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가 다시 만나면 그 사람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 말투 등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은 만나지 않은 시간에 비해 아주 적기 때문에, 도대체가 제대로 만나질 수가 없다. 그런데 조금 이야기 하다보면, "그래,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잖아."하고 위안을 하게 되는 어떤 시점이 있는데, 홈페이지라든지 그밖의 온라인 상의 읽을 거리를 가진 사람들은, 도대체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내가 미처 알 수 없었던 여러 근황과 일과 고민들이 그곳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이다. 그럴 때 내가 느끼는 것은 예전에 그 방이 맞는데 거기 놓인 가구나 물건들이 조금은 다르게 놓인 듯한 어색함이다. 그리고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 맞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물이나 어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때마다 굉장이 많이 다르다.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알고 있다고 믿었던 그 무엇, 그 누구도 껍데기만 두고 내용물은 싹 바뀌고 말아, 결국 스스로 뒤통수를 친 격이 되고 만다.

강박은 필요없다. 그리고 반드시 누군가를 꼭 알 필요도 없다. 어느 정도의 거리와 접속,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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