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에 <100인의 책마을>을 소개하는 글이 실렸다.  

뭐 그냥 간단한 소개이고, 이게 뭐 큰일도 아닌데,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건. 단순히 책소개만 된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글에 대해 한 줄 언급이 있었던 것이다. 바로 요 부분. 

   
  환경단체 활동가가 새만금 4공구 기습 시위의 기억을 되짚으며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C. 더글러스 러미스)를 소개하며,  
   

이 앞에는 김수정님(필명 아그네스)이 쓴 에쿠니 가오리에 대한 글을 언급했고, 바로 뒤에는 자본주의 복음의 불편함을 말하는 짙은잿빛구름님(알라딘 필명은 노란가방)의 글에 대한 언급이 있다. 아주 짧은 한 줄이지만, 언론에서 내가 쓴 글에 대한 언급했다는 것만은 기념할만한 듯하여 이렇게 남겨본다. 

사실 며칠전에 이 책에 대한 서평들을 쭉 살펴보다가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김이준수님(알라딘 필명은 스윙보이)이 쓰신 서평을 읽고 깜짝놀랐다. 우선 본인이 참여한 책에 대해 아주 냉정하게 평가했다는 것이 참 멋있고 대단해보였다. 책을 읽을 때에도 가장 재밌게 읽었던 글중에 하나가 김이준수님의 글이었기에 서평을 읽는 내내 좋았다. (또 좋았던 글은 김보일 선생님의 글 그리고 은이후니님의 글이었다.) 그런데 김이준수님의 서평에도 내 글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깜짝 놀랐던 것이다. 

내 형편없는 글에 대한 너무도 과분한 평가에, 몸둘 바를 모를 지경이다. 막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 처럼 부끄러웠다. 그래서 댓글도 달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페이지를 닫았다.(여기서라도 감사인사는 전해야겠지. 김이준수님 고맙습니다!)

그렇게 부끄러웠던 기억이 또 있었다. 바로 내 글에 적었던 새만금 4공구 시위 직후의 일이다. 어느날 함께 고생했던 선배 활동가들과의 술자리에서 어느 형이 내 사진이 실린 기사에 대해 언급했다. 정작 나는 그 기사를 보지도 못했는데, 그런 기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 사진이 엄청 크게 실렸다는 거였다. 중앙일보 기사였는데, 큰 사진 한 가운데에(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내 모습이 실렸다고 한다. 그 형에 의하면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나 혼자 일을 다 한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사회면 톱 기사에 내 사진이 커다랗게 실려있었다. 마치 혼자서 일을 다 한 것처럼 지친 모습이 참 보기 안쓰러웠다. 어쨌거나 쟁쟁한 선배들 다 제치고 내 사진이 덜렁 실린 것에 대해서는 좀 많이 부끄러웠다.(그게 내 책임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곡괭이질은 좀 열심히 했다!) 혼자 다 한 것처럼 느껴진다니, 선배들 앞에서 몸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환경 운동을 할 당시에는 간혹 지역 신문이나 방송에 얼굴이 나가거나, 이름이 나가는 경우는 있었는데, 전국구 언론에 실린 건 그때가 유일했던 것 같다. 그 사진도 기념으로 남겨뒀으면 좋았을 걸, 지금은 검색해도 찾을 수도 없네. 

※ 아, 서평들을 다시 보니, 스테라님과 양철나무꾼님의 서평에도 내 글에 대한 짧은 감상이 있었다! 워낙 좋은 글들이 많은데, 모자란 글에 대해서도 신경써주셔서 무척 감사한 마음이다!(스텔라님, 양철나무꾼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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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0-07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독서마라톤 교육청 사이트에 올린 600자평에 감은빛님 이야기 했어요.
추천하신 환경도서도 보관함에 담아뒀고요.^^

날짜대로 읽은 부분에 대한 짧은 단상만 적어서 아직 알라딘 리뷰는 못 올렸지만...사실 아는 분들 글이라 성실하게 써야겠다는 부담도 있고요.ㅋㅋ

감은빛 2010-10-08 12:00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뭐라고 쓰셨을지 궁금합니다!
뭐 단상이면 어때요. 서재에도 올려주세요! ^^

그렇죠. 그 부담감에 대해서는 저도 이해합니다.
저도 그래서 서평을 못쓰는 책이 몇 권 있거든요. ^^

마녀고양이 2010-10-0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사인에 실린거 축하드려여, 시사인 참 좋아하는 잡지인데.
정기구독했다가... 너무 바빠서, 재 정기구독은 못 했어요. ㅠㅠ

그리고 고백하자면,,
스텔라님이 보내주신 <100인의 책마을>도 스텔라님 편만 읽고 못 읽었어요. 이그이그.

stella.K 2010-10-07 18:31   좋아요 0 | URL
리더스 가이드 사이트 들어가 보니 리뷰대회 기간 연장 한다던데
등록하고 대회 참여해 보면 어때요?ㅋ

감은빛 2010-10-08 13:1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천천히 읽으시는게 더 좋을 책인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워낙 다양한 주제의 많은 책들을 다루고 있고,
또 워낙 많은 사람들의 글을 엮었기 때문에,
천천히 쉬엄쉬엄 읽기에 딱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양철나무꾼 2010-10-0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괭이질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죠.
저는 시댁 내려가면 한번씩 텃밭에 일이라도 거들고 싶은데...
제가 뭘 좀 거들었다 하면 며칠을 아프고 일상생활이 안 돼서,몸 사리게 돼요.

좋은 글들은 참 많죠.
울림을 주는 좋은 글들을 만나기 힘들어서 그렇죠.
울림은 몸으로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요?~^^

감은빛 2010-10-08 13:17   좋아요 0 | URL
제가 군대있을때부터 곡괭이질만큼은 좀 잘합니다.
그날 새만금에서 제 곡괭이질이 다른 활동가들 보기에도 좀 눈에 띄었나봐요.
나중에 술자리에서 종종 그 얘길 듣긴 했습니다! ^^

좋은 글과 울림을 주는 글.
그렇죠. 뭔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만 울림이 있을텐데,
그건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stella.K 2010-10-0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내가 그랬었나요?ㅎㅎ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 못한답니다.ㅜ

감은빛 2010-10-08 13:18   좋아요 0 | URL
흠 엄밀히 말하면 감상을 말했다기 보다는 그냥 언급을 하신 거였지만,
어쨌든 제 이름을 불러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

2010-10-17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9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0-2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 감은빛님 글 읽었어요. 환경운동하셨단 얘기에 ㅎㅎ 감은빛님께 반했지요.^^

감은빛 2010-10-22 18:16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