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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정석 - 인생의 격을 높이는 최소한의 교양
찰스 윌런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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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를 알기 쉽고 재미나게 설명하는 공공정책 교수 찰스 윌런이 들려주는 인생의 격을 높이는 최소한의 교양 <돈의 정석>.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종잇조각인 지폐. 하지만 우리는 이 지폐를 내밀면 이에 상응하는 뭔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직사각형의 플라스틱 조각을 건네면 자동차도 손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돈은 거래를 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수단입니다. 요즘은 비트코인도 거래 수단이지요.


<돈의 정석>은 현대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돈과 금융 활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흥미진진한 돈의 역사를 따라가보며 어째서 금융 위기가 생기고 세계 각국 각지에서 수상하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살펴봅니다.




딱딱한 경제책처럼 보이지만 흥미 끄는 이야기들로 끌고 나가니 읽기 힘들지 않아요. 서두를 연 북한의 화폐 개혁 사례는 놀랍도록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2009년에 북한은 모든 지폐에서 0을 두 개 떼어 낸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습니다. 구화폐와 신화폐가 자유롭게 교환되기만 하면 문제없겠지만, 북한은 최대 교환 가능 액수를 정해버린 겁니다. 구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은 재산의 상당 부분이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린 거죠. 불법적으로 축적한 암시장 상인들의 부를 몰수하는 데는 성공했어도 평범한 북한 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정책입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신용대출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수 초 만에 클릭 한 번으로 이뤄졌습니다. 이처럼 있던 돈을 휴지로 만드는가 하면, 없던 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기묘한 돈의 세계를 실제 벌어진 사건들로 들려줍니다.


<돈의 정석>은 대공황, 2008년 금융 위기 등 수많은 금융 패닉을 통해 돈의 위력을 실감나게 알려줍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공통 통화, 결재 앱이나 비트코인 등 실생활에 미치는 돈의 모든 것을 밝혀줍니다. 그야말로 돈이 만드는 세상인 만큼 돈의 생태계를 알면 알수록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경제 전문가들이나 이해할 법한 이야기로 빠지지 않고, 진입 장벽만 넘어서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벤져스는 정말로 타이타닉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을까? 아베 신조는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공약으로 내세워 총리에 당선됐을까? 등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돈 공부의 핵심을 알려줍니다.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돈을 올바로 운용하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찰스 윌런의 돈 수업 <돈의 정석>. 깊은 지식과 넓은 통찰, 그리고 재미까지 갖춘 책입니다. 읽어도 이해 안 되던 경제학 용어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저자의 표현력이 압권이에요. 경제활동을 이루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망할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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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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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작품에서 전에 없던 상냥함'이라는 추천 문구를 보며 기대 반, 무관심 반이었다는 게 솔직한 첫 느낌이었답니다. 킹옹 특유의 공포 요소를 좋아하는 저는 큰 기대는 안 했던 책이었거든요. 가볍게 읽을만한 분량인 경장편소설 <고도에서>를 다 읽은 소감은... 가슴 따스해지면서도 먹먹함을 안겨주는 스토리가 생각보다 읽을만했다는 거예요.


이혼 후 고양이와 사는 스콧 캐리. 195센티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남자입니다. 그동안 몸무게가 두려워 체중 재는 걸 꺼려왔지만, 요즘 꽤 이상한 일이 벌어져 매일같이 체중을 재고 있습니다. 불가사의한 체중 감소 문제가 생겼거든요.


매일 0.5 킬로그램씩 줄어들고 있는 거예요. 처음엔 좋아했지만 꾸준하게 일정한 속도로 체중이 줄어드니 불안해집니다. 신기한 건 아무리 무거운 걸 들어도 체중이 똑같게 측정된다는 겁니다. 은퇴한 의사 닥터 밥과 상의를 해도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한편 스콧의 이웃집에 사는 디어도리와 미시가 소설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은 동성 부부입니다. 그들이 키우는 개가 스콧네 잔디에 일을 보는 바람에 디어도리네와 스콧이 얽힙니다.


스콧과 디어도리와의 이웃 인연은 순탄치 않습니다. "좋은 이웃이라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우리도 잘 알고 있어요."라는 의아한 말을 남긴 디어도리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스콧은 이후 동네 사람들이 동성 부부를 외면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도 장사가 잘 될 리가 없고, 테이블이 텅텅 비어있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어도리네는 이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게 되고, 스콧처럼 별다른 의도 없이 접근한 경우조차도 철벽 치게 된 거죠.


이런 와중에도 스콧의 체중 감소는 진행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0이 되는 날이 임박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콧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스콧 본인도 두려우면서도 궁금한 마음입니다.


그날이 오기 전에 조금씩 준비하는 스콧. 고양이는 친구 서점에 맡깁니다. "난 모든 서점에 반드시 고양이가 상주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자네 가게에는 없잖아."라니 ㅋㅋ 이런 사랑스러운 멘트를~!


스콧은 한 가지는 꼭 바로잡고 싶어 합니다. 디어도리와 동네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스콧이 하려는 일은 무엇이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스콧의 체중은 정말 0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이끄는 스콧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마저도 두드립니다. 불가사의한 체중 감소 소재를 멋지게 풀어낸 스티븐 킹. <고도에서>는 리처드 매더슨을 추모하며 그에게 바친 소설이기도 합니다. 전설적인 좀비 소설 <나는 전설이다>를 쓴 작가여서 저도 좋아하는 작가인데요, 리처드 매더슨의 <줄어드는 남자 (1956)>를 오마주한 소설이라고 하니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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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은 끝! -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지음, 신동화 옮김 / 판미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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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하는 게 좋아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법률가인 폴커 키츠 저자는 '틀렸다'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단지 일을 가졌다는 사실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이죠.


실상은 관념으로서의 일은 좋아하지만 막상 일을 직접 하는 것에는 질색합니다. <오늘 일은 끝!>은 일에 대한 신화를 부수고 있습니다. 일에 관한 환상을 걷어내고 나면 일에 관한 진실만 남습니다. 그 진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일을 향한 냉철한 시선과 함께 내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될 겁니다.


오늘날 만연한 '열정'. 열정이 우러나 하는 것보다 마지못해 견디며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열정이 있으면 훌륭히 일을 잘 해낸다는 말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각종 도전 프로그램을 보면 열정이 부족하지도 않아 보이는데 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질 못하는 걸까요. 우리 주변에는 열정적인 실패자들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열정에 빠진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오직 나 그리고 일과 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열정은 효율성의 적이며, 열정 때문에 공감 능력을 위한 자리가 오히려 사라지게 된다고 해요. <오늘 일은 끝!>에서는 열정에 대한 강박을 이야기하며 삶의 여러 영역에서 만족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들려줍니다. 일은 그 여러 영역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이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은 어떨까요? 흥미진진한 도전은 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은 도전이 아니라 루틴일 뿐이라고. 배움의 과정에서야 도전이지만, 직업 활동에서는 루틴 즉 반복이라는 거죠. 직업 적 일상에 대한 환상을 깨부숩니다.


우리는 직장 생활에서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양적인 업무 부담으로 인한 진짜 스트레스인지, 지루함으로 인한 괴로운 보어아웃 상태의 스트레스 받는 척하는 경우인지 고민해보세요.


업무가 과도하다는 것은 자신의 입지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업무 여유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져 흠결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에는 단 두 종류의 업무만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지루한 업무고, 다른 하나는 지루해지는 업무입니다.


일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느니,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느니,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다느니 등 직장생활에 대한 거짓된 환상들을 열거합니다. 의미 있어 보이는 일에 대한 이상을 깨는 말들입니다.


성취감, 재미, 의미를 갖는데도 전혀 돈을 낼 필요가 없고, 오히려 돈을 받는다? <오늘 일은 끝!>은 열정을 불태우며 일하는 것을 정상으로 척도 삼고, 다수가 그 척도를 맞추지 못해 좌절하는 것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일'은 긍정적인 느낌이지만, '일하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으면서도 우리는 일에 대한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일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속속들이 파헤쳐 만족의 상태를 재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불어넣는 것도 아니고, 헌신과 열정 대신 훌륭하게 일을 잘하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얇은 책이어서 단숨에 읽을 만한 분량인데도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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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가오슝 & 타이난, 컨딩, 헝춘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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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만 알던 대만 여행자들이 최근 눈길을 돌리는 곳, 가오슝. 대남의 부산인 가오슝과 근교 소도시들을 소개한 여행 가이드북 <트래블로그 가오슝 & 타이난, 컨딩, 헝춘>으로 각광받는 가오슝 여행 알차게 준비해보세요.


대남의 서남부에 위치한 가오슝은 몇 년 새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여행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곳입니다. 가오슝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가오슝의 모든 것을 가이드북에서 만나보세요.


계절별 여행 복장과 챙겨야 할 팁부터 챙겨보세요. 계획 단계에서 미리 알아둬야 할 정보들은 여행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먹거리 천국 대만의 딤섬, 차와 음료, 대만에서 유명한 마사지 등 알고 가면 든든한 노하우가 가득한 트래블로그 가이드북입니다.


버블티를 만들어낸 대만에서 한국의 버블티와는 다른 주문법이라든지, 아예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라는 단짠단짠 소금커피라든지 먹거리만 해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중국어를 몰라도 자유여행을 할 수 있는 노하우도 챙겨야죠. 중국어 특유의 성조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든 중국어 발음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스마트폰 어플의 도움을 충분히 받으면 된다고 조언합니다.


가오슝 국제공항을 나서자마자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도 상세한 사진과 설명으로 소개되어 있어 든든했어요. 그 나라에 도착했을 때 당황하지 않아야 여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그 느낌, 소중하잖아요~


가오슝을 가로지르는 아이허를 조망할 수 있는 유람선과 곤돌라, 보얼 예술 특구, 치진 섬, 미식의 보물창고 야시장, 가오슝의 랜드마크인 가오슝 85대루와 용호탑 등 가오슝 시내와 근교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도록 핵심만 쏙쏙 뽑은 일정에서부터 충분히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일정까지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광지가 몰려있는 곳들은 도보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생생한 현장감이 일품인 트래블로그 가이드북이에요. 고양이 덕후라면 주목해야 할 와치필드 가오슝점은 책으로만 만나도 설레네요.


시티투어 버스, 문화버스 등을 이용해 핵심 지역을 둘러볼 수도 있고, 더 짠내 투어 방송에서 봤던 코스도 정보가 나와있어 볼거리, 먹을거리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대만 느낌이 팍팍 풍겨 나오는 연지당풍경구처럼 전통 있는 관광지도 눈에 쏙 들어옵니다. 페리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치진섬의 포토존도 멋져 보이고, 우리 아들이 좋아할 만한 치진 조개껍질 박물관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가오슝에서 1~2시간 이내면 대만의 경주라 불리는 타이난, 숨겨져 있던 소도시 헝춘, 대만의 대표 휴양지 컨딩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가오슝을 중심으로 각 지역으로 어떻게 일정을 잡으면 될지 잘 알려주고 있어요.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져서 기대 이상의 설렘을 안게 되었어요.


가이드북 읽다가 빵 터지기도 했는데, 버스 탑승시 손을 들어 탑승 표시를 해야 한다고. 밤엔 잘 보이지 않으니 열정적으로 흔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ㅋㅋ. 훠궈의 냄새가 옷과 머리카락에 깊게 밴다고 예상치 못한 침투력을 강조했고요, 육즙 있는 사오롱 바오를 한 입 베어 물다가 육즙 찍~! 공격 주의 등 잊지 못할 정보들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는 <트래블로그 가오슝 & 타이난, 컨딩, 헝춘> 가이드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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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가오슝 & 타이난, 컨딩, 헝춘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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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읽고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아져서 기대 이상의 설렘을 안게 되었어요. 필수 관광 정보 외에도 소소하지만 여행에 쓸모있는 정보가 가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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