상 사례로 보여줍니다. 이처럼 우리가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 되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만만하지 않은 인간이 되어라'라는 주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나쁜 관계를 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당한 태도와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줍니다.


장성숙 교수는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지금 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함께 어우러지면 노력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기고, 그 의지가 정서적인 것과 인지적인 것과 잘 융합하면 비로소 변화가 일어나는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관계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실천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걸 잊지 마세요.


이헌주 교수는 '나를 무시하는 사람을 한마디로 제압하는 법'에서 단호하면서도 공격적이지 않은 의사소통 방법을 알려줍니다. 무례한 행동에 즉각적으로 경계를 설정하고, 상대방의 행동이 불편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재연 소장은 '예민해서 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이 당당하게 말하는 방법'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부정하지 않으며,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건강한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관계의 분리수거>는 친절하게 상대를 대하면서도 자신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법, 소중한 관계에 집중하고 독성 있는 관계를 정리하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려줍니다.


단순히 나쁜 사람을 피하라는 식의 단편적인 조언이 아니라, 우리가 왜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 집착하게 되는지,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 17명의 베테랑 심리학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조언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관계의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관계의 분리수거라는 개념부터 무척 실용적이지 않나요? 모든 관계가 다 좋을 수는 없고, 때로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관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마음가짐의 시작입니다. 나에게 해로운 관계를 끊고, 좋은 관계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나와 타인 모두에게 이로운 일입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독성 관계를 분리수거할 시간, 국내 최고 심리학자 17인의 관계 처방전 <관계의 분리수거>. 자신의 관계 패턴을 되돌아보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한 조언들이어서 일상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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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세금 이야기
신승근 외 지음, 이영욱 외 그림, 오은강 게임 / 삼일인포마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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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금융 지식이 부족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어른들도 어렵고 부담스러운 주제인 세금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요? 초등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경제 지혜를 심어주는 <똑똑한 세금 이야기>. 만화와 스토리텔링으로 세금의 원리를 즐겁게 습득할 수 있는 경제교육서입니다.


세금은 왜 필요할까요? 아이 눈높이에서 세금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도입부부터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세금의 필요성과 활용도를 굳이 생각해보진 않았거든요.


우리 사회의 공공서비스, 도로, 학교, 병원 등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만약에 세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펼쳐보이니 쉽게 이해됩니다. 세금이 단순히 '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투자'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금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며 공공서비스가 중단되고, 사회 기반시설이 무너지는 상황을 그려보니 자연스럽게 세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시키는 방식이 유용했어요.





세금은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뭔가를 살 때 이미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도 짚어줍니다. 세금이 먼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줍니다. 아이들의 경험과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어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금은 누가 결정하고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세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 과정에 국민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알려줍니다. 국회와 정부의 역할, 세법의 제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시민으로서의 책임감도 함께 교육합니다.


경제 교육은 단순히 돈을 벌고 쓰는 것만이 아니라, 올바른 경제 윤리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공평한 세금이란 무엇일까라는 주제는 가치관 형성에도 도움을 줍니다. 능력에 따라 부담하는 원칙과 혜택에 따라 부담하는 원칙 등 세금 부과의 기본 원칙을 소개하며, 공평한 세금 제도가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요즘 뉴스에서 논란이 되는 세금 정책에 대해 아이와 대화 나누면서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보세요.


세금을 징수하고 관리하는 기관들에 대한 설명도 있어 신선했습니다. 국세청, 관세청 등 세금 관련 기관의 역할과 함께 세무사, 국세공무원 등 세금 관련 직업도 소개합니다.


더불어 조선시대의 공물, 진상품 등 역사 속 세금 제도를 알아보며 세금 제도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 맥락 속에서 오늘날의 세금 제도를 바라보게 합니다.





세금의 종류에 대한 설명은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세금의 기본 개념과 특징을 쉽게 풀어냅니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상속세, 증여세 등 주요 세금들을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합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아이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부모님이 재산을 물려주는 상황이나 선물을 주고받는 상황에 비유하며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냅니다. 이렇게 복잡한 세금 개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줍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만나게 될 다양한 세금 상황을 미리 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세금 지식을 소개하면서 장기적인 재정 계획의 중요성을 일깨우거든요.


국가 재정과 관련한 현실적인 고민도 다룹니다. 세금 수입이 부족할 때 국가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국채 발행이나 예산 조정 등의 방법을 소개하며 국가 재정 운영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려줍니다. 우리나라의 1년간 세금 수입과 같은 구체적인 통계는 현실감 있는 경제 교육답습니다. 아이들이 경제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복잡한 세금 개념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그림과 도표 덕분에 재밌게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세금과 관련한 보드게임도 소개하고 있어 유용했어요.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세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똑똑한 세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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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과학이다 - 달리기를 위한 영양, 주법, 트레이닝, 부상, 보강 운동, 마라톤에 대한 모든 것
채찍단 지음 / 북스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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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달리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지만, 효율적인 주법과 훈련을 모르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유튜브 채널 채찍단의 두 번째 책 <달리기는 과학이다>는 제대로 알고 달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운동 생리학, 영양학, 스포츠 의학 등 과학적 원리와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달리기 초보부터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하는 러너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소개합니다.


달리기, 그냥 뛰면 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본능적 활동은 놀 때나! 이제는 말그대로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러닝화 선택, 러닝복 착용법, 기온과 날씨에 따른 준비 방법 등 러닝을 위한 워밍업부터 착실하게 짚어줍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러닝화는 딱 맞게 신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반 운동화보다 조금 크게 신어야 한다고 합니다. 장거리를 달릴 때는 달릴수록 발이 붓기 때문에 말이죠. 신발 무게도 너무 가벼운 건 오히려 쿠션이나 보강재가 적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극도로 가벼운 신발을 신으면 부상 위험이 커지므로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초보 러너들은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하다가 부상을 겪습니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착지법, 케이던스(1분 동안 한쪽 발이 땅에 닿는 횟수), 호흡 등 러너들이 꼭 알아야 할 기술적 요소들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러닝은 그야말로 리듬의 과학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겁니다.


특히 잘못된 착지는 부상의 지름길이라고 합니다. 발의 각도, 접지점, 충격 흡수 원리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합니다. 그런데 이 역시 사람마다 다르기 다르기 때문에 내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되더라고요.


러닝에서 케이던스와 호흡의 중요성을 과학적 데이터로 증명하기도 합니다. 최적의 케이던스가 에너지 효율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유산소 대사를 극대화하는 호흡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달리기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에너지 대사와 영양 섭취가 필수입니다. 운동 전후 영양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의 연료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인체의 에너지 대사 메커니즘을 ATP,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측면에서 설명하고, 각 영양소의 에너지 전환 메커니즘과 러닝 시 최적 섭취 방법을 알려줍니다. 장거리 러너에게 필수적인 연료인 탄수화물, 근손실을 막고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단백질, 지구력을 높이는 지방까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짚어줍니다.


좋은 러너가 되고 싶은가요? <달리기는 과학이다>에서 자신의 신체 조건과 목표에 맞는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심박수를 활용한 운동 강도 조절법, 지구력 향상을 위한 심박존(ZONE 2) 트레이닝의 과학적 원리가 흥미롭습니다. 러너들이 자신의 체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달리기의 최대 잠재력을 끌어내는 지표인 최대산소섭취량(VO2max)과 러닝 이코노미의 상관관계를 데이터로 설명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적은 에너지로 더 오래,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산소 능력 향상과 지방 연소의 최적 조건을 짚어가며, 개인에게 최적화된 트레이닝 방법을 알려줍니다.





더 오래,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 부상 예방은 중요합니다. 달리기 중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상인 무릎 통증, 지연성 근육통, 피로 골절 등을 방지하기 위한 보강 운동과 테이핑 요법을 소개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달리기 위한 전략이니 꼭 알아야 합니다.


마라톤을 목표로 하는 러너들을 위한 훈련 가이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라톤 준비 기간에 하는 카보로딩(탄수화물 비축) 영양 전략과 장거리 훈련법, 페이스 조절법, 레이스 당일의 에너지 전략 등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팁을 꼼꼼히 짚어줍니다.


부록의 팁에서는 밥 먹고 달리면 왜 배가 아플까?, 야외 달리기 vs 실내 달리기 같은 평소 궁금했던 것들이 가득 실려있어 재밌게 읽었습니다. 더불어 마라톤 대회에서 지켜야 할 매너와 달리기 용어 사전도 수록되어 있어 유용한 상식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효과적인 달리기를 원하는 모든 러너의 필독서 <달리기는 과학이다>. 러닝을 단순한 운동이 아닌,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스포츠로 다루고 있습니다.


관절이 그다지 건강하지 못하지만 가볍게 달리는 건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주법과 영양 섭취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뛰기보다는 '내일도 뛸 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남겨, 꾸준히 달려야 한다는 조언을 잊지 않겠습니다.


달리기는 더 이상 감각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기초적인 주법부터 고급 훈련법, 영양 전략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러닝을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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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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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 시대. 간병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지만, 아무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유미 작가의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들을 담아냅니다.


유방암, 신우암, 폐암을 이겨낸 엄마가 이번에는 뇌종양과 싸우는 동안, 딸은 갑작스럽게 간병인이 되어 요양병원, 대학병원, 요양원을 오가며 고군분투합니다. 고통스럽고 때로는 비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의 본질을 되묻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가족 특히 결혼한 딸이라면 특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 읽는 내내 어찌나 울컥하던지요. 모녀의 이야기는 3부작 EBS 다큐프라임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의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 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간병은 단순한 시간과 노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간병비의 현실적 부담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서울 지역 1일 평균 간병비는 12~14만 원 선으로, 열흘이면 150만 원에 육박하고 한 달이면 400만 원이 넘는다"라며 간병 파산의 위험성을 실감합니다. 세대 간 부양 문제를 몸소 겪게 됩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실상, 고액의 항암 면역주사를 강요하는 의료 시스템의 현실처럼 불편한 진실도 담겨 있습니다.


간병과 돌봄의 책임은 주로 딸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도 왜 돌봄은 딸의 몫인가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현실을 맞이합니다. 한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성별 불평등한 돌봄 분담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아들인 오빠보다 적은 교육 혜택을 받았지만, 정작 부모 돌봄은 자신의 몫이 된 상황에 분노하기도 합니다. MZ 세대의 딸로서,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를 돌보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딸은 엄마의 돌발적인 행동과 점점 심해지는 증상들 속에서 갈등과 좌절을 경험합니다. 단순히 모녀간의 갈등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갈등의 밑바탕에 깔린 감정의 결이 섬세하게 드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뇌종양으로 인해 아기로 퇴행한 엄마를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엄마가 더 이상 이전의 강인한 모습이 아닌,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느낀 저자의 슬픔과 무력감이 공감됩니다.





간병은 환자뿐만 아니라 간병인에게도 정서적 고통을 안겨줍니다. 엄마와의 충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 나도 몰라 이제!! 나 지금 팍 죽어 버릴 거니까 엄마도 거기서 죽어! 그냥!! 죽어!!!"라는 극단적인 대화는 간병인이 느끼는 번아웃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감정 폭발 후에 찾아오는 자책감("아픈 엄마에게 죽으라고 소리 지르는 쓰레기 같은 인간아")은 많은 간병인들이 경험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간병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감정적 소진을 동반하는 총체적 도전입니다.


요나스 요나슨 작가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처럼 엄마가 요양원 창문을 넘어 탈출하는 사건은 이 책의 백미입니다. "맨날 뛰어내린다고 협박하더니 진짜로 저질렀네. 무엇을 상상하건 엄마는 그 이상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오히려 웃음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엄마는 요양원에 간 것도 스스로의 준비된 선택이 아니었기에 너무나도 싫었다고 합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책 내지를 좌르륵 넘기면 창문에서 날아가는 새 그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탈출은 자유와 존엄성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상징합니다. 덕분에 작가는 깨닫습니다. "엄마,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아. 훨훨 날아가. 엄마의 인생은 엄마가 결정해."라고 말이죠. 엄마의 탈출은 노인 돌봄에서 놓치기 쉬운 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 존중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건입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우리 모두가 직면할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죽음(웰다잉)은 결국 좋은 삶(웰빙)의 연장선에 있으며, 거창한 것이 아닌 나다운 일상을 지켜내는 데 있다는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노화와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주제이기에, 젊은 세대에게도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저도 10년 전에 읽었다면 지금만큼 공감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내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나이가 들수록 노인 돌봄과 간병 문제는 두렵게만 다가옵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는 우리 모두의 노년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의료, 복지, 노인 돌봄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료가 될 겁니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지나치게 우울하지 않게 풀어내는 유미 작가의 필체도 마음에 듭니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건 존엄성 없는 마지막이 아닐까요. 가족 돌봄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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