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비가 내렸다. 아마 방사성물질이 섞인 비였을 것이다. 물론 비가 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공기중에 떠돌던 방사성물질에 노출되어,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7일과 8일에 내린 비로 인해 제주산 상추와 통영산 시금치에서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미량이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말로 우리는 정부의 말만 믿고 그냥 안심하고 있으면 괜찮은 것일까?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아래의 두 글을 읽고 왔다.
음식 섭취에 따른 피폭, 유아가 성인보다 8배 높아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hissue&wr_id=307552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한 달, 우리가 배운 것은
http://www.kfem.or.kr/kbbs/bbs/board.php?bo_table=hissue&wr_id=309276
[그림] 10μSv의 피폭량에 도달하는 방사성 요오드131의 양. 동일한 양의 방사성물질에 대해 2세 이하의 유아는 성인에 비해 8배 이상의 피폭량을 받는다. 베크렐(Bq)은 방사성물질의 방사선 방출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1Bq은 1초마다 한 번의 방사성 붕괴가 일어나는 정도를 의미한다.
- 출처 : 환경운동연합
첫번째 글을 읽어보면 정부 발표처럼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못된다는 것을 쉽게 알수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특히 더 믿을 수 없다. 정부가 제시하는 주장을 성인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두번째 글을 읽어보면 정부가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해왔는지 알수있다. 양이원영 국장의 이 글을 읽다보면 정부가 고의로 정보를 숨기거나, 제대로 된 대처와 조치를 취하지않은채, 국민들에게 거짓으로 안심시키려 했던 일들을 여럿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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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열흘만에 방사성물질 제논이 한반도에 상륙했는데, 4일이나 지나서야 발표했다. 제논이 검출되기 전까지 국내 방사성물질 측정소는 일주일에 한 번꼴밖에 측정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국민들의 불안과는 너무 대비되는 안일한 정부 당국의 대처였다. 더구나 전국 12개 방사성물질 측정소는 기체 방사성요오드를 제대로 검출할 수 없는 종이필터만을 사용하고 있어 실제보다 최대 6배나 다른 측정 결과를 낸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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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에는 일본에서 직접 방사능 바람이 한반도를 불어왔고 방사능 비가 내렸다. 이 역시 독일, 노르웨이 연구소들의 발표가 먼저였고 우리나라는 부정하다가 인정하다가 다시 부정하는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다. 며칠 뒤 검사결과는 내린 비가 방사능 비였고 이 비를 맞은 남쪽의 채소들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위성사진으로 방사능바람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불어왔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는 한 달 간 방사능 비를 쫄딱 맞아도 괜찮고 그 비를 매일 2리터씩 1년을 마셔도 괜찮다는 주장이 우리나라의 방사선방호를 책임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완전히 원자력 마피아들에게 종속당한 나라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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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보다 4배나 높은 방사성 바람이 18일 저녁부터 한반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국민들의 반응이 차분하다. 공포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방사능 오염을 이제 일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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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지난번보다 4배나 더 많은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바람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경고를 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어제와 오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대부분 별 걱정이 없는 듯 하다. 그새 익숙해진 것일까?
나는 무섭다. 원자력이 '청정에너지'라고, '그린에너지'라고, 기후변화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TV광고를 보았던 그날부터 줄곧 무서웠다. 이런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건, 그냥 자살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못한 것 아닐까? 언제 오염되었는지도 모르게 방사능에 오염되어, 온갖 비참한 꼴을 다 보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 그런 공포를 안고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만 한다는 거. 얼마나 몸서리쳐지도록 무섭고 끔찍한 일인가. 더군다나 내 한 목숨이야 그렇다고 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대체 어쩌란 말인가!
일본 원전사태가 체르노빌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아직도 쉴새없이 방사성물질이 새어나오고 있으며,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각한 폭발이 없었을 뿐, 오염총량으로 따지면 어쩌면 체르노빌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일수도 있다. 체르노빌 때는 저 멀리 독일까지도 방사성물질이 날아와서, 큰 피해를 입혔다.(참고로 유럽도 우리나라처럼 편서풍지대이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체르노빌보다 동쪽에 있는 서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입은 피해를 증명할 길이 없다!) 그 이후 동독에서는 기형아로 판명된 아기의 낙태시술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현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부 관계자들이 우리나라가 바로 일본 옆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으면 좋겠다.(지도를 갖고가서 손가락으로 지목해주고 싶다! 정말!) 그리고 이 나라에도 핵발전소가 무려 21기나 있다는 것을 깨달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