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어제까지는 정각 9시에 출근해 6시 30분까지 함께 일하던 동료가 하루 아침에 그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될 때.... 나는 삶이 두렵다. 어제처럼 오늘도 이어지리라 믿었던 일이 아무 설명도 없이 내 뒷통수를 치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는 살아있던 사람이 오늘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할 때, 내 기억 속에서는 언제나 건강하고 튼튼하기만 해 삶의 활력이 느껴지던 사람이 오늘은 앓아 누웠다는 소식을 접할 때, 나는 불현듯 느낀다. "그래, 오늘 나는 새 삶을 살고 있구나."

익숙해서, 그리고 일상이라서, 어제와 같은 오늘이기에 변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모든 것은 변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삶의 물결이지만, 아무리 반복해서 접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런 물결...에 휩쓸리기도 하지만, 여일하게 나는 내 삶을 살아가리란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짐해본다. 날을 받은 새색시처럼 기쁘고 설레게 하루를 살아야지,라고. 어제랑 똑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그건 다른 삶임을 결코 잊지 말자고. 이제 또다른 출발선에 서는 누군가와 함께 다짐한다.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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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02-0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공감이 갑니다. 늘 계속될 것이라고, 믿고있다는 것 조차 까먹을 만큼 자연스럽고 당연했던 일들이 있죠. 내가 살아있는 것, 건강한 것, 회사를 다니는 것. 사실은 어느 날 갑자기 아닌게 되어버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오늘 저도 새 삶을 사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