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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 순간의 감정부터 일생의 변화까지, 내 삶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모든 것
막스 니우도르프 지음, 배명자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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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호르몬의 노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당 떨어진 것 같다며 달달한 걸 찾게 될 때, 스트레스로 만사 귀차니즘이 찾아올 때처럼 말이죠.
인슐린 양에 의해 당 떨어진다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과다 분비가 피로감과 귀찮음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면 호르몬 역시 피로감에 영향을 끼치고요.
이처럼 평소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감정과 활동이 호르몬의 영향에 좌우될 때면 그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되는 걸까요? 호르몬의 노예에서 벗어나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세계적인 내분비 전문의 막스 니우도르프 교수가 알려주는 호르몬의 모든 것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에서 궁금증을 풀어보세요.
저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삶의 모든 단계에서 호르몬이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고, 어떻게 건강과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신비로운 호르몬 세계를 알게 되니 우리 몸을 이끄는 마법의 힘과 같은 호르몬의 영향력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식욕, 체중 조절, 수면의 질, 스트레스 반응, 면역체계 등 우리 몸의 각종 기능을 호르몬이 조절하는 방식을 이해한다면 호르몬이 요동칠 때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호르몬 종류 얼마나 알고 있나요? 얼핏 갑상샘호르몬, 인슐린,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정도만 떠오릅니다.
우리 몸은 호르몬 덩어리라는 말이 나올 만큼 호르몬의 영향이 끼치지 않는 게 없더라고요. 평소 익히 들어봤던 용어도 호르몬 분비샘이었구나 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멜라토닌을 생산하는 솔방울샘, 성장호르몬을 담당하는 뇌하수체, 배고픔 호르몬 그렐린을 생산하는 위장, 인슐린 담당 췌장 등 우리 몸은 호르몬 생산과 조절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호르몬이란 용어는 1902년 영국 생리학자 어니스트 스탈링과 윌리엄 베일리스가 발견해 이름 붙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어로 움직이게 하다, 추진하다, 자극하다는 뜻을 가졌습니다.
호르몬은 내분비샘에서 생성되는 신호물질입니다. 혈액과 기타 체액을 타고 목적지에 도달한 다음 그곳에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호르몬의 중앙본부는 뇌에 있습니다. 그래서 뇌의 명령에 따르는 호르몬의 노예라는 말이 나오고 의식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저자는 호르몬, 뇌, 행동 사이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우리 인체는 저절로 조절되는 훌륭한 호르몬 프로그램이 있고,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일합니다.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 그렇기에 호르몬 불균형은 우리 생각과 일상생활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은 빠르게 변화한 현대 생활방식과 어긋날 때가 많아졌습니다.
임신 중 호르몬 변동은 태아 신체와 뇌 발달에도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임산부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아기에게 영향이 간다는 게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현대에는 조기 사춘기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호르몬 농도를 높이는 범인들이 늘어났습니다. 호르몬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은 육류 식단은 물론이고 각종 호르몬 교란물질들이 가득합니다. 살충제, 곤충퇴치제, 세제류 등 생활 속 화학물질들까지도요.
임신과 출산에서 호르몬의 영향력,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 호르몬 홍수 시대라 일컫는 청소년기까지 우리의 복잡한 호르몬시스템을 소개하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짚어줍니다.
각 생애 주기마다 호르몬이 어떻게 신체 기능을 활성화하고 지시하는지 신체적, 정신적 변화와 호르몬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시간입니다.
젠더와 호르몬의 관계를 통해 이분법적 사고로 성별을 구분하는 문제가 왜 잘못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정체성의 생물학적 배경과 성적 지향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성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과체중 문제도 호르몬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지나친 식욕은 위와 뇌 사이의 호르몬 및 신경 자극 조절 장애로 생긴다고 합니다. 포만감 호르몬 렙틴과 배고픔 호르몬 그렐린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배고플 때 마트 가면 안 되는 것처럼 배가 고프면 결정을 더 빨리 내리는 경향이 생기는 것도 호르몬의 영향이었습니다. 고칼로리 음식을 맛있다고 인식하는 것조차 호르몬 때문이었습니다. 호르몬 균형이 바뀌면 기분도 바뀝니다. 피임약 복용 시 감정 기복과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것처럼 말이죠.
당뇨병, 감상샘기능저하증처럼 성인기에는 내분비 호르몬 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인의 호르몬 장애와 일반적인 호르몬 치료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호르몬 질환 치료는 아직 연구 중인 상태라고 하니 여전히 신비의 존재입니다.
놀라운 점은 갱년기 때 극심하게 증상을 겪는 여성도 대략 5년 이후 호르몬 균형을 다시 회복하는 것처럼 호르몬 변동을 일으켜 노화를 알아서 준비하는 지혜로운 호르몬시스템을 갖췄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호르몬 신호물질이 노년기에 이르면 점점 더 줄어듭니다. 호르몬 수치가 줄었다 해서 치료해야 할 환자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 시기에 맞게 호르몬 설정값이 새롭게 조정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노인의 갑상샘 활동이 감소하니 처음엔 갑상샘 기능 저하로 추측했지만, 오히려 노년기에 갑상샘이 천천히 일할수록 뇌졸중과 심장 부정맥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몸이 나이에 맞게 이유 있는 조절을 한 겁니다.
호르몬의 요동과 그 영향을 이해할수록 내 몸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려주는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나이를 먹으며 겪는 변화 때마다 어쩔 수 없다는 체념 대신 호르몬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내 삶의 주도권을 쥐고 대처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