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아침에 북플에서 지난 오늘 쓴 글을 찾아보니 518 광주 이야기를 짧게 쓴 글이 있었다. 그래. 아주 오래 전이었지만, 망월동 묘역을 다녀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광주 학살 당시 상무대 영창이 있던 곳에 만들어진 518 자유공원을 꼼꼼히 둘러봤던 기억도 떠올리면서 잠시 묵념을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학살자 전두환은 죽고 없지만, 그 손자인 전우원 씨는 사죄를 위해 광주로 향했다. 전우원씨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의 손자로서 온갖 부와 특권을 누리다가 저렇게 행동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학생운동이나 사회운동을 시작하게 계기는 대부분 광주 민주화 투쟁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북한군 침투설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정치인들이 고개 들고 다닐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다. 하긴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쓰는 이들이 몇 번이나 정권을 잡고서도 국가보안법 하나 손대지 못한 나라이니까. 그 민주당이라는 집단의 정치인들 역시도 사실은 한때 누리 어쩌고 당이었다가 지금 국민 어쩌고 당으로 바뀐 그 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광주에서 목숨을 바쳐 민주화를 외쳤던 시민들을 생각하면 참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현실이다.
도리도리 검색 차단
페이스북을 보다가 누군가 네이버에서 '도리도리' 이미지 검색이 안 된다는 소식을 올린 것을 보았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네이버에 접속해서 도리도리 라는 단어를 입력하고 이미지 탭을 눌렀다. 오! 놀랍게도 아래와 같은 문구 안내가 뜨면서 검색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다. "'도리도리' 키워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검색결과를 볼 수 없습니다. 명예훼손, 저작권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 권리 침해 신고된 키워드. 불법정보 및 청소년 유해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키워드" 와! 정말 윤석열 정권과 네이버 참 대단하다! 이런 짓까지 할 줄이야. 참 신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새삼 깨닫는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오염수라 부르지 못하고
언론사 기사를 보다가 우리나라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이제 '오염 처리수'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그게 정확한 명칭이라고 발표했다는 소식을 읽었다. 역시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인들이라는 집단이다. 친일 혹은 숭일이라고 부를만한 정권과 대통령 덕분에 별의 별 꼴을 다 보는구나.
달리기의 효능
다시 꾸준히 달리기를 한 지 1달 반 정도 지났다. 달리기 모임도 잘 운영되고 있다. 개인 사정으로 종종 빠지는 분들이 계시지만, 사전 신청했던 멤버는 아니지만, 한 번 달려보고 싶어서 객원멤버로 오시는 분들이 매번 계셔서 모임 참가자는 계속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달리기 실력도 조금씩 늘고 있다. 물론 눈에 띄게 실력이 증가했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당연히 노력하는 만큼 실력도 좋아지는 것인데, 매주 1회 이상 달리기라고 원칙을 정했지만, 주 2회는 달려야 그래도 다리에 힘도 붙고, 폐활량도 좋아진다고 여러 차례 말하곤 하는데도 대부분 바쁘신 관계로 실천하지 못하고 계시다. 지켜보는 나로서는 조금은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잘 하고 계시다고, 많이 좋아졌다고 폭풍 칭찬을 해줘야 할 시기라 어떻게든 칭찬할 거리를 찾고 있다.
나는 거의 매일 하루에 2~3킬로미터 이상 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 1달 반 동안 주 4~5회 이상 달렸다. 좀 많이 달린 날에는 5킬로미터 정도까지 달렸다. 꾸준한 달리기 덕분에 다시 운동에 재미가 붙었다. 꽤 오래 의무 방어전 수준의 가벼운 운동만 하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1달 정도 되었다. 달리기와 함께 중량 운동을 하니 시너지 효과가 생겨 빠른 속도로 근육이 붙었고, 몸이 좋아졌다. 며칠 전에는 샤워를 하다가 이 정도면 다시 예전처럼 내 몸이 참 예쁘다고 느낄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조금만 더 하다보면 교통사고 이전까지는 안 되더라도 뭐 나쁘지 않네 정도의 몸매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한 달리기의 확실한 효과 하나는 힙업이다. 거울을 보다가 엉덩이 근육이 눈에 확 띈다는 점을 깨달았다. 확실히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허벅지나 종아리 보다는 엉덩이 근육이 더 많이 일해야 한다. 별도의 하체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도 달리기만으로도 이렇게 엉덩이 근육이 발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군살 특히 뱃살이 서서히 깎여가고 있다. 식단 조절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재작년 정도까지는 먹는 양이 확 줄어서 운동을 굳이 하지 않아도 뱃살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스트레스를 이유로 자꾸만 폭식을 하다보니 어느새 다시 뱃살이 나왔다. 물론 어떻게든 뱃살을 집어넣어 보려고 노력해서 짧은 기간 날씬한 허리를 유지하다가도 또 금방 몸매가 망가지곤 했다. 내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이기지는 못한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달리기와 중량 운동을 함께 해나가는 덕분에 빠른 속도로 뱃살이 줄어들었다.
유산소와 무산소
흔히 보디빌딩이라고 부르는 헬스클럽의 기구들을 갖고 고립운동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운동의 종류를 말하라고 한다면 상체, 하체, 코어 이렇게 분류할 것이다. 더 전문적으로 나누는 사람들은 등, 어깨, 가슴, 허벅지, 엉덩이 등으로 나누겠지. 뭐 이것도 편견이거나 선입견 일 수 있겠지만. 여전히 분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더라. 꼭 구분짓기를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나는 운동의 종류라고 떠올리는 순간 곧바로 유산소와 무산소 이렇게 두 종류만 떠오른다. 그리고 흔히 알려진 것처럼 달리기나 자전거는 유산소이고, 대다수의 중량 운동은 무산소라고 구분 짓지는 않는다. 달리기도 단거리는 무산소 운동이다. 100미터 선수들은 결승점에 도달하기까지 호흡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도 피치를 올리기 위해 빠르게 패달을 밟으면 무산소 운동이 된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서 대개는 내 호흡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한 속도로 달리지만, 도중에 10~20초 가량은 내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력으로 달린다. 전력질주를 하는 순간은 저절로 호흡이 가빠지는데, 일부러 숨을 참고 최대 속력을 내보기도 한다. 반면에 중량 운동을 낮은 중량으로 천천히 운동하면 그건 유산소 운동이 된다. 저중량 고반복을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다. 내가 좋아하는 케틀벨 스윙 같은 운동이 그 좋은 예가 되겠다. 낮은 무게의 케틀벨로 50회나 100회씩 스윙을 하면 그건 유산소 운동이지만, 높은 무게로 10회 미만으로 하면 그건 무산소 운동이 된다.
지금 내 달리기는 80%는 유산소 운동이고 나머지 20% 정도는 무산소 운동이다. 그리고 나머지 운동들 그러니까 케틀벨, 바벨, 덤벨, 불가리안 백 등의 운동들은 대부분 무산소 운동으로 한다. 앞서 언급한 케틀벨 스윙 정도만 유산소에 가깝게 하고 있다. 달리기를 하지 않고 중량 운동만 하던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던 시너지 효과를 요즘 느끼고 있어서, 이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의 조화가 운동 효과가 좋구나 하는 걸 처음으로 깨닫는다.
이래서 삶은 그래도 살아볼 만 하구나 생각해본다. 이 나이에도 처음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는 것들이 생기니 말이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어떤 재미난 것들이 많이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이 재미없고 지겨운 세상을 버텨낼 원동력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활동가 인터뷰집
오늘 이 책을 받았다. 아는 선배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낸 책인데, 북펀딩 소식을 보고 참여했었다. 책을 받고 보니 표지가 참 예쁘게 잘 나왔다. 아직 내용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책 날개에 있는 인터뷰이들을 보니 내가 직접 아는 활동가가 없는 점은 좀 아쉬웠다. 다행히 인맥을 통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2명 있었다. 재작년이었던가 내가 인터뷰이로 참여했던 활동가 인터뷰집도 단행본으로 나왔었는데, 그때는 인터뷰어가 활동 경력이 긴 사람이기도 했고, 주 활동 분야가 달라서 이 책과는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 암튼 재밌게 읽고 나중에 소개 글도 따로 써야겠다.
활동가라는 직업에 대해 할 말이 좀 많은데, 오늘은 이만 줄이고 그 내용은 나중에 책 소개할 때 버무려 넣어야겠다.