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은 끝! -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지음, 신동화 옮김 / 판미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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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하는 게 좋아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법률가인 폴커 키츠 저자는 '틀렸다'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단지 일을 가졌다는 사실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이죠.


실상은 관념으로서의 일은 좋아하지만 막상 일을 직접 하는 것에는 질색합니다. <오늘 일은 끝!>은 일에 대한 신화를 부수고 있습니다. 일에 관한 환상을 걷어내고 나면 일에 관한 진실만 남습니다. 그 진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일을 향한 냉철한 시선과 함께 내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될 겁니다.


오늘날 만연한 '열정'. 열정이 우러나 하는 것보다 마지못해 견디며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열정이 있으면 훌륭히 일을 잘 해낸다는 말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각종 도전 프로그램을 보면 열정이 부족하지도 않아 보이는데 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질 못하는 걸까요. 우리 주변에는 열정적인 실패자들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열정에 빠진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오직 나 그리고 일과 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열정은 효율성의 적이며, 열정 때문에 공감 능력을 위한 자리가 오히려 사라지게 된다고 해요. <오늘 일은 끝!>에서는 열정에 대한 강박을 이야기하며 삶의 여러 영역에서 만족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들려줍니다. 일은 그 여러 영역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이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은 어떨까요? 흥미진진한 도전은 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은 도전이 아니라 루틴일 뿐이라고. 배움의 과정에서야 도전이지만, 직업 활동에서는 루틴 즉 반복이라는 거죠. 직업 적 일상에 대한 환상을 깨부숩니다.


우리는 직장 생활에서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양적인 업무 부담으로 인한 진짜 스트레스인지, 지루함으로 인한 괴로운 보어아웃 상태의 스트레스 받는 척하는 경우인지 고민해보세요.


업무가 과도하다는 것은 자신의 입지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업무 여유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져 흠결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에는 단 두 종류의 업무만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지루한 업무고, 다른 하나는 지루해지는 업무입니다.


일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느니,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느니,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다느니 등 직장생활에 대한 거짓된 환상들을 열거합니다. 의미 있어 보이는 일에 대한 이상을 깨는 말들입니다.


성취감, 재미, 의미를 갖는데도 전혀 돈을 낼 필요가 없고, 오히려 돈을 받는다? <오늘 일은 끝!>은 열정을 불태우며 일하는 것을 정상으로 척도 삼고, 다수가 그 척도를 맞추지 못해 좌절하는 것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일'은 긍정적인 느낌이지만, '일하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으면서도 우리는 일에 대한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일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속속들이 파헤쳐 만족의 상태를 재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불어넣는 것도 아니고, 헌신과 열정 대신 훌륭하게 일을 잘하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얇은 책이어서 단숨에 읽을 만한 분량인데도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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